Las Vegas로 돌아가 비행기 타고 집에 가는 일정만 남은 마지막 날입니다.


어제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저녁을 해 먹고 8시에 곯아떨어진 후 아침 9시까지 수면제도 안 먹고 그냥 퍼져 잤습니다. 느지막하니 일어나 마지막 아침 식사로 설렁탕 한 그릇 말아먹고 Grand Canyon Rim Trail을 살살 걸어볼 요량으로 다시 나왔으나 다리도 너무 뻐근한 데다 과유불급이라고 어제 Grand Canyon을 하루 종일 봐서 그런지 힘들기만 했습니다.


IMG_4038.JPG


특히 어제 고생스럽게 올라왔던 Bright Angel Trail은 별로 쳐다보고 싶지도 않더군요...


IMG_4040.JPG


Rim Trail 조금만 맛보기로 걷다가 길 중간에 있는 Lookout Studio와 Kolb Studio에 가서 기념품, 사진 & 그림 구경하면서 어슬렁어슬렁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특히 Kolb Studio 안에는 Grand Canyon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잔뜩 걸려 있는데 한 번 들어가서 구경할 만합니다.


Kolb.jpg kolb-studio-gallery.jpg

Lookout.jpg


Las Vegas로 돌아가는 운전이 대략 6시간 정도인데 오늘은 하이킹이 없는 관계로 오는 길에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아닌, 오랜만에 식당을 들려 햄버거 세트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IMG_4041.JPG


Las Vegas로 돌아가는 길에 Williams를 잠깐 들려서 동네 구경을 했습니다. 딱 봐도 Route 66으로 먹고사는 마을 같았습니다. 마을 어디를 둘러봐도

Route 66 간판으로 도배가 되어 있더군요. 크게 볼 것은 없고 그냥 소소하게 기념품 가게 몇 개 보고 나왔습니다.


IMG_4042.JPG IMG_4043.JPG

IMG_4044.JPGIMG_4045.JPG


Las Vegas 가는 길은 40번 고속 도로가 아닌 Route 66을 이용해서 갔습니다. 시간은 약간 더 걸리지만 역사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Route 66 운전이 단순히 앞만 보고 달리는 고속 도로 운전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가면서 속도 조절하면서 슬슬 주변 경치 구경하기도 좋습니다. 그리고 길 중간에 있는 유명한 Hackberry General Store에 들려서 가계 구경도 하시고 Route 66 관련 소소한 기념품도 구입하시구요.


Las Vegas 도착 후 차 렌털 반납하고 공항에 도착하니 비로소 나름 길고 복잡했던 이번 여행을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 그 모든 길들을 걸었다는 약간의 성취감 그리고 다시 일들이 산적해 있는 현실로 복귀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한꺼번에 몰려왔습니다. 물론 귀국해서 다시 회사로 출근하면 갑자기 벙~찌는 느낌은 어쩔 수 없겠지만 예전에도 그랬듯이 현실의 바퀴는 또 꾸역꾸역 굴러갈 것이라고 위로하면서 비행기에 탔던 기억이 납니다.

방문했던 모든 장소의 안내 책자를 한데 예쁘게 모아서 사진으로 한 컷 남겼습니다. 처음 출발할 때 세웠던 빡빡한 계획표대로 정말 잘 걸었고 아무런 후회도 남지 않았습니다.

IMG_3962.JPG
IMG_4037.JPG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렇게 개운하게 마무리되는 여행을 하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정말 다행인 것이 2주간 혼자 여행을 하면서 한 번도 위급하거나 예상치 못했던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었고(예를 들어 중간에 갑자기 렌트 차량에 문제가 생긴다든지 미리 예약한 숙소가 펑크 난다든지 아니면 갑자기 어디가 아프다든지 등등) 무엇보다도 여행하는 2주간의 날씨가 정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파란 하늘을 마음껏 볼 수 있었던 날씨였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여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날씨는 인간의 영역이 아닌 하늘의 영역인지라 100%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여행은 억세게 운이 좋은 여행이었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결혼 후 와이프나 가족 없이 저 혼자 했던 첫 번째 해외여행이었는데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여행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힘들게 벌어 모은 돈 가족과의 여행에서 펑펑 쓸 때가 전 제일 행복합니다) 중년에 접어든 후 처음으로 혼자서 다니는 여행도 그 나름의 맛이 있더군요. 그동안 고생했던 제 자신에게 제가 스스로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여행을 즐겼습니다. 이러한 솔로 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꿈꾸지만 여러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실제로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에 매 순간 감사했고 매 순간 소중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코로나로 인해 100% 완벽한 일상으로의 복귀는 요원한 상황이지만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요. 다시 예전처럼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3103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778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121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306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9412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494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716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642 2
12296 2017-2018년 캘리포니아 1번 해안도로 공사정보 [12] file 아이리스 2017.03.06 382872 1
12295 ::::: 환영합니다. 처음 오셨다면 읽어보세요 ::::: [24] 아이리스 2015.11.19 246875 2
12294 미국에서의 자동차 운전에 대한 도움말 [13] 아이리스 2011.06.25 205912 3
12293 자동차 가장 싸게 렌트하는 방법 - 트래블 직소 [24] goldenbell 2012.04.22 164912 3
12292 홀스슈벤드(Horseshoe Bend) 유료주차로 전환 [9] file 아이리스 2019.01.30 164638 2
12291 사이트 이용 및 주요 기능 소개 [1] file victor 2011.06.06 108816 1
12290 ●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의 숙소정보 ● [8] file 아이리스 2013.04.22 103359 2
12289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께 드리는 글 & 질문 전에 반드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0] 아이리스 2012.12.07 94632 3
12288 [Update] 애리조나 Page 부근 US-89도로를 대체하는 US-89T 오픈정보 [12] file 아이리스 2013.03.16 87832 1
12287 [공지사항]댓글 열람은 회원 로그인 후 가능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 [1] 아이리스 2016.02.01 87758 1
12286 애리조나 앤텔롭캐년 Antelope Canyon 투어 정보 [24] file 아이리스 2015.04.01 87039 5
12285 애리조나 Page 부근 US-89 우회도로 정보와 사진들입니다 [4] file 아이리스 2014.05.13 78698 2
12284 ♣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께 드리는 글 ♣ [2] 아이리스 2011.07.19 78308 1
12283 모뉴먼트 밸리의 주요 숙소들 (Monument Valley Lodging Guide) ★ [1] baby 2004.09.03 76987 102
12282 그랜드캐년 노스림(North Rim)이냐 사우스림(South Rim)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18] 아이리스 2013.06.26 75623 5
12281 2016년 6월부터 라스베가스(Las Vegas) 일부 호텔의 주차비 징수 시작 [4] file 아이리스 2016.05.20 64666 0
12280 [여행정보] 미국 시간대(time zone) 참고자료 [4] file 아이리스 2011.07.11 59749 1
12279 글레이셔 국립공원 Glacier National Park 2021.07 중순 여행 숙소 위치 [2] schoi 2021.04.12 50904 0
12278 Antelope Canyon 등 나바호네이션 관광 재개가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6] 아이리스 2021.06.14 50394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