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2: 2023년 9월 24일 일요일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오전에 South Rim에서 출발하는 Shuttle Bus를 타고 North Rim으로 이동 후 Las Vegas로 가서 차량 반납하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는 일정만 남았습니다.

South Rim에서 North Rim으로 이동하는 Shuttle Bus의 일정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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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경에 일어나 Grand Canyon의 해돋이를 보기 위해 나갔습니다. South Rim 역시 아침에는 날씨가 제법 쌀쌀했습니다. 어제 비구름은 밤사이에 어디로 갔는지 아침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었고 숙소 바로 뒤에 있는 Bright Angel Trailhead 방향으로 가니 막 떠오르기 시작한 태양이 절벽 한 쪽을 따뜻하게 비춰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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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head에 서서 멀리 보니 Upper Tunnel의 모습이 바로 보였습니다. 그냥 떠나기가 너무 아쉬워서 Bright Angel Trail을 조금이나마 내려가 보기로 했습니다. 2019년에는 South Kaibab Trail ~ Bright Angel Trail 하이킹 다음 날 다리가 천근만근이었는데 오늘은 다리도 멀쩡하고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1박 2일 일정으로 걷는 일정이 이렇게나 큰 차이를 불러 일으킬 거라고는 저도 미처 예상하지 못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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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내려가도 보이는 경치가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변합니다. 어제 통과했던 Havasupai Gardens가 잘 보이는 지점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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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Out 전에 식당으로 가서 아침을 먹습니다. 식당 영업 개시가 오전 6시 30분인데 첫 손님으로 들어가 여유롭게 아침을 먹을 수 있었고 커피 한 잔에 그리고 이 식당의 대표 아침 메뉴인 The Harvey Breakfast를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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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Check-Out을 오전 7시에 마치고 버스를 타기 전 마지막으로 Lodge 뒤쪽의 Rim Trail을 살살 거닐어 봅니다. 이제는 아침 해가 제법 떠 오른 시간이라 Grand Canyon 내부로도 빛이 꽤 많이 들어옵니다. 저 멀리 중앙에 시커멓게 보이는 Bright Angel Canyon에서부터 Havasupai Gardens 및 3-Mile Resthouse를 거쳐 South Rim으로 올라오는 Bright Angel Trail의 전모를 볼 수 있는 이 경치는 언제 봐도 질리지가 않는 South Rim의 대표 경치입니다. 버스를 타기 전까지 거의 1시간 가량 여유 시간이 있어서 Lodge 뒤 전망대 의자에 앉아서 하염없이 Grand Canyon을 바라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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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45분에 Lodge 앞 정류장으로 가니 Shuttle Bus를 타려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습니다. Shuttle Bus가 도로에 일렬로 서 있는데 이렇게나 차량이 많을 줄을 몰랐습니다. Shuttle Bus마다 후미에 배낭을 적재하기 위한 짐차가 따로 하나씩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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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자 명단 확인 후 배정된 버스로 가서 탑승하니 오전 8시에 정확히 South Rim을 출발 중간에 휴식 및 화장실 사용을 위해 주유소를 들리면서 North Rim으로 향합니다. 버스마다 모두 만석이었습니다. 차량 내부는 굉장히 깔끔하고 운전사 분이 주요 지점에서는 관광 가이드처럼 여러 설명을 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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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여행을 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이 운전해 주는 차를 타고 이동하니 정말 편하고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스 안에서 부족한 잠을 채우고 있었지만 저는 오늘이 여행 마지막인지라 창가로 지나치는 미국 서부의 경치를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눈을 번득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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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40분 경에 도착한 Marble Canyon이 특히나 아름다웠습니다. 절벽 위에 구름이 살짝 얹혀 있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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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ble Canyon을 지나 North Rim으로 들어가는 길 주변 경치입니다. 제가 들어갈 때는 운전을 하느라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었는데 오늘은 편안하게 몇 장의 사진을 남깁니다. 2023년 날씨가 유난히 더운 관계로 North Rim 역시 9월 말이 되가는데도 단풍이 이제서야 조금씩 들기 시작하는 수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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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bab Lodge에서 운영하는 Shuttle Bus이기 때문에 중간에 Kaibab Lodge를 들렸다 갔습니다. North Rim Lodge에 방이 없을 경우 숙소 관련 이곳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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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가 넘어 North Kaibab Trailhead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에 세워 놓은 Jeep를 보니 어제 내린 폭우로 인해 그 동안 뒤집어 쓰고 있었던 흙먼지들이 흔적도 없이 모두 깨끗하게 씻겨 나갔습니다. 차량을 반납하기 전에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동안 뒤집어 썼던 흙먼지 청소를 위해 세차장에 들릴 예정이었는데 폭우로 인해 세차비가 그대로 굳은 셈입니다.

차량 반납 예정 시간이 오후 6시 30분인데 North Kaibab Trailhead에서 Las Vegas까지 꼬박 5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 없이 차를 몰고 Las Vegas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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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즈음에 중간 주유소에 한 번 들려 피자로 간단히 허기를 채운 다음 렌터카 회사에 오후 6시 50분에 도착 후 차량을 반납했습니다. 예정 시간보다 20분 늦게 반납했는데 이와 관련 추가 요금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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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동안 동고동락한 Jeep와 작별을 하려니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4X4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비용은 좀 더 들었지만 그 추가 비용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만큼 Jeep는 여행 기간 내내 정말 최고의 성능을 발휘해 주었습니다. 최초 빌렸을 당시 5,993 mile였던 주행 거리계의 숫자는 최종 반납시 8,485 mile이었습니다. 2,500 mile의 장거리를 뛰면서도 아무런 문제 없이 모든 일정을 소화해 준 Jeep의 핸들에 키스 한 번 해 준 후 차량을 반납하면서 No Repeat라는 큰 주제하에 진행했던 이번 3주간의 미국 서부 솔로 여행을 끝마쳤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3년이나 연기되었던 미국 서부 여행이었지만 그 덕분에 최초 여행 계획을 다 갈아엎고 지금의 여행 계획으로 알찬 일정을 끝마쳤으니 오히려 잘 된 셈입니다. 기존 여행과 달리 수많은 비포장도로 운전 일정 및 국립공원에서의 최상급 레벨 하이킹을 많이 하면서 안전에 대한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말 이렇게 무사히 여행을 끝마쳤으니 개인적으로 더없이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다녀와서 총 22편의 여행기를 쓰면서 느낀 거지만 저는 미국 서부를 최소한 한 번 이상은 더 갈 것 같습니다. Utah 5대장 국립공원에서 아직도 더 걸어보고 싶은 길이 남아 있냐고 물어보실 수 있는데 이번에 여행기를 쓰면서 보니 더 걸어보고 싶은 길들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 서부 Grand Circle 여행을 꿈꾸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남들은 한 번도 하기 힘들다는 이 여행을 저는 한국에 살면서도 무려 다섯 차례에 걸쳐 했으니 정말 복 받은 케이스일 것입니다.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여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조금이라도 미국 서부에 관심이 있다면 용감하게 한 번 질러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여행이 다 즐겁겠지만 미국 서부 여행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너무나 급변하는 세상만사 흐름 속에서도 절대로 변하지 않고 항상 그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미국 서부의 대자연을 통해 저처럼 많은 분들이 위안과 용기를 얻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동안 2023년 미국 서부 Grand Circle 여행기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제가 키우는 고양이 똥꼬와 함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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