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0: 2023년 9월 22일 금요일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Grand Canyon NP Rim to Rim 하이킹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Grand Canyon NP Rim to Rim Trail(North Kaibab Trail to Bright Angel Trail)
- 거리: 37.3 km
- 고도 변화: 1,750 m Down(North Kaibab Trail) & 1,320 m Up(Bright Angel Trail)
- 소요 시간: 1박 2일
- Type: Point to Point
- 난이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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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Canyon NP는 다들 잘 아시다시피 North Rim과 South Rim으로 나뉘어 있으며 한 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걸어서 Grand Canyon NP를 종주하는 것을 흔히들 Rim to Rim 하이킹이라고 부릅니다. 두 개의 Trail이 있는 South Rim(South Kaibab Trail & Bright Angel Trail)의 경우 보통 South Kaibab Trail에서 시작해 Bright Angel Trail에서 끝마치는 하이킹이 있지만 이는 South Rim의 동쪽에서 출발해서 가운데 Colorado River를 찍고 다시 South Rim의 서쪽으로 올라오는 하이킹인지라 Rim to Rim 하이킹에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Rim to Rim 하이킹을 계획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1. North Rim과 South Rim 가운데 어디에서 시작할 것인가?
2. South Rim의 경우 어느 Trail을 이용할 것인가?
3. 하루에 이 모든 하이킹을 끝낼 것인가 아니면 1박 2일(또는 그 이상)에 걸쳐 걸을 것인가?
4. Rim to Rim 하이킹을 한 후 어떻게 다시 출발지로 돌아올 것인가?
5. Rim to Rim 하이킹을 언제 할 것인가?

1번 질문: Rim to Rim 하이킹은 대부분 North Rim의 North Kaibab Trail을 걸어 내려와서 Colorado River를 건넌 후 Bright Angel Trail을 통해 South Rim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South Rim 출발이 아닌 North Rim 출발을 선호하는 이유는 North Kaibab Trail이 세 개의 Trail 가운데 경사도가 심하고 걸어야 하는 거리 역시 가장 긴 최고로 힘든 길이기 때문에 이 길을 올라가기 보다는 다들 내려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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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질문: South Rim을 올라갈 때 대부분 Bright Angel Trail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 길을 택하는 이유는 경사도가 엄청나게 심하고 물을 구할 수 있는 중간 지점이 하나도 없는 South Kaibab Trail에 비해 Bright Angel Trail은 (걸어야 하는 거리는 좀 더 길지만) 올라가는 길의 경사도도 좀 덜하고 무엇보다도 중간 주요 지점마다 물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Havasupai Gardens에 Ranger Station도 있고 해서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도움을 청할 수 있습니다.

3번 질문: 본인의 체력, 취향, 일정 그리고 가장 중요한 Phantom Ranch 예약 또는 Campground Permit의 획득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문제입니다. 본인의 체력이 짱짱하고 무엇보다도 '난 하루에 Rim to Rim 하이킹 완주라는 훈장을 차야만 한다!'라는 분들은 하루 일정으로도 걷습니다. 다만 하루에 걸어야 하는 길의 길이(대략 38 km)가 엄청나게 길기 때문에 North Rim에서 보통 새벽 4시 정도에 머리에 헤드 랜턴을 밝히면서 길을 출발해야 합니다. 그럴 경우 North Rim 초반의 멋진 경치를 해가 뜰 때까지 전혀 보지 못하고 땅바닥만 보면서 걸어야 하는 결정적인 단점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체력이 좋은 분들은 해지기 전에 South Rim에 도착하지만 체력이 좋지 않은 분들은 해가 진 후 꽤나 늦은 밤에 South Rim에 도착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일정에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만약 Phantom Ranch 예약에 성공하거나 아니면 Campground Permit을 획득했을 경우에는 무조건 1박 2일(또는 그 이상)의 일정이 좋습니다.

4번 질문: Grand Canyon NP Rim to Rim 하이커들을 위해서 Shuttle Bus Service를 운영하는 두 개의 회사가 있습니다. 하나는 Transcanyon Shuttle(https://trans-canyonshuttle.com/services/)이라는 회사이고 다른 하나는 Kaibab Lodge(https://kaibablodge.com/rim-to-rim-shuttle/)입니다. North Rim 출발편과 South Rim 출발편 모두 있습니다. 제가 작년에 예약할 때만 하더라도 Kaibab Lodge 서비스가 가격이 더 저렴했는데(액면가 $90에 세금 및 기타 비용 포함 $101.61) 올해 조회해 보니 두 회사 모두 Rim to Rim Shuttle 액면 가격이 $120로 똑같아졌습니다. 두 회사 모두 인터넷을 통해 예약이 가능합니다.

5번 질문: 9월 중순에서 10월 말 사이가 가장 적합한 시기로 보여집니다. 여름 시즌에 갈 경우 Phantom Ranch의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허다하고 하이킹을 하면서 그 뜨거운 대낮의 떙볕을 얻어 맞게 되기 떄문에 본인의 건강에 아무리 자신이 있더라도 일단 이 시기는 무조건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겨울이나 봄의 경우 North Rim 접근이 11월 중순부터 다음 해 5월 중순까지 폐쇄되기 때문에 Rim to Rim 하이킹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9월~10월의 Campground Permit Lottery에 사람들이 몰리게 되고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서 Permit 추첨 확률이 확 떨어지게 됩니다. 

Rim to Rim 하이킹을 계획함에 있어서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은 사실 Campground Permit입니다. 다른 부분이야 체력, 돈 그리고 시간만 있으면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지만 추첨을 통해 배분되는 Campground Permit의 경우 운이 좋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수많은 하이커들이 Rim to Rim 하이킹을 하면서 Phantom Ranch 예약 또는 Campground Permit 획득을 원하기 때문에 둘 다 Lottery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Phantom Ranch 예약은 아예 시도 자체를 안 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논외로 하고 Campground Permit 절차만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작년에 Permit을 신청할 때 밟았던 절차를 되돌이켜 보면 (1)9월 하이킹을 위해 4월에 수기로 작성한 Permit Application 서류를 Grand Canyon Backcountry Office에 팩스(Email 송부 불가!)로 송부, (2)5월 초에 Grand Canyon Backcountry Office에서 수작업으로 Lottery 추첨 후 당첨 여부를 이메일로 신청자들에게 통보, (3)당첨자들의 경우 이메일 수령 후 추가 질의 및 응답, Hiker Information Sheet 서류 송부(신용 카드 정보 포함) 후 비용 결제(당시 $22) 완료, (4)PDF 파일 형태의 Permit을 최종 이메일로 수령하는 순서였습니다. 발급 받은 Permit은 반드시 종이로 프린트해서 본인이 지참한 후 Campground에 도착하면 본인이 선택한 사이트 앞 번호 기둥에 Ranger가 볼 수 있도록 넣어 놓아야 합니다.

올해부터는 Permit 발급 절차를 더 이상 Grand Canyon Backcountry Office가 아닌 Recreation.gov를 통해 진행해야 하는데 시스템 전환기에 해당하는지 절차 및 설명이 엄청 복잡해졌습니다. 해당 홈페이지(https://www.nps.gov/grca/planyourvisit/backcountry-permit-questions.htm)만 열어보더라도 설명이 정말 끝이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원하는 달 기준 적어도 5개월 전에 Lottery Application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Lottery 신청을 해서 당첨이 되면 본인에게 배정된 시간대(모든 당첨자가 동시에 접속을 시도해서 시스템이 다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임)에 맞춰 최종 Permit 발급 절차를 진행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비용은 Lottery 신청 비용 $10(non-refundable) 그리고 최종 Permit 발급 비용 인당 $15(4월 이후)입니다. 예전과 같이 팩스를 사용하는 후진적인 시스템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것 같으며 이제는 모든 절차가 인터넷을 통해 처리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Permit 신청 서류를 접수할 때 사실 저는 운이 엄청나게 좋았습니다. 일단 Lottery에 뽑힌 것부터가 운이 좋았지만 Campground 위치 역시 제가 처음 요청했던 Havasupai Gardens(ex. Indian Garden) Campground가 아닌 Bright Angel Campground가 최종 낙점된 것이 정말 신의 한 수였습니다.

North Rim에서 South Rim으로 하이킹을 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Campground는 Cottonwood, Bright Angel 그리고 Havasupai Gardens 이렇게 총 3개입니다. 이 가운데 Cottonwood Campground의 경우 North Kaibab Trail의 중간 지점에 있으며 Havasupai Gardens Campground의 경우 Bright Angel Trail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Bright Angel Campground의 위치를 보면 North Kaibab Trail과 Bright Angel Trail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1박 2일 일정으로 하이킹을 하는 경우 Bright Angel Campground가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됩니다.

문제는 Grand Canyon NP의 수도관 노후로 인해 Phantom Ranch 및 Bright Angel Campground의 운영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것입니다. Phantom Ranch의 경우 Bunker Bed는 예약을 아예 받지 않은지 꽤 되었으며 Bright Angel Campground 역시 50%만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Lottery 당첨이 힘들 것이라 예상했고 당첨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 좀 무리를 해서라도 Havasupai Gardens Campground까지 첫날 걸어갈 계획을 세우고 Lottery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5월 6일에 Ranger로부터 온 Lottery 당첨 이메일(그 유명한 Death Threat 이메일!) 답변 안에는 정말 뜻밖의 소식(제가 아래 빨간색 밑줄로 하이라이트를 한 부분)이 담겨 있었습니다.

At your request we have temporarily reserved a trip for you. However, before we accept a $22 non-refundable payment from you, we want to make sure you understand what you requested. Experience has shown that hiking from the North Rim to any destination beyond Cottonwood Campground in one day is excessively difficult for most people and all too often result in off-itinerary camping, injury, and occasionally even death. Please do not accept this itinerary merely because it is available. Make sure it is what you really want and well within your capability. The attached Hiker Information Sheet form explains some key factors that work together to make hiking within Grand Canyon unusually difficult and potentially dangerous. If this itinerary is not what you want or not within the capability of all group members, consider canceling or making a different request -- you can download a request form at:  http://www.nps.gov/grca/planyourvisit/upload/permit-request.pdf.

Your itinerary (23-04351) is for a total group size of 1 person.(Requires Hiker Information Sheet)

     Night by Night Itinerary:
     1.  09/22/2023  CBG  BRIGHT ANGEL CAMPGROUND      
     2.  09/23/2023  OUT  Hiking Out

If you are highly experienced at Grand Canyon and determined to keep this particular itinerary, a permit can be issued to you. Simply read and complete the attached Hiker Information Sheet (this is useful in the event of an emergency) and return the form to us with full payment of $22 by 05/12/2023. Failure to reply in time with a completed Hiker Information Sheet and full payment will result in an immediate cancellation of the below itinerary. If requesting changes to your itinerary, please tell us what to do if space is unavailable. Should we take your payment and issue a permit for the below itinerary, or should we cancel your reservation and not charge you? Please let us know if you have any questions.

Sincerely,
Ranger WUNNER

Note: Hiking from the North Rim to Havasupai Gardens (formerly Indian Gardens) is not recommended. It would be about 28 km with a 2000 meter descent followed by a 500 meter climb. We suggest a two night trip instead, camping at Cottonwood then Bright Angel Campground but Cottonwood is full. So I have held Bright Angel Campground which would be preferred by most hikers completing a rim to rim in two days. This will still be a very challenging hike. If you prefer to camp at Havasupai Gardens CIG then write back and I can likely switch your campground location. Also if you wanted, we could look at camping at Bright Angel CG followed by Havasupai Gardens.

Your proposed hike from the North Rim to Bright Angel Campground is considered to be a very strenuous hike and is not recommended by our office. That day of your trip would involve hiking 14 miles in one day with 6,000 feet of elevation change. We rate this as excessive and encourage you to revisit your plans.

Security Note: Email is considered too risky for sending Payment Card information or Dates of Birth. For your financial security and privacy, please do NOT send anyone (including us) any sensitive personal information by email.

Ranger가 Rim to Rim 하이커들을 얼마나 세심하게 배려하는지가 너무나도 잘 드러난 위 이메일을 받고 개인적으로 엄청 감동했던 기억이 지금도 떠오릅니다. 인터넷 시스템으로 신청하는 올해부터 이런 인간적인 배려가 담긴 Campground 선택 과정이 계속 유지될지 의문입니다. 정말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주어진 Bright Angel Campground를 당장 예약하는 최종 확인 이메일을 추가 서류(Hiker Information Sheet)와 함께 보내자 5월 9일에 아래와 같은 Permit이 최종 제게 전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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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ght Angel Campground 예약이 완료되면서 Rim to Rim 하이킹 일정이 엄청나게 편해졌습니다. 첫날 걸어야 하는 거리도 28 km에서 22.5 km로 줄어들었고 무엇보다도 하이킹 당일 저녁과 다음 날 아침 식사 문제 역시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식당이 전혀 없는 Havasupai Gardens Campground에서 머물 경우 당일 저녁 및 다음 날 아침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Bright Angel Campground에 머물 경우 Phantom Ranch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hantom Ranch에서는 사전 예약을 통해 투숙객 및 하이커들을 위한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를 제공합니다. 저녁은 Steak와 Stew 메뉴 두 가지 가운데 선택이 가능하고 아침은 팬케이크 및 샐러드 등이 제공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https://www.grandcanyonlodges.com/dine/phantom-ranch-canteen/를 방문하면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식사 가격이 일견 비싼 것 같지만 요리에 들어가는 모든 식자재를 노새를 통해 Grand Canyon 바닥까지 가지고 와서 요리사가 부엌에서 직접 요리해 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식당에서는 Tip을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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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Rim에서 Colorado River까지 가는 최초의 길은 1902년에 미국 정부에서 보낸 Grand Canyon North Rim 조사단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1906년에 North Rim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던 David Rust라는 사람이 여행객의 편의와 Phantom Ranch로의 원활한 물자 수송을 위해 위 길을 조금 더 보수한 이후 본격적인 North Rim 관광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길은 Bright Angel Creek을 94번이나 건너야 하는 등 여러모로 이용에 불편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국립공원 측에서는 여행객들이 North Rim에서 Colorado River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조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후 결국 지금의 North Kaibab Trail 조성 공사가 1920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North Kaibab Trail 건설 공사 당시 국립공원 측의 목표는 South Kaibab Trail 수준의 길을 만드는 것이었으며 오랜 공사 끝에 1928년에 두 길을 연결하는 공사가 완공되었습니다.

1928년 개장 이후 이 길이 운영되지 않은 적은 딱 한 번입니다. 1966년 Flash Flood로 인해 Bright Angel Creek이 범람하면서 길 위의 다리를 비롯해서 모든 것을 쓸고 지나간 때가 바로 그 때인데 길을 재개장 하는데 무려 5년의 세월이 소요되었습니다.

Grand Canyon NP에 위치한 3개의 정식 Trail 가운데 가장 적은 인원이 방문하는 Trail이기도 한 North Kaibab Trail은 South Rim Trail과 비교할 때 약 300 m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겨울에는 폭설이 내리고 기온도 훨씬 낮기 때문에 보통 5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까지만 접근이 가능하고 겨울 기간에는 차량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국립공원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North Kaibab Trail을 걸을 경우 Canada에서 Mexico 사이에 위치한 모든 생태계를 통과하게 됩니다.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주차장 자리 확보를 위해 오전 5시 30분에 North Kaibab Trailhead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주차장에 빈 자리가 있어서 가장 걱정했던 주차 문제가 해결된 후 차 안에서 해가 뜰 때까지 잠깐 눈을 붙였다가 미리 준비해 온 샌드위치로 아침을 해결한 후 오전 6시 10분에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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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을 시작한 후 5분 정도 지났을 무렵 차 안에 아이폰에 부착하는 신용 카드 지갑을 놓고 왔음을 발견하고 부랴부랴 다시 Trailhead로 갔습니다. 얼마 내려가지 않은 상태에서 이 상황을 인지했기 때문에 다행히도 10분 정도의 시간만 허비했는데 나중에 알게 되었다면 큰 일이 날 뻔 했습니다. 사실 이 사건이 일종의 전화위복이었는데 처음 하이킹을 시작할 때만 해도 어제 입었던 Grand Canyon 스웨터를 입고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10분 오락가락 걸었을 뿐인데 이 스웨터가 너무 거추장스럽고 몸도 후끈 달아 올라서 스웨터를 차에 벗어 놓은 후 좀 더 가벼운 옷차림으로 하이킹을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스웨터를 입은 채로 계속 걸었다면 괜한 짐짝 하나만 추가될 뻔 했습니다.

처음 출발할 때는 Trailhead에 아무도 없어서 사진 한 장 못 찍었는데 다시 출발할 때는 다른 하이커 한 분이 마침 Trailhead에 계셔서 Rim to Rim 하이킹 출발 기념 사진도 찍을 수 있었으니 여러모로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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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 20분에 다시 출발, 길 초반에 숲 속으로 난 길을 걷다 보니 슬슬 동이 트기 시작합니다. Permit에 나와 있는 이 날 일출 시간은 오전 6시 16분이었습니다. 고도가 높은 Rim 부근에서는 주로 전나무와 사시나무로 이뤄진 빽빽한 숲 사이로 길이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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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내리막이다 보니 길은 끝도 없는 Switchbacks입니다. 경사가 얼마나 급한지 Switchbacks이 그냥 180도로 꺾여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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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걷던 분들이 아래 보이는 절벽 끝에 서 있는 것이 보이는데 저곳이 이 길의 첫 번째 포인트인 Coconino Overlook입니다. Trailhead로부터 1.1 km 거리에 240 m 아래에 위치한 이 전망대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6시 39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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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0분을 내려 왔을 뿐인데 여기서 보이는 경치는 벌써부터 압도적인 분위기를 마구 내뿜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먼저 도착한 하이커 분들이 아직 현장에 계셔서 뒤로 펼쳐지는 Roaring Springs Canyon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한 장 남길 수 있었습니다. 사진 오른쪽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산봉우리 이름은 Flagstaff 인근에 위치한 Humphreys Peak인데 Arizona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높이 3,852 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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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하루 일정으로 끝내는 Rim to Rim 하이킹을 위해 이른 새벽에 출발할 경우 이 멋진 경치를 하나도 못 보고 그냥 지나쳐야 할 것인데(아래 사진 참조) 이는 너무나도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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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오른편 절벽 아래를 보면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길이 희미하게나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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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nino Overlook을 지나도 길은 계속되는 Switchbacks입니다. 길의 상태는 경사도가 좀 심하기는 하지만 바닥이 단단한 편이라 천천히 걸으면 무릎에 그리 무리가 가지는 않습니다. 만약 Rim to Rim을 하루에 완주해야 했다면 이 내리막길에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엄청 빨리 내려갔겠지만 오늘 Bright Angel Campground이 목적지인만큼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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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다 문득 위를 올려다 보니 벌써 North Rim의 꼭대기가 꽤나 까마득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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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nino Overlook에서 보이던 오른편 절벽 아래 길로 슬슬 접어들기 시작합니다. 기암괴석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작은 빌딩만한 바위 덩어리를 지나치는 Switchbacks을 통해 죽죽 아래로 내려가다 보니 North Rim은 이제 고개를 바짝 들어 쳐다봐야 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의 경사도가 과장을 좀 보태자면 그냥 절벽 위에서 사람을 아래로 잡아 던져 데굴데굴 굴리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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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포인트인 Supai Tunnel을 통과하기 전에 만나게 되는 휴식처에 오전 7시 20분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는 급수 시설(Trailhead 안내판에 표시된 바와 같이 Off 상태였음) 및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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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ai Tunnel입니다. 바위에 폭약을 설치해 터트렸을 것이 너무나도 자명한 이 터널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고 앙증맞은 Tunnel이었습니다. 터널 자체의 길이는 약 7 m입니다. Trailhead 기준으로 볼 때 이곳까지의 편도 거리는 3.2 km, 고도 변화는 425 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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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ai Tunnel을 통과하자 드디어 Roaring Springs Canyon으로 끝없이 흘러 들어가는 North Kaibab Trail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사진 한 가운데 다리가 하나 있는데 이 다리가 조금 있다가 건너게 될 Redwall Bridg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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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wall은 석회암으로 이뤄진 절벽인데 이곳에서 길의 상당 부분은 절벽 아래를 폭파시켜 거의 Half Tunnel에 가까운 형태로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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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 보이는 그룹이 LA에서 오신 한국 단체 관광객 분들이었는데 잠시 같이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 혼자 여기를 걷고 있다고 하니 다들 엄청 놀라시는 기색이 역력했고 혹시 YouTube 하시냐는 질문도 여기서 받았습니다. 이분들은 오늘 목표가 가능하면 Ribbon Falls까지 보고 다시 North Kaibab Trailhead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하이킹 참여하신 모든 분들이 동시에 Campground Permit을 신청했었는데 한 명도 당첨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고 이 분들께 Bright Angel Campground Permit 획득 과정을 간단하게 말씀 드렸더니 저보고 엄청나게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무래도 걷는 속도가 좀 다른지라 즐거운 여행 하시라고 인사를 전한 후 총총 걸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니 멀리 보이던 Redwall Bridge가 점점 더 가까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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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에 걸맞게 Bridge에 가까이 갈 수록 주변의 시뻘건 암벽이 더욱 도드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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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head 기준 편도 4.2 km 거리에 670 m 아래에 위치한 Redwall Bridge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7시 54분이었습니다. Redwall Bridge에 서서 전후 좌우를 둘러보니 보이는 곳마다 모두 참으로 비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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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널 시점부터는 하늘도 많이 맑아지고 해도 절벽 위로 떠올라서 약간은 침침했던 Grand Canyon 내부 경치에 훨씬 더 생동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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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가 지나자 이제는 절벽 위로 높이 떠오른 태양을 정면으로 맞으면서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날씨가 아직은 시원한 편이라서 덥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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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커다란 바위 절벽 밑으로 푹 파인 그늘진 부분이 보였고 여기서 제대로 된 첫 번째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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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앉아서 준비해 온 간식을 먹으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North Rim을 보는데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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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을 취한 후 가던 길에 North Rim을 올라가는 그룹을 만났습니다. 오전 8시 17분에 이곳을 통과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전날 Cottonwood Campground에서 머문 후 Trailhead로 복귀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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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밑으로 아슬아슬하게 나 있는 길을 걸어가는데 혹시라도 이 절벽이 어느 날 와장창 무너져 내리면 Zion NP의 Observation Point Trail처럼 North Kaibab Trail도 오랜 시간 동안 폐쇄되는 것 아닐까라는 쓸데없는 걱정을 조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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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좁디 좁은 Roaring Springs Canyon을 타고 내려가기 때문에 길 밑으로 푹 꺼진 협곡을 꽤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그만큼 이 길을 걸으면서 볼 수 있는 경치는 훨씬 더 드라마틱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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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협곡 속으로 길이 거의 90도 각도로 푹 꺼져 들어가기 때문에 내려가는 Switchbacks는 위에서 내려다 보니 아찔하기 그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절벽을 타고 내려가는 길이라서 Switchbacks은 180도로 계속 휘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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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tchbacks를 내려오는 길에 올려다 본 절벽입니다. 대충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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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tchbacks 통과 후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경사도가 완만한 구간을 걷다 보니 저 멀리 막사처럼 생긴 건물이 한 채 보입니다. 이 건물은 Roaring Springs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North Rim 및 South Rim 양쪽으로 물을 보내기 위한 Pumphouse입니다. 2005년까지 사람이 수작업으로 관리하던 펌프는 그 해 더 이상 수작업이 필요 없는 자동 펌프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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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멋진 풍광을 감상하면서 계속 내려가다 보니 Roaring Springs의 힘찬 물결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름에 걸맞게 시원하게 흘러 가는 물소리가 협곡 안에서 우렁차게 울려 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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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Canyon 한가운데서 뜬금없이 폭포처럼 힘차게 흘러내리는 Roaring Springs의 하얀 물결을 보니 이 주변의 모든 것이 순간 굉장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Roaring Springs는 Trailhead 기준 편도 7.6 km 거리에 고도 차이는 1,000 m이며 저는 오전 9시 20분에 이곳을 통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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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ring Springs은 Grand Canyon North Rim 상단에서 내린 비와 눈이 지층으로 스며든 후 땅속에서 조용히 흐르다가 더 이상이 물이 투과되지 않는 지층을 만나 절벽 한 가운데에서 터져 나오는 물길입니다. 일년 내내 물길이 마르지 않는 Bright Angel Creek의 수원이 바로 Roaring Springs이며 또한 Grand Canyon NP에 상주하는 직원 및 모든 관광객이 마시고 사용하는 물 역시 Roaring Springs가 그 원천입니다. 이곳의 물은 Roaring Springs에 설치된 펌프와 1965년에서 1970년 사이에 설치된 Trans-canyon waterline을 통해 North Rim 및 South Rim까지 전달되는데 요즘 이 파이프라인에 많은 문제가 있어서 보수 공사가 한참 진행 중입니다. North Rim의 경우 펌프의 힘을 빌려 물을 밀어 올리고 있으며 South Rim의 경우 Havasupai Gardens까지는 중력의 힘으로 물을 전달한 후 그곳에 위치한 또 다른 펌프를 이용해 South Rim 꼭대기로 물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날 Roaring Springs Pumphouse 부근에서 이착륙하는 헬리콥터를 계속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Pumphouse 및 Manzanita Rest Area에는 헬기 이착륙장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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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ring Springs는 위치상 Roaring Springs Canyon과 Bright Angel Canyon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따라서 Roaring Springs Canyon을 타고 내려오던 길은 여기서부터 Bright Angel Canyon을 타고 내려가게 됩니다. 사진 중앙으로 Bright Angel Canyon이 시원하게 보이며 이 바닥에 Bright Angel Creek가 흐르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이곳의 분위기가 일견 Zion NP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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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안내판을 지나 Cottonwood 방향으로 계속 걸어갑니다. Manzanita Rest Area로 가는 길 주변 풍광들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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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내려가다 보니 또 다른 건물 한 채가 눈에 들어옵니다. 예전에 The Aiken Home(또는 Pumphouse Residence)이라고 불리던 건물인데 화가이자 국립공원 소속 직원(Roaring Springs의 Pumphouse 및 파이프라인 보수 및 관리 책임자)이었던 Bruce Aiken이 가족(부인 및 세 명의 자녀)과 함께 1973년부터 2005년까지 30년 넘게 실제로 거주했던 집입니다. 지금은 Ranger Station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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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zanita Rest Area에 가까이 가니 처음으로 Bright Angel Creek의 물결을 실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수도관에 문제가 생겨서 혹시라도 중간 급수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 물을 정수하면 마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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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zanita Rest Area에 오전 9시 41분에 도착했습니다. Trailhead 기준 이곳까지의 편도 거리는 8.2 km이고 고도 차이는 1,170 m입니다. 이곳에는 급수 시설, 화장실 그리고 Ranger Station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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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 옆에 칠판 및 분필이 있어서 이곳에 본인이 왔다 갔다는 흔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칠판 한 구석에 제 이름과 와이프 이름의 이니셜인 ISJH를 기념으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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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15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오전 10시에 두 번째 다리를 건너 하이킹을 계속합니다. 이 다리를 건너면서 길의 각도가 90도로 꺾이면서 Bright Angel Creek을 옆에 낀 상태로 Bright Angel Campground까지 걸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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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면 Splitrock이라고 하는 장소가 나오는데 위에서 언급한 Aiken 가족의 아이들 물놀이터로 애용되던 장소입니다. Bruce Aiken이 그림을 그린 이후에 발생한 홍수로 인해 주변 바위돌들의 배치 형태가 좀 변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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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고 나면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길의 흔적이 끝도 없이 펼쳐지는 Bright Angel Canyon의 안쪽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이 지점부터는 길의 경사도가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해 지기 시작하는데 곳에 따라서는 살짝 올라가야 하는 부분도 중간에 섞여 있습니다. 이 부근에 도달하면 저 멀리 내일 올라가야 할 South Rim의 일부가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아무런 실감이 나지 않고 저기까지 어느 세월에 갈지 막막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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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Cottonwood Campground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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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head로부터 편도 거리 10.5 km에 고도 차이는 1,280 m인 Cottonwood Campground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47분이었습니다. 안내판을 보니 11개의 Single Site와 1개의 Group Site로 구성된 자그마한 Campground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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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캠핑장의 모습입니다. 앞에 있는 기둥처럼 생긴 Box가 사이트 번호 안내판인데 그 투명 상자 안에 본인의 Permit을 Ranger가 언제든지 볼 수 있게끔 넣어 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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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Campground인만큼 급수 시설, 화장실, Ranger Station, Amphitheater 등 기본적인 시설들은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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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오전이라 그런지 모든 사이트는 아직 텅 빈 상태였고 Group Site에 있는 피크닉 테이블에서 좀 이른 점심을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점심을 먹던 도중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가지고 왔던 아이폰의 배터리가 이 지점에서 방전되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준비해 온 외장 배터리를 이용해서 충전을 시도해도 아이폰 충전이 전혀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오는 길에 주변 경치에 넋을 잃고 너무나 많은 사진을 찍으면서 아이폰 배터리 사용량이 평소에 비해 과도한 점도 있었고 또 아래로 내려올수록 날씨가 더워지면서 아이폰 본체가 굉장히 뜨거운 상태였습니다. 미국 서부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던 도중 본체가 너무 뜨거울 경우 추가적인 발열을 방지하기 위해 더 이상 충전이 되지 않는 상황을 간간이 경험한 바 있어서 지금의 상황도 이와 같은 상황일 것이라 생각하고 아이폰을 차갑게 식히게 위해 가방 속 깊숙이 아이폰을 찔러 넣었습니다. 내려오는 도중 사진을 좀 못 찍게 된 점(아래 사진 가운데 아이폰 재충전 후 찍은 Campground 텐트 사진만 제외하고는 다 인터넷에서 빌어온 사진들임)이 너무 아쉽기는 했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었습니다.

Cottonwood Campground를 오전 11시 30분에 떠납니다. 여기서부터는 멀리 보이는 South Rim을 배경으로 길 주변 협곡 간격이 확 넓어지면서 땡볕을 온 몸으로 맞으면서 걸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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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ttonwood Campground에서 1.8 km를 더 걸어 내려가니 Ribbon Falls Junction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Trailhead로부터 12.7 km 떨어져 있고 고도차이는 1,365 m입니다. 예전에는 Ribbon Falls로 편하게 갈 수 있는 다리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2021년 4월에 너무 노후화되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다리를 국립공원 측에서 철거한 후 아직까지 새로운 다리가 건설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Ribbon Falls를 접근하기 위해서는 Bright Angel Creek에 발을 담그고 건너가는 수밖에 없는데 안내판에 따르면 다리 남쪽에 사람들이 오고 가며 만들어진 Social Trails이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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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bbon Falls 방문 관련 약간의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Ribbon Falls를 가지 않았습니다. 이 지점에 도달했을 무렵부터 체력이 슬슬 떨어지기도 했거니와 찌는 듯한 더운 날씨, 중간에 Creek을 건너기 위해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상태에서 신발을 신고 벗고 하는 번거로움, 폭포에 가 봤자 아이폰이 방전되어 사진 한 장 못 찍는 허탈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Phantom Ranch에 미리 예약해 둔 저녁 식사 시간 오후 5시 이전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시간 낭비 없이 지금부터 부지런히 걸어 내려가야 할 것 같은 초조함이 결합되어 그런 결정을 내렸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 이번 여행에서 제가 내린 모든 결정 가운데 유일하게 아쉬운 결정이 되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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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North Kaibab Trail에서 걷다 보면 저 멀리 위치한 Ribbon Falls의 모습을 눈으로 잠깐이나마 볼 수는 있습니다. 지도상 편도 거리는 0.5 km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 육안으로 느끼는 거리는 훨씬 더 멀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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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bbon Falls를 지나면  Bright Angel Campground까지 약 10 km 거리의 완만한 내리막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이 구간부터는 확실히 체력 및 정신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내리막 길이었던 처음 12 km 구간은 North Kaibab Trail을 드디어 걷는다는 약간의 흥분된 상태, 상대적으로 시원한 날씨 그리고 걷는 도중 다채로운 풍경이 도처에서 끊임없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되면서 전혀 힘든지 모르고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고도도 훨씬 낮은 이 구간부터는 기본적으로 온도도 많이 높고 거기다 대낮의 땡볕까지 온몸으로 맞으며 걸어야 하기 때문에 전반부에 비해 확실히 힘듭니다. 더군다나 Ribbon Falls에서 The Box 구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길 주변 경치가 별다른 변화가 없는지라 살짝 지루(?)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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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측에서도 Cottonwood Campground에서 Bright Angel Campground까지 가는 이 완만한 구간을 절대 만만하게 보면 안 되고 특히 여름에는 이 구간이 North Kaibab Trail에서 가장 위험한 구간이라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뒤에서 소개해 드릴 The Box 구간의 경우 검은 바위 암벽이 한여름의 뜨거운 햇빛을 받아 달궈지면 마치 오븐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여름철의 경우 가능하면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는 하이킹을 하지 말고 차라리 Ribbon Falls에서 푹 쉬다가 오후 늦게 내려갈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Phantom Ranch에 도착하기까지 총 4개의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첫 번째 다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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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리를 건너서면 주변의 협곡이 급격하게 좁아지기 시작하는데 슬슬 The Box 구간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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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ght Angel Creek을 끼고 터널이나 다름 없는 길을 걷다 보면 바로 두 번째 다리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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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서 앞을 보니 끝도 없이 솟아 있는 암벽이 무시무시하게 사방에 솟아 길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이곳의 지명이 The Box라고 불리는 그 이유를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이 지점은 North Rim 꼭대기에 비해서는 확실히 더웠지만 그렇다고 한여름의 찜통 더위는 아니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이 구간에서 더위로 인해 큰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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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시커먼 암벽 아래로 Bright Angel Creek과 함께 진행되는데 The Box 구간에서 볼 수 있는 이 시커먼 바위 암벽은 Vishnu Schist라고 불리는 무려 17억년이나 된 Grand Canyon에서 가장 오래된 지층입니다. 엄청난 규모의 Slot Canyon과 유사한 이 The Box 구간은 North Kaibab Trail의 후반부를 화려하게 장식해 주는 마침표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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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암벽이 하도 까맣고 높아서 이 구간을 걸을 때는 좀 으스스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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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다리와 네 번째 다리를 건넌 후 만나게 되는 Bright Angel Campground까지 0.75 mile 남아 있다는 표지판은 드디어 North Kaibab Trail이 끝나간다는 신호나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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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여정 끝에 도착한 Phantom Ranch입니다. 도착하자마자 뒤도 안보고 캔틴으로 달려가서 레모네이드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한 잔에 $5.75이며 다 마신 후 컵을 다시 가지고 가면 $1에 리필까지 해줍니다. 예전에 비해 가격이 좀 오른 것 같은데 그래도 22 km 하이킹을 끝낸 후 아이스가 듬뿍 들어간 레모네이드 한 잔의 유혹을 견뎌낼 인간은 아마 지구상에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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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30분이었는데 Cottonwood Campground에서 점심을 먹은 후 출발한 시간이 오전 11시 30분이었으니 나머지 11.6 km 구간을 걸어오는데 3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길 전체가 완만한 내리막 구간이기 때문에 평지에서 걷는 통상적인 걸음 속도(한 시간에 4 km)가 그대로 구현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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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ntom Ranch 앞 테이블에서 3시까지 휴식을 취하고 급수 시설에서 다시금 물을 보충한 이후 Ranger Station을 지나 Bright Angel Campground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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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ght Angel Campground는 Bright Angel Creek 기슭을 타고 길게 자리잡은 Campground입니다. 화장실 및 세면대(세면대 위쪽에는 전기 콘센트 2개가 설치되어 있고 이를 이용해서 필요시 핸드폰을 실제 충전할 수 있음), 급수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각 사이트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평지, 피크닉 테이블, 음식물 보관을 위한 철제 박스 및 배낭을 걸어 놓을 수 있는 전봇대 모양의 작은 기둥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사이트 배정 방법은 안내판에 나와 있듯이 본인이 원하는 사이트를 그냥 골라 잡는 시스템입니다. 저의 경우 Bright Angel Creek를 건너는 다리 바로 앞에 있는 2번 사이트를 선택했습니다. 이 날 와서 실제로 보니 물부족으로 인해 Campground는 50%만 운영하고 있었으며 따라서 저녁 늦은 시간이 된 이후에도 곳곳에 비어 있는 사이트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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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설치하고 짐들을 대충 정리한 다음 Bright Angel Creek에 가서 발을 담그니 좀 살 것 같았습니다. 원래는 Phantom Ranch에서 Guest Shower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지금은 물부족으로 인해 이 서비스 제공이 중단되었고 따라서 Creek에서 수건에 물을 적신 후 몸의 땀을 대충이라도 닦아야 했습니다. 날이 생각보다 덥지 않고 바람도 잘 불어서 몸은 금방 상쾌해졌습니다.

텐트는 이번 여행을 위해 제 인생에서 처음 구입한 일인용 텐트였는데 집에서 미리 설치 연습을 두 번 하고 와서 그런지 별 문제 없이 쉽게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딱딱한 바닥으로 인해 텐트 모서리를 꽉 잡아주는 못이 땅바닥에 들어가지 않는 곳들이 있어서 텐트 지지를 위해 주변의 큰 돌들을 가져다 얹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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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치고 난 후 배낭 속에 넣어 놓았던 아이폰을 빼서 다시 충전을 시도했는데 여전히 충전이 되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배터리가 갑자기 맛이 갔나?' 생각하고 좀 있다 식당에 가서 직접 콘센트에 꽂아서 충전하기로 했습니다.

오후 5시에 예약된 Steak 저녁 식사를 위해 Phantom Ranch로 갔습니다. Campground에서 천천히 걸어가면 대략 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지라 가지고 온 슬리퍼를 신고 왔다 갔다 하는데 전혀 문제는 없습니다. 식당 건물 앞에 대략 30여명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5시가 되자 종업원들이 식당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기 시작합니다. 예약 서류를 깜빡 텐트에 놓고 왔는데 서류를 확인하는 절차는 전혀 없었고 명부에 적힌 본인의 이름만 확인되면 식당에 바로 들여보내줬습니다. 도착한 순서대로 테이블을 채워 나가는 방식이라 저는 다른 미국 분들과 자연스럽게 한 테이블에 조인해서 식사를 했습니다. 원활한 식사 진행을 위해 이미 종업원들이 저녁 식사 준비를 모두 해 놓은 상태였고 각자 앉은 자리에서 스테이크 및 각종 야채를 본인의 접시에 덜어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스테이크의 크기는 거의 어린이 얼굴만한 크기이며 굽기 상태는 Well-Done에 가까운 상태인데 여기서 찬밥 더운밥을 가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다들 기나긴 하이킹 끝에 하는 식사인지라 모두들 스테이크를 맛있게 그리고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제가 앉은 식사 테이블의 국적 구성을 보니 저 말고는 모든 분들이 미국 분들이었고 텍사스를 비롯해서 미국 각지에서 오신 가족 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Dinner-Service-6.jpgDinner.jpgSteak Dinner.jpg

6시까지 진행된 저녁 식사를 마치고(왜냐하면 종업원들은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되는 Stew Dinner를 바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 다시 텐트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식사 도중에 콘센트에 1시간 정도 꽂아 두면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던 아이폰이 식사 후에도 여전히 먹통이었고 이로 인해서 갑자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아이폰이 먹통이 될 경우 잔여 여행 기간 동안 사진을 한 장도 찍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내일 South Rim에 도착한 후 저의 생사 여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가족에게 텍스트 메시지 하나 바로 못 보내는(물론 비싼 국제 전화를 호텔에서 사용하면 연락은 가능하지만)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도 North Rim에서 Las Vegas로 돌아가는 길에 Google Map을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지금 몰고 있던 Jeep에 내장 내비게이션이 설치가 되어 있는지 여부도 확실히 기억이 안 나고(Google Map이 있었기에 처음부터 사용 자체를 시도해 본 적이 없었음) 그렇다고 지금 시점에서 갑자기 책으로 된 지도를 사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Las Vegas까지 가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갑자기 머리 속이 하얗게 되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니 머리 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어디 들려서 중고 아이폰이라 사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은데 이것도 생각처럼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머리 속이 뒤죽박죽이 되면서 한 30분 동안 속만 끓였습니다.

그 와중에 제가 차고 온 애플워치 역시 거의 방전이 된지라 애플워치 충전을 혹시나 하고 가지고 온 별도의 케이블을 이용해서 시도해 보니 애플워치는 멀쩡하게 충전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 머리 속으로 "아이폰이 문제가 아니고 어쩌면 충천 케이블에 문제가 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퍼뜩 지나갔습니다.

아이폰 케이블을 빌리기 위해 주변 캠프 사이트를 돌아 다녔는데 젊은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17번 사이트에서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미국 여자분이 고맙게도 케이블을 빌려 주었습니다. 본인도 저녁에는 충전을 해야 하니 꼭 가져다 달라고 해서 저녁 7시 30분에 되돌려주기로 약속하고 케이블과 아이폰 그리고 어댑터를 들고 일단 세면대 위에 있는 전기 콘센트로 가서 충전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완전히 방전된 아이폰을 충전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폰에 케이블을 연결해도 다시 전원이 들어오기까지 약 5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초조한 마음으로 충전을 시작한 이후 다시금 전원이 들어오기까지 그 짧은 5분이 제게는 마치 억만년처럼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금 아이폰이 부팅되면서 충천 표시가 화면에 들어왔을 때 긴장감이 탁 하고 풀렸습니다.

다시금 텐트로 돌아와 배터리를 이용 저녁 7시 30분까지 1시간 가량 충전을 하고 나니 그래도 아이폰 배터리 용량이 60%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케이블을 되돌려 주면서 조그마한 감사의 뜻으로 얼굴에 붙이는 마스크 팩을 한 장 같이 주었더니 미국 여자분께서 "You are so cute."라고 하면서 엄청 좋아했습니다. 나이 오십에 갑자기 Grand Canyon 바닥 한 가운데서 Cute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 전환도 되고 좋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Campground에서 자그마한 친절을 서로에게 베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인간적인 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역시 여행 자체의 경험 못지 않은 소중한 기억이었습니다.

사이트에서 아이폰을 충전하고 있을 때 Ranger가 모든 사이트를 돌아 다니면서 Permit 및 인원 체크를 했습니다. Permit은 이미 사이트 앞 번호 투명 기둥에 도착하자마자 넣어 놓았기 때문에 따로 확인할 필요는 없었으며 Ranger는 내일 사이트를 떠날 때 자잘한 쓰레기(Micro trash)를 깨끗하게 치워줄 것과 오늘 텐트를 칠 때 사용한 돌들을 원위치 시켜줄 것을 부탁하고 다른 사이트로 갔습니다.

Campground는 7시 30분이 되자 칠흑 같은 어둠이 깔려서 헤드 랜턴의 도움 없이는 돌아다닐 수 없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해가 떨어지고 나면 사실 혼자 있는 Campground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습니다. 종일 하이킹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 그리고 아이폰 충전 해프닝으로 인한 정식적 피로까지 겹쳐서 몸은 피곤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래도 잠자기 전에 아이폰 충전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된 것은 정말 다행스런 일이었습니다. 만약 이 문제가 오늘 저녁에 해결되지 않았다면 제 성격상 밤에 한숨도 못 잤을 것입니다.

내일 Bright Angel Trail 하이킹을 위해 밤 8시에 텐트에 누워 잠을 청했는데 갑자기 텐트 위로 비 내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녁을 먹은 후 구름이 좀 몰려와서 날씨 걱정을 하긴 했는데 결국 이리 된 것입니다. 텐트 외부에 방수포까지 이미 다 씌워놓은 상태라서 달리 더 조치할 것은 없었는데 생각보다 잠이 쉬이 오지 않았습니다. 텐트 옆으로 흘러가는 Bright Angel Creek의 물소리, 텐트 주변으로 떨어지는 빗소리와 바람 소리 그리고 가끔씩 들리는 정체 모를 동물들 울음 소리를 듣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밤 10시가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혹시 몰라 준비해 온 수면제를 한 알 먹으니 저도 모르게 골아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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