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이 곳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맘에 무언가 갚아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여행지에서 바로 올리면 지금 가시는 분들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좀 길지만 따로따로 올리겠습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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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을 꼬박 달려 첫 목적지인 칼스배드 동굴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황량한 텍사스와 뉴멕시코 사이에 있는 이 공원에 가면 거대한 동굴을 볼 수 있다.

이번 여행의 키워드는 미국 국립공원이다. 도시 여행은 최소화 하고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좋은 자연 환경을 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자연스럽게 미국 내 가장 인기 있고, 좋다는 곳을 우선 목적지에 넣었다. 옐로스톤, 요세미티, 그랜드캐년 등이었다. 하지만 콘셉트가 비슷해서 고민이 됐다. 예컨대 그랜드캐년 주변의 브라이스 캐년, 아치스, 자이언, 캐년랜즈 등은 사진으로만 보면 비슷해 보였다. 황무지에 돌덩이 위주다. 산이 아름다운 요세미티, 크레이터스, 올림픽, 글래셔스 등도 그랬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칼스배드 동굴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동굴은 이 곳이 유일했다. 조지아 미국 집에서 가기에 그나마 시간이 덜 걸렸다. 동선도 괜찮아 보였다.

이렇게 선정된 첫 목적지에 기대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동굴은 엄청났다. 동굴이 워낙 깊고 커서 방문자 센터에서 엘리베이터로 밑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두 발로 가고 싶은 맘이 들었다. 잘 한 선택이었다. 동굴 입구에서부터 압도됐다. 구불구불 갈지자 모양의 길이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이어졌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깊이를 내려가는 것이란 설명이 적혀 있었다.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빛이 급격히 사라진다. 조명이 드문드문 있긴 하지만 발 밑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하지만 이내 눈이 어두운 곳에 적응했다. 그러자 동굴 안이 보이기 시작했다. 동굴은 엄청나게 컸고, 화려한 종유석과 석순으로 뒤덮여 있었다. 종유석과 석순은 그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데, 그 모양에 따라 이름을 붙여 놓았다. 설명을 읽어 보니 이 동굴을 처음 세상에 알린 짐 화이트란 청년이 이름을 붙인 것이란다. 예컨대 '마녀의 손톱', '사자의 꼬리', '중국 극장' 등이다.

보기에 따라 어떤 이름은 너무나 딱 맞고, 어떤 이름은 전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사람은 추상적인 사물에 이름 붙이기를 좋아한다. 우리의 뇌가 패턴으로 인식을 하기 때문이란다. 얘컨대 구름을 보면 때론 사람 얼굴이, 때론 자동차 모양이 있기도 하다. 석순과 종유석도 패턴으로 인식하면 상어, 미이라, 초콜릿 분수 등으로 보였다.

동굴 안은 너무나 커서 좋기도 했지만 금세 피곤해졌다. 우리는 올라갈 땐 엘레베이터를 탔다. 사람이 많지 않아 단번에 탈 수 있었다. 성수기 땐 한 시간도 기다린다고 했으나, 우리는 대기 시간 없이 손쉽게 나왔다.

동굴 탐험이 끝난 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나왔다. 동굴 입구에서 해질녘에 박쥐들이 떼지어 나오는 '장관'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 곳에서 연수 같은 과정에 있는 사람을 만났다. 미국 이 넓은 땅덩이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신기했다. 다들 비슷한 맘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듯 피다. '박쥐 쇼'는 실망스러웠다. 해가 다 진 뒤 나오는 것이라 잘 보이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들은 박쥐들이 많다고 아우성인데, 나는 잘 보이지 않았다. 시력이 나쁜 것인지, 야맹증인지 아무튼 안 보였다. 그렇게 첫 번째 목적지에서의 날이 저물었다. 너무나 피곤해서 다들 숙소에 돌아온 뒤 곯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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