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순서가 뒤죽박죽입니다.

티턴을 보고 옐로스톤을 갔건만 순서는 뒤바뀌었습니다.ㅎㅎㅎ

그랜드 티턴에서 하루종일 행복했던 기억이 참 좋아서 달리는 차 안에서 노트북 꺼내놓고 끄적거렸습니다.

티턴에 대한 느낌을 적어봅니다.

참.. 꼬맹이 때문에 트레일이 힘들 것 같아서 대신 트램도 타봤습니다. 트램에 대한 부분은 나중에 사진과 함께 올리겠습니다.

 

거대한 신들의 정원인 아치스 국립공원과 조금은 거친 솔트 레이크 시티를 뒤로하고 푸른 초원이 펼쳐지는 와이오밍주로 들어섰습니다.

멀리서 마치 알프스 같은 산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랜드 티턴 산맥입니다.

록키 산맥의 한 자락인 그랜트 티턴은 험준한 봉우리들을 드러내었습니다.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고준한 봉우리들, 온몸으로 파란 빛을 드러내는 호수, 멋들어진 나무들,

초원지대를 가로질러 흐르는 구불구불한 강, 티턴 산 아래로 흐르는 계곡,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란 하늘과 구름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태고적 신비가 느껴지는 히말라야나 알프스, 우아한 느낌의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 호수와는 다른 친근하면서도 격조있는 품격이 느껴졌습니다.

 

옐로스톤 방향으로 왼쪽에 티턴 산맥을 끼고 그림 같은 호수와 초원을 가로 길러 가는 드라이브 길은

정말 아름다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다녀본 그 어떤 드라이브길보다 아름다운 그림 같은 장면입니다.

자동차가 아이들의 작은 장난감 자동차처럼 보입니다.

조그마한 자동차가 티턴 산맥이라는 대자연에 그어진 가느다란 길을 통해 자연의 품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길을 타고 들어가면 티턴 산맥이 숨겨놓은 비밀의 장소에 도달합니다.

 

이른 아침 아스라이 안개가 호수에 피어오르면, 여러 새들의 지저귐으로 하루가 시작합니다.

싱그러운 나무와 풀들의 냄새를 따라 호수가를 산책하면 티턴 산맥이 이끄는 비밀의 장소에 도착합니다.

그곳엔 무스가 거닐고, 새끼 버팔로가 무리들 가운데 뛰어다니고, 땅다람쥐가 부지런히 땅굴 위로 머리를 내밉니다.

잠시 아무 생각없이 그들을 바라봅니다. 그 순간 세상의 고민도, 걱정도, 욕심도 모두 의미가 없습니다.

잠시 세상의 것을 내려 놓고 그들과 하나가 되어 봅니다.

 

제니 호수를 건너 비밀의 숲에 다다르면 오솔길이 유혹을 합니다.

물소리가 이끄는 곳으로 가면 숨어있는 폭포를 만납니다.

구불구불 흐르는 강가를 따라 걷다보면 초기 몰몬교들의 오두막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높은 티턴을 뒤로한 초원 위의 헛간을 보고 있으면 영화 <쉐인>이 떠오릅니다.

 “Shane! Come back~!” 하고 외치는 그 꼬마아이와 다부지고 멋진 남자 주인공 쉐인.

영화와 같이 석양이 지는 산 아래 강가엔 붉은 노을이 스러집니다.

 

눈앞에 사물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엔 숲이 내뿜는 향이 더욱 가깝게 느껴집니다.

나무 냄새와 풀냄새, 벌레들의 소리가 정겹게 느껴지는 밤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잭슨 레이크 랏지에서의 하룻밤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풍요롭게 지나갔습니다.

 

잭슨 레이크 랏지 2층의 넓은 유리창으로 내다보이는 호수의 아침 안개를 쳐다보며 즐기는 아침도 근사합니다.

그동안 작은 모텔 방에서 혹은 길 위에서 노마드처럼 식사를 해결했는데,

이 날만큼은 우아하게 레스토랑에서 따뜻한 와플에 생크림을 듬뿍 얹어 커피와 함께 즐겼습니다.

덕분에 주머니가 좀 가벼워지긴 했지만....ㅎㅎㅎ

 

웅장하고 거대하고 신비롭게 느껴지는 옐로스톤보다 정겹게 느껴지는 그랜드 티턴.

이곳에 잠시나마 머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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