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 Vegas로 돌아가 비행기 타고 집에 가는 일정만 남은 마지막 날입니다.


어제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저녁을 해 먹고 8시에 곯아떨어진 후 아침 9시까지 수면제도 안 먹고 그냥 퍼져 잤습니다. 느지막하니 일어나 마지막 아침 식사로 설렁탕 한 그릇 말아먹고 Grand Canyon Rim Trail을 살살 걸어볼 요량으로 다시 나왔으나 다리도 너무 뻐근한 데다 과유불급이라고 어제 Grand Canyon을 하루 종일 봐서 그런지 힘들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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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어제 고생스럽게 올라왔던 Bright Angel Trail은 별로 쳐다보고 싶지도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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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 Trail 조금만 맛보기로 걷다가 길 중간에 있는 Lookout Studio와 Kolb Studio에 가서 기념품, 사진 & 그림 구경하면서 어슬렁어슬렁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특히 Kolb Studio 안에는 Grand Canyon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잔뜩 걸려 있는데 한 번 들어가서 구경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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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Vegas로 돌아가는 운전이 대략 6시간 정도인데 오늘은 하이킹이 없는 관계로 오는 길에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아닌, 오랜만에 식당을 들려 햄버거 세트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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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Vegas로 돌아가는 길에 Williams를 잠깐 들려서 동네 구경을 했습니다. 딱 봐도 Route 66으로 먹고사는 마을 같았습니다. 마을 어디를 둘러봐도

Route 66 간판으로 도배가 되어 있더군요. 크게 볼 것은 없고 그냥 소소하게 기념품 가게 몇 개 보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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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Vegas 가는 길은 40번 고속 도로가 아닌 Route 66을 이용해서 갔습니다. 시간은 약간 더 걸리지만 역사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Route 66 운전이 단순히 앞만 보고 달리는 고속 도로 운전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가면서 속도 조절하면서 슬슬 주변 경치 구경하기도 좋습니다. 그리고 길 중간에 있는 유명한 Hackberry General Store에 들려서 가계 구경도 하시고 Route 66 관련 소소한 기념품도 구입하시구요.


Las Vegas 도착 후 차 렌털 반납하고 공항에 도착하니 비로소 나름 길고 복잡했던 이번 여행을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 그 모든 길들을 걸었다는 약간의 성취감 그리고 다시 일들이 산적해 있는 현실로 복귀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한꺼번에 몰려왔습니다. 물론 귀국해서 다시 회사로 출근하면 갑자기 벙~찌는 느낌은 어쩔 수 없겠지만 예전에도 그랬듯이 현실의 바퀴는 또 꾸역꾸역 굴러갈 것이라고 위로하면서 비행기에 탔던 기억이 납니다.

방문했던 모든 장소의 안내 책자를 한데 예쁘게 모아서 사진으로 한 컷 남겼습니다. 처음 출발할 때 세웠던 빡빡한 계획표대로 정말 잘 걸었고 아무런 후회도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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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렇게 개운하게 마무리되는 여행을 하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정말 다행인 것이 2주간 혼자 여행을 하면서 한 번도 위급하거나 예상치 못했던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었고(예를 들어 중간에 갑자기 렌트 차량에 문제가 생긴다든지 미리 예약한 숙소가 펑크 난다든지 아니면 갑자기 어디가 아프다든지 등등) 무엇보다도 여행하는 2주간의 날씨가 정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파란 하늘을 마음껏 볼 수 있었던 날씨였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여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날씨는 인간의 영역이 아닌 하늘의 영역인지라 100%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여행은 억세게 운이 좋은 여행이었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결혼 후 와이프나 가족 없이 저 혼자 했던 첫 번째 해외여행이었는데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여행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힘들게 벌어 모은 돈 가족과의 여행에서 펑펑 쓸 때가 전 제일 행복합니다) 중년에 접어든 후 처음으로 혼자서 다니는 여행도 그 나름의 맛이 있더군요. 그동안 고생했던 제 자신에게 제가 스스로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여행을 즐겼습니다. 이러한 솔로 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꿈꾸지만 여러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실제로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에 매 순간 감사했고 매 순간 소중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코로나로 인해 100% 완벽한 일상으로의 복귀는 요원한 상황이지만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요. 다시 예전처럼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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