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이 곳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맘에 무언가 갚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여행지에서 바로 올리면 지금 가시는 분들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좀 길지만 따로따로 올리겠습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시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블로그 주소 = https://blog.naver.com/jkahn98


오랜만에 일찍 잤더니 몸이 가볍다. 나는 7시간 미만으로 자면 몸이 무거운데, 여행 중에 6시간 넘게 자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어제는 밤 10시쯤 자서 오늘 오전 6시에 깼다.

아침으로 인스턴트 죽과 아내가 싼 반찬을 먹었다. 죽 양이 적어 밥을 먹었는데도 배고프다. 롯지 인근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과 샌드위치로 두 번째 아침을 먹었다. 그제서야 배가 조금 찼다. 커리 빌리지(Curry Village)는 요새미티 밸리 동쪽에 있는데, 식당이나 커피숍이 비교적 잘 갖춰진 것 같다. 가격도 적당하고 맛도 있었다.

커리 빌리지에서 동쪽으로 조금 더 들어갔다. 거울 호수(Mirror Lake)를 보러 갔다. 트레일은 쉬운 편에 속했다. 평탄한 길을 한 시간 조금 넘게 걸으니 거울 호수가 나왔다. 내가 생각했던 큰 호수는 아니었다. 작고 아담했다. 멀리 요새미티의 산들이 물에 비췄다. 그래서 거울 호수인가 싶었다. 호수 중턱에는 돌과 쓰러진 나무들이 가로막고 있었다. 흐르는 물이 그 턱에 걸려 고인물인 된 것 같았다. 윤하는 그 턱을 가로질러 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가운데 부분의 물살이 거세 가다가 포기했다. 우리는 앉아서 다른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한 백인 여성이 허벅지까지 오는 물을 헤치며 건너편으로 가려는 시도를 했다. 윤하는 시윤이와 함께 그 여성의 뒤를 좇았다. 자기들도 같이 건너보고 싶은 듯 보였다. 하지만 먼저 간 여성이 포기하자 또 다시 포기했다. 윤하는 턱의 한 가운데 부분에서 고개를 숙였다가 선글래스를 물에 빠뜨렸다. 물살이 가장 강한 부분이었다.

미러 레이크에 물이 많이 없었다. 그래도 물에 비춰진 산의 모습은 좋았다.

윤하는 속이 상했는지 나보고 찾아 달라고 했다. 물건 잃어버리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아내가 눈치를 줬다. 나는 윤하와 함께 이리저리 찾으러 다녔다. 하지만 선글래스는 어디에도 없었다. 아내는 내가 한참 선글래스를 찾자 서운해 했다. 어제 다친 허리 탓에 거동이 불편한데, 선글래스 찾는 것에 더 신경을 써서 그렇다고 했다. 찾는 것을 포기하고 트레일의 더 깊숙한 부분으로 갔다. 조금 더 가면 호수를 반대편으로 가로지는 길이 있다고 했다. 우리는 온 길을 그대로 가기는 싫어서 반대편 쪽으로 갔다.

호수 반대편에는 사람이 더 많았다. 길이 우리가 왔던 길보다 훨씬 좋았다. 대부분 포장된 도로였다. 자전거로 온 사람들이 많았고, 휠체어를 탄 사람도 있었다. 이 쪽에선 호수 주변에 사람도 더 많았다. 사람들은 수영복을 입고 호수에 들어가 놀았다. 요새미티는 물이 많아서 어디든 계곡과 호수, 강이 있다. 여름에는 아예 수영복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도 꽤 있다. 나는 요새미티에서 물놀이를 하지 못 한 게 아쉬웠다.

내려가는 길에 윤하는 힘들어 했다. 선글래스를 잃어 버려 맘이 상했고 몸도 지친 것 같았다. 우리는 차가 세워진 커리 빌리지까지 셔틀 버스를 타고 갔다. 차에 와서는 전날 가지 못 한 방문자 센터를 방문했고, 패스포트에 도장을 찍었다. 주차장에서 방문자 센터까지 걸어서 10분이나 가야 했다. 요새미티 빌리지는 우체국과 갤러리, 식료품점 등 없는 게 없었다.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편의시설이 훨씬 많았다.

차로 요새미티를 나오는 데 서운했다. 아이들은 다음에 꼭 다시와서 물놀이를 하자고 했다. 나는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이 언제 지키질 지는 아무도 몰랐다.

아이들은 국립공원에 가면 비지터 센터에 꼭 들러 스탬프를 찍고, 엽서를 산다.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에 과수원이 많았다. 체리, 딸기, 옥수수 등을 도로 옆에서 판다는 간판이 죽 세워져 있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것을 본 기억이 있다. 나는 전에 철원에 갈 때 길가에 차를 대고 옥수수를 4000원 어치 샀었다. 길가에서 산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 맛이 너무 기가 막혀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한 번 시도해 볼까 하다가 접었다. 네 시간이나 가야 하는데,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대신 기름을 넣었다. 샌프란시스코는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들어가기 전에 기름을 넣어야 했다. 구글에서 싼 주유소를 찾은 게 배럴당 6.2달러였다. 조지아에선 비싸도 4달러를 갓 넘었는데, 서쪽으로 올 수록 기름값이 비쌌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인근에 숙소를 잡았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과 산호세 중간에 있는 곳이었다. 방이 두 개가 있고 주방도 있어 나흘 간 있기 좋을 것 같았다. 숙소에 오기 전에 간단히 장을 봤다. 차에서 내리니 기온이 요새미티 때와 달리 서늘했다. 바람도 엄청나게 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여행에서 사실상 첫 도시 관광이라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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