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여행지에서 전부 바로 올리고 싶었는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았고 일정도 빠듯해서 중후반부는 집에 도착해서 올립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시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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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10일

Hyatt House Denver/Lakewood At Belmar - Liquid Descent Rafting Idaho Springs - Sushi Katsu - Denver Premium Outlets

덴버는 매력이 넘쳤다.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이 한 시간 거리에 있고, 스키와 래프팅 등 아웃도어 천국이며, 쇼핑할 곳이 많았다. 덴버 처럼 나에게 꼭 맞는 도시가 또 있을까 싶다.

래프팅을 하는 날이다. 숙소인 덴버에서 서쪽으로 차를 몰았다. 래프팅을 하려고 예약한 한 업체는 아이다호 스프링스(Idaho Springs) 지역에 있었다. 차로 30분 가량 걸렸다.

윤하는 이번 여행 이전부터 래프팅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다. 튜터인 앤드류가 래프팅 얘기를 했는데, 윤하가 그 말에 솔깃했다. 윤하는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이라 되도록 아이 말을 들어주고 싶었다. 여행 중 래프팅 할 기회를 엿봤는데, 마지막 여행지에서야 소원을 들어줬다.

아침 8시 40분쯤 도착해 체크인을 했다. 우리가 예약한 시간은 9시였는데, 그 때까진 별로 할 게 없었다. 래프팅 업체는 규모가 꽤 있어서 우리 뿐 아니라 수 십명의 사람들이 도착해서 장비를 챙기고 출발하고 있었다. 9시가 되자 이 시간에 예약한 사람들을 불렀다. 인원을 체크하고, 주의사항을 알려줬다. 핸드폰 등 소지품은 전부 차에 두고 가라고 했다. 물살이 세서 소지품이 빠지면 찾기 어렵다고 했다. 핼멧, 구명조끼, 방수복 등을 지급했다. 내가 받은 방수복은 쉰 냄새가 많이 났다. 나는 방수복을 다시 반납했다. 아내와 시윤이는 방수복을 입었고, 윤하는 입지 않았다. 우리는 등산용 샌들을 신고 갔는데, 현장에선 방수 부츠를 4달러에 대여해 줬다. 절반쯤은 방수 부츠를 대여해서 탔다. 날이 추운 날엔 발만 젖어도 몸이 떨릴 수 있다.

15분 뒤에 스쿨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클리어 크릭이란 곳이었다. 콜로라동 강의 지류였다. 가는 데 15분이 걸렸다. 우리는 '초급 래프팅'을 할 예정이었다. 초급은 6세부터 할 수 있고, 150분이 걸린다고 씌여 있었다. 가는 동안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물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래프팅 하는 곳이 어떤 곳인지 얘기했다. 가이드는 30대 초반 쯤 됐고, 웃통을 벗고 있었고, 백인이었고, 농담을 많이 했다. 나는 그 가이드가 하는 말을 30-40%쯤 알아 들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물살을 보니 제법 셌다. 잔잔한 강에서 타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아이들은 물살이 세서 긴장한 모습이었다. 출발지에는 다른 업체를 통해 온 사람들 20여명이 먼저 도착해 한 배씩 출발하고 있었다. 배는 고무 보트 같은 것으로 최대 7명까지 탈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 가족과 두 명의 미국인 부부, 그리고 가이드까지 7명을 꽉 채워서 탔다. 다른 배는 5명, 6명인 것도 있었다. 우리 배의 가이드는 배를 타기 전 노 젓는 요령을 알려줬다. 노는 팔로 젓는 게 아니라 몸으로 저어야 한다. 노는 가이드가 말 할 때만 저어야 한다. 노는 한 번, 혹은 두 번 단위로 끊어서 젓는다. 뒤로 갈 때는 노를 박고 몸을 이용해 뒤로 죽 당겨야 한다.

우리 차례가 됐다. 출발하자 마자 물이 확 튀었다. 여기는 디즈니 랜드가 아니라고 가이드가 강조했던 게 생각났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이드는 "오른쪽 한 번", "전체 두 번", "뒤로 한 번" 이런 식으로 구령을 외쳤다. 우리는 구령에 맞춰 노를 저었다. 물살이 세거나, 배가 바위 쪽으로 가거나, 배가 균형을 잃으면 노를 저었다. 여섯 명이 똘똘 뭉쳐 노를 저었다. 나는 아이들 몫까지 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저었다.

물살은 셌다가 잠잠했다 했다. 잠잠할 때 가이드는 말을 많이 했다. 그는 스키 강사로 일을 하는데 여름에만 잠시 래피팅 가이드를 한다. 콜로라도에서 나고 자랐고, 콜로라도를 너무 좋아한다. 일 년에 스키 부츠를 신고 있는 날이 180일을 넘는다. 퓨마는 보기 힘든데 자기도 딱 한 번 봤다. 이 곳은 원래 금광이었고, 지금도 금이 나서 사람들이 종종 금을 물에서 캔다. 등의 내용이었다. 나는 대부분 못 알아듣고 간간이 알아 들었다. 이런 투어를 할 때면 미국 사람들은 이것저것 말을 많이 한다. 잘 만 하면 정말 필요한 정보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노를 저으며 영어까지 잘 할 실력이 안 됐다. 나는 나의 영어 실력을 한탄했다.

물의 결은 세졌다, 약했다 했다. 조금 배를 타니 적응이 됐는 지 셀 때도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세지기를 기대했다. 물살이 세거나, 돌이 튀어 나왔거나 할 때면 배가 출렁였다. 출렁일 때는 어김없이 물이 튀었다. 물은 이리저리 골고루 튀지 않고 주로 내가 있는 오른쪽 면으로 많이 튀었다. 나는 금세 엉덩이가 다 젖었다. 더운 날이라 물이 튀면 신이 났다. 시윤이는 물 튀는 것을 좋아해서 물을 맞고 싶어했다.

래프팅을 실제 한 시간은 80-90분쯤 됐다. 가는 동안 가이드가 미국인 부부에게 "왜 중급 래프팅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중급이 훨씬 재밌다는 뉘앙스였다. 여자는 "아이들과 같이 타는 게 좋다"고 했다. 실제로 그래 보였다. 이 여자는 윤하와 시윤이에게 말을 많이 걸었다. 윤하는 질문도 하고, 답변도 하면서 곧잘 말을 잘 했다. 이 여자는 아이들에게 친절해서 하나를 물어보면 열을 대답했다. 이 부부는 애가 셋이 있고 26살, 22살,18살이다. 다 키워서 독립해서 살고 있고 손주도 하나 있다.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으며,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배에 우리 가족만 타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래프팅을 마친 뒤 사진을 구매했다. 사진사가 따라 붙어 우리 모습을 계속 찍고 그걸 파일로 팔았다. 사진을 사는 데 58달러쯤 했다. 파일은 에어드롭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스마트폰에 전송해줬다.

덴버 인근에서 래프팅을 했다. 초급인데도 물살이 제법 거셌다. 아이들 뿐 아니라 나와 아내도 신이 났다.

래프팅이 끝나니 허기가 졌다. 우리는 지인 소개로 알게 된 스시집에 갔다. 호텔에서 6분 거리에 있었다. '스시 카츠'(Sushi Katsu)란 곳이었다. 1인당 34달러를 내면 무한정 먹을 수 있다. 주중 점심에는 25달러였다. 우리는 일요일이라 저녁 요금을 냈다.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을 다 시켜줬다. 연어, 참치, 날치알, 연어알, 장어 등이 들어간 밥을 주문했다. 또 갈비, 새우튀김, 오징어튀김, 우동 등도 주문했다. 초밥은 맛이 없었다. 밥이 많고 생선은 적었다. 아내는 특히 쌀이 맛이 없다고 했다. 초밥은 밥을 잘 짓는 것이 기본인데, 이 집은 기본이 안 됐다. 대신 튀김이 너무 맛있었다. 튀김 맛집이었다. 갈비도 잘 구워내서 맛이 좋았다. 스시가 먹고 싶어서 갔는데 튀김과 구이를 잔뜩 먹고 나왔다.

덴버에선 시내 관광은 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미국의 여러 도시를 다녀봤는데 시내 관광 할 때 좋았던 곳은 뉴욕 밖에 없었다. 덴버는 큰 도시라 관광 대신, 쇼핑하러 갔다. 덴버 프리미엄 아울렛이란 곳이었다. 싸게 살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우리는 플로리다 올랜도, 네바다 라스베가스 등 미국 여러 지역의 아울렛을 갔지만 번번이 싸게 사지 못했다. 30-40% 수준의 세일에 불과했다. 높아진 환율, 짐 가지고 가는 데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사는 게 이득이었다. 종종 70% 안팎 하는 것도 있었지만 살 게 많이 없었다. 미국은 작년부터 인플레이션과 공급난 탓에 예전 만큼 세일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다.

덴버에선 달랐다. 지금까지 본 가격 중에서 가장 좋았다. 매장들은 기본 40-50%부터 세일을 했다. 여기에 추가 할인이 많았다. 휴대폰 앱을 깔아 VIP 쿠폰을 보여주면 또 할인을 해줬다. 나는 오클리 매장에서 선글라스와 스키 고글 두 개를 샀는데, 할인이 60-70%나 됐다. 두 개 이상 사면 추가 할인을 많이 해줬다. 우리는 이 곳에 늦게 온 것을 후회했다. 살 것은 많은데 금세 문을 닫았다. 우리는 옷 몇 벌과 화장품 등을 더 사고 돌아와야 했다. 덴버는 쇼핑하는 것도 좋았다. 나는 덴버에 며칠 더 있고 싶었지만 일정 상 머물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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