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Glacier + Yellowstone + Grand Teton National Parks (4편 –여행을 마치며)

Bozeman 공항 -> Grand Teton NP & Jackson -> Yellowstone NP -> (Three folks) -> Glacier NP -> Helena -> Bozeman 공항

지난 이야기(1편): https://usacartrip.com/xe/index.php?mid=usa_board&category=5319&document_srl=2158881

지난 이야기(2편): https://usacartrip.com/xe/index.php?mid=usa_board&category=5319&document_srl=2158899

지난 이야기(3편): https://usacartrip.com/xe/index.php?mid=usa_board&category=5319&document_srl=2158952

[Day 10]

(Glacier NP – Lake McDonald) 여행하러 와서 알람 없이도 주로 새벽에 일어났기 때문에 방심했는지, 오늘은  늦잠을 자버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호수도 보고 아침 식사도 하려고 했으나 체크아웃 전까지 나가기도 바쁘게 되어버렸네요. 주변에 있는 옥빛 계곡에 발 한 번 담가보려고 여러 곳을 시도했으나 모두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사진만몇 장 찍고 다시 Lake McDonald Lodge로 돌아와 점심을 먹었습니다. 조금 더 일찍 돌아다녀야 하나 봅니다.

캠프스토어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호숫가에 내려가 쓰러진 통나무에 앉아 점심을 먹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물수제비를 알게 된 아들은 계속 연습하겠다고 호수에 돌을 던지고 있고, 덕분에 호수 옆 자갈밭에서 평온한 시간을 보낼수 있었습니다.

(Lake McDonald 호숫가)

(Glacier NP – Apgar Visitor Center & Village) 오늘이 Glacier NP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주니어 레인저 뱃지를받기 위해 Apgar Visitor Center로 향했습니다. 뱃지를 받기 위해서는 레인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하나를 듣는 것이필수라 근처에서 진행하는 tree trail에 참여했습니다. 생태학을 전공한 레인저가 비지터 센터 주변에서 같이 트레일을 하며 이곳의 나무들에 대한 설명을 해줬습니다. 함께 50분 동안 트레일을 걸으며 여러 소나무의 종류, 화산 활동에 의해 cedar tree가 어떻게 여기서 자라게 되었는지 등을 설명해 줬습니다. 아들의 주니어레인저 덕분에 아내와 저도 이전에는 몰랐던 것을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미국 국립공원에 아이와 함께 간다면 꼭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재까지 1년 동안 저희 아들은 서른 개 정도의 뱃지를 모으고 NPS에서 관리하는 국립공원이나 히스토릭 모뉴먼트에 가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Ranger와 함께하는 Tree Trail)

레인저와 함께한 트레일은 다시 처음 시작했던 비지터 센터로 돌아가서 마치는 대신 Apgar Village 입구에서 해산했습니다. 여기는 많은 상점과 음식점들이 마을처럼 형성된 정말 Village였습니다. 생긴 지 70년 된 아이스크림 집에서허클베리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고, 기념품 가게도 들렀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근처 호수변에서 우리도 하염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들은 수영복도 없이 바지를 입고 물에 들어갔고, 우리는 미시간에서 온 다른 한국가족을 만나 근처에 체리피킹 하기 좋은 농장과 플랫헤드 근처 맛있는 햄버거집도 소개받았습니다.

(Apgar Village 쪽에서 바라보는 Lake McDonald)

호수의 시간이 너무 편안해서인지 주니어 레인저 뱃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했습니다. 다시 비지터센터까지돌아가려면 걸어서 30분인데, 그러면 이미 5시가 넘어 비지터 센터가 문을 닫을 것 같았습니다. 영어도 짧은 아들이노력해서 여러 가지 문제도 풀고, 열심히 사진도 찍고, 레인저 프로그램도 참가했는데 뱃지를 못 받으면 너무 슬플것 같았습니다ㅜㅜ 정 안되면 내일 다시 먼 길 돌아오자고 얘기하며 비지터센터에 도착하니 5:35분. 그런데 아웃도어 센터는 종료 시각이 5:30이고 레인저 한 분이 이제 막 짐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아들은 “excuse me~” 을외치며 뛰어가서 이미 시간이 지난 것은 알지만 혹시 레인저 뱃지를 받을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다행히 레인저가흔쾌히 친절하게도 벤치에 앉아서 아들이 푼 문제를 하나씩 살펴보고 주니어 레인저 선서 후에 뱃지를 줬습니다. 퇴근 시간 지나서 일을 받는 게 얼마나 괴로운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너무나 죄송스러운 마음에 혹시나 하며 부탁했는데,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 주어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여러 뱃지들 중에서도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뱃지입니다.

(Glacier NP - Cedar Creek Hotel) 오늘 숙소는 글레이셔 국립공원 동쪽 밖에 있는 Cedar Creek Hotel입니다. 국립공원 밖에 있지만 Xanterra에서 관리하는 곳입니다. 새로 지은 호텔이고 가격도 비싼 편이라 그런지 역시나 좋습니다. 넓고 깨끗하고 아침도 주고.. 국립공원 밖 Columbia Falls 시내에 위치해서 인터넷과 핸드폰도 잘 터집니다. 다시 문명 세계에 돌아온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즐거웠던 Glacier NP 여행도 마무리 지었습니다. 

[Day 11~12]

보즈먼으로 돌아가는 길에 플랫헤드 호수를 구경하고 주변 체리 농장에서 체리피킹을 했습니다. 매년 체리 딸 수 있는 시기는 다른데 보통 7월 말~8월 초인 것 같습니다. 농장에 들어가서 낮은 나무의 체리를 손쉽게 딸 수 있었고, 파운드당 1.5~2불 정도 했습니다. 저희는 Big Fork Orchards라는 곳에 갔는데 다른 곳은 가보지 못해서 비교할 수는없으나, 재밌는 체험이었습니다. (체리를 많이 따서 트렁크 절반을 채웠는데, 나중에 보즈먼 공항에서 X-Ray 검사할때 열어서 보여줘야 했습니다^^)

(아이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체리피킹)

플랫헤드 호수는 인터넷에서 봤을 때 엄청나게 맑아서 깊은 물 속까지 투명하게 보인다고 했는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 다른 호수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워낙 맑은 호수를 많이 보고 호수에 발 담그고 논 시간이많아서 그런지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호수 서편에 큰불이 나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고, 이 때문에 주변 공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모로 기대보다 못한 곳이었습니다. 아마도 공기 맑고 햇살 좋은 다른 날왔으면 훨씬 좋았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어제 미시건에서 온 가족에게 소개받은 맛있는 햄버거집(버거빌)이 호수 남쪽 폴슨이라는 도시에 있어서 갔는데, 30분 정도 기다려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햄버거와 허클베리 쉐이크를 사서 플랫헤드 호수 근처 공원 풀밭에서 먹었으나, 뿌연 하늘과 힘차게 부는 바람 때문에 오래 있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4시간 정도 운전해서 Helena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아침 몬태나주 의사당을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여행의 출발점이었던 Bozeman으로 와서 로키 박물관에 갔습니다. 공룡, 인디언, 우주 등 조금 뜬금없는 구성이긴 했지만 각각의 전시가 충실했고, 특히 공룡 화석 관련 전시가 좋았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날이 마침 제 생일이라 저녁은 맛있는 곳에서 먹자고 했습니다. 벨그레이드의 Mint Cafe & Bar에서스테이크를 먹었는데 훌륭했습니다. 들판을 달리며 보았던 행복해 보인 그 소 중의 하나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렌터카를 반납하고 밤 11:45분 비행기를 탔습니다. 아들과 함께하는 첫 국립공원 로드트립이라 멀미는 하지 않을지, 밥은 잘 챙겨 먹을 수 있을지, 곰을 만나지는 않을지 걱정이 많았지만,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저나 아내처럼 대자연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고, 주니어레인저에 취미를 붙여 더 많은 곳을 보러 가고싶다고 한 것도 다행입니다. 이후 1년 동안 함께 여러 곳을 여행했지만, 아직도 지난여름의 국립공원 투어는 그중에 best of the best로 꼽을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