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미국 서부 Grand Circle Tour 2018 - Prologue

2017년 가을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미국 서부 여행을 가족들과 처음 하면서 Grand Circle에 위치한 주요 국립 공원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습니다. 뭐에 한 번 꽂히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미국 서부를 2018년 가을경에 다시 방문할 것을 결정한 상태에서 본가를 2018년 구정 즈음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아버지께 "저 미국 서부 가을에 또 갈까 싶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 첫 번째 반응이 "그 징한 곳을 또 가냐?" 그리고 두 번째 반응은 "니 엄마 한 번 더 데리고 갔다 와라. 내가 엄마 여행 비용은 다 대 줄게"였습니다.

어머니께 "아들이랑 둘이서 미국 서부 여행 한 번 더 하실래요?" 여쭤봤더니 싫다는 말씀을 안 하시더군요. 구정 끝나고 서울로 돌아와서 바로 여행 계획을 일인용에서 이인용으로 수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급한 어머니 비행기 표를 구매한 것과 기존 예약이 완료된 숙소를 대상으로 숙박 인원을 변경하고 나니 딱히 더 할 일은 없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아버지는 1945년생이시고 어머니는 1948년생이십니다. 연세가 적지 않으신데 워낙 두 분이 건강하셔서 상당히 빡센 하이킹이 포함된 2017년도 미국 서부 여행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내실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희 어머니께서는 해외여행 가셔도 시차 적응 문제 일도 없이 베개에 머리만 대면 바로 주무시고 외국 음식 가리지 않고 다 잘 드시고 무엇보다도 체력이 엄청 짱짱하셔서 제가 하자고 하는 모든 종류의 하이킹을 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2018년도는 가족과의 해외여행 계획을 다른 해에 비해 유달리 많이 잡아 놓은 해였습니다. 3월에 와이프와의 발리 여행, 7월에 본가 가족 모두(아버지, 어머니, 여동생 및 조카 둘 - 와이프는 여행의 성격이 시댁 여행인지라 아주 기쁜 마음으로 자발적 불참)와 함께 간 스위스 2주 여행, 그리고 9월에 어머니와 함께 가는 미국 서부 여행 이렇게 총 3개의 스케줄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많은 인원이 움직여야 하는 7월 여행 및 수많은 하이킹으로 점철된 9월 여행 관련 A부터 Z까지 아주 단단히 준비해 놓았는데 4월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하나 발생되었습니다. 제가 3월 말 발리 여행을 다녀온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에 걸려 2주간 입원하게 된 것인데요. 이때 하도 고생을 해서 키가 176 cm인 제가 퇴원할 때 몸무게가 55 kg이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해골바가지가 되어서 병원을 나온 것이죠. 2주 입원 기간 동안 어머니가 서울로 올라오셔서 아들 병간호를 2주 내내 병원 침대 옆에서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퇴원 후 제 몸 상태를 보시더니 올해 7월 및 9월 여행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으니 다음으로 미루자고 하셨는데 제가 싫다고 그랬습니다. 두 여행 모두 한 번 미루면 다시금 계획하기가 쉽지 않은 성격의 여행들이기도 했고 특히 2주간 제 병상 옆에서 고생하신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제가 빨리 회복한 이후 계획된 여행을 너무나 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퇴원한 이후에도 이런저런 폐렴 후유증으로 인해 한 두어 달 고생하기는 했지만 7월부터는 몸이 많이 좋아져서 계획했던 스위스 및 미국 서부 여행을 모두 다녀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래가 어머니와 함께 했던 2018년도 미국 서부 여행 스케줄 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