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9: 2023 9 21일 목요일

 

어제 저녁 해질 무렵에 도착한 Grand Canyon NP North Rim의 첫인상은 '정말 춥다'였습니다. 이번 미국 서부 여행 기간 동안 춥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이곳의 공기는 저녁에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웠습니다. South Rim에 비해 고도가 높아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추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습니다. 저녁에 기념품 가계에 가서 가성비가 괜찮은 스웨터를 한 벌 사서 입으니 그나마 좀 견딜 만 했습니다. 미국 옷들이 재질이 퍽퍽하고 디자인도 촌스러운 편인데 이 스웨터는 재질도 부드럽고 디자인도 깔끔한 편이라 한국에 돌아와서도 겨울에 아주 잘 입고 돌아다녔습니다.

 

숙박 관련 여러 선택지가 있는 South Rim과 달리 North Rim에는 Lodge가 하나뿐입니다. 따라서 이번 여행을 계획함에 있어서 가장 먼저 예약했던 숙소가 North Rim Lodge였습니다. 원래 인터넷을 통해 예약이 가능한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인터넷 예약이 안 되는 바람에 결국 국제 전화를 통해서 예약했습니다. 본인이 방문하는 해당 월 전체 예약이 일년 전 해당 월 1일에 열립니다. 2024 9 30일에 North Rim Lodge에 머물 경우 2023 9 1일부터 바로 예약이 가능합니다. 성수기에는 숙소가 동나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숙소 예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이틀을 머물렀는데 제가 예약한 Motel Room with 1 Queen Bed 하루당 가격이 $183.27이었습니다. 가족들이 주로 이용하는 Cabin의 경우 숙소가 워낙 오래된 관계로 사용 후기를 보면 쥐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Motel의 경우 그럴 걱정은 없어 보였습니다.

 

North Rim Lodge에는 멋진 분위기를 자랑하는 식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North Rim을 방문했다면 여기에서 식사를 한 번 해 보는 것도 잊지 못 할 경험이 될 것입니다. 통나무와 돌을 이용해 만든 건축 방식은 North Rim의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조합이며 식당 내부의 통창을 통해 North Rim을 시원하게 바라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조식의 경우 오전 6 30분 식사 시작에 First come, first served 형태라서 오전에 일찍 일어나 6 20분에 식당으로 갔는데 앞에 1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줄에 동참해 순서를 기다리다가 제 바로 앞에 계신 미국 부부와 서로 통성명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식당에 입장할 때가 되자 미국 아저씨께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침 혼자 먹지 말고 자기들이랑 함께 하자고 제안하셔서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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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Francisco에서 오신 Bruce Sylvia 부부셨는데 두 분 모두 은퇴 후 여행을 즐기시고 계셨습니다. 6 30분부터 시작된 아침 식사는 온갖 수다를 함께 떨다 보니 8시까지 진행되었는데 지금까지의 제 미국 여행 이야기,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이야기, 한글 창제 이야기, 미국과 한국의 서로 다른 거리 단위 사용(미국은 Mile & Feet, 한국은 Kilometer & Meter)으로 인한 불편함, San Francisco에서 요즘 너무나 빈번한 차량 및 가계 절도 문제(Smash & Grab이라는 영어 표현을 이 날 처음 알게 됨) 그리고 Bruce 아저씨의 독특한 베이컨 철학(자기는 바싹 태운 베이컨이 좋은데 이 식당의 베이컨은 너무 적당히 익혔다는 귀여운 투정)까지 별의 별 이야기를 다 했습니다. 보통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안 하는 것이 대화의 불문율이지만 제가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라 그런지 정치 이야기조차도 유쾌한 대화의 주제가 되었는데 Bruce 아저씨가 사실 미국 사람들이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서로 원수처럼 대하지는 않는데 미디어에서 너무 과장되게 보도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식당 홈페이지에서는 아침 단품 메뉴판이 버젓이 올라와 있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그냥 조식 뷔페만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성인 기준 인당 $20입니다. 어차피 $13~$17 정도 되는 단품 메뉴에 $4 커피값 지불하면 가격은 큰 차이가 없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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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친 후 제가 먹은 아침 값을 따로 계산하려고 했는데 Bruce 아저씨께서 Welcome back to USA의 의미로 본인이 아침을 사시겠다고 하는 바람에 졸지에 아침을 얻어먹게 되었습니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서로 오늘 즐거운 여행 하자고 작별 인사를 나누고 식당에서 헤어졌습니다.

 

식사 후 North Rim Lodge 로비 건물을 천천히 보니 사진에서 많이 봤던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특히 탁 트인 통창 3개로 이뤄진 로비 중앙에 놓여 있는 소파에 앉아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따뜻한 아침 햇빛을 쬐며 앉아 있으니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습니다. 로비 밖으로 나가면 눈앞에 펼쳐지는 North Rim을 편안히 앉아서 바라볼 수 있는 의자 및 벤치가 여러 개 놓여 있습니다. 벌써부터 모닝 커피 한 잔과 함께 이곳에 앉아 있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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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North Rim Lodge 내부 및 주변도 좀 천천히 둘러보았습니다. 어제 저녁의 경우 도착했을 때 이미 어두컴컴한 상황이라 Lodge 주변은 오늘 아침에서야 제대로 처음 본 셈입니다. Lodge 로비 건물 옆에는 Roughrider Saloon이라는 간단한 음료 및 주류를 즐길 수 있는 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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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or Center에 가서 날씨 상황(North Rim 최저 기온이 4도까지 떨어지니 어제 저녁에 춥다고 느낀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음) Rim to Rim 하이킹 도중 어디에서 물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했는데 다행히도 물은 거의 대부분의 지점에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Ranger와도 Rim to Rim 하이킹 관련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가운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정보는 North Kaibab Trailhead의 주차장 상황이었습니다. Ranger는 이곳 주차장이 그리 크지 않고 따라서 주차장에 너무 늦게 갈 경우 주차를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될 수 있으니 가능하면 내일 아침에 최대한 빨리 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 줬습니다. 보통 몇 시면 주차장이 만차가 되느냐고 물었더니 상황에 따라 매일 다르지만 보통 오전 7시가 넘으면 주차를 장담할 수 없다고 답해주었고 이로 인해 내일 오전에 식당에서 하이킹 시작 전에 우아하게 뷔페 식사를 하고 Trailhead로 여유롭게 이동하려고 했던 저의 계획은 바로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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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행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그 동안 차량 뒤에 어지럽게 펼쳐놨었던 짐 정리부터 끝냈습니다. 어제 저녁에 도착한 후 배정된 숙소(사실 체크인 전에는 숙소가 어디로 배정될 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주차를 가까이 할 수가 없었으며 North Rim Lodge의 경우 로비 입구 기준으로 양쪽으로 길게 숙소가 배치되어 있어서 로비에서 숙소까지 걸어야 하는 거리도 상당함 - 아래 지도 참조)에서 꽤 떨어진 곳에 주차를 했었는데 오전이 되니 주차장에 빈 자리가 많이 생겨서 숙소와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차량을 이동한 후 숙소와 차량을 여러 번 오가면서 짐 정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Rim to Rim 하이킹을 끝내고 South Rim에서 North Rim으로 오후에 돌아와서 그 날 즉시 차를 몰고 Las Vegas로 이동 후 저녁에 차량을 렌터카 회사에 반납해야 하는 일정이라 오늘이 아니면 짐 정리를 할 수 있는 날이 없었습니다. 일정을 다 끝내고 어차피 할 일 없는 저녁에 할까도 했지만 저녁이 되면 날도 어둡고 너무 춥기 때문에 해가 떠 있는 시간을 짐 정리에 사용하는 것이 좀 아깝기는 했지만 오전에 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었습니다. 3주 일정 동안 트렁크에 마구 벌려 놓은 짐들을 다시금 여행 가방에 차곡차곡 정리하는데 무려 1시간 반이나 걸렸고 짐 정리가 다 끝나고 나니 벌써 오전 11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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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정리가 끝나자 마자 North Rim을 구석구석 구경하기 위해 차를 몰고 출발합니다. Shuttle Bus를 타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South Rim과 달리 North Rim은 자차를 이용해서 주요 포인트까지 꽤 긴 시간을 운전해야 구경할 수 있는데 차를 이용해 가야 하는 주요 Point는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Kaibab Plateau에 위치한 Point Imperial 그리고 Walhalla Plateau에 위치한  Roosevelt Point & Cape Royal 이렇게 세 군데입니다. Visitor Center 기준으로 Point Imperial은 편도 18 km이고 Cape Royal의 경우 편도 37 km나 떨어져 있기 때문에 아무리 빨리 돌아다녀도 세 군데를 다 보는데 반나절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Visitor Center 바로 앞에 있는 Bright Angel Point 하이킹까지 포함할 경우 North Rim 주요 지점을 모두가 봤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야 하고 만약 기타 주변 Trail까지 몇 개 걷고자 한다면 적어도 이 곳에서만 3~4일 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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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전에 Ranger와 이야기를 나눠 본 North Kaibab Trailhead 주차장부터 들렸습니다. 다행히 Visitor Center에서 차로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내일 아침에 식사 느긋하게 먹고 Trailhead까지 걸어서 갈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봤지만 3.4 km 거리라서 45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제가 솔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히치하이킹이라는 최후의 수단도 있지만 그런 모험은 안 하기로 했습니다.  Trailhead의 각종 안내판 정보를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읽어도 보고 내일 출발할 입구 모양새도 한 번 눈에 익혀 둡니다. 주차장은 Ranger가 이야기한 바와 같이 그리 넓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정도로 작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이 주차장에 빈 자리가 없을 경우 주차장 들어오기 직전 도로의 양 옆에 주차를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 있지만 길 옆 주차 가능 대수도 대충 세어보니 20대가 안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결국 내일 아침 Trailhead 주차 관련 제가 내린 최종 결론은 오늘 저녁에 식당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고 내일 오전 6시에 주차장까지 도착한 후 해가 뜰 때까지 차량에서 대기하다가 샌드위치 아침을 먹고 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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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Kaibab Trailhead에서 일단 가장 멀리 자리하고 있는 Cape Royal부터 갔습니다. Trailhead에서 11 10분 출발해서 Cape Royal 주차장에 12시에 도착했으니 편도로 가는데 약 50분이 걸린 셈입니다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Angels Window Cape Royal을 가기 위해서 짧은 길을 걷습니다. 편도 0.7 km의 편안한 포장 길이라서 휠체어 접근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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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Grand Canyon을 바라보며 걷다 보니 바로 Angels Window에 도착합니다. 절벽 한 가운데 Arch처럼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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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s Window를 본 후 다시 Cape Royal Point로 갑니다. 해발 2397 m에 자리잡고 있는 전망대에 서면 눈 밑으로 깔리는 다양한 경치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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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몇몇 Rock Formation이 있는데 각각 Freya Castle, Vishnu Temple 그리고 Wotans Throne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아래 사진 오른쪽이 Freya Castle이고 그 아래 사진이 Vishnu Temple 그리고 마지막 사진이 Wotans Thron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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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Rock Formation은 나란히 위치하고 있어서 전망대에 서면 한 눈에 모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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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어 좀 더 멀리 바라보면 South Rim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Colorado River를 여기서는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있음을 알 수 있고 저 멀리 이틀간에 걸쳐 걸어가야 할 South Rim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마음 속으로 '저기까지 걸어서 간다고? 내가 이 나이에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하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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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을 보니 안전 시설이 전혀 없는 곳에서 위험하게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절벽 맨 끝에 서 있는 여자분을 보면서 정말 조마조마했는데 발을 잘못 딛는 순간 그냥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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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서 주변을 자세히 보다 보니 이곳에 Mini Angels Window가 하나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구멍이 너무 작기는 하지만 국립공원 측에서 이와 관련 아무런 언급을 안 하고 있는 것도 좀 의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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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면서 약간 다른 각도에서 Angels Window를 다시 한 번 보고 주차장으로 돌아가는데 아침 식사를 같이 했던 Bruce Sylvia를 여기서 다시 만났습니다. 서로 반가운 인사를 주고 받고 헤어졌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여기서 사진 한 장 같이 못 찍은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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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 Royal에서 대략 1시간 정도를 보낸 후 Roosevelt Point로 가는 길 중간에 있는 Walhalla Overlook에 들렸습니다. 오후 1 10분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바라보는 South Rim Unkar Creek 경치가 아주 볼 만 합니다. 안내판 정보를 자세히 읽어 보니 이전 Colorado River North Rim을 오가면 생활했던 Pueblo 인디언들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었습니다. 도로 바로 뒤로 가면 예전 주거지 유적지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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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 35분에 Roosevelt Point에 도착했는데 Grand Canyon 보호에 각별한 노력을 쏟은 26대 대통령 Theodore Roosevelt를 기리기 위해 이곳의 이름을 Roosevelt Point로 지었다는 동판이 있었습니다. Roosevelt 대통령이 1903년이 Grand Canyon 관련 언급한 말이 동판에 멋지게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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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e it as it is. You cannot improve on it. The ages have been at work on it, and man can only mar it. What you can do is to keep it for your children, your children's children, and for all who come after you, as the one great sight which every American...should see."


Roosevelt Point를 보기 위해서 300 m 정도를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 Roosevelt Point의 높이가 해발 2582 m인데 여기만 와도 North Rim South Rim에 비해 얼마나 높은지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South Rim을 내려다 보게 됩니다. 이전 Cape Royal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South Rim 뒤로 펼쳐지는 Plateau를 볼 수 없었는데 여기서는 South Rim 뒤로 펼쳐지는 광활한 Plateau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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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면서 계속해서 조금씩 변하는 Grand Canyon의 경치는 언제 봐도 백만 불짜리 경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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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한 포장도로였던 Cape Royal에서의 길과 달리 Roosevelt Point로 가는 길은 그냥 거친 능선을 타고 어지럽게 걸어야 해서 훨씬 더 재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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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 왼쪽 끝에 둥그렇게 생긴 바위 끝이 Roosevelt Point Trail의 끝입니다. 막상 끝 부근에 도달하고 보니 마지막 구간은 바위 암벽으로 이뤄져 있는 위험한 길이라서 아주 끝까지 가지는 않았고 그냥 소심하게 사진만 한 장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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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sevelt Point를 나와 Point Imperial로 가는 중간에 Vista Encantado 전망대가 있는데 아래와 같은 경치를 볼 수 있으니 잠깐 들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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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 31분에 North Rim에서 가장 높은 Point Imperial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의 높이는 해발 2683 m이고 Cape Royal과 비교하면 거의 300 m 이상의 고도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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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로 향하는 길 벤치에 부부가 여유롭게 앉아서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경치를 즐기고 계셨습니다. 항상 관광객들도 붐비는 South Rim에 비해서 North Rim은 정말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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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로 가는 길에는 계단 및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서 어린이나 노약자 분들도 안전하게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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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보니 눈 앞에 뾰족하게 솟아 있는 Mt Hayden을 필두로 해서 멋진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고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보니 모든 주변 경치를 내려다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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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옆 벤치 부근에 있는 안내판을 보니 눈앞에 보이는 경치는 Echo Cliffs Vermillion Cliffs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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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Imperial까지 모두 본 후 숙소로 복귀하는 길에 North Kaibab Trailhead를 다시 한 번 들려봤는데 주차장에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여기에 차를 세우는 분들은 모두 Rim to Rim 하이킹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에 중간에 차가 나가는 일은 없을 듯 합니다. 주차장을 돌아 나가는 길에 언뜻 보니 이곳에 노새 목장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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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 30분에 숙소로 돌아와 내일 하이킹에 사용될 짐들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기 위해 책상 위에 모두 펼쳐 놓아 보았습니다. 텐트, 침낭, 베개 및 깔판은 모두 백팩에 담아 놓았고 나머지 자질구레한 물품들 위주로 빠진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해 봅니다. 무게를 줄인다고 짐을 최소화했지만 그래도 배낭 무게가 10kg이 넘어가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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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에 Lodge 옆에 위치한 Deli In The Pines 식당으로 가서 칠리 핫도그로 늦은 점심을 해결한 후 다시 Lobby로 갔습니다. 어제 제가 도착한 시간에는 Check In 줄이 거의 없었는데 오후 4시가 넘은 지금은 Lobby에는 Check In을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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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bby 통창 경치를 다시 한 번 감상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후 4 30분에 Bright Angel Point로 가기 위해 Lobby 뒤에 위치한 Trailhead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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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Bright Angel Point뿐만 아니라 Campground 방향으로 가는 Transept Trail의 출발점이기도 한데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바로 분기점에 도착합니다. 분기점까지 가는 길 초반은 약간 울퉁불퉁한 흙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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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점에서 뒤를 돌아 올려다 보니 North Rim Lodge Lobby 건물의 통창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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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ght Angel Point Trail은 왕복 0.8 km의 짧은 길입니다. 길을 실제로 걸어보니 South Rim Rim Trail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Rim 주변으로 길이 잘 포장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길을 걸으면서 계속 눈앞에서 펼쳐지는 Grand Canyon 경치 역시 South Rim에서 보는 경치와 상당히 유사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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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잘 다져진 흙길을 돌아가니 길이 아스팔트 길로 바뀌면서 Grand Canyon의 모습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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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된 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니 그나마 이곳이 제일 사람이 붐비는 곳임을 알 수 있었는데 South Rim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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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ght Angel Point에 도착하니 안전을 위해 설치해 놓은 난간 끝에 안내판이 하나 설치되어 있었는데 눈 앞에 펼쳐진 저 협곡 끝에 Phantom Ranch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습니다아래 사진 가운데 깊숙하게 파인 협곡이 내일 걷게 될 North Kaibab Trail이 지나가는 Bright Angel Cany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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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ght Angel Point에서 North Rim 방문 기념 사진을 한 장 남겼습니다. 위에 입고 있는 옷이 어제 저녁에 구입한 Grand Canyon 스웨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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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Lodge로 돌아오는 길에 Transept 방향 화살표가 있어서 이 쪽으로 걸어서 나갔는데 Lodge뒤를 돌아서 나오는 길 위에 설치된 조그만 건물이 하나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돌로 만든 일종의 토굴 같은 건물이었는데 호기심에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아래와 같이 Grand Canyon을 배경으로 멋진 액자 사진을 찍을 수 있게끔 벽에 창문 형태의 구멍이 하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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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을 끝내고 오후 6시에 정확히 Lobby에 도착했는데 마침 그 시간에 Lobby 앞에 걸린 미국 국기를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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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향하는 길입니다. Lobby 앞쪽에는 Cabin이 먼저 자리잡고 있고 Cabin 구역을 지나면 제가 머무는 Motel 구역이 나오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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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와서 내일 하이킹을 위한 백팩을 꾸린 후 한 번 짊어져 봤습니다. 백팩의 두께가 제 몸통의 두 배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다행히 백팩을 살 때 내구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비싼 브랜드로 구입해서 그런지 가방 무게의 상당 부분이 어깨가 아닌 허리로 분산되면서 그리 무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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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가 넘어서 다시 Delis In The Pines에 가서 피자 한 조각에 콜라로 저녁을 때우고 내일 아침으로 먹을 Wrap 샌드위치까지 하나 구매했습니다. 이 매장에서 계산할 때 Tip 관련 변화된 미국 문화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식당은 셀프 서비스 식당이기 때문에 음식값을 계산할 때 사실 Tip을 지불할 필요가 전혀 없는 매장임에도 불구하고 카드 계산을 할 때 종업원이 Tip을 입력하는 화면을 보여주면서 Tip을 지불할 것인지를 물어봤습니다. 당연히 저는 Tip을 지불할 의사가 없었고 쫄지 않고 Tip Zero로 입력한 후 계산을 마쳤습니다. 뒤에서 계산하는 다른 미국 분들을 보니 다들 이러한 경우에는 Tip을 지불할 것인지 물어보는 직원을 좀 황당하게 쳐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경우에 맞닥뜨리더라도 당황하지 마시고 본인이 Tip을 지불할 의사가 없을 경우 당당하게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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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후 다시 Lobby로 가서 잠깐 휴식을 취한 후 숙소로 돌아가기 전 바깥에 나가 하늘을 한 번 쳐다보니 흐릿하기는 하지만 은하수를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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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Rim을 대충 둘러 보니 South Rim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South Rim보다 고도가 높은 North Rim의 온도가 훨씬 낮은 점이 가장 큰 차이점(여름에는 이 온도 차이가 굉장한 장점이 될 수 있음)이고 주요 Viewpoint에서 볼 수 있는 경관도 South Rim에 비해 살짝 더 다채로운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North Rim에는 그만큼 방문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조용하게 Grand Canyon NP를 즐기고자 하는 분들께는 North Rim이 South Rim보다 분명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North Rim이 South Rim보다 좋다라고 단순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어폐가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South Rim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떠들썩한 관광지 분위기가 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접근성, North Rim보다 훨씬 더 많은 Viewpoint들의 존재, 공원 내에서 운영되는 다양한 루트의 Shuttle Bus 서비스 및 Colorado River로 접근할 수 있는 Trail이 한 개인 North Rim과 달리 South Rim은 두 개의 Trail을 갖고 있다는 결정적인 카운터펀치 한 방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제 결론은 North Rim이 좋냐 아니면 South Rim이 좋냐라는 질문은 마치 부모님 가운데 엄마가 좋냐 아니면 아빠가 좋냐라고 물어보는 것과 똑같은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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