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4 23:07
6월초에 Grand Teton - Yellowstone - Glacier 이렇게 2주간 자동차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가기 전 관광하면 좋을 여행포인트에서 부터 이동 경로, 소소한 팁 등등 많은 정보를 이 사이트를 통하여 얻을수가 있었습니다.
많은 팁 중 생각지도 못한것은 베어스프레이를 대여 혹은 구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야생동물을 접할일이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설마 내가 직접 곰과 대면할 일이 있겠어?" 란 생각이 들었지만,
총 8일이라는 기간동안 오롯이 국립공원내에서 드라이빙 혹은 트래킹을 할 예정이었기에 기념품 사는 셈 치면서 하나 구입 하였습니다.
그리고 기대반 우려반(?) 이었던 일이 결국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Glacier NP에서 파크레인저의 추천을 받은 Grinnell Glacier Trail 을 걷던 중, 그리즐리베어와 맞닥트리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트레일이 한번 꺾이는 구간이기는 했지만, 반대편에서 사람이 지나간지 채 1분도 되지 않아 방심하고 가고 있었는데
채 10미터도 되지 않을 수풀 사이로 노오란 곰 얼굴이 두둥실 떠 있는걸 보았습니다. 순간
"아 곰같다.... 누가 곰 조각상을 저기다가 갖다 놓았네? 그런데 어 조각상이 움직이네"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곰도 저희를 보고 놀랐는지, *_* 이렇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는 저희를 한참동안 쳐다보았습니다.
순간 머리속이 복잡해졌지만, 이내 베어스프레이의 안전핀을 뽑고서는 등을 보이면 안되고 달리면서 도망가도 안되고...
곰의 눈을 바라보면서 속으로 빨리 제 갈길 지나가 라고 수백번을 되뇌였습니다.
한참을 저희를 바라보던 곰도, 저희가 본인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는 존재라는걸 아는지 쿨하게 제 갈길을 갔습니다.
그렇게 실물로 보고싶던 그리즐리베어였는데, 정말 바로 눈 앞에서 마주치니 아무 생각도 들지 않더군요.
혹시 곰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으면 어땠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네요.
얼마전에는 옐로스톤 공원에서 블랙베어가 승용차의 문을 열어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설마 나에게 이런일이 벌어지겠어? 라는 생각 하실수도 있겠지만....
공원 내 세워진 수 많은 Be bear aware 라는 표지판이 증명하듯이 분명히 곰이 출몰하는 지역이며,
파크레인저의 관리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 곰과 마주칠 우려도 있는 곳인 만큼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쪽이 좋을 듯 합니다.
아이리스님이 작성해주신 곰 관련 정보인데, 옐로스톤 및 그랜드티턴 지역을 가시기 전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실제 상황에 마주쳤을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