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이 곳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맘에 무언가 갚아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여행지에서 바로 올리면 지금 가시는 분들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좀 길지만 따로따로 올리겠습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블로그 주소 = https://blog.naver.com/jkahn98



이틀을 꼬박 달려 첫 목적지인 칼스배드 동굴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황량한 텍사스와 뉴멕시코 사이에 있는 이 공원에 가면 거대한 동굴을 볼 수 있다.

이번 여행의 키워드는 미국 국립공원이다. 도시 여행은 최소화 하고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좋은 자연 환경을 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자연스럽게 미국 내 가장 인기 있고, 좋다는 곳을 우선 목적지에 넣었다. 옐로스톤, 요세미티, 그랜드캐년 등이었다. 하지만 콘셉트가 비슷해서 고민이 됐다. 예컨대 그랜드캐년 주변의 브라이스 캐년, 아치스, 자이언, 캐년랜즈 등은 사진으로만 보면 비슷해 보였다. 황무지에 돌덩이 위주다. 산이 아름다운 요세미티, 크레이터스, 올림픽, 글래셔스 등도 그랬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칼스배드 동굴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동굴은 이 곳이 유일했다. 조지아 미국 집에서 가기에 그나마 시간이 덜 걸렸다. 동선도 괜찮아 보였다.

이렇게 선정된 첫 목적지에 기대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동굴은 엄청났다. 동굴이 워낙 깊고 커서 방문자 센터에서 엘리베이터로 밑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두 발로 가고 싶은 맘이 들었다. 잘 한 선택이었다. 동굴 입구에서부터 압도됐다. 구불구불 갈지자 모양의 길이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이어졌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깊이를 내려가는 것이란 설명이 적혀 있었다.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빛이 급격히 사라진다. 조명이 드문드문 있긴 하지만 발 밑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하지만 이내 눈이 어두운 곳에 적응했다. 그러자 동굴 안이 보이기 시작했다. 동굴은 엄청나게 컸고, 화려한 종유석과 석순으로 뒤덮여 있었다. 종유석과 석순은 그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데, 그 모양에 따라 이름을 붙여 놓았다. 설명을 읽어 보니 이 동굴을 처음 세상에 알린 짐 화이트란 청년이 이름을 붙인 것이란다. 예컨대 '마녀의 손톱', '사자의 꼬리', '중국 극장' 등이다.

보기에 따라 어떤 이름은 너무나 딱 맞고, 어떤 이름은 전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사람은 추상적인 사물에 이름 붙이기를 좋아한다. 우리의 뇌가 패턴으로 인식을 하기 때문이란다. 얘컨대 구름을 보면 때론 사람 얼굴이, 때론 자동차 모양이 있기도 하다. 석순과 종유석도 패턴으로 인식하면 상어, 미이라, 초콜릿 분수 등으로 보였다.

동굴 안은 너무나 커서 좋기도 했지만 금세 피곤해졌다. 우리는 올라갈 땐 엘레베이터를 탔다. 사람이 많지 않아 단번에 탈 수 있었다. 성수기 땐 한 시간도 기다린다고 했으나, 우리는 대기 시간 없이 손쉽게 나왔다.

동굴 탐험이 끝난 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나왔다. 동굴 입구에서 해질녘에 박쥐들이 떼지어 나오는 '장관'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 곳에서 연수 같은 과정에 있는 사람을 만났다. 미국 이 넓은 땅덩이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신기했다. 다들 비슷한 맘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듯 피다. '박쥐 쇼'는 실망스러웠다. 해가 다 진 뒤 나오는 것이라 잘 보이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들은 박쥐들이 많다고 아우성인데, 나는 잘 보이지 않았다. 시력이 나쁜 것인지, 야맹증인지 아무튼 안 보였다. 그렇게 첫 번째 목적지에서의 날이 저물었다. 너무나 피곤해서 다들 숙소에 돌아온 뒤 곯아 떨어졌다.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3553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910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257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447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20120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565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785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720 2
11822 4세 아이 로우어 앤텔로프 가능할까요? [6] 나쵸러브 2021.12.07 212 0
11821 (미국 두 달 여행)26.크레이터 레이크-여름에 겨울을 선물한 거대한 호수 리멤버 2022.07.18 212 0
11820 7월 옐로스톤, 그랜드서클 일정 조언 부탁드립니다. [1] subway 2023.03.08 212 0
11819 글레이셔 국립공원 숙박 관련 문의드립니다. [2] 다인아빠 2023.04.20 212 0
11818 8월말경 4박5일 간의 옐로스톤 여행 일정 관련하여 문의드립니다. [2] tuning42 2023.06.15 212 0
11817 미국 서부 Grand Circle Tour 2019 (Day 12) - Canyonlands NP (The Needles) + Mexican Hat Rock/Monument Valley file 똥꼬아빠 2021.11.07 213 1
11816 4월 중순 일주일 여행 계획짜고 있습니다~~ [4] sueha 2023.02.11 213 0
11815 Yellowstone의 Beartooth hwy에 관한 질문 [2] 카페골목 2022.04.19 214 0
11814 10/1~5 그랜드서클 문의드려요 [7] 노승호 2022.08.10 214 0
11813 옐로스톤에서 요세미티로 갈때 경로 조언 부탁드립니다 [2] legend57 2023.04.29 214 0
11812 옐로우스톤에서의 3박 혹은 4박 여정 좀 봐주세요 ^^ [2] 미나 2024.01.25 214 0
11811 11월 중순, 시애틀에서 갈만한 자동차 여행? Glacier NP [2] carolle 2022.10.15 215 0
11810 Blue Canyon [2] file 덤하나 2023.01.11 215 2
11809 미국 서부_그랜드서클 여행일정 문의 [1] 보름 2023.03.10 215 0
11808 덴버입니다.. 옐로스톤 경로한번 봐주세요^^ [2] Serena24 2023.04.24 215 0
11807 올해 12월 초 (7박 8일) 부모님과 함께하는 그랜드서클 여행 루트 확인/질문 [2] file huisway 2023.09.11 215 0
11806 2024 지민아빠의 미서부여행 18일 1 : 요세미티 공원 + 리버모아 아울렛 file 테너민 2024.04.26 215 0
11805 white의 2013년 캐나다 로키와 알래스카 여행 10-11일차:Beauvert Lake, Kamloops로 이동(9.2-3) file white 2021.02.10 216 1
» (미국 두 달 여행)3.칼스배드-지구 밑바닥까지 들어가는 듯한 리멤버 2022.05.30 216 0
11803 12월 그랜드써클 일정 조언 부탁드립니다! [4] 돌진이 2021.12.04 217 0
11802 여행일정 문의 드립니다. [4] sandee 2022.02.03 217 0
11801 생애 첫 서부 여행 조언 부탁드립니다. [2] file kyle92 2023.04.11 217 0
11800 국립공원 캠프그라운드 예약 시점 [4] file 기소불욕물시어인 2021.11.08 218 0
11799 올해 땡스기빙 연휴 그랜드써클 가는데 실현 가능한지 봐주세요 [3] myong 2022.10.03 218 0
11798 1월 한겨울, 혼자가는 (나만의) 그랜드 서클 일정 문의 #2 (수정 업데이트) [2] gojypark 2022.11.28 218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