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 하이웨이를 달리다가 Nephi 못가서 Great Basin National Park으로 간다는 싸인을 보고 15번 하이웨이를 빠져 나와 로칼 길을 달리다가 US-132 번을 만나 계속 인가가 없는 황량한 사막길을 달렸습니다.

황량한 US-132 국도를 어느 정도 달리니 US-6 국도를 만나 계속 운전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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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맨 왼쪽으로 오늘의 목적지인 Sacramento Pass BLM 캠핑장이 있으며, 그 아래 하트가 있는 곳이 Great Basin National Park 입니다. 

지도 가운데 주소가 나온 곳이 델타이며 주유소입니다. 이곳에서 차에 개스를 가득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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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주유소 사진을 찍은 것은 이곳에서 50번 국도 싸인을 보았기때문입니다.

저는 언젠가는 이 길을 달려보려고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여지껏 달려 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제가 이 길에 관하여 알게 된 것은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이라는 한 소설책을 통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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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도 50 (U.S. Route 50)은 서쪽인 캘리포니아주의 수도인 Sacramento 에서부터 시작하여 동쪽인 매릴랜드주 오션 시티까지 뻗어 있는 미국의 

대륙횡단 고속도로인데 그 길이가 장장 3,073 마일(4,946km)나 됩니다.

이 길의 닉네임이 'The Loneliest Road in America" 로 붙여져 있는데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US 50 이 통과하는 외딴 지역에서 유래했을것이며,

경로의 많은 부분을 따라 문명의 흔적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곳도 있습니다. 특히 유타주에서 네바다주로 뻗어 있는 US 50은 수 많은 산맥과 사막같은 

고원을 가로지르게 되며 황량하고 외딴 지역을 통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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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r Lake 세비야 호수를 지나갑니다. 유타주의 US -50 을 달리다보면 보게 되는 이 호수는 사막의 가장 낮은 부분에 있는 엔도레익 분지 호수입니다.

엔도레익 분지 (endorheic basin) 란 물을 보유하고 있지만 강이나 바다와 같은 다른 외부로 물의 유출을 허용하지 않는 배수 분지이지만 배수는 호수 

또는 증발을 통해 평형을 이루는 늪같은 것이라고합니다. 그래서 Sevier Lake는 언뜻보면 모래밭같은 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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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이 지는가 싶었는데 금방 어둠이 몰려왔습니다. 캄캄한 길을 하이빔을 키고 계속 달렸더니 드디어 뭔가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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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주와 네바다주 경계선에 있는 주유소였습니다. Delta에 있는 주유소에서 이곳까지 운전하고 오는 동안 다른 차량은 한 대도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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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싸인을 보고, 혹시나 싶어 개스를 더 넣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내가 지금 가려고 하는 곳은 이곳에서 불과 수 마일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때문에 개스를 넣지는 않고 주유소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여기가 그 소설책에서 나온 그 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언뜻 들었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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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제임스 윌러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이오아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으며 인디애나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아이오와 대학과 인디애나 대학에서 경제학 강의를 했으며 1979년부터 1986년까지 7년간 경영대 학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또 그는 사진을 찍고 재즈 기타를 연주하고 음반을 취입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청춘을 보낸 아이오아주에서 지붕 덮인 로즈먼 다리를 지나가다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영감을 얻었고, 그때부터 매일 4시간씩 잠을 자며 하루종일 글을 써서 11일만에 탈고를 하였는데 그것이 그의 데뷔작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이었습니다. 1992년 발표된 이래 이 작품이 초유의 베스트셀러가 된 후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고 급기야는 1995년에 영화로도 나왔습니다.

그 후로 그는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였는데 <시더 벤드에서 느린 왈츠를 Slow Waltz in Cedar Bend> < 길 위의 사랑 Border Music>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A Thousand Country Roads><고원의 탱고 High Plains Tango>등을 집필하였습니다.


1992년에 발표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로버트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 존슨 두 사람의 이야기라면

2001년에 발표된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은 그 두 사람의 후일담이자 로버트 킨케이드의 삶의 역사속에 숨겨져 있던 새로운 일화와 이별 뒤에 걸어 온 행로를 그렸으며, 2005년에 발표된 <고원의 탱고>는 로버트 킨케이드의 사생아로 태어나 아버지인 로버트 킨케이드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한 남자의 생이 그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 세 권을 다 읽었는데 그의 글들은 가벼우면서도 뭔가 깊은 생각을 던져주는 화두가 있어서 편하면서도 사색을 하면서 읽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50번 국도를 달려보리라, 하고 막연하게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 언젠가가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되었습니다.


아래의 글들은 수 년전에 읽었던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에서 발췌해 두었던 글들입니다.



로버트 킨케이드는 오마하에서 미주리 강을 건너 서쪽으로 향했다. 그는 미끄러운 눈길을 달리는데다 한 여자와 어느 낡은 다리에 관한 생각과 기억에 휩싸이는 바람에 16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 왔다.(p202) 

 

로버트 킨케이드는 폭풍우가 남긴 자취들을 완전히 벗어나 솔트 레이크 시티에서 동쪽으로 좀 떨어진 어느 십자로에서 몇 분 동안 정차해 있었다. 그는 북서쪽으로 난 큰 길을 따라 시애틀에 갈 수도 있고 좀 더 아래쪽으로 난 낡은 50번 국도를 따라 갈 수도 있었다. 올 때는 50번 국도를 따라 리노를 지나 왔다.  50번 국도를 따라갈 경우 리노를 지나 캘리포니아 북부로 들어서게 된다. 이윽고 그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남쪽으로 달리다 50번 국도에 접어 들었다. 그 국도변에는 <미국에서 가장 쓸쓸한 국도>라는 푯말들이 서 있었다. 그는 25년전에 그 도로를 따라가면서 긴 포토에세이에 쓸 사진들을 찍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주와 주를 연결해주는 고속도로들이 건설되기 전이라 통행량이 꽤 많았다.

그는 델타라는 소읍에서 50번 국도에 접어들어 네바다 주와 드넓고 황막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기나긴 여행을 막 시작할 즈음 이번 여행의 본질임이 드러난 그 순례에 관한 깊은 생각에 잠겨들었다. (p203)


낡은 주유기 두 대가 서있는 로드하우스(길변의 여관, 술집, 댄스홀 등이 있는곳) 가 보였다.

 , , 리노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죠?” 그는 여자에게 물었다.

“600킬로미터 가까이 되죠. 댁이 가 본 길들중에서 가장 길고, 가장 서글프고, 가장 쓸쓸한 길일 걸요. 타이어를 점검하고 오일을 점검하고 라디에이터를 점검해 본 뒤, 정말 이 길로 갈 것인가도 아울러 점검해 보세요. 저 밖에는 카우보이들말고 살아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p205)

 

그는 새크라멘토 고개를 향해 내달렸다. 차창 밖의 황야에는 은초록빛 풀밭이 펼쳐져 있었다. 그런 풀밭에 관해서 쓴 사람이 누구였더라? 기막힌 글을 쓴 사람이 있었는데, 아마 <옥스보 사건>을 읽을 때 그런 대목을 보지 않았나 싶다.

주위의 빛이 좋았다. 그는 자신의 생의 대부분을 딱 알맞는 빛만 쫓아다닌 사람이었다. 은초록빛 초원과 멀리 보이는 낡은 풍차들, 그곳에는 그가 마음먹기만 하면 사진찍을만한 소재들이 많았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그는 그저 내처 달리고만 싶을 뿐 작품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계속 차를 몰았다. 50번 국도는 생명의 자취나 인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황야를 가로질러 서쪽으로 계속 뻗어있었다. 그런 황량하고 광막한 고장을 바라보자니 기억 저편에 잠복하고 있던, 아득한 옛 시절의 일들이 떠올랐다. 그의 아버지는 51년전에 돌아가셨다. 그런 사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킨케이드는 자신이 늙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로부터 7년 뒤인 1937년에 돌아가셨다.

그는 남들과 절연된 채 지낸 긴 소년시절을 떠올렸다. (p20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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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이 바로 소설속에서 나온 그 집이었구나, 싶었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한 켠에 슬로 머신이 있고, 그리고 식당도 보였습니다.

저는 이 집에서 저녁을 먹는게 좋을것 같아 저녁으로 간단하게 베이크 포테이토와 생선 튀김을 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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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것을 받아 보고는 아무래도 생선 튀김을 잘 먹기 위해서는 샐러드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추가로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베이크 포테이토와 하얀 살 생선 튀김의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사막 지역인데도 샐러드는 싱싱했구요.

음식값을 계산하려고 보니 합계가 $16.01 이라서 팁까지해서 기분좋게 $20.00을 지불하였습니다.

가격에 비해서 정말 맛있게 잘 먹은 저녁 식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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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스 스테이션에 딸려 있는 모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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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가 조금 넘었을뿐인데 주위에 빛이 없어서 사방이 캄캄합니다.

그래도 보름달이 휘영청 밝게 빛을 내려주고 있네요.

저는 다시 운전대를 잡고 오늘 밤 쉴 곳을 향하여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가 내달렸던 새크라멘트 고개란 지금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일것입니다.

나는 지금 Sacramento Pass BLM Campground로 가고 있으니까.


갑자기 온 몸에 전율이 일어났습니다.

20 여년전에 로버트 제임스 윌러는 어떻게 이 길을 알고 그렇게 소설속에서 표현을 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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