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일차 : 2015년 8월 30일(일요일)

 

 

 

오늘은 앤터롭캐년을 보고 그랜드 캐년 노스림으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미산이 앤터롭캐년을 잘 보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단다. 빛이 가장 좋다는 11시로 서울에서 예약을 하고 왔다.

 

 

11시까지는 시간이 있어 먼저 호스슈 밴드를 보기로 했다. 호스슈 밴드는 말발굽처럼 구부러진 곳을 말하는데 이곳은 어제 본 거위 모가지처럼 물이 굽이쳐 돌아가는 곳이다. 물이 돌아서 나가는 가운데의 땅 모양이 말발굽 같다. 그렇담 어제의 거위 모가지도 물이 아니라 땅이겠다.

 

 

그런데 페이지 근처에 있다는 앤터롭캐년이 지도에 나오지 않는다. 지도에는 슬롯캐년이라고 나오는데 그게 그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어제 오면서 옆에 앉은 미산한테 단단히 일러 위치를 확인해 두었다.

 

 

앤터롭캐년은 어퍼캐년과 로우캐년이 있는데 물줄기가 내려오면서 계곡이 형성되었다. 어퍼캐년은 상류에 있는 것이고 로우캐년은 하류에 있는 계곡이다. 계곡은 깊고 좁을수록 좋은 것이니 어퍼캐년이 인기다. 우리도 어퍼캐년을 예약하고 왔다.

 

 

도로를 조금 벗어나자 입장료를 받는 곳이다. 48달러를 내란다. 주차를 하고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에 가니 뚱뚱한 인디언 여자들이 간이테이블에 앉아있다. 11시에 예약을 하였다고 하니 프린트 물에서 내 이름을 확인하더니 240불을 내란다. 입장료 8불 받고 또 40불씩 내란다. 공원 관람료치고 너무 비싸다 싶어 6명인데 DC를 물어보니 안 된단다. 돈 잘 번다고 하니 자기들은 일벌(worker bee)이란다. 그래도 남편들은 좋겠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주차장은 포장도 되어 있지 않고 건물도 없다. 사람들은 그냥 흙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의자에 앉기도 하고 서있다. 세상에, 미국 공원에 이렇게 허술한 곳이 있다니!

 

 

시간이 되자 호명을 하여 20명 단위로 대기하고 있는 차에 타게 한다. 태국의 빵차 같다. 우리 차 운전수는 뚱뚱한 인디언 아주머니다. 56살이라는데 할미라고 해야 하나? 드림팀이 한차에 타서 좋아라고 했더니 인원 초과라고 우리 부부는 내리란다. 운전석에 타란다. 내가 먼저 탓 더니 안 된다며 집사람을 가운데 앉히고 나는 문 쪽에 앉으란다. 내 타입이 아닌 것은 나도 마찬가진데 까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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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보았던 허름한 차가 운동장 같은 모래바닥을 달리는데 흙먼지가 사정없이 들어온다. 손수건을 꺼내 아내를 주었더니 자기도 달란다. 이런 젠장이다.

 

 

차가 멈춘 곳의 앞을 보니 자판기 동전 넣는 구멍같은 것이 세로로 뚫려 있다. 슬롯 캐년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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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안에서는 각 차의 운전수가 가이드가 되어 설명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면서 차량별로 무리지어 앞으로 진행한다. 모래 바닥에 사람들이 바글거리니 먼지가 가득하다. 이 젠장 아주머니는 우리말도 곧잘 하여 아주 재미있게 진행한다.

 

 

 

돌아오는 길도 운전석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이곳 앤테롭캐년이 개인 소유란다. 옛날 한 소녀가 잃어버린 염소를 찾으러 이 굴속에 들어왔다가 여기를 발견하였단다. 앤터롭은 영양이란 말이다.

 

 

그때는 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물을 막고 지금 이렇게 관광객을 받고 있단다. 그 소녀가 지금은 93세로 엄청 부자란다. 성수기에는 하루 방문객이 10만명이란다. 하루 수입이 4백만불이다! 인디언들은 세금도 없단다.

 

 

이곳이 개인 소유라고 하니 아까 허술했던 것이 이해가 된다. 그래도 그렇지 미국에서 빵 차라니 너무하다. 접수대 아가씨가 일벌이라고 했는데 꿀 따먹는 사람은 남편이 아니라 이 노파였다. 이곳은 도보로는 볼 수 없게 해 놓았으니 누구나 40불을 내야한다. 사진 전문가가 왕눈이 카메라를 가지고 오면 돈을 더 내야 한다. 이런 천혜의 경관을 개인 소유로 인정하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더 놀랍다.

 

 

내가 아는 인디언 영혼을 이야기하며 인디언을 존경한다고 하였더니 갑자기 젠장 아주머니가 흥분한다. 차를 천천히 몰더니 아예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제스처를 쓰면서 자기 어머니의 예를 들어가며 인디언 정신을 이야기한다. 자연 사랑과 생명존중에 대한 이야기를.

 

 

비록 관광객을 상대로 헤픈 농담을 날리며 살고 있지만 그 내면에는 조상의 정신이 살아있음에 젠장 아주머니가 좋아졌다. 진심을 담아 허그를 하고 헤어졌다. 페이지 시내에 있는 파워라는 가게에 꼭 가보란다. 인디언 차와 정력제 등을 팔고 있단다. 미국 여행 중에 가장 인상 깊은 만남이었다.

 

 

나바호다리 전망대에서 점심을 하고 콜로라도 강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하여 찾아간다. 계속 내려가다 보니 콜로라도 강이 나온다. 아득히 멀리서만 바라보던 콜로라도 강에 직접 손을 담가본다. 나바호다리에서는 흙탕물이었는데 여기는 푸른 강물이다.

 

 

젊은이들이 보트를 띄우려고 분주하다. 그랜드 캐년까지 간단다. 태워줄 수 있냐니까 2천불 내란다. 15일 걸리고 숙식을 제공한단다. 마릴린 몬로가 나오는 ‘돌아오지 않는 강’이 콜로라도 강인지 로키의 보우 강인지 모르겠다.

 

 

송원은 아리조나 하면 카우보이인데 목장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지도를 봐도 목장이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아리조나 카우보이는 그냥 유행가 가사인가 보다. 콜로라도 강도 그렇다. 콜로라도 주는 이름뿐이고 콜로라도 강의 단물은 유타주와 아리조나주에서 빨고 있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콜로라도의 달 밝은 밤에 ∼’를 합창했다.

 

 

이동 : Big Water - Horse Shoe Bend - Antelope Canyon - Navajo Bridge - Lee's Ferry - Grand Canyon(North Rim)

숙소 : Grand Canyon Lodge

 

 

 

가가

벤토코리아

www.bento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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