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참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고, 몸이 변해가는 안타까움은 있지만, 내가 살아온 시간들을 지나면서 많이 현명해지고, 지혜도 약간 생기고, 이제서야 뭘 좀 알아가는 것 같아 참 좋습니다.

엄마로서, 아내로서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 두 아들 어느 정도 키우고,  걱정 않고 집을 훌쩍 떠나도 될 정도로 나의 환경은 바뀌었습니다.

이번 여행이 그 출발점임을 나는 어느 정도 느끼고, 압니다...

이제 시작일겁니다...

또 다른 출발을 가슴에 꿈꿉니다.


<제 4일>  Torrey, UT : Red Sands Hotel에서 숙박 /  Hotel Breakfast

                   Capitol Reef National Park & Arches National Park


Capitol Reef National Park

 8월 26일 (수), 새벽 5시에 눈이 떠 집니다.

 일행들이 힘들어 하면, 혼자라도 나가서 일출을 보려고 했었는데....

 눈 뜨자 마자, 조급한 마음으로  호텔 로비로 나갑니다. 때마침 아침 식사 준비를 하는 staff를 만나 날씨를 묻습니다. 하루종일 비가 온답니다.

이 일대는 비가 오면, 도로에 넘치기 쉬워, 일단 국립공원 visitor center에 가서 물어봐야 한다고 합니다.

한숨을 몰아쉬며, 머리속이 분주해집니다.

차라리 그러면 Arches로 확 뛰어버리고, 오는 길에 들러야겠다고 판단하여, 부지런히  아침식사를 합니다.

또 달리기 위해 시동을 겁니다.

가는 길에  Goosenecks Overlook에 들러, 맛보기 투어 잠깐 하고, 짧은 비포장도로를 잽싸게 빠져나와 Visitor Center로 갑니다.

Capitol Reef Visitor Center는 아주 작습니다. 오늘의 날씨와 Open 된 곳과 close된 곳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위험하다 싶은 곳은 아예 포기하고, Hickman Bridge Trailhead로 향합니다.

졸졸 시냇물을 끼고 시작된 Trail은 암벽을 보여주다가 어느 새 선인장이 듬성듬성한 언덕이 되었다가,  또 현무암이 뒹구는 산자락이 되었다가...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얼굴을 바꾸는 Hickman Bridge는 또 다른 감탄사를 내뱉게 합니다.

이 곳은 사암으로 된 암석이  뒤덮인 지역으로, 현무암이 발견될 수 없는 지질학적인 지형을 가진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곳에는 화산지대에서나 볼 수 있는 현무암이 사방에 흩어져 뒹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창조과학에서는 전지구를 뒤덮었던 "노아의 홍수"에 의한 대격변에 의해, 화산활동이 있었던 지역의 현무암이 엄청난 파워를 가진 물의 운반력에 의해 이 곳까지 오게된 것으로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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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을 오르다보면, 맞은 편 암벽에 "말"의 뚜렷한 형상을 한 자연의 오묘함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우연히 발견하셨고, 정말 놀라울 정도로 말의 눈, 코, 귀, 갈기 까지 보이던 그 위대한 발견에 신이 난 나는 올라가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까지 불러 세워가며, 그 놀라운 광경을 함께 나누고자 말을 겁니다......원래 우리 한국 사람들이 정이 많아, 좋은 것은 나누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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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을 오르면서부터 슬슬 떨어지던 빗방울이 제법 커집니다... 결국은 거의 다 가서, 발걸음을 돌립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그렇게 내려온 우리는 미리 사전조사에서 찜해 두었던 Fruita마을에 잠시 섭니다.

 "U Pick" 이라는 팻말과 함께, 그 곳에 있는 과일은 마음대로 따 먹을 수 있는 과수원 마을인데, 딱 한 곳만 open 되어 있어서, 10시 정각에 들르게 되었는데, 아니!!!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전화번호도 없고... 인적은 더 없고... 하는 수 없이, 차를 빼서, 조금 가다보니 다른 과수원에 아저씨가 트렉터를 몰면서 일을 하고 계시길래, 또 내려 묻습니다...

"여기, 과일 따 먹을 수 있는 곳이 또 있나요?"

친절한 유타 아저씨.... 웃음기 없는 드라이한 얼굴로 말합니다.... " 그 집말고는 없어요!"

에고, 에고.... 어제 스티커 받은 이후로 되는 일이 없어...... 비도 오고...... 사과도 못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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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Capitol Reef 에서 Arches까지 148mile, 2 시간 30분 소요...

쉬지않고 달립니다... 숙소인 Super  Motel 8 까지...

노을이 질랑말랑 무렵, Moab에 도착합니다... 바로 Hotel check-in...

가방만 던져놓고, 바로 Arches National Park으로 고고싱~~~~



Arches National Park(1)


와, 드디어 왔습니다.... 3년 전부터 가고싶어 들썩들썩 거렸었던 곳.... 드디어 그 곳에 내가 왔습니다.....

아직 Visitor Center가 오픈.....  Park Ranger가 Park Avenue,  The Windows를 추천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바위산을 따라 올라갑니다....

처음 만난 곳은 Park Ave Viewpoint..... 

엄청난 높이의 위용을 자랑하며 양쪽으로 병풍마냥 펼쳐진 붉은 색 절벽.... ....'넌 또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여기에 서 있는 거냐....'

신나서 사진을 찍던 일행 언니 중 한 분이 예정에 없던 제안을 합니다. 두 사람은 Park Ave Trail을 하고, 다른 두 사람은 차로 이동해서 마중나가자고....

우리는 어린애마냥 들떠서, 손바닥 뒤집기를 합니다.' 소녀처럼, 깔깔거리면서 손바닥을 뒤집어 짝을 정합니다.

야호!!!!!!!!!!!! 내가 Trail에 당첨되었습니다!!!

과감히 자동차 열쇠를 집어 던지고, 룰루랄라♬♪  trail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이게 웬 횡재냐!!!   발걸음이 날아갑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사람은 하나도 없고, 팻말도 없고, 처음 와 보니, 여기가 저기 같고, 저기가 여기 같고...

거기다가 비까지 부슬부슬 내립니다....

그러더니, 동행하던 또 다른 언니 집사님이 갑자기 패닉이 온 것 마냥... 무섭다며.... 다시 온 곳으로 되돌아 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너무 많이 내려와 버렸습니다... 도저히 다시 올라갈 힘이 내게는 없습니다...

정말 어찌해야 할지.... 바위산을 타고 어디로 가야하는 것인지...

우왕좌왕하면서도 계속 내려가다가 처음 사람을 만납니다... 그들도 헤메이고 있다고 하면서,,,

이거ㅡ 뭐야!!! 그러나 인생은 직진!! 비 홈빡 맞고, 계속 내려갑니다.... 

아, 눈 앞에 Park Ave Trail의 종점인 Courthouse Towers 가 보입니다!  살았습니다!

살아남은 나는 일행과 합류했고, 쏟아지기 시작한 비를 뚫고 Balanced Rock도 보고.... 

그러나 도저히 비때문에 더 이상은 ....ㅠㅠㅠ

차를 호텔로 돌려 가는데,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한 비떄문에 양 옆으로 늘러선 절벽들이 갑자기 폭포를 만들어내면서, 굉장한 장관을 연출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광경이 얼마나 멋지던지요...

아마 Arches에서 그런 폭포를 보는 것은 쉽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또 다시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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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그런데 그렇게 쏟아지던 비가 싹 그치더니, 그 덥던 온도도 뚝 떨어지고, 해는 쨍쩅!

호텔로 가던 차를 다시 돌려, The Windows로 향합니다.

진격의 아줌마 부대!   거침이 없습니다.

가는 길에 Garden of Eden에 잠시 멈춥니다. 신앙을 가진 우리에게는 뭔가 잡아당기는 듯한 이름의 장소!!!

미처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구름이 땅과 맞닿아, 더욱 신비로웁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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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mile을 계속 들어가니... The Windows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기대하지도 않았고, 심지어는 우리의 일정리스트 뒷전에 밀렸던 곳!  

여기를 안 보면 어쩔 뻔 했을까.... 

비 온 후, 서산으로 넘어가는 햇살을 받은 The Windows 는 환상적이었습니다.  

North Window를 보고, South Window를 보니... 영판 두 개의 창문이 나란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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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아줌마 부대는 지치지도 않습니다.

Turret Arch, Double Arch 까지...  정말, 너무 아름답고, 오묘하고,, 신비롭고... 저의 표현 없음을 한탄할 뿐입니다.

내 눈에 보이는 이 모든 장관들에.... 고개가 숙여질 뿐입니다.

Capitol Reef에서 날씨가 나빠  약간은 우울모드로 갈 뻔 했는데.... 이래서 사람 일은 모르는 건가 봅니다....모든 것에 감사, 감사뿐...

우리는 Arches에서 날아갈 뻔 했습니다... 너무 행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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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pitol Reef 와 Arches N. P.를 다녀온 후 저의 생각은요...]

1. Hickman Trail, 꼭 걸어보시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아름답고, 조용하고, 걷기도 부담없고...

2. Fruita 마을에서는 그냥 재미삼아, 그 시기에 수확되는 과일을 드셔보세요... 과수원 내에서 먹는 것은 공짜인데, 저희는 탁구공만한 사과 하나씩 먹고, 2불 넣어두고 왔어요. (참고로, 사과맛은 별로....  시기별로, 체리도 먹을 수 있다네요.)           http://www.nps.gov/care/learn/historyculture/upload/Orchard-05-04-11.pdf

3. Arches 에서는 The Windows  강추합니다. 한 번 trip으로 5개 이상의 아치를 볼 수 있어요.



내일은 오전에 Canyonlands와 Dead Horse State Park !   

왜냐하면, Sunset을 Delicate Arch에서 보기 위해서죠... 

가장 기대했던 Delicate Arch!!! 내일 만나러 갑니다.  오늘은 이만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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