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우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죠... 글쎼요....


사실은  Arches를 보려고, 이 먼 길을 달려왔는지도 모릅니다.

3년 전,  렌트카를 빌려 혼자서 유타 여행을 해 보려는 준비를 하다가,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 안 되는 운전마일리지 때문에 하는 수 없이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잊고 살다가, 난데없이 「창조과학 탐사여행」이야기가 나오고, 그러다가 취소가 되고... 

그러는 과정에서, 완전히 잊고 있었던 유타의 꿈이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꿈꾸는 자가 얻는다던 누군가의 말처럼... 꿈꾸던  내가 , 그것도 3년 전과는 좀 달라진 내가 되어 Grand Canyon, Bryce, Zion을  만나고, 

더더군다나 Arches를 만나러 여기 Moab에 와 있는겁니다.

어떻게 내가 여기에 와 있을까.... 꿈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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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일>  Moab, UT : Siper 8 Motel에서 숙박 /  Hotel Breakfast

                      Arches National Park(2)



8월 27일(목), Delicate Arch 주차장에 차를 대고... 산악지팡이 까지 챙겨들고, 비장한 발걸음을 옮깁니다.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왕복 3 mile, 2-3 시간 걸린다고 해도... 만만하게, 충분히 걸을 있어.... 하면서 출발했습니다.

 어떤 난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꿈도 꾸지 못한 ... 룰루랄라 신바람이 나서 날아갈 통통 튀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걸으면서 머얼~~ 바라봅니다....   언덕 너머, 두리둥실 넘어가면 있으려나....

언덕을 휘돌아 오릅니다... 하나 휘돌아 오르고...... ' 비슷한  있네...." 하며 오르고... 비슷한 휘돌아 오르고....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도무지 끝이 없습니다.... 오르고 오르고..... 오르고.....

숨이 턱에 오릅니다...

급기야는 하산하는 사람을 붙잡고, 기어이 묻고 맙니다.... "아직 멀었어요?"

 

내게 돌아온 대답은...." 여기가 정도예요..."

옴마야, 어떻하냐!!!!

쉬지도 못하겠습니다... 빨리 가야   유명한  SUNSET 있기 때문입니다.

사우나에 들어가 있어도 정도는 아닐 겁니다.   어떻하냐....

, 건사하기도 힘든데.... 우리 일행들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하다가, 아예 산산조각으로 흩어져 버리고 맙니다.

분명 함께 같이 출발했는데... 보이지도 않습니다... 나중에는 일행이고 뭐고... 뵈는 것이 없습니다...

상태에 빠집니다....... 여긴 어디???  ......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완전 그로기 상태로, 무의식적으로 발이 움직입니다.   가지도. 오지도 못하니까.. 발걸음을 내딛는 그런 상태....

가도 가도 끝이 보입니다... 요길 돌아가면 있으려나... 여기만 돌아가면....

하도 기가 차서, 살려달라는 간절함을 담아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근데, 어쩌면 좋아요!!!!

저쪽 하늘이 저렇게 어둑어둑!  거무스름 하지???? ?????

나이 오십 정도 되면 압니다...

구름들이 어느 방향으로 같은지... 얼마나 있으면 머리 위에 있으려는지... 등등

 

그러나, 모든 것에는 반드시 끝이 있는 !

요렇게, 조렇게 휘돌아 오르고 올라..... 도는 순간!!!!!

사진에서 수없이 봤던 광경이 앞에  펼쳐집니다.... ~~~~~ ~~~~~~~~~~~~~~~~~~

가느다란 신음소리를 내며..... 바위 위에 기절해서 눕습니다... 그리고는 일어납니다....

한참을 죽은 누워있다가, 고개만 빼꼼 돌려 아치를 봅니다....  , 저기 있다~~~~

 

우리 일행 , 내가 제일 먼저 올라왔던겁니다... 

빨리 보고싶어, 언니고 뭐고 팽개치고, 열나 올라왔던 겁니다...

있으니까, 내가 버리고 왔던 언니들이 하나씩  올라옵니다... 순간 미안해집니다...

미안한 김에, 내가 누워있던 자리를 양보합니다..... "여기 누워~~~~" 하며.....

그렇게 4사람 올라왔습니다.

5분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바람이, 바람이.... 마치 우리를 날려버릴듯한 기세로 불어댑니다...

그러더니, 어머나, 빗방울이.... 천둥까지 칩니다....

머리카락이 사방팔방으로 날려 산발을 하고, 비에 젖어 참으로 가관이 됩니다.....

일행들이 내려가자고 합니다.... 

'아니, 무슨 그런 말을..... 내가 여길 어떻게 왔는데.....'    생각만 하고는, 못들은 척 딴청을 합니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 비가 오던 말던, 아치 아래로 미끌미끌한 길을 더듬더듬, 뒤뚱뒤뚱 갑니다.

혼자 아치 아래 떡 버티고 서서 보니, 정말로 사람들이 하나 두울 내려갔는지... 어느새 아치 주변이 휑해져 있습니다.

'내가 여길 어떻게 왔는데... 내가 여길 오려고,  본 곳 또 보면서 이거 하나 보려고 왔는데.......'

멀리, 우리 일행들, 비 쫄딱 맞고, 나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나는 슬금슬금 시간을 끌며, 다시 일행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그러나, 우리 일행들.... 가자고 하면서도, 차마 강하게 말도 못합니다... 역시 천사들...

난, 과감히 외면합니다...  이 비는 지나갈거라 확신하며....




비 홀딱 맞고ㅡ 생쥐꼴이 되어, 서로를 보며 깔깔 웃습니다...

번개까지 쳐대더니, 우리 일행 중 한 분은 머리카락이 하늘로 죄다 뻗처올라....ㅋㅋㅋㅋㅋ 희안요상한 헤어스타일이 되어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참아야합니다... 초상권 침해로 걸릴거예요. ㅋㅋㅋㅋㅋㅋ 대박 웃깁니다...ㅋㅋㅋㅋ)


옛어르신들 말씀이 틀린 게 하나 없습니다... 비 온 후에 개인다고....

그리고, 우리는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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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시나요? 무지개!!!!!

얼마나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고 있던지요... 부지런히 내려간 사람들은 무지개도 못 보고, 황홍에 빛나는 불타는 Delicate Arch도 못 봤습니다...

우리는  의지의 한국인!  끈기있는 한국 아줌마들은 감동했고, 감격했고...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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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7_193037.jpg



거기다가 우리는 보너스까지 받습니다.

젊은 커플이 그날, 그 시간, 그 곳에서 프로포즈를 한 것 입니다.  잘 살아라!!!!


저는 내심, Delicate Arch 에서 별까지 보고 올 심산이었습니다... 

그래서 꾸역꾸역 손전등까지, 두툼한 외투까지... 물도 2병, 과자, 양갱, 오징어.... 살겠다고... 꾸역꾸역 챙겨갔건만...

또 한 번 못들은 척하며, 또 슬슬 아치 아래로 건너갑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한 언니가 동행을 해 줍니다...

우리 둘은 , " 어머, 저기 달 떴다... 저기 봐봐, 석양이 너무 멋져~~~" 하며 흠뻑 Delicate Arch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을 때.....

건너편에 남아있던 우리 일행, 두 분 중 한 분이 고래 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 집사님!!!!!! 나, 밤에 잘 안 보여요!!!!!!!!!!!!!!!!!!!!!!"

아치가 무너지는 줄~~~~~~~~~

그러더니 휙 돌아서더니, 벌써 내 시야에서 사라지신 거예요....


한창 달타령에 빠져있던 우리 둘은 황망히 건너가 백팩 울러매고, 총총히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어둑하던 길은 제법 깜깜해져 버렸습니다.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내려갑니다.

"나, 어제... 그거 섭섭했어..."

"어, 그랬어?    내 속마음은 그게 아니었어... 미안..."

"나도 그런 뜻 아니었어.... 내 마음도 몰라???"


교회에서 만나,  약간은 서먹함을 깔고,

서로에 대해 잘 모른 채 6박 7일, 24시간을 함께 먹고, 자고, 한 차에서 하루종일 함께 합니다...

함께 움직이는 동안 오해도 있을 수 있고, 아무 뜻 없이 한 말에 상대방은 상처가 될 수 도 있죠...

그러나, 그걸 이야기하면서... 내 마음을 전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들으면서... 그 오해는 풀려갑니다.

어느샌가 우리 각자의 마음에는 어쩌면, 다음 여행에 대한 작은 소망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오고싶었던 Arches.....내 눈으로 보나, 사진으로 보나  무엇이 그리 다를까마는....

나는 이 번 여행이 내게 어떤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나, 스스로, 독자적으로 나만을 위해 뭔가를 한 거는 학교 다닐때 이후, 처음인 듯 합니다

참 오랜 시간 동안, 내 이름은 늘 없는 듯...나는 늘 없는 듯...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참, 좋습니다... 

Arches를, Bryce를 보고, 걷는 것도 좋지만.... 내 눈이, 내 마음이, 내 생각이 온전히 내 것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저의 여행후기를 읽어오던 남편이, 카톡으로 이렇게 남깁니다..." 꽃보다 아줌마" 여행 좋아요..."

너무 마음에 드는 표현.... 그래서, 지금까지의 제목을 확!!! 바꿉니다..

  미국 5개 유타 국립공원 " 꽃보다 아줌마" 여행




[ Arches National Park에 대한 저의 생각은요...]

1. 역시 명성이 자자한대로 Delicate Arch(왕복 3 mile, 2-3 시간)는 꼭 보셔야 한다고 봐요... 다른 걸 못보더라도 Delicate 만은!

2. Capitol Reef ~ Arches ~ Canyonlands 구간은 많은 여행팁을 읽으면서 겁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주유소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고, 또한 길도 잘 되어 있었어요.  많은 분들이 조언하신대로  주유게이지가 1/2 아래로 내려가면 바로바로 채우면서 다니시면 아무 문제 없다는 말씀에 100% 공감합니다. 특히  Canyonlands  구간에서  유념하시기를 바랍니다.

3. Arches에서는 이동시간과 트레일 시간을 잘 계산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Guide 상의 거리 및 시간보다 조금 더 여유를 두고 계산을 하시는 것이 일정계획할 때 필요할 것 같아요... 왜냐면 도착한 아치에서 감상할 시간을 부족하게 잡지 않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4. Arches의 트레일은 가능하면 다 해보시는 것을 강추합니다. 저도 미쳐 다 걸어보지 못한 트레일 때문에, 한 번은 더 가 볼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5. 역시 물, 손전등, 모자, 썬글래스, 썬크림 은 필수이구요 그 것들은 담을 백팩,  또 가능하시면 트레킹화를 신으실 것을 추천합니다. Arches에 혹시라도 비가 내리면, 특히 Delicate Arch 가는 바위 길과  비스듬한 지형이 매우 미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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