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왜 미국인가?

2002.10.14 21:11

victor 조회 수:9200 추천:33

왜 미국인가?


40을 넘은 나이에 직장에서 휴가를 내고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결행하는 것고, 기회가 자주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많은 곳중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어야 할까? 난 별 고민없이 미국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첫째, 자동차 여행문화 체험이 필요하다.


앞으로 3-4년에 한번정도 해외여행을 계속하고 싶고, 이왕 해외여행을 할 바엔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다니며 이동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은 필수이다. 따라서 자동차 렌트하는 방법에서부터 우리와 다른 자동차 문화(셀프주유, 신호체계, 운전수칙 등)를 체험하고 노하우를 쌓기 위해서는 미국이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미국은 자동차 여행자를 위한 편의시설과 숙박시설이 그 어느 곳보다도 잘돼 있는 곳이다.


 

둘째, 다양한 미국문화의 이해가 필요하다.


미국은 다양한 인종만큼이나 세계각국의 다양한 문화, 음식등을 멀리 가지 않고도 한곳에서 쉽게 접해볼 수 있으며, 대자연의 신비 또한 다양하게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또 평소 영화를 즐겨보기 때문에 스크린에 자주 등장하는 배경 지역이나 도시, 그들의 환경과 문화를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고,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대부분 미국식 영어공부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셋째, 선진 강국으로서 미국에 대한 이해와 아이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미국은 우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군사, 외교, 경제, 문화적으로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일부 비판적 선입견도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20세기를 걸쳐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초일류국가로서 막강 파워를 바탕으로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오고 있고, 나름대로 문화적 우월성을 가지고 있다. 도대체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나는 나와 비슷한 환경(지나치게 순응적이고 기능적 사고를 요구하는 교육환경)에서, 나와 똑같은 의문을 가지면서 배우고 커갈 우리 아이에게 선진강국 미국이 우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 실체를 조금이라도 더 일찍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결코 문화적 사대주의나 편견, 선입견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실체를 객관적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미국이라고 하는 나라는 대체 어떤 나라인가? 무급 휴직계를 내고 살고 있던 전셋집 9천만원의 비용으로 1년간 세계일주를 감행하여 한동안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서울시정 개혁단장 이성씨는 그의 여행기에서 미국의 실체를 아래와 같이 표현하고 있다.







미국은 무엇인가? (펌) - 서울시정 개혁단장 이성씨의 여행기 중에서


두말할 것도 없이 20세기 후반부 세계사를 이끌어온 유일한 제국이다. 예전에 많은 나라가 있어 흥망성쇠를 거듭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에는 오직 한나라 만 남았다. 미국이다.


극단적으로는 지난 50여년간 세계에 미국 한 나라만 있었다고 해도 그다지 틀린 말이 아니라고도 할 만큼 미국이 세계사의 알파요 오메가였다. 인류 역사에 일찍이 그런 시절은 없었다. 물론 잠비아, 캄보디아, 북한 같은 나라도 있다. 이런 나라들은 그래도 덜 미국이지만 이들이 세계사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나라들이었겠는가?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대한민국도 그럼 미국의 속국이냐고 물을 때, "그렇다"라고 대답해도 틀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서글퍼할 일도 아니다. 프랑스,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일본 등등 쟁쟁한 나라들 역시 미국의 속국이다 라고 해도 나는 틀렸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유독 우리가 못난 탓이라기 보다는 미국이 잘난 탓이다.


- 중략 -

20세기 초일류국가 미국을 지탱해온 힘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이민 초기의 개척 정신을 우선 들 수 있을 것 같다.


세계 최초, 세계 최고 등등을 좋아하는 이들의 기질, 별달리 없을 것도 없지만 아폴로 11호를 보내 달에 사람을 착륙시켜야 하는 이들의 기질이 이 나라를 늘 전진하게 만드는 큰 동력이 되었음은 틀림없을 것이다.



두 번째는 참여 민주주의 정신이다.


나는 미국의 다른 모든 것이 나의 기질과 잘 안맞는다 생각해도 늘 이것이 부럽다. 참여하는 정신, 사회에 기여하려는 마음, 이것이 없이는 선진 시민사회를 이룰 수 없다. 버클리 대학의 멋드러진 도서관, 샌프란시스코의 오페라홀, 카네기 홀,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귀중한 것들이 성공한 사람들의 기여로 이루어졌다. 성공한 사람들이 기부를 할 줄 아는 사회이기에 철투철미한 자본주의 국가이건만 이 사회가 건전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몇 년전 서울시장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을 때에도 초청만찬 등 각종 행사를 여기서는 서울-샌프란시스코 자매도시 위원회라고 하는 시민단체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해서 하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우리는 돈을 주고 유세장에 나와 달라고 사정하는데 여기서는 선거유세에 참석한 시민들이 의례히 기부금을 내고 나온다. 샌프란시스코 시장 초청 만찬에 참석한 지역 유지들도 모두 기부함에 밥값을 넣고 나간다. 공짜로 참석하는 것은 없다. 작든 크든 참여하고, 회비를 내고 뭔가 기여하려 애쓰는 사회가 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가 민주 시민사회가 되는 길이 요원하다.


새마을 단체든, 환경운동연합이든 어떤 단체든 개인의 소신에 따라 참석할 문제이지만, 회원이 회비를 내지 않는 우리의 시민운동은 참으로 문제가 많다. 하다못해 동창회에 나갈 것이라면 동창회비라도 내자. 세금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작은 것에서부터 내가 참여하고 있다는 확실한 의식을 갖지 않는한 사회를 변모시키기 어렵다.

말이 나온 김에 하나만 덧 붙인다면 "기부금품 모집 금지법"이라는 이상스런 법이 없어지길 바란다. 구시대에 방위성금 등 갖은 명목으로 기업에게 반 강제의 기금을 욹어내던 시절의 폐단을 막고자 만든 이 법이 이제는 민주사회의 성숙을 방해하고 있다.


국무회의를 통과해서 허락을 받아 기부금을 받을 수 있다지만 그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다. 서울시립박물관의 유물은 당연히 그 대다수가 시민들의 기부로 이뤄져야 마땅하다. 그래야 시민들의 박물관이다. 기왕이면 세종문화회관 같은 근사한 공연장, 시립 도서관 같은 것도 서울에 기반을 두고 성공한 기업이 기부하는 것이 좋다. 그런 나라가 미국이다.


기부의 목적을 심사할 것이 아니라 받은 기부금이 제목적에 정당하게 쓰여지고 있는 지를 감시하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다. 기부를 아름답게 여기는 사회가 되었으면 싶다.



세 번째는 자본주의다.


미국은 말할 것 없이 자본주의 국가다. 좋은 표현으로는 자본주의지만 말뜻을 그대로 해석(돈이 근본이다)하면 "배금주의"이기도 하다. 돈번 사람을 존경하고 더 많은 돈을 벌고자 열심히 애쓴다. 낙오자에게 인정을 배풀지 않는다. 유럽이 도저히 미국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자본주의에 철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회보장에 대한 많은 투자(소위 영국병)가 전진을 더디게 한다.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의 끊임없는 질풍"은 철저한 자본주의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어느편이 더 좋은 것이냐하는 선악을 떠나서 오늘날의 미국을 만든 그 핵심이 자본주의인 것 만은 분명할 것이다.



네 번째는 신용과 정직이다.


어떤 일을 하든 크레딧이 모자라면 살 수 없는 사회가 미국이다. 일단 믿되 거짓이 드러나면 가혹한 댓가를 치러야 하는 사회다. 클린턴의 사생활 방종은 용서할 수 있어도 거짓말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사회 그런 것이 미국이다.


가끔 공항에서 그런 시비가 일어난다. 고추장과 김을 들고 왔으면서도 아무런 음식물이 없다고 신고를 하다 걸린 사람들이다. 뒤늦게 고추장과 김은 통관이 되니까 상관 없는 것이 아니냐고 항변한다. 물론 고추장과 김은 통관이 된다.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왜 신고서에 음식물을 가져온 것이 없다고 거짓 신고를 했느냐가 문제되는 것이다.


정직하게 있다고 기재 했으면 아무 문제되지 않을 것을 공연히 없다고 거짓 신고를 해서 생기는 말썽들이다. 재수 없으면 상당한 벌금도 문다.

적당히 거짓말을 하는 것을 "정치적"이라는 말로 사용하는 우리에게 정직함이 정치적이라는 말로 바뀔 날은 언제인가?



마지막으로는 열린 사회다.


이 나라는 이민들로 건설된 사회다. 열린 사회가 아니고서는 당초부터 지탱할 수 없는 사회다. 인종차별이 아직도 내면으로 건재하다 하지만 그래도 그 차별의 정도가 우리보다는 덜하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인 나라를 보기는 참 힘들다. 단지 들어온 사람들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외국의 문화, 외국의 사상에 대해서도 열린 사회가 되어야 한다. 21세기에 세계사를 선도하는 나라들은 분명 이런 열린 사회의 구조를 가진 나라들일 것이다.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것과 우리 문화만을 사랑하는 것은 다르다. 우리의 뇌를 활짝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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