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을 다녀온지 도 어느덧 한달이 넘어간다.

  많은 시간이 흐른건 아니지만 쉽게 갈 수있는 곳이 아니기에 더욱 아득하게 느껴진다.

 

  다녀온 한곳 한곳이 모두 특별한 기억으로 세겨져 있고, 가끔씩 머리속으로 그곳을 다시 가보곤 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 미서부여행을 계획하는 버릇이 생겼다.

 

 여행은 역시 중독성이 아주 강한 것 같다.

 

5. Durango  ----> Silverton  ---->  Ouray  ---->  Black Canyon N.P  ----> Colorado National Monument  ---->  Fruita

 

  오늘은 지옥과 천당을 다 경험한 날이다.

  어제 저녁부터 내린 비가 그칠 줄 모르고 아침까지 계속 된다.

 

  하늘을 보니 쉽게 그칠 것 같지는 않았지만,  멀리 운전하면서 접하게 되는 변화무쌍한 이곳 날씨에 별 걱정없이 운전대를 잡았다.

  오늘은 저 유명한 Million Dollar Hwy 를 달린다는 기대를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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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비는 진눈깨비로 변하더니 급기야 눈으로 바뀐다.

제설차가 조금전 지나갔는지 가는 차선은 그런대로 상태가 좋으나 반대차선은 눈이 쌓이기 시작한다.

시야도 별로 없고, 고도는 계속 올라 어느덧 해발 2,000 미터를 훌쩍 넘어가고 있다.


눈길-1-1.jpg

계속되는 오르막길 이제는 겁이 나기 시작한다.  예전에 두번 눈길 교통사고를 경험한 나로서는 바짝 긴장할 수 밖에...

 

 기온은 영하 1도를 가르키고, 도로 주변 전광 안내판에 체인을 감지 않은 차는 통행하지 말라는 글자가 보인다.

 도로는 얼어서 빙판길 이었다.

 

 이대로 가야하나 아니면 앞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되돌아 가야하나를 생각하며 두시간 가까이 엉금엉금 기다시피 왔다.

  

눈길-2.jpg


앞서가는 차를 따라가며 조심 또 조심

이제는 돌아 갈 수도 없다. 옆차로의 눈은 이미 수북히 쌓여 있고 되돌아 가는 길이 더 위험하리라...

 

고도계는 해발 3,200 미터를 넘어가고 있다. (이렇게 높이 오를줄 미리 알았더라면 아마 저 밑에서 포기 했을 것이다.)

 

이제 얼마 안가면 Silverton 에 도착하니 그곳에서 Million Dollar Hwy  도로사정을 알아보고 웬만하면 그곳에서 하루를 묶고 내일 출발하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의 모든 일정과 숙소예약이 엉망이 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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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저아래 Silverton 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도로 한가운데 얼음 덩어리 들이 너불어져 있고....)

 산골짜기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멋진 마을이지만 그것을 감상하고 즐길만한 여유가 없다.

 

 그곳에서 잠시 쉬면서 방금 Million Dollar Hwy 를 넘어온 젊은이에게 길을 물어보니 상당히 위험하지만 주의해서 운전하면 못갈 것도 없다고 한다.

 걱정스런 마음 이었지만 그대로 가리로 마음을 먹고 출발.... (이곳은 그래도 눈발이 아주 약하게 날리는 정도였다)

 

눈길-4.jpg 


다행이었다. 얼마가지 않아 눈발이약해지기 시작했고,  아까보다는 날씨와 도로 상황이 훨씬 좋아졌다.

제설차가 열심히 눈을 치운 덕에 길은 말끔했다. 그러나 영하의 날씨라 도로는 어느정도 얼어있으리라....서행할 수밖에....

 

굽이굽이 도로를 달리면서 생각한다.       아~~ 맑은날 경치는 얼마나 멋질까  ㅠㅠ


 

눈길-7.jpg

한계령보다 100배는 스릴있다는 말대로 대단한 도로다.  이렇게 단단하고 가파른 바위산을 깍아 길을 만들다니...

옆으로는 낭떠러지 차가 조금만 미끄러지면 그대로 황천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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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구멍을 뚫어 만든 특이한 터널이 몇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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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ton 에서 한시간 남짓 천천히 달렸을때 눈앞에 나타난 아름다운 마을 Ouray

 

커다란 항아리에 옴폭하게 자리잡은 듯한 아늑한  마을로 가슴 조이며 달려온 나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달력에서 봄짓한 아름다운 스위스 알프스 마을을 연상케 한다.

 

제법 유명한 곳인 듯 각종 편의시설과 모텔등 숙박시설이 많이 눈에 보인다. 이곳을 전초기지로 주변산악관광을 해도 좋을 듯 하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눈을 감고,  세시간여 동안의 긴장되었던 몸과 마음을 추스린후  다시 출발.....


black canyo.jpg

한적한 시골길을 한시간 반 가량 달려 오늘의 또다른 목적지 Black Canyon National Park 에 도착했다.

흐린 날씨와  Black Canyon 이름이 잘 어울린다.


black canyon-6.jpg

 

국립공원 Visitor Center 바로 옆의 전망대이다.

저 아래 수백미터 계곡 밑에는 좁은 폭의 강이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black canyon -2.jpg

 

모든 계곡이 거의 수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Rim 을 따라 약 한시간 가량 천천히 열군데 정도의 전망대를 감상 할 수 있다.

 

 전망대 마다 비슷한 모양으로 다소 단조로울 수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특이한  정경을 하고 있다.

 이곳도 여러 트레일 코스가 있으며, 가파른 산세를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매력있는 곳이리라..

 


black canyon-7.jpg

Rim 의 끝 High Point 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곳은 흐린 날에도 시야가 상당히 넓어서  눈 가는 데까지 멀리 보인다.

흐린 날씨와 더불어 을씨년 스러운 경치(?) 에 오가는 관광객은 거의 없다.

콜로라도.jpg


다시 두시간 남짓 달려서 오늘 가장 기대하였던 Colorado National Monument 에 도착했다.

 

이곳은 약 2년전 골든밸님의 사진을 보고 첫눈에 반한 곳이다.

그때부터  아이페드의 바탕화면에 놓고 두고두고 가보고 싶어 하던 곳이다.

 


콜로라도-1.jpg

공원입구를 통과하여  높은 곳에 오르니 어서오라고 기다렸다고 반기는 듯 날씨는 활짝개었고 오늘의 수고를 다 보상해주는  멋진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나홀로 경치에 취해 있는데, 뒤에서 이상한 짐승의 울음 소리가 계속 들린다.

앞에는 탁트인 전망이지만 뒤에는 울창한 숲이 계속되는 깊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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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유명한 Independence Rock 이다.

 

전망대에 저곳을 오르는 등반가의 사진이 있는데, 정말 대단한 강심장의 소유자들 이다.

나에게는 거의 미친짓 같은 모험이 저들에게는 목숨을 걸 만큼 소중한 것이리라.

 

취미는 그런 것 같다.

남이 보기에는 참 하찮은 것 같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자신에게는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40대 중반에 이런 생각을 해봤다.

먹고사는 일 이외에 나만의 특별한 무엇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세대의 젊은이들도 마찬가지 겠지만, 어릴적 학창시절에 별다른 취미를 갖지 못한 우리네들에게 특별한 취미를 갖는다는 건 참으로 어렵다.

수차례 입시를 치르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고, 일상의 번잡함에 허덕이다  보면 어느덧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다.

 

 그때 조금의 여유를 찾아 자신만의 특별한 취미를 가져 보려 해보지만  지독한 열정과 노력이 없이는 얻어지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조금 이라도 젊을때 자신이 미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실행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콜로라도-4.jpg

Rim 을 따라 가는 약 40 Km 의 드라이브 코스는 환상적이다.

곳곳의 View Point 는 각기 다른 깊은 멋을 지니고 있다.

 

특히 저 앞에 병풍처럼 길게 펼쳐진 멋진 산맥과 녹색 초원의 광활한 분지에 자리잡은  마을 Grand Junction / Fruita 가

잘 어울어져 참으로 멋지다.

 

이곳이  National Park 로 지정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규모와 아름다움 에서 뛰어나다. (  Black Canyon 도 국립공원인데.......) 


 오늘은 참으로 길고도 변화무쌍한 날이었다.

 약 10시간 가량의 운전길에 극도의 긴장과 멋진 경치의 경험을 해서인지 지금 생각해도 기나긴 날이었다.

 

 

감사합니다.

 

다음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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