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일차 : 2015년 8월 28일(금요일)

 

 

 

오늘 여정은 세도나를 떠나 그랜드 캐년을 구경하고 튜바시티를 목표로 최대한 멀리 내달리는 것이다.

 

 

지난밤 이곳 세도나에서 상념에 젖었다. 지난 4월 말에 40년 지기 친구를 하늘나라로 보냈다. 부산에서 친구들과 점심을 먹다가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 그냥 갔단다. 오랫동안 기러기 아빠로 살다가 퇴직하여 몇 년 부인과 아들이 있는 LA를 오가더니 쓸쓸히 가고 말았다. 그놈의 영주권이 무언지 부인과 아들은 서울로 나오지도 못하더라. 3년 전 우리 부부가 LA에 갔을 때 그 친구 집에 머물며, 다음에 오면 세도나에 같이 가자고 약속했던 터다. 그 부인이 특별히 세도나를 가고 싶어 했었다.

 

IMG_1235.jpg


 

다시 운전대를 잡는다. 송원이 어제 내려왔던 길로 올라가자고 한다. 어제 비가 와서 들른 가게에서 모자를 사지 못한 것이 못내 서운한 모양이다. 폴란드 한국 대사관에서 무관으로 근무한 송원은 올빼미 수집이 취미란다. 집에 수십마리의 올빼미가 있단다. 나는 기념품으로 모자를 사는 편이라 어제도 세도나 모자를 사서 쓰고 있다. “모자는 평생 쓰면서 오늘을 기억하지만, 올빼미는 가지고 못 나가잖어”하는 내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모자를 사기 시작한 것이다.

 

 

“모자는 내 올빼미여, 사지 마!”하고 17번 프리웨이를 타고 플래그스태프로 향한다. 좌우가 평평한 땅이 끝도 없이 계속된다. 그냥 놀려놓은 땅이다. 다리미로 다려 놓은 것 같다. 하나님의 큰 흙손으로 골라놓은 것 같다.

 

 

내처 쉬지 않고 왔더니 윌리암스를 지나니 아우성이다. 근처 주유소로 향한다. 미국은 도로변에 따로 휴게소가 없다. 화장실이 급하면 도로에서 빠져나와 주유소나 맥도날드 같은 식당을 찾아야한다. 주유소에는 가게와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있어 편리하다.

 

 

그랜드 캐년 비지터 센터에 들렀다 어느 포인트에 들르니 한 떼의 사람들이 눈을 감고 앞사람 어깨에 손을 얹고 줄을 지어 온다. 무슨 소경 행렬인가 하여 안됐다 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함성이 터져 나온다. 그랜드 캐년의 장관을 느끼려고 일부러 눈을 감고 온 사람들이었다. 나도 처음 보았을 때는 벌려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IMG_1294.jpg


점심시간이 되어 공원 내 식탁 앞에 차를 세우고 오후 근무조인 미산에게 차 키를 넘긴다. 오늘도 무사히! 꼭 개인택시하는 기분이다.

 

 

오후에는 간만 보자고 계곡 아래로 내려가는 브라이트 엔젠 트레일을 조금했다. 이제 64번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향한다. 간간이 포인트도 들르지만 그랜드 캐년이란 것이 한 번 놀라고 나면 여기서 봐도 그 모습이고, 저기서 봐도 그 모습이다.

 

 

어둑해져서 튜바시티에 도착했다. 건물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자그마한 시골동네인데 금방 어두워진다. 두어 군데 방문하니 적당한 숙소를 찾았다. Inn이라는데 시설도 좋다. 우리와 달리 미국에서는 호텔과 모텔, Inn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시간도 늦었으니 아메리칸 스테이크를 먹어보자고 카운터에서 식당을 추천받았다. Hogan 레스토랑이라고 인디언 전통음식을 파는 식당이다. 여기는 호텔직원도 식당 종업원도 손님들도 다 인디언 같다. 인디안 보호구역으로 시간도 자기들이 정하여 다른 아리조나 지역보다 1시간 빠르단다.

 

 

이동 : Sedona - Flagstaff - Williams - Grand Canyon(South Rim) - Cameron - Tuba City

숙소 : Moenkopi Legacy Inn & Suites

 

 

 

가가

벤토코리아

www.bentokorea.com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3759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958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299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506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20404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596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813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736 2
5882 12월말 아이들과 함께하는 미국서부 여행 일정 문의드립니다. [4] 코크다스 2015.10.01 3436 0
5881 질문이요 오로라(북극광) 볼수있는곳??? [2] 코오라 2015.10.02 3701 0
5880 9박 10일 그랜드 서클 일정 조언 부탁드립니다. [4] 에버그린 2015.10.03 2134 0
5879 Zion 국립공원 일정 문의 [6] jiwon 2015.10.04 1480 0
5878 내년 1월 미서부 겨울 여행을 3 ~ 4주 계획하고 있습니다. [2] sankim 2015.10.04 2916 0
5877 플로리다에서 켈리포니아 로드 트립 문의 합니다! [2] lime 2015.10.05 1763 0
5876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여행기를 시작하면서 [3] 가가 2015.10.05 3363 0
5875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 1일차 [3] file 가가 2015.10.05 3930 0
5874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 2일차 [2] file 가가 2015.10.06 3923 0
5873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 3일차 [3] file 가가 2015.10.06 2589 0
5872 10월 미서부 일정 문의입니다 [6] 바람처럼 2015.10.06 1644 0
5871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 4일차 [6] file 가가 2015.10.07 2914 0
5870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 5일차 file 가가 2015.10.07 2464 0
5869 12월 미서부 여행일정 도와주세요~ [4] 달꽃 2015.10.08 1610 0
5868 그랜드 서클 여행중입니다. Great sand dunes NP에서 Aspen 가는 길에 볼 만한데가 있을까요? [2] doctorhsj 2015.10.09 1587 0
5867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 6일차 [1] file 가가 2015.10.09 2718 0
5866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 7일차 file 가가 2015.10.09 3346 0
5865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 8일차 [1] file 가가 2015.10.10 2693 0
5864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 9일차 [1] file 가가 2015.10.10 2693 0
5863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10일차 [1] file 가가 2015.10.11 2413 0
5862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11일차 [1] file 가가 2015.10.11 2972 0
»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12일차 [1] file 가가 2015.10.11 2492 0
5860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13일차 [1] file 가가 2015.10.11 2703 0
5859 5월 그랜드 서클 여행기 14 - Great Sand Dunes 국립공원에서 Durango까지(Los Caminos Antiguos Scenic Byway) [6] file snoopydec 2015.10.13 7017 1
5858 Albuquerque to Santa Fe, Single day round trip [2] file 파마곰 2015.10.13 2534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