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차(6/1 토): 엘 말파이스, 스카이 시티, 앨버커키 올드 타운 관광   (이동거리: 358mi 약 8시간)

   o오전: 숙소 출발 → 엘 말파이스 비지터 센터, Ice cave& Bandera Volcano 경유 → El Morro(NM)(트레일 생략) 
   o오후: El Malpaise(NP)(Sandstone bluffs overlook, La ventana natural arche 등 뷰포인트) 
            → Sky City(가이드투어: 23불, 14:00~ 17:00) → 앨버커키 Old town 18:00경 도착 주변 상점 관광 및 저녁 식사 → KOA 
   o숙소: Bernalillo KOA(롯지) 47불

오늘 일정은 여기저기 추가하다보니 바쁘고 복잡하다. 진정으로 선택, 집중하고 싶은데 어디를 생략하는 게 좋은지 몰라 출발 전부터 정리 안 된 생각으로 분주하기만 하다. 꼭 봐야지 하는 마음도 시들해 진채 결국 복잡한 현재 일정을 가장 거리가 먼 El Morro부터 죽 훑어 내려오기로 한다. 

엘모로에 도착하니 이미 10시 반이 넘고 있다. 비지터 센터의 영화와 전시 자료 읽기로 트레일을 대신한다. 참 맥 빠지는 시작이다. 이럴 바엔 엘 말파이스도 패스할까? 하다가 어차피 가는 길이니 뷰포인트만 휘휘 둘러보기로 한다. 마음을 비운 탓인가? 화산 폭발의 느낌이 진한 용암 경치, 길옆의 바위 행렬, 뷰포인트의 풍광들이 오전의 허전함을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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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모로 입구. 안내판 뒤로 모뉴먼트가 보인다.                                        →입구에서 만난 용암색 닮은 도마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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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말파이스의 용암 풍경.

부지런히 스카이 시티로 달려가니 2시가 조금 지났다. 엘모로 트레일을 괜히 생략했나? 
후회도 잠간, 3시 30분이라던 인터넷 정보와는 달리 2시 30분이 오늘 마지막 투어란다. 중간 어디선가 지체했었더라면 오늘도 헛걸음할 뻔한 거다. 
괜히 마음이 조급해져 영화도 보는 둥 마는 둥. 드디어 버스타고 산위 마을로 올라가니 안도감에 무슨 개선문이라도 지나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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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본 스카이 시티. 붉은 점 부분 아래가 스카이 시티가 있는 메사. 

스카이 시티는 Acoma Pueblo의 세 개의 마을 중 올드 아코마를 지칭한다. 앨버커키에서 약 60마일 정도 떨어진 황량한 벌판 가운데 우뚝 솟은 365 피트 높이의 메사에 형성되어 있는 말 그대로 Sky City이다. 이렇듯 고립된 고지대에 터전을 만든 덕분에 그들은 나바호, 아파치 등의 침입에서 안전할 수 있었고, 800년 이상의 역사를 지켜올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2~3층 구조로 된 어도비 양식의 주택이 300개 정도 남아 있는 이곳에는 약 30명 정도의 네이티브 아메리칸들이 전기, 수도, 하수도 등도 없는 생활을 지켜가고 있다.        

16세기말 스페인의 정복으로 이들의 역사는 크게 바뀌게 된다. 많은 원주민들이 살해, 투옥되고 거의 대부분의 가옥이 불타 없어지는 등 엄청난 수난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이들은 정복자들의 종교를 따라 성당을 건설해야 했고, 고유한 이름 대신 스페인 성인들의 이름으로 개명해야 했다. 마치 일제강점기의 한 페이지를 다시 들춘 것 같은 이야기이다. 전통적인 종교 의식을 위해 키바로 갈 때는 정복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물 뜨러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던가. 아, 평화롭게 잘 살고 있는 원주민들에게 도대체 그들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알기나 할까? 일제강점기가 결과적으로 오늘의 발전 한국의 기반을 마련해 준 것이니 좋은 일도 한 것 아니냐고 심각하게 우기던 자칭 친한파 일본 학생이 생각난다. 그러나 어쩌랴, 그는 그렇게 배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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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우리 시골집 같은 어도비 양식의 주택들과 교회(가운데 맨 뒤 건물). 교회 앞 공동묘지에는 스페인 성인들의 이름으로 개명한 고인들이 잠들어 있다.   
       
이층으로 이어지는 하얀 사다리가 파란 하늘과 대조를 이루며 그들의 역사와 오랜 아픔을 하늘에 대고 호소라도 하는 듯 묵묵히 서 있다. 흙집에 낮은 지붕과 작은 창문, 열려진 문틈으로 물끄러미 쳐다보는 코흘리개 아이들, 벗겨진 페인트에 낡은 유리 현관문, 어릴 적 친구들과 놀던 시골 골목길 바로 그 풍경이다. 여기에 동네 곳곳에서 물건 파는 네이티브 아메리칸의 모습이 더해진다. 기념 삼아 소품 하나 사보고, 마침 출출하던 차에 애플파이(3불)도 하나 사서 먹어본다. 일단 물건을 사고 나면 사진 촬영에 호의적이 되는 그들의 소박한 웃음을 보면 옛 시골 사람을 만난 것 같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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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 의식을 위해 이층의 Kiva로 들어가는 전통적인 나무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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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한 디자인으로 장식된 나무 현관문

내려올 때는 버스 대신 바위 사이로 난 옛길로도 내려올 수 있다. 거의 수직이다시피한 계단 옆으로 손잡이 구멍이 깊게 나 있다.
다 내려오니 무슨 절벽타기라도 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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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시티에서 내려오는 바위 속 수직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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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빚은 듯한 계단 옆 손잡이용 구멍. 이 구멍 덕분에 수직 계단도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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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주곡식인 옥수수와 고추들. 

그들의 역사와 삶의 모습 때문일까? 투어 내내 속이 답답하다. 우리 독립운동가 자손들의 삶을 보는 슬픔이랄까, 분통함이랄까. 
만들어 팔고 있는 물건들도 슬프고, 속상하고. 비싸도 사주어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동정 같아 마땅치 않다. 
리더. 어디 지혜롭고 능력있는 지도자 없는 건가? 혼자 안타까운 심정이 되어 이들을 위한 리더의 등장과 역사의 변화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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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시티 문화센터 Haak’u 뮤지엄 앞 동상.

앨버커키 올드 타운 6시 도착, 인디안 컬쳐 센터나 뮤지엄은 이미 문이 닫혀 있다.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갤러리 구경으로 대신한다. 
광장 앞 교회(San Felipe de Neri Church)에서는 막 결혼식이 끝났는지 하객들이 흩어지고 있다. 
어도비 양식에 교회 내부도 색다른 느낌이다. 상점가를 죽 둘러본 후 광장 옆 레스토랑에 앉아 마침 석양에 붉게 물들며 빛나고 있는 
교회의 하얀 뾰족 탑을 바라보니 평온함이 마음 가득히 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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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 앞 San Felipe de Neri Church. 십자가 아래로 늘어뜨린 흰 천은 예식용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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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아래 테이블에 앉아 광장을 바라보며 식사하던 멕시칸 레스토랑 Haciendal Del 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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