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이 곳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맘에 무언가 갚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여행지에서 바로 올리면 지금 가시는 분들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좀 길지만 따로따로 올리겠습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시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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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30일

The View Hote-포레스트 검프 포인트-Mexican Hat Rock-구스넥스 주립공원-Moki Dugway-Muley Point-Delicate Arch-Moab

이동거리 219mi.

아치스 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은 '신들의 정원' 같았다. 자연이 빚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균형이 잡힌 아치가 자태를 뽐냈다. 그랜드캐년이 웅장하고 거칠었다면, 아치스는 아기자기하고 섬세했다.

더 뷰 호텔(The View Hotel)에선 일출이 보였다. 아침 6시. 해가 베란다 앞에 있는 독특한 모양의 흙 바위 오른편에서 떴다. 전날 일었던 강풍은 잠잠해졌고, 고요한 모뉴먼트 밸리에 빛이 돌아왔다. 하늘이 맑어서인지 이날 일출 전후로 하늘이 무척 붉었다. 석양 처럼 붉은 빛을 내더니 빛은 이내 희고 눈이 부셨다. 그 광경을 지켜봤던 사람들은 고개를 돌렸다.

이날은 아침에 여유를 부렸다. 전날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탓이었다. 아침 식사를 느긋하게 하고 9시께 체크아웃을 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 나온 포레스트 검프 포인트로 향했다. 이 곳에 오기 전 아이들과 이 영화를 보려고 했다. 12세 관람가여서 보여줘도 좋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절반 정도 보다 중간에 껐다. 아이들과 보기 불편한 장면들이 초반부터 나왔다. 정작 포레스트 검프 포인트 장면을 놓쳤다. 크게 상관은 없었다. 막상 가서 보니 그냥 봐도 멋진 곳이었다. 영화에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없었다.

포레스트 검프 포인트는 모뉴먼트 밸리의 돌덩어리와 길게 뻗은 도로가 장관을 만들어 낸 곳이다. 서부 영화의 카우보이가 나올 법한 분위기였다. 차 없는 도로 한복판에서 우리는 길게 뻗은 도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우리 말고도 몇 팀이 비슷하게 사진을 찍었다. 미국인들은 이 영화에 애정이 큰 것 같다. 포레스트 검프가 영화에서 운영했던 음식점 '버바 검프'도 관광지에서 많이 봤다.

다음 목적지인 아치스로 향하는 길에 우리는 몇 곳을 더 들렀다. 앞서 너무나 큰 것을 봐서 그런지, 큰 감동은 없었다. 20분을 달려 간 멕시칸 해트 록(Mexican Hat Rock)은 별 게 아니었고, 구스넥스 주립공원은 홀스슈 벤드 처럼 생겼지만 훨씬 규모가 작았다. 구스넥스는 입장료 5달러를 받았다. 돈 낸 것이 아까워 우리는 여기서 점심 도시락을 먹었다. 지붕 있는 피크닉 테이블이 있었다.

뮬리 포인트로 가는 길은 험했다. 비포장 도로를 30~40분 가량 달려야 했다. 비포장 길은 3분의 2는 갈 만 했고, 3분의 1은 매우 덜컹거렸다. 운전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다만 차가 잘 못 될까봐 걱정이 됐다. 우리는 혼다 오딧세이 중고차를 타고 다닌다. 다행히 이 차에는 비포장 도로에서 4륜 구동으로 달리는 기능이 있었다.

힘들게 도착한 뮬리 포인트는 놀라웠다. 이 곳은 고도가 높아서 한눈에 지형이 내려다 보인다. 내려다 본 지형은 원시 지구의 느낌이었다. 마치 지구가 형성되는 듯한 모습이었다. 신이 세상을 내려다 보면 이런 느낌일까.구불구불한 암석 지형을 구겨 놓은 듯한 곳과 너른 평원, 그리고 거친 돌 산이 어우러졌다. 이 포인트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접근성이 안 좋은 탓 같았다.

이 곳에서 유타 아치스 까지는 두 시간 반 가량 걸렸다. 가는 길에 이번에는 소떼를 만났다. 길에 소 50여 마리가 지나갔다. 이 소를 모는 카우보이들이 연신 휘파람을 불었다. 우리는 저 멀리 소가 다가오는 것을 보며 그대로 멈췄다. 혹시 소가 차를 들이 받지 않을까 걱정 됐다. 하지만 소들은 알아서 차를 잘 피해갔다. 한참을 길에서 넋을 놓고 소떼를 봤다.

아치스에는 사람이 많았다. 공원 입구에서 30여분을 기다렸다. 이 곳은 미리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다. 나는 오후 3시에 예약을 해놨는데, 4시 넘어서 들어갈 수 있었다. 늦으면 입장이 안 될까봐 걱정했지만 별 문제는 없었다. 이 공원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델리케이트 아치 트레일로 곧바로 갔다. 공원 입구에서도 25분쯤 걸렸다. 트레일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바로 직전에 다녀온 그랜드캐년, 세도나보다 더 많았다. 길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서 좋았다.

트레일은 처음에는 둘레길 처럼 평지였다가 중간에 다소 가파른 돌산 위를 걸어야 했다. 가파르긴 했지만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바닥이 돌이어서 걷기 편했다. 아이들이 유독 많은 트레일이기도 했다.

델리케이트 아치까진 50분 가량 걸렸다. 이 아치는 2000여개의 아치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 유타주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가서 보니 아치도 멋졌지만, 주변 풍경도 좋았다. 델리케이트 아치는 무대 위에 서 있는 듯했다. 주변이 원형 극장 모양 처럼 빙 둘러져 있고 그 끝에 델리케이트 아치가 우뚝 솟아 있었다. 사람들은 원형 극장 처럼 형성된 지형에서 빙 둘러 '주연'인 델리케이트 아치를 감상했다. 사진 찍는 사람들은 아치 가운데 들어가 포즈를 잡았다.

날이 급격히 추워졌다. 해가 구름에 가리워 진 영향이었다. 바람도 거세게 불어 더 춥게 느껴졌다. 쌀쌀한 기운에 더 빨리 내려갔다. 20-30분 만에 내려가 숙소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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