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이 곳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맘에 무언가 갚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여행지에서 바로 올리면 지금 가시는 분들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좀 길지만 따로따로 올리겠습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시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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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6일

라스베가스 - Fivespot Cabin

이동거리 380 mi.

라스베가스에서 우리 가족은 푹 쉬었다. 애리조나, 유타, 뉴멕시코의 주요 국립공원을 돌며 쌓인 피로를 씻었다.

3주 간 우리 가족은 이동만 하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 트레일 코스를 돌았다. 아이들은 생각 이상으로 잘 했다. 더 걷자며 욕심을 부리기도 했다. 덕분에 보기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걷는 여행이 됐다.

나는 지난 여행에서 세도나, 그랜드캐년, 자이언이 가장 좋았는데 가장 트레일을 많이 한 곳들이다. 우리는 2부 여행에서 미국 서부 태평양과 맞닿아 있는 캘리포니아, 오레곤, 워싱턴을 거쳐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로 간다. 나는 조금 더 트레일을 해보자고 욕심을 내기로 했다.

다음 목적지는 세쿼이아, 킹스캐년 국립공원 (Sequoia & Kings Canyon National Parks)이다. 세쿼이아와 킹스캐년 중간에 있는 파인허스트(Pinehurst)란 곳에서 2박을 하기로 했다. 라스베가스에서 차로 7시간 가량 걸렸다.

이동은 쉽지 않았다. 출발도 하기 전에 차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차가 너무 뜨거워 카메라와 센서가 오작동을 했다. 차가 더러운 탓도 있었다. 앞 범퍼는 죽은 곤충들의 무덤이 됐다. 차는 모래를 뒤집어 쓴 모양새였다. 급하게 자동 세차장에 가서 차를 씻어냈다. 그러자 오작동은 사라졌고 차는 깨끗해졌다.

가는 동안 태양은 이글거렸다. 모하비 사막을 지나가는 데 화씨 100도에 육박했다. 38도쯤 되는 것 같았다. 바람은 거세게 불어 차가 한번씩 휘청 했다. 나는 화물차가 휘청일 때 그 옆을 지나가다가 여러번 놀랐다. 모하비 사막을 넘어가는 데 현대차 주행장이 보였다. 혹독한 자연 환경에서 차를 시험해 볼 때 쓰는 곳이라고 들었다. 모하비 사막은 혹독했다.

네 시간여를 운전해서 사막을 넘으니 이번엔 산속이었다. 숙소까지 가는 길은 구불구불 산길이었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날 만큼 길이 좁을 곳을 수 십 마일 가야 했다.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아찔했다.

힘들게 도착한 숙소를 보고 아이들은 좋아했다. 이 숙소는 작은 주택을 통째로 빌려 쓰는 에어비앤비 형태였다. 낡은 집이었지만 내부는 비교적 깨끗했다. 주방이 있고, 방이 있고, 핀라드식 사우나가 있었다. 여기에 BBQ 시설과 작은 뒤뜰도 있었다. 호텔 만큼 깨끗하진 않지만, 호텔보다 훨씬 운치가 있고 넓었고 편했다.

집주인 아줌마가 나와서 우리를 반겼다. 아이들은 갑자기 피아노를 치고 싶다고 했다. 건너편 집에 피아노가 있었기 때문이다. 집주인은 자기 사무실에 있는 피아노를 치라고 했다. 스타인웨이 그랜드 피아노였다. 시윤이는 여행 직전에 연습한 타란툴라를 쳤다. 타란툴라는 거미 이름이다. 집주인은 단번에 이 노래를 알아봤다. 집 주변에 손바닥 만한 타란툴라가 종종 나타난다고 했다. 물려도 죽진 않는다며 '안심'도 시켜줬다. 집주인은 예전에 피아노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그래서 더 좋아했다. 며칠 뒤에는 이 곳에서 작은 콘서트도 한다고 했다. 나는 그 콘서트가 보고 싶었지만, 보지 못 해 아쉬웠다.

우리는 저녁으로 그릴에 안심스테이크를 구웠다. 처음 쓰는 그릴이어서 순전히 감으로 구웠다. 아이들은 한 입 먹더니 "최고로 맛있다"고 했다. 성공이었다. 아내도 "맛있다"고 했다. 나는 좋아서 껄껄 웃었다. 밥을 먹고 사우나에 가족들이 다같이 들어갔다. 나는 사우나보다 샤워가 더 급해 먼저 나왔다. 아이들과 아내는 사우나에서 한참을 있었다. 아내는 "몸이 풀리는 것 같다"고 했다. 자이언에서 숙소 탓에 맘고생을 해서 그런지 안도감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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