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주 오지여행 (1) : 파리아 캐년의 상류 벅스킨 걸치

Buckskin Gulch..The World Best Long Slot Canyon
미국 남서부엔 정말 수많은 캐년들이 있죠. 그 이름도 유명한 그랜드캐년이나 블랙캐년을 비롯한 웅장한 계곡과 앤텔로프 캐년(Antelope Canyon)과 같은 좁고 꼬불꼬불한 캐년(Slot Canyon)들도 있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좁고 깊은 최고의 협곡지역이 어디일까요? 바로 레이크 파웰의 서쪽에 위치한 파리아 계곡(Paria Canyon)의 상류에 있는 ‘벅스킨 걸치(Buckskin Gulch)’입니다. 애리조나와 유타주가 맞닿는 지역이며 캐납(Kanab)과 페이지(Page)의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곳으로 총 길이가 13마일에 달하는 좁고 깊은 협곡입니다. 마치 페이지의 앤텔로프 캐년과 자이언 국립공원의 내로우(The Narrows) 계곡을 합쳐 놓은 것과 같은 이곳은 보통 사람들은 물론이고 경험이 많은 베테랑 하이커들조차 마음놓고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물론이고 날씨에 따른 변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또 최소한의 편의시설조차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말 그대로 100% 오지인 곳이기에 마치 원시 지구의 상태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차를 타고 갈 수는 없으며 오로지 걸어서 갈 수밖에 없는 오지 중에 오지입니다. 또 협곡 전체를 모두 탐험하려면 최소 2박3일 이상의 캠핑이 필요한데 아무리 체력이 충분하다해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입니다. 수만년 동안 강물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곳이기 때문에 지금도 비가 많이 오거나 강물이 불어나면 꼼짝없이 급류에 휩쓸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왕에 이곳 벅스킨 걸치를 탐험한다면 인근에 있는 ‘코요테 언덕(Coyote Buttes)’도 구경하도록 합시다. 역시 오지답게 왕복 6마일이 넘는 힘든 하이킹을 해야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자연이 만들어 낸 물결(Wave)이 그야말로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이곳 코요테 언덕(Coyote Buttes)은 북쪽코스와 남쪽코스가 있는데 관광객들은 주로 좀 더 멋진 웨이브를 볼 수 있는 북쪽코스를 더 많이 찾고 있습니다. 유타주에선 가장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1990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곳으로 프로사진작가들과 하이킹 매니아들로부터 매우 각광받는 명소입니다.





벅스킨 걸치로 향하는 입구(Trailhead)는 동쪽에 한 군데, 그리고 서쪽에 두 군데 모두 3곳이 있는데, 동쪽에 위치한 입구보다는 유타주 캐납의 남쪽에 있는 ‘벅스킨(Buckskin)’이나 ‘와이어 패스(Wire Pass)’ 입구를 많이 이용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남쪽에 위치한 와이어 패스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가장 빨리 좁은 협곡에 다다를 수 있기에 비록 거리가 좀 멀긴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곳 와이어 패스 입구을 이용해서 오지탐험을 시작합니다. 또 이곳에서 ‘코요테 언덕(Coyote Buttes)’ 지역도 구경할 수 있으며 어떤 루트를 이용해 어떤 방식으로 탐험을 하느냐에 따라 당일치기부터 3박4일 이상까지 다양하게 계획할 수 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코요테 언덕(Coyote Buttes)’을 구경하는데 하루, ‘벅스킨 걸치(Buckskin Gulch)’ 협곡을 탐험하는데 이틀을 할애하면 좋습니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루트는 와이어 패스 입구를 출발해 파리아 강과 만나는 지점(Confluence of Paria River)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오는 코스입니다. 와이어 패스를 통해 협곡 속으로 들어가 벅스킨 걸치를 지나 파리아 강의 합류지점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다면 왕복 27마일 코스이니 하루만에 다녀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갈수기엔 거의 물이 흐르지 않는 파리아 강을 따라 애리조나주의 리스페리(Lees Ferry)까지 갈 수도 있지만 여름철엔 곤란합니다. 워낙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자칫 큰 비라도 내리게 되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나마 비올 확율이 가장 적은 4~6월, 또는 9~10월이 유리한 시기라고 할 수 있어요. 발을 디딜수록 깊게 빠져드는 마치 늪과 같은 진흙구덩이(Quicksand)가 도처에 있으니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입니다. ‘파리아(Paria)’란 말 자체가 고대 인디언의 언어로 ‘Muddy Water(진흙탕)’란 뜻이라고 해요. 그런 까닭에 오랜 옛날부터 지금까지 진흙의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하루에 $5씩 계산해서 오지 탐험에 대한 허가(Permit)를 받아야 하고, 충분한 식수와 음식, 각종 캠핑 준비물, 안전에 필요한 장비들도 빠짐없이 챙겨야 하며 무엇보다 튼튼한 체력이 요구됩니다. 또 위험한 야생동물들에 대한 상식도 알아두면 만일의 사태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퍼밋은 여행 4개월 전부터 온라인을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는데 자연보호와 안전을 위해 하루에 약 10~20명 내외로 인원을 제한하고 있기에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은 가능한 빨리 접수를 해야만 합니다. 또 직접 BLM 캐납지점(☞BLM Kanab Field Office)을 찾아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두는 게 좋습니다. 혼자 몸으로 이 협곡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너무도 위험한 일이며 최소 3명 이상의 인원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좋은데 현지 사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은 경험이 많은 다른 팀원들과 어울려 함께 탐험해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캐납이나 페이지에서 출발하는, 전문 가이드가 인솔하는 투어에 합류할 수도 있으며 일반차량으로 찾아가기 힘든 트레일 입구까지 그들이 제공하는 ‘셔틀(4WD 차량) 서비스’만 따로 이용할 수도 있답니다. ☞Paria Canyon & The Wave of Coyote Buttes


파리아 캐년과 벅스킨 걸치의 위치
위성 사진 : 지구 50마일 상공에서 찍은 아래 위성사진을 보면 우측에 레이크 파웰 호수가 보이고 페이지市가 보입니다. 그 아래로 콜로라도 강이 흐르고 있고 리스페리(Lees Ferry)의 ‘F’자 바로 밑에 오른쪽으로 아주 작게 볼록 튀어 나온 ‘호스슈 벤드(Horseshoe Bend)’의 모습도 보이네요. 사진의 가운데 하얀 실선은 유타주와 애리조나주의 경계를 나타내고 있으며 페이지에서 서쪽으로 연결되는 노란색 도로가 US-89번, 그리고 남서쪽 그랜드캐년 노스림 방향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US-89A번 도로입니다. 지도의 좌측으로는 ‘와이어 패스 입구(Wire Pass Trailhead)’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검은색 실선이 좁고 긴 협곡(Slot Canyon)인 ‘벅스킨 걸치(Buckskin Gulch)’ 협곡입니다. 계속해서 ‘벅스킨 걸치(Buckskin Gulch)’ 협곡은 동남쪽 호스슈 벤드 방향으로, 비스듬히 꼬불꼬불 이어지는데 이 계곡이 바로 파리아 강물이 흐르는 ‘파리아 계곡(Paria Canyon)’이며 점점 굵은 선의 형태로 표시되고 있습니다. 즉, 파리아 강이 하류로 흐르면서 협곡의 넓이가 점점 넓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파리아 강은 호스슈 벤드의 아래쪽인 리스페리(Lees Ferry)에서 콜로라도 강과 합류하게 됩니다.


가는 길 : 유타주 캐납(Kanab)에서 애리조나주 페이지(Page)로 연결되는 US-89번 하이웨이를 이용하면 됩니다. 캐납을 출발해 40마일쯤 동쪽으로 가다보면 남쪽으로 빠지는 비포장 샛길(700번 : House Rock Valley Road)이 나타납니다. 이 비포장도로는 그런대로 잘 정비가 되어있고 거리가 짧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로도 갈 수 있습니다. 아무튼 샛길로 빠져 남쪽으로 4마일 정도를 가면 협곡으로 향하는 첫번째 입구인 ‘벅스킨 입구(Buckskin Trailhead)’가 나오는데 이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쳐 4마일 정도를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해발 4,860피트에 위치한 ‘와이어 패스 입구(Wire Pass Trailhead)’가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벅스킨 걸치를 탐험하는 트레일 코스가 시작되며 코요테 언덕의 끝지점인 ‘웨이브(The Wave)’까지 이어지는 트레일 코스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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