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뭉뭉아빠라고 합니다.


제가 웹사이트에 글쓰기를 잘 하는 성격은 아닙니다만, 이렇게 글쓰기를 해야겠다 생각한 것은 지난 9월에 미국 서부를 여행하면서 이 웹사이트를 운영하시는 아이리스님을 비롯한 여러분들께 너무나 많은 도움을 얻어 이런 방식으로라도 은혜에 보답을 해야겠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말마다 틈틈이 따로 글을 작성하려고 했습니다만, 조금씩밖에 못쓰다보니 벌써 11월이 되었네요. 늦었지만 추억을 곱씹어보며 감사한 마음으로 글을 올리고자 합니다. 


이번 여행은 9살 딸아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계획했습니다. 그 동안은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고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다 보니, 여행을 가면 조금만 걸어도 힘들어서 칭얼대거나 하여 업혀서 돌아오거나 했기 때문에 휴가 기간에 여행을 가면 주로 바닷가 리조트를 가곤 했죠. 이번에는 제가 모처럼 2주 휴가를 쓸 수 있게 되기도 했고, 이제 아이가 초등학생이고 하니 어느 정도 돌아다니는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큰맘 먹고 미국 서부를 자동차로 여행하기로 계획했던 것이죠.

이 게시판에도 여행 계획을 세울 무렵 초반의 고민을 문의했습니다만, 잘 오지 않는 기회라 생각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그 동안 미국 내에서 가보고 싶었던 소망을 모두 담아 요세미티에 디즈니랜드에 라스베가스에 그랜드써클까지 이것저것 다 넣어 계획을 했었지요. 결국 마눌님의 강력한 제지를 받아 요세미티를 과감히 일정에서 제외하고 초반 일주일은 차량도 렌트하지 않는 일정으로 짠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수록 시차 적응에 시간이 걸려 초반 2~3일은 거의 비몽사몽으로 하루를 보냈고 5일이 지나서야 비로소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이 일정해지기 시작했거든요.


디즈니랜드

 

여행의 초반은 산호세에서 지인을 만나는 것도 있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애너하임 디즈니랜드 방문이 주 일정이었습니다. 디즈니랜드는 사실 딸 아이가 강력히 원했다기 보다는 이번 기회에 디즈니랜드 한번 보여주자는 애 엄마의 의견이었는데, “초등학생은 여행가서 다른 경험보다도 디즈니랜드 한번 다녀왔다고 하는 것으로 게임 끝이라는 거였죠. 하긴 저 어렸을 때 생각을 해 봐도 누가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디즈니랜드 가는 것이라고 했었을 정도로 디즈니랜드는 우리 세대에게는 정말 꿈의 장소였죠. 저도 이왕 가는 것 확실하게 보자는 생각에 디즈니랜드에서 이틀을 보내자 계획하고, 근처에서 3박을 했습니다. 숙박 장소도 많은 고민을 하다가 다녀온 분들의 경험기를 읽어보고 가까운 숙소가 장땡이다 라는 생각에 걸어서 8분 거리에 숙소를 잡았는데 이 부분은 실제 경험해 보니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한번씩 들어와 쉴 수도 있고 비싸고 별로 맛없는 디즈니랜드 식사 대신에 숙소에서 간단히 먹고 나갈 수도 있었으니까요. 또한 디즈니랜드 파크에서는 “Fantasmic”이라는 수상공연이,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서는 “World of Color” 라는 수상 공연이 9시가 넘어 끝나는데, 숙소가 가까운 저희는 끝나고 간단히 걸어서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좋았습니다. 

 

디즈니랜드 입장권은 하루에 디즈니랜드 파크와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중 한군데만 갈 수 있는 일반 입장권과 두 군데를 계속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Hopper” 입장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틀을 갔는데 하루는 디즈니랜드파크에, 하루는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 집중하자는 생각에 일반 2일 입장권을 온라인으로 예매했지요. 결론적으로는 만족했습니다. 아이 기준으로는 디즈니랜드파크에서 볼 것이 아무래도 더 많을 것이라 예상해서 안그래도 롤러코스터는 무서워서 못 타는 아이가 탈 것 위주의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서 별로 할 것이 없으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미니 롤러코스터라고 할 수 있는 “Goofy’s Sky School” 을 처음 타보고서 롤러코스터 맛을 알게 되어 연속으로 세 번을 타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애니메이션 “Cars”를 테마로 만든 “Radiator Springs Racers” 같은 것은 정말 ~”하고 감탄이 소리내어 나올 정도의 디테일과 컨텐츠를 가지고 있어 디즈니의 위력을 실감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스타워즈를 테마로 금년에 오픈한 “Millennium Falcon Ride”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테마로 만든 어트랙션은 제가 다녀와서 타 봤다고 하니 회사 동료들이 부러워 할 정도였으니, 초등학교 때 소원을 제가 이번에 이루고 왔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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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테일의 끝판왕 - Millennium Falcon >



라구나 비치


애초에 금번 여행을 계획할 때 컨셉은 비록 바닷가 리조트가 아니더라도 여기저기 많이 구경하며 돌아다니기 보다는 한군데 정착하면서 슬슬 마실 다니듯이 여유있는 여행을 하자는 것이었는데지금 생각해보면 디즈니랜드에서의 3박 이후로는 하루씩 자며 돌아다니는 여행을 했으니 처음 컨셉과는 맞지 않는 여행을 했습니다만, 그래도 하루는 바닷가를 가보는 것이 좋겠다 싶어 끼워넣은 것이 라구나 비치였습니다.

LA 근처 바닷가를 생각하면 산타모니카 등 유명한 곳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예전에 우연히 방문한 카멜이라는 소도시에서 느꼈던 작으면서도 여유로운 예술가 마을 느낌이 좋아 이번에도 애너하임에서 멀지 않으면서 비슷한 곳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자 했던 것인데, 예상과 맞아떨어진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라구나 비치는 해변에서 바닷물까지의 거리가 짧은 편이고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면에서 기대했던 부분을 충족시켜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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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라구나 비치>

 

9월 중순 이후의 바닷물은 차가와서 들어갈 엄두는 못내고 해변가만 산책했습니다만, 역시 젊음은 좋은 것인지 현지 젊은이들은 열심히 서핑을 하더군요. 이 동네도 갤러리도 많고 했습니다만,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니 동네를 걸어서 돌아다니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차로 다녀야지 걸어서 다닐 분위기는 아니라고 해야 할까하루 묵고 다음 날 오전에 조금 더 걷는 것으로 마무리했던 라구나 비치였고, 다음에 방문한다면 석양이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일몰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기를 희망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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