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카우보이의 땅, 텍사스

2005.06.15 23:15

조남규 조회 수:4497 추천:125

☞ http://blog.segye.com/cool1024/3650


텍사스 자랑을 하지 않으면

텍사스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긴 자랑할 게 많기는 합니다.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 벌판이면 벌판,

다양한 인종 구성 만큼이나 다채로운 자연 경관,

2000만 명이 넘는 인구에 미 연방에서 두 번째로 넓은 주,

석유를 비롯한 풍부한 자원…

솔직히 뻐길 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텍사스 사람들은 오만한 구석이 있습니다.

마치 고개를 한껏 쳐든 채 서 있는 부시의 모습처럼.
그리고 독립심이 무척 강합니다.

텍사스는 1845년 미 연방의 28번 째 주로 편입됐는데

텍사스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쉽게 어울리지 않는 기질이어서

‘Lone star’로 불렀다는군요.

부시의 기질이 바탕하고 있는 텍사스,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곳이며 사람인지

한 번 가봤습니다.



도로 표지판이 없더라도

건조한 풍경만으로도 텍사스 땅임을 알 수 있습니다.

'거칠다’는 표현은 텍사스를 위해 만들어진 단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타는 듯한 태양과 메마른 대지, 거센 바람.

이런 풍토 속에서도 텍사스 들판에 흔전 만전인 수레 국화와
인디언 페인트브러시는
텍사스의 메마른 풍경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듯 합니다.
텍사스의 전갈과 독거미, 방울뱀 등은
적자 생존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입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타바스코 소스와
독주 데킬라도 멕시코와의 문화 접변이 빚어낸 텍사스적 요소.

카우보이도 빼놓을 수 없죠.
요즘은 챙 넒은 모자에 네커치프를 목에 두르고 랭글러 진이나 가죽 바지,
그리고  부츠와 拍車로 무장한 전통적 카우보이는 쉽게 만날 수 없습니다.
현대판 카우보이들은 힘 좋은 미제 픽업 트럭을 타고 먼지 바람을 날리며

질주합니다.

벌판 곳곳에 서 있는 시추기는 20세기 초반 석유가 발견되면서
하루 아침에 벼락 부자가 된 이들의 신화를 말해주는 듯 합니다.

텍사스의 주도인 오스틴은

텍사스의 첫 미국인 식민자, 스테판 오스틴의 이름을 딴 도시입니다.

도시의 스카이 라인은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이전 모습과 달라졌지만


Texas1.JPG

1888년 지어진 주 의사당(워싱턴 국회 의사당을 본떴다는군요)과

텍사스 주립대학의 시계탑은 의연합니다.


오스틴에서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남서쪽으로 내려가면

아파치와 코만치 인디언의 터전이었던 샌 안토니오입니다.

백인 식민자들에 의해 인디언이 쫓겨난 후론

미국 식민자들과 멕시코의 각축장이 된 곳입니다.

1836년 3월 6일,

샌 안토니오의 알라모 요새에서


189명의 텍사스 방어 부대가 산타 안나 휘하의

멕시코군 4000여명에 끝까지 항전하다 전원 몰살당합니다.


Texas2.JPG


그로부터 6주일 후,

샘 휴스턴이 이끈 텍사스군은 “Remember the Alamo!”를 외치며

산타 안나의 멕시코군을 불과 18분 만에 격퇴시키는데

역사상 유명한 이 전투가 텍사스 독립의 전기가 됩니다.

마르궤즈 제임스가 쓴 ‘아! 알라모’라는 소설에

당시 알라모 전투를 지휘한 트레비스의 편지가 소개돼 있습니다.그로부터 6주일 후,

샘 휴스턴이 이끈 텍사스군은 “Remember the Alamo!”를 외치며

산타 안나의 멕시코군을 불과 18분 만에 격퇴시키는데

역사상 유명한 이 전투가 텍사스 독립의 전기가 됩니다.

마르궤즈 제임스가 쓴 ‘아! 알라모’라는 소설에

당시 알라모 전투를 지휘한 트레비스의 편지가 소개돼 있습니다.


“텍사스 및 전 미국 국민에게.

본인은 산타 안나의 지휘 아래 있는 천 명 이상의 멕시코군에 포위되어 있습니다. 적은 본인에게 항복을 요구했고 만일 항복하지 않을 때엔 요새의 점령과 함께 본인 등은 그들에게 죽음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본인은 그 요구에 포탄 한 발로 응수했습니다. 본인은 항복하거나 후퇴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 우리의 국기(텍사스 국기)는 요새 위에서 자랑스럽게 펄럭이고 있습니다. 본인은 지원 요구가 묵살된다 하더라도 국가와 명예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지 않고 군인답게 죽을 것입니다”


최근 영화로도 만들어진 알라모 전투는

Texas3.JPG

자신들의 땅(물론 인디언에게서 강탈한 것이지만)과
자유(역시 인디언들의 자유를 속박한 대가로 얻은 것이지만)를

지키기 위한 텍사스인들의 희생을 상징합니다.

‘189 대 4000’이면

이길 승산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인데도

텍사스인들은 일부의 작전상 후퇴 권유도 마다하고

등을 보이기 보다는 꼿꼿이 서서 죽는 길을 선택합니다.
멕시코군의 총 공격이 임박하자
트레비스는 칼을 뽑아 땅바닥 위에 선을 그어놓고
끝까지 알라모를 사수하길 원하는 자는 그 선을 넘게했는데
한 사람도 빠짐없이 트레비스의 뒤를 따랐다고 전해집니다.

어리석을 만큼 고집스런 기질입니다.
초기 텍사스인들의 이런 기질이 부시의 혈관에도
흐르고 있는 느낌입니다.


오스틴과 달라스 사이에 위치한

부시가의 크로포트 목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가 됐지요.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2977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743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094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271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9198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482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703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626 2
3674 Alaska road trip잘 다녀왔습니다 [14] 자유 2018.07.19 1542 0
3673 미국 서부 여행 계획입니다. 숙소와 렌트 문제로 여쭙니다. [6] 현아예요 2018.11.16 1542 0
3672 달라스에서 나이아가라 나야가라 Niagara 폭포 자동차 여행 [4] dnpapa 2018.11.19 1542 0
3671 코로나 바이러스 박멸 --- 백신 접종 예상 계획 [10] 청산 2020.12.03 1542 0
3670 7일간 서부 그랜드 서클 여행계획 [3] gomi 2017.04.02 1541 0
3669 미서부 40일 일정 문의 드립니다. [2] 쫑아씨 2017.04.22 1541 0
3668 [Update : 공사완료되어 정상 통행이 가능합니다] 그랜드캐년, Page, 모뉴먼트밸리쪽 여행하는 분들은 보세요 [2] file 아이리스 2018.10.05 1541 2
3667 4인가족 9박 10일 미국 서부 여행기~ 은이영이아빠 2017.07.18 1539 0
3666 서부 여행루트에 대한 조언을 부탁해요^^ [1] prine 2015.07.16 1538 0
3665 12.24 - 1.3.17 까지 L.A 자동차 여행 계획문의. [1] BaBa 2016.12.21 1538 0
3664 브라이스캐년 인근 숙소에 대해 문의드립니다 [3] 팬오션시총10조 2018.03.04 1538 0
3663 미국 서부 여행기 - 2/5 주유소 사건 [3] 뭉뭉아빠 2019.11.10 1538 2
3662 가족 5명이 한달 일정으로 동부 여행을 계획 중입니다. 많은 도움 요청드립니다. [5] 살아있는이유 2017.05.20 1537 0
3661 요세미티 타이오가 로드 폐쇄되었나요? [2] 심산 2017.11.16 1537 0
3660 Zion,Bryce NP 2박3일 방문기 [9] file 청산 2018.08.28 1537 2
3659 5/2~5/9일 미국 서부 여행 [5] file 앨리트루키 2017.04.15 1536 0
3658 내년 6월말 서부 자동차 여행 일정 도와주세요! [2] Manda:) 2015.12.21 1535 0
3657 캐나다 산불과 제스퍼, 밴프 여행 계획 문의 [5] 은이영이아빠 2017.08.11 1535 0
3656 Death Valley 4x 4 : Titus Canyon Road [2] file 눈먼닭 2017.11.03 1535 1
3655 렌트카 문의드립니다.(10월5일~20일) [4] doctorhsj 2015.09.23 1534 0
3654 6월 일정 문의입니다. (알레스카, 재스퍼, 밴프, 엘로스톤, 아치스 모뉴먼트 등) [2] 석야 2017.05.04 1534 0
3653 미서부 여행일정 검토부탁드려요. [2] 꽈뜨로 2014.12.22 1533 0
3652 미 서부 rv 여행 계획 관련 질문 드립니다 ^^ [2] Soooo 2017.07.08 1533 0
3651 2월 16일 ~ 3월 1일 가족 여행일정 후기 입니다. [6] dreamee 2019.03.12 1533 2
3650 Zion Canyon Trail 관련 문의 [6] 함가보자 2017.05.25 1531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