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여행6일차 : 17miles-솔뱅-산타바바라-애너하임

2005.07.30 00:10

jbp007 조회 수:4062 추천:98





여섯째날, 5.9(월) : Monterey-Solvang(343km)-santabarbara(55km)-Anaheim(196km)

#사진1: 페블비치CC의 클럽하우스 앞에서
#사진2: 솔뱅의 자전거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오늘도 거의 600km를 넘게 달려야 하는 긴 여정의 날이다.
햇반과 즉석국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그나마 어제보다 장훈이의 몸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아침도 제법 잘 먹었고.

어른들에게도 힘든 긴긴 여행을, 그래도 별 탈 없이 함께 해 주는 아들놈이 기특하다 못해 고맙기 까지 하다.
사실 라스베가스 같은 곳에서는 어른들만 왔으면 더 많은 경험들도 할 수 있었겠다 싶지만, 지금 생각해 봐도, 5살 장훈이가 함께한 이번 우리 가족여행에 그 기쁨과 추억이 훨씬 더 진하게 다가오는 건,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을 매일매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아침식사 후, 어제 저녁 시간이 늦어 지나가지 못했던 17 miles 관광을 시작했다.
아침 일찍 서두른 덕분에, 미국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항상 붐빈다는 17miles에서 우리 가족은 오붓한 아침 산책을 할 수 있었다.  바다와 greenfield, 그리고 그 사이를 보라색으로 길게 물들인 야생화 사이를 지나가면서, 가능한 자연 그대로를 유지하려고 애쓰며 그 속의 풍요로운 삶을 누릴 줄 아는 그들이 부럽기도 했다.

페블비치 골프 클럽하우스에서 기념품을 산 후, 바로 101번 도로를 이용 solvang으로 향했다. 처음엔 1번 해변도로를 따라 내려 가는 여정을 생각했지만, 운전의 편의성, 시간의 절약, 그리고 무엇보다, solvang에서 점심을 해야 오늘의 긴 여정이 버겁지 않게 끝날 수 있다는 판단에 101번 고속도로를 택한 것이다.
그래도 big sur 나 hearst castle을  들르지 못한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101번 도로의 다소 지루한 드라이브에 지치기 시작할 때쯤, 도로변에 madonna inn의 이정표를 우연히 발견하고 계획에 없이 잠시 들를 수 있었던 건 우연한 행운이었다.

다행히 목적한 바 대로 solvang에 11시30분경 도착했다. 동화책 속에서나 볼듯한 마을인Solvang의 풍경은 그사이 맑게 갠 날씨 덕분에 더 환상적인 기억으로 오래 남는다.
우선 information center에 들렀다.
안델센 동화책 속에서 벽난로 옆의 흔들의자에 앉아 뜨개질하며 재밌는 얘기를 들려줄 듯한, 백발의 할머니가 넓지도 않은 마을 지도를 꺼내놓고, 요목조목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할머니의 추천대로, 커다란 풍차가 돌아가는 식당 야외 식탁에서 따듯한 햇볕을 쪼이며 팬케잌을 먹었는데,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입안에서 녹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기분 좋은 점심을 하고, 우린 자전거를 빌려 마을을 돌아보았다. 마차처럼 세 명 또는 넷 이서도 함께 탈 수 있게 고안된 자전거를 우리 가족은 낑낑 거리며, 페달을 밟으며 마을을 돌아다녔다.
중간에 쉬며 아이스크림 가게에도 들르고, 여행 기간 중 가장 행복한 점심때가 아니었나 싶다.
  
solvang에서 santa barbara까지는 1시간 남짓 거리였다. 154번 도로 중간에 높다란 산마루를 넘어 슬로프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오면서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해변에 다소곳이 자리잡은 붉은 santa barbara의 모습은 지금도 눈 앞에 그려지는 듯 하다.

맑고 조용한 해변마을에서 mission santabarbara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다음에 들른 santa Barbara court의 전망대 관광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마침 부근 유치원에서 소풍 나온 아이들이 법원 뒤 뜰 잔디밭에서 뛰노는 모습을 보고 있는 동안 장훈이는 어느새 그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었다.
아이들이란 다른 인종 사이에도, 다른 언어 사이에서도, 금새 친구가 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 분명 있는 것은 아닐까? 20-30분 한참 동안을 서로 뒹굴며 어울리는 장훈을 바쁜 여정을 핑계로 차에 태우는데,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우린 해변의 fisherman warf를 둘러보고 LA로 향했다. LA로 향하던 도중 외곽의 OUTLET MALL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느라 LA엔 어두워져서 도착했다. 미리 준비해간 주소로 찾아간 코리아 타운의 ‘신정식당’에서 간만에 된장찌개와 설렁탕을 먹으며 행복해 했다. 숙소인 디즈니랜드 정문 앞의 BEST WESTERN ANAHEIM INN에는 밤늦게 도착했다.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2956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733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089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263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9135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479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697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622 2
3473 Fly geyser 질문드립니다. [1] 브라우니 2014.10.29 1430 0
3472 요세미티 당일여행 문의 [7] 지웅애비 2018.02.09 1430 0
3471 그랜드써클 1차 계획입니다. 검토 부탁드립니다. [3] 강오빠 2015.06.27 1429 0
3470 미국 횡단 일정 문의 드립니다. [2] 낭미얼리 2016.12.06 1429 0
3469 세쿼이아-요세미티 2박3일 여행경로 추천 부탁드립니다. [2] 면가 2017.07.06 1429 0
3468 노부모님과의 렌터카 여행지 추천 부탁드립니다. 미 서부 [2] 보르구 2018.02.28 1428 0
3467 미국 한번 다녀올까! [2] nalnari 2017.04.02 1426 0
3466 7일간 서부 그랜드 서클 여행계획 - 계획 2차 수정본 (한번 더 살펴봐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4] gomi 2017.04.09 1426 0
3465 요세미티 [10] file 청산 2019.07.16 1426 1
3464 가민네비 추천 좀 해주세요 [7] 송촌동목장갑 2017.07.25 1425 0
3463 2월초에 브라이스 캐년과 자이언 캐년, 미국운전경험없어도 다녀올 수 있을까요? [2] 미쿡여행 2018.12.03 1425 0
3462 14일간 RV 여행기---빅 벤드 국립공원--- [18] file 미쿡방낭자 2019.01.27 1425 1
3461 아이리스님과 함께한 행복한 미국자동차 여행 [3] 상추사랑 2019.11.08 1425 2
3460 블루릿지파크웨이 겨울은 어떤지요 [2] 고고고구마 2015.12.12 1424 0
3459 Lake O'hara 예약관련 [7] 돌아가는길 2017.04.20 1423 0
3458 10월 첫째주 그랜드 써클 4박 5일 여행 계획 문의 드립니다. [11] file 택배왔다 2017.08.10 1423 0
3457 내년 5월 옐로우스톤 일정 문의드립니다 [1] 캘프 2018.11.18 1423 0
3456 샌프란시스코 옆 Muir woods 입장 시간 전에도 들어갈 수 있나요? [6] 클리어스프링 2017.06.20 1422 0
3455 덴버-옐로스톤 RV 가족여행 [2] 이뮨심 2018.02.18 1422 0
3454 미서부 (California, Oregon, Washington) + Canada 여행_Day 1 file 미국고고씽 2019.07.11 1422 1
3453 12/21~1/1 서부 일정 조언 부탁드립니다... [3] sirduke 2015.12.17 1419 0
3452 요세미티 공원에관해.. [4] 오토송 2017.06.17 1419 0
3451 그랜드써클 7-라스베가스와 Death Valley file 여행좋아 2017.09.18 1419 2
3450 12월말 뉴욕 여행 [8] Jio_Y 2018.11.30 1419 0
3449 미국 한바퀴 2차 일정입니다. 횡단 및 종단. 드디어 일주일 남았습니다. [6] 웃으면되고 2018.02.08 1418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