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owstone Trip(2008년 7월 13~ 26일)

넷째날: 7월 16일, 수

- 이동경로: Spearfish, SD – I-90W – 14번 도로—Devils Tower N.M. (62miles) – Buffalo, WY (134miles) --Thermopolis, WY (123miles)-- 120번 N타고  Cody (84miles)
- 이동거리: 417miles(667km)


오늘도 눈이 5시 반쯤에 떠졌다.  더 자도 되는데 매일마다 제일 일찍 일어난다.

어젯밤에 피곤해서 마치지 못한 여행기도 마저 쓰고 인터넷으로 날씨도 체크하고 기타 등등을 하니 다혜가 6시 조금 넘어서 깼다.  

다혜는 엊그제부터 아빠가 아침에 일어나면 자기도 바로 깨우랜다.  그래서 아빠랑 같이 일찍 아침 먹으러 로비에 내려간다고 말이다.

오늘은 깨우지 않았는데도 너무 일찍 일어나 버렸다.  그래서 6시 20분 정도에 둘이서 아침 먹으러 갔다.

와플도 만들고 시리얼도 덜고 오렌지와 포도도 테이블로 가져와 아빠와 딸만의 근사한 아침식사를 했다.

여행 시작한 후로 아침 7시면 다혜엄마와 다민이를 빼곤 모두 아침식사를 이미 완료한 상태이다.
그러니 아침에 짐정리 하고 출발하는 데에 여유가 넘친다.

장인어른은 아침식사를 하고 오시면 으레 모든 짐을 정리하시고 차에 싣는데 열심이시다.  어른들을 모시고 다니니 여행이 얼마나 편하고 여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식사를 한끼도 사먹지 않는데도 장모님 덕분에 풍성하게 먹을 수도 있고..
저녁 때는 찌게도 끓여 먹는다. ㅋㅋㅋ

여유롭게 출발해서 8시 20분에 시동걸고.. Go~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는 Devils Tower National Monument이다.

숙소에서 딱 1시간 걸려서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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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Badlands National Park에서 구입한 Annual Pass를 내밀고 통과해 들어가서 비지터센터까지 들어가며 Devils Tower를 한바퀴 돌며 감상했다.

미국의 공원들은 뭐니뭐니해도 트레일을 해봐야 여유롭게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는 타워를 끼고 제일 안쪽으로 도는 2km(1.3Mile)짜리 트레일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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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하는 중 길 옆에 있던 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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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하다가 덥고 힘들어서..>

다민이도 이 정도 쯤은 혼자서도 주파할 수 있는 실력인데 오늘은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아서 그런지 마지막 ¼ 정도는 아빠에게 안아달란다.

몇 년 전에 커다란 돌덩이인 이 타워 주변의 나무들에 불이 났던 자국들이 여기저기 나 있는데 다민이는 연신 “아빠~ 불~”을 외친다.  역시 소나무의 나무껍질이 화재에 아주 강한 보호막 역할을 하는 것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어서 다혜에게 산교육을 시킬 수 있었다.

어린 아이들과 트레일 하는게 시간이 쫌 걸렸지만 무사히 데블스 타워를 다 돌고 와서 10시 45분에 출발.

I-90으로 들어와 Buffalo를 조금 못미친 지점의 Rest Area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Thermopolis를 향해 다시 출발했다.

Buffalo에서 Thermopolis를 가는 중간은 로키산맥을 넘어가는 곳인데 Powder River Pass가 해발9,666피트(3,220m정도) 정도 되어서 Pass 꼭대기에는 아직도 약간의 눈이 남아있었다.

이 코스는 정말 절경이었다.  7월 중순인 지금에도 눈을 볼 수 있고, 정상에서 Thermopolis로 내려가는 길은 깍아지른 절벽들에서 기가막힌 절경을 담아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심각한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원래는 Buffalo에서 차에 기름을 채우고 왔어야 하는데, 아이들이 낮잠에 빠져 있어서 차에 주유하면 분명히 다민이가 깰 것이라 그냥 지나쳐 왔었다.  그리고 게이지에도 지금 남은 이 기름을 가지고 목적지에 까지 갈 수 있는 거리를 표현해 주고 있었다(차량별로 현재 탱크에 있는 기름으로 몇 마일을 갈 수 있는지 알려주는  기능이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현재 발생한 문제는 정상을 넘어서 기분 좋게 내려가고 있었는데 휘발유가 별로 없다는 표시가 들어왔다.  아직까지는 개스가 충분해야 하는데… 그리고 GPS로 가장 가까운 곳의 주유소를 검색해 보니 여기는 깊은 첩첩산중이라서 주유소가 있을만한 곳을 가려면 60여 마일을 더 가야 한다는데…  갑자기 앞이 캄캄해졌다.   보통 주유램프 등이 들어와도 40-50마일 정도는 더 갈 수 있다지만, 이렇게 산 중간에서 차에 문제가 생긴다면…

곰곰히 생각해 보니 현재의 문제는 험한 로키산맥을 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차의 연료게이지가 알려준 앞으로 갈 수 있는 거리는  지금까지 달려왔던 고속도로를 달리는 스타일에 따라 알려준 것인데 짐을 잔뜩 싣고 사람을 가득 채운 이 미니밴이 3,000m가 넘는 험한 산고개를 이리저리 돌면서 오르다 보니 생각보다 개스 소비량이 많았던 것이었다.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연료게이지가 없었다면 분명히 개스를 채우고 왔을텐데, 문명의 이기 덕분에 잔머리 굴리다 오히려 된통 당했다.

차가 다음 주유소까지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 주변의 환상적인 경치가 눈에 들어올리가 없다.   어떻게 하면 악셀레이터를 밟지 않고 현재의 주행속도를 유지하며 멀리 갈 수 있나에 온통 주의가 집중되어 있었다.

연료 경광등이 들어온 이후에도 산속을 30여 마일이나 더 달렸다.  앞으로도 주유소가 있을Worland까지20-30여마일은 더 가야 될텐데.. 어쩐다냐?

근데 이게 웬일인가?  그보다 27마일이나 못미쳐 있는 Ten Sleep이란 작은 마을에 깔끔한 주유소가 있는 것이었다.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업데이트한 GPS의 POI에도 안나와 있는 것으로 봐서는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

개스값이 약간 비싼듯했으나 조금만 채우고 더 가서 마저 채우라는 다혜엄마의 말을 무시하며 탱크를 가득 채웠다.

개스를 가득 채우고 출발하니 주변이 딴세상 같았다.  너무나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의 자연이었다.^^

목적지인 Thermopolis의 Hot Springs State Park에 도착해서 온천욕을 하려고 하니 모조리 돈을 내야 했다.  분명히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을 때는 무료였는데…(돔이 있는 곳은20분만 무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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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Springs Park에 있던 Tepee Fountain에서]


어른들과 상의해 보니 그 돈 내고 잠깐 수영복 입고 물속에 들어갔다 오느니 그냥 가자고 하신다.   그리고 오늘 머물 Cody의 KOA에 Hot Tub이 있다고 하니 거기서 하면 된다며 말이다.
덕분에 40여 달러가 굳었다.  출발하면서 그 돈으로 Cody의 월마트에 가서 고기도 사고 맛있는 과일도 사서 몸보신도 하고 영양보충도 하자고 결론이 났다.

Thermopolis에서 Cody로 오는 120번 도로는 정말로 고속도로가 부럽지 않았다.  제한속도가 65마일이라서 차도 별로 없는 도로를 70마일 정도의 속도를 내며 달리니 1시간 반도 걸리지 않아서 도착했다.

월마트에서 소고기 갈빗살과 Pork Steak 뿐 아니라 체리도 한 봉투 사는 등 맛난 것들도 사서 코아의 캐빈에 와서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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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A의 캐빈에는 이런 그네가 모두 있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사이에 나는 아이들과 함께 Hot Tub에 가서 몸을 풀고 왔는데 몇 일 동안의 피곤이 쫘~악 몰려오는게 막 눕고 싶었다.
저녁밥 먹고 디저트까지 먹은 후에 방에서 특별 순서를 마련했다. 미리 준비해 놓은 내일 갈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소개하는 EBS의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를 컴퓨터로 상영했다.

장인,장모님과 다혜엄마, 그리고 아이들은 천도 복숭아를 하나씩 물고서 내일 가게 될 공원의 이모저모와 왜 그런 지형이 생겼는지에 대해 공부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이후에는 모두 취침… 아~ 피곤하다.  나만 또 늦게까지 혼자 자판을 두드리고 있구나!

아~ 드디어 내일은 옐로스톤에 들어가는 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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