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힝기] #7 Grand Teton 국립공원]




[일기형식으로 쓴 글이라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은 점 널리 양해바랍니다]


8월 한 여름의 옐로우스톤이 이토록 추운줄 미처 몰랐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새벽에는 정말 추웠다.

한국에서는 한 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다니는데....

너무 추워서 와이프와 아이들이 자고 있는 침낭 속으로 기어들어가니 살 것 같다.  역시 침낭이 최고!
  

이틀밤을 거의 와일드라이프로 살았더니 몸이 무겁다.  

문득 이런 식으로 계속 텐트생활 위주로 하다가는 여행일정을 마치기도 전에 골병들 것 같은 생각이 퍼뜩 들면서....

와이프에게 이야기는 안했지만 속으로 결심한다.

‘이제 텐트는 쫑이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끄덕없이 버텨주어서 고맙다.  

여행 출발 전부터 온갖 걱정, 우려 다 들었다.
  
그 먼 거리에, 그 긴 기간동안......

애들 둘 데리고......괜찮냐? 걱정된다...!!!
  
Judy, Helen 둘 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병원신세 한번 안진 아이들이기에

큰 걱정은 안했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잘 따라와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비록 수박겉핡기지만 옐로우스톤의 거의 모든 포인트는 다 둘러봤기에

오늘은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으로 내려간다.

식사를 하고, 텐트 정리하고 나니 시간이 꽤 흘렀다.  
  
아이구.....이 놈의 텐트......치는 것보다 걷는게 훨 힘드네.....!!!
  
암튼 오늘은 내 마음 속의 낙원.......그랜----드 티턴을 가는 날 아닌가?
  
그랜드 티턴을 향해 출발!!!

  
잠시 그랜드 티턴을 설명하자면........
  
그랜드 티턴(Grand Teton) 국립공원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바로 아래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1929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나무 한 그루 없는 눈과 빙하로 뒤덮인 화강암 바위산이

기슭부터 정상까지 가파른 경사를 만들어내며 우뚝 솟아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자아내고 있으며 최고 높이 13,770ft를 자랑한다.

그 높은 산에 눈이 쌓이고 빙하가 녹으면서 퇴석이 되고

후에 호수를 이루게 되었는데, 바람이 없는 날 아침

호수에 비친 그랜드티턴의 영상은 거의 환상 그 자체!!!  

미국인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곳에 몇 년째 1위라나....?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Flag Ranch Information Center에 도착한 시간이 10:20분!  

공원신문과 지도를 받고 잠시 루트를 확인한다.  

제일 먼저 할 일은 주니어 레인져 신청하기!!!  

Judy와 Helen은 이미 주니어레인져에 푹 빠져버렸다.

오면서도 계속 노래를 부른다.
  
주니어 레인저를 위해 Colter Bay로 운전을 하는데......

커브길을 돌면서 나타나는 Jackson Lake와 병풍처럼 둘러싸인 Teton Range!!!  
  

허걱!!!!!
  

사진으로 봤던 바로 거기다!!!


그동안 사진으로 많이 보아왔지만 실제로 눈앞에 딱 나타나니 할말이 없어진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산들, 호수들!!!!  

말이 필요없다. 무조건 내려서 사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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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중간 사진도 찍으면서 Colter Bay에 가서 주니어 레인저를 신청하니 여기서도 1불을 내란다.  

나중에 레인저의 설명을 들으면서 일종의 donation이라는 걸 알게 됐지만,

신청을 하는데 너무나 당연하게 1불! 퉁명스레 이야기하는 인디언 레인저는 교육을 좀 더 받아야겠다.  
  
그랜드 티턴의 주니어레인저 프로그램은 장난이 아니다.

일단 죽 읽어보니 아이들과 다른 것들은 대충 해도 되겠는데

반드시 레인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싸인을 받을 것!!!  이게 일단은 중요할 것 같다.  

파크신문을 보니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실려 있지만 여러 가지로 시간과 일정이 안맞고 딱 하나 맞는게

Moose Visitor Center에서 1시에 20분간 진행하는 그랜드티턴 프리젠테이션이다.  1시간반 남았다.  
  

공원을 커버하는 도로는 크게 두 도로, 즉 Inner Loop와 Outer Loop가 있는데

이너루프는 티턴 파크 로드(Teton Park Road)라고도 하며 겨울에는 통제되는 구간이다.

이너 루프로 차를 몰아가면 곧이어 차창 앞으로 미국 최고의 경치 중에 하나인

티턴 레인지(Teton Range)가 눈앞에 펼쳐진다.  

맛있는 음식도 나중에 먹어야 맛있듯....멋진 경치도 나중에 봐야지.....

아니, 사실은 레인저 프로그램시간에 맞추어 무스까지 가야하니까....

Teton Park Road로 향하는 루트를 나중으로 미루고

상대적으로 볼거리가 적은 Moran Junction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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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er Loop에서 바라본 Teton Range]

중간중간 포인트에 서서 촬영도 하고 경치도 감상하며

너무 급하지도 않고 너무 여유롭지도 않게 내려오니 딱 1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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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se Visitor Center는 이제 막 새롭게 지어져서 단장하여 완전 새 건물에 시설도 훌륭하다.  

로비의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전체 실물지형도 앞에서 아줌마 레인저가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을 20분동안 듣고 싸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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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글자 채워넣기, 빙고, 소감쓰기, 그림 그리기 등 한구석 벤치에 앉아 넷이서

전자사전으로 단어 찾아가면서 열심히 채워넣는다.  

주니어 레인저에 부모들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이 덕에 아이들이 공부를 많이 한다.

영어공부도 하고, 과학공부, 지리공부 등등등....
  
간신히 다 채워서 프론트에 제출하니 웃는 얼굴로 칭찬을 해주고 주니어 레인저 뱃지를 준다.  

뱃지와 마크 중 택일하게 되어 있어서 뱃지를 받아서 나오는데

와이프가 싱글벙글하며 뒤따라 나온다.  

마크도 달라고 레인저가 "원래는 안되는데...."하면서 주더라나.....?

아까 비지터센터 가게에서 3달러에 팔고 있는 거 봤단다. 합 6달라 벌었다며.....

한국 아줌마들이란......암튼 그랜드티턴에서 주니어레인저를 하게 되면 말만 잘 하면 두 개 다 얻을 수 있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벌써 2시!  

서둘러 Moose를 빠져나와 피크닉 구역으로 가서 보온밥통과 반찬들을 꺼내 간단한 점심을 먹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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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er Loop에 들어서서 바라본 Teton Range]

중간중간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랜드티턴은 아무리 봐도 구름이 너무 예쁘다.  

하지만 오후 늦게부터 구름색깔이 조금 까매져서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없었던 것은 옥의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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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Lake는 정말 한 폭의 그림이다.  

호수 물에 발을 잠시 담그며 사진을 찍다가 String Lake로 갔다.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이 작은 호수에서 몇몇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수영을 하는게 아닌가?  

일정이고 뭐고 당장 수영복으로 갈아입는다.

자다가 억지로 일어나서 짜증부리던 Judy.....좋아 죽는다.
  
역시 아이들은 아름다운 경치보다도 이렇게 물놀이나 다른 놀이를 하며 노는 걸 좋아한다.  

그걸 아빠의 욕심으로 끌고 다녔으니....
  
String Lake는 한참을 가도 깊지가 않아 아이들 수영하기 딱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1시간정도 재미있고 즐거운 물놀이를 한 후에 다시 옷을 갈아입고 출발!  
  

String Lake에서 좀 더 나아가면 공원 내에서도 가장 경치가 좋다는

시그널 마운틴 로드(Signal Mountains Road)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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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al Mountains에서 바라본 Snake River와 Moran Junction]

진행하는 길에서 샛길로 빠져 달려보는 약 5마일 거리의 도로인데

이 도로를 달려보면 아래로 잭슨 레이크(Jackson Lake)와 잭슨홀(Jackson Hole) 지역까지

저 멀리 굽어 볼 수 있기도 하며 말이 필요 없는 멋진 장관의 파노라믹한 경치를 볼 수 있다.  

Signal Mountain Road를 타고 산꼭대기에 올라가 경치도 감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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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al Mountains에서 Teton Range쪽을 바라보면......]

마지막으로 Jackson Lake Lodge로 갔다.  

이곳 2층에서 보는 경치가 좋다길래 그냥 올라가 2층 레스토랑을 지나 건물 밖으로 나가면

그랜드 티턴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 중의 하나가 눈 앞에 펼쳐진다.  

구름만 조금 도와주었으면 정말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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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son Lake Lodge에서 바라본 Teton Range]

Jackson Lake Lodge는 시설이 아주 훌륭하다.

2층 레스토랑에서 그랜드티턴 레인지를 바라보며 스테이크를 즐기는 사람들이 여유로와 보인다.

우린 스테이크 냄새만 실컷 맡았지만........
  
벤치에 앉아 저물어하는 햇빛을 받으며 점점 어두워지는 그랜드티턴을 바라본다.
  
놀고있는 아이들 몰래 우리 둘이 약속.....!

나중에 이놈들 제껴놓고 우리끼리 꼭 다시 오자!!!
  
비록 짧은 하루의 일정이었지만 그랜드티턴은 정말 길이길이 기억될만한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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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산이던 물이던 계곡이던 천연계 속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찰칵....부르릉...!!!]


석양에 물든 그랜드 티턴을 뒤로하고......
  
너무 아름다워 백미러로 힐끔힐끔 그랜드 티턴을 훔쳐보며.....
  
사랑하는 이를 두고 가는 아쉬운 심정으로 안타깝게 길을 나선다.
  
할 수 없이 가야할 길을 가야 하기에......
  
이제 유타로 발길을 돌린다.

  

Salt Lake City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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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    트 : Yellowstone 남문 - Grand Teton 국립공원 - Jackson - Montpelier (ID)
* 숙    소 : Montpelier KOA ($49)
* 지    출 : $ 117.25
            (KOA 49, 세탁 3.25, 맥도날드 13, GAS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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