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처음에는 이 여행기를 하루에 한 개씩 올릴까 하다가.. 하루라도 빨리 정보를 얻으면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께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조금 전에 페이퍼 마치고 여기 미국 중부시각으로 새벽1시 55분인 지금 올리고 있습니다.

2005년 5월 22일(주일)-여행 5일째

오늘의 주요 코스: 산호세에서 주일예배, 요세미티 공원(Curry Village에서 숙박)

아침에 일어났는데, 다른 가족들과 함께 자서 조심스러웠다.  세 가정이 한 집에서 자다보니 5명인 가족이 거실에서 잤기에 다 자고 있어서 화장실 가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OOO님께 드릴 ‘Thank you Card’를 작성하고 나서 다혜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밖에 일어난 듯한 인기척이 나서 먼저 씻었다.

몇 사람들은 아침먹기 전에 산책하러 나갔는데, 우리 가족과 남아 있던 몇 사람들은 먼저 식사를 했다.  

주요 짐은 어제 자기 전에 다 싸 놨고 일찍 서둘렀는데도 역시나 출발할 때 물건들 챙기는 시간이 계획처럼 맞춰지지 않는다.  겨우 OOO님께서 어젯밤이 알려주신 산호세에 있는 ‘임마누엘 장로교회’를 찾아서 10시 예배에 참석했다.  다혜가 생각보다 어른 예배시간에 잘 참아줘서 엄마아빠가 예배드리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예배 후에 떡을 먹으며 교제하는 것은 시애틀의 형제교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여기는 개인접시에 떡을 종류별로 미리 담아 놓은 것이 다르다면 다른 것이고.

예배 후에 떡 두 접시를 가지고 우리는 바로 요세미티 N.P.로 출발했다.  280번 도로와 101번 도로를 통해서 152번과 140번 도로 등을 통해 요세미티 빌리지로 향했다.  처음에 생각은 중간에 점심을 먹고 가려고 했는데, 다혜가 계속 자고 있고, 다혜 엄마도 중간에 잠시 잠을 자서 계속 가다보니 점심먹을 포인트를 놓쳤다.  그리고 오후 2시 반 정도 넘으니까 배가 고파서 임마누엘 교회에서 가져온 떡을 먹으며 계속 차를 운전해 갔다.  ‘Mariposa’에서 개스를 주유하고 다혜가 막 깨서 화장실 가고 싶다기에 생리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25센트 넣고 레버를 돌려서 껌을 빼 먹는 기계를 통해 다혜는 껌도 먹고, 하여튼 3시간 넘게 쉬지도 못하고 고생한 차에게 잠시 휴식을 줬다.  

이제 요세미티 공원이 46마일 남았단다.  거의 다 왔다니까 더 기대가 된다.  Scenic Route라고 표시 된 길이라서 그런지 공원 입구로 들어가는 도로변도 참 멋졌다.  드디어 공원의 서쪽 입구로 들어가서 요세미티 빌리지로 향하는데, 갑자기 엄청난 양의 물보라가 일고 있고, 차량들이 좁은 주차장에 20여대가 겨우 틀여박혀 있다. 우리도 차를 대고 내려보니 요세미티 밸리의 폭포였다.  난 처음에 이게 요세미티 폭포인줄 알았는데, 표지판을 보니 아니었다.  그래도 웅장한 물줄기는 더운 날씨에 시원함을 전해줬다.  요세미티 빌리지로 들어가는 길 좌우로 계속해서 폭포들이 멋지게 자리 잡고 있다.  그 폭포들 중에 압권은 단연 요세미티 폭포였다.  큰 길가에서는 Upper 폭포만 잘 보이기에 그 것을 중심으로 사진도 많이 찍었다.  
Yosemite N.P.
우리가 차에서 내리니까 연세드신 미국분들 세분이 사진찍어 달라기에 찍어줬더니 어디서 왔냐고 물어본다. 한국에서 왔다니까 자기도 가봤다며 멋진 곳이란다. 사람들도 친절했다고..  그 말 들으며 지금 서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나 시애틀의 레이니어산, 오레곤 주의 크레이터 레이크 등을 보고 사는 사람들이 한국의 자연을 보고 멋지다고 표현해 준 것이 인사치레로 한 것인지 진심으로 한 것인지는 몰라도 고마웠다.  여기서 몇 달 지내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이 사람들은 다른 나라의 문화들에 관심이 많고, 또 그것이 설사 멋져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 문화에 대한 나름대로의 존경심을 갖고 대하기에 함부로 폄하하면서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의 문화에 대해서는 어떤 면으로는 사대주의 적일 정도로 높이 평가하고, 반면에 경제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나라들의 문화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비하하는 듯한 모습이 있기에 우리가 참 많이 성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요세미티 빌리지 안으로 들어와서도 커리빌리지를 찾아 오피스에서 예약한 방을 배정받아 숙소로 찾아와 짐을 옮기기까지 1시간 이나 걸렸다.  주일 오후인데도 사람들이 어찌나 많이 들어오던지..

오피스에서 알아보니 내가 내일 가려고 예정했던 코스인 타이오가 패스가 아직도 닫혀있었고, 요세미티 공원의 최대 뷰 포인트인 글래서 포인트도 아직 오픈을 안했다.  5월 말인데도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다닐 수가 없다니..  타이오가 패스가 오픈 안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예상하고 오긴 했지만, 그 멋진 코스를 가볼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아쉬움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일 LA로 내려가는 코스를 일반적인 프레스노쪽으로 가는 노선으로 해야 하기에 타이오가 패스를 통해 395번 도로를 타고 내려가는 대신 킹스캐년 국립공원을 들려보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숙소 안으로 들어와서 너무 배가 고파서 바로 라면을 끓여 먹었다.  다혜도 기침을 콜록콜록 하면서도 라면은 맛있다며 정말 잘 먹는다.  신김치에다가 라면국물에 밥까지 말아서 먹고 나니 이제야 살 것 같았다.  다혜 엄마도 퍼지려는 분위기가 보인다.  그래도 아직 해가 있는 가운데 한 가지라도 더 봐야 한다는 생각에 커리 빌리지 근처에 있는 Mirror Lake로 산책을 겸해 가기로 정하고 차에서 다혜를 등에 업을 수 있는 어깨띠를 꺼내들고 공원내 셔틀버스를 타고 미러 레이크 인근의 등산로 입구에서 내렸다.  나는 숙소로 짐 옮긴 후에, 라면먹을 때 너무 더워서 반바지 입고 있던 복장 그대로 하고 나왔었는데, 버스에서 내려 산에 올라가자마자 산의 모기들이 반바지 입은 내게 사정없이 달려든다.  편도 1마일 정도 되는 거리를 완만한 길로 해서 올라가는 것인데, 미러 레이크에서 흘러 내리는 계곡의 급류를 보면서 올라갈 수 있었지만, 난 그보다 모기들이 달려드는게 더 신경쓰였었다.  버스에서 내렸을 때 다혜가 매우 기분좋아 하길래 “무슨 노래 부를까?” 하니까 ‘배낭메고 모자쓰고~’ 노래를 부르자고 한다. 그래서 올라가면서 중간 이후에는 가사를 알지도 못하는 그 노래를 계속 흥얼거렸다.  배낭메고 모자쓰고 피크닉 가자는 가사의 노래였는데 아빠 등에 업혀서 모자쓰고 있고, 아빠 엄마랑 함께 밥먹고 산책가는 것이 다혜에게는 그 노래를 연상시켰나보다.  어쨋거나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 좋아서 신나하는 모습을 보니 좋았다.

Mirror Lake in Yosemite N.P.
[Mirror Lake]
미러 레이크는 생각보다 크지 않은 호수였다. 그런데 호수 이름처럼 깨끗한 호수위로 테나야 캐년(Tenaya Canyon)이 비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수정처럼 맑은 호수의 물은 너무 차가워서 잠시 손을 담그고 놀던 다혜의 손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었다.

다혜는 오늘 하루 종일 기침을 많이 했다.  특히 낮잠 자고 일어난 이후에 그리고 요세미티로 들어온 이후에 더 심하게 기침한다.  호수를 갔다 오면서도 다혜 엄마아빠는 다혜 기침이 너무 신경 쓰여서 그것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다시 내려와서 셔틀버스 타고 숙소로 오자마자 다혜 기침 감기약을 또 먹였다.  다혜 엄마는 기침할 때 아이스크림이 좋다며 사오라고 해서 매점에 가서 마그넷 기념품 한 개와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작은 것을 하나 사 왔는데, 다혜는 처음에는 먹겠다고 신나서 덤벼들더니만 너무 차가워서 그런지 한 입 먹더니 다시는 안먹겠다고 결사적으로 버틴다.  결국 다혜 엄마가 몇 숟가락 떠 먹은 것 외에는 한 통 다 다혜 아빠의 차지가 되었다.

오늘은 다혜의 컨디션이 안좋고 다혜 엄마도 빨리 쉬고 싶어하기에 9시 남짓에 벌써 씻고 자리에 누웠다.  이제 나도 씻으러 가야겠다.  지금 시각이 10시 22분인데, 매일 이 여행기를 작성을 마쳤던 시각이 거의 12-1시였던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빠른 하루의 종료시간이다.  오늘 밤에는 나에게도 푹 잠을 자는 선물을 줘야겠다.

참고로, 지금 우리가 묵고 있는 커리빌리지의 통나무 집인 캐빈(우리는 캐빈에 욕실과 화장실이 없는 것을 빌렸음-욕실은 숙소 앞에 있는 공동욕실 및 화장실을 사용)은 아담한데, 여기 빌리지에서 광고하는 컨셉처럼 TV나 셀폰과 같이 사람들이 자연을 느낄 여유를 빼앗는 것으로부터 단절된 가운데 온전히 자연만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놓은 면이 바쁜 일상에 쫒기는 현대인들에게 묘하게 어필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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