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3: 2023년 9월 15일 금요일

Moab에서의 셋째 날입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운전만 했으니 오늘은 다시금 하이킹을 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 Moab에서의 주된 계획은 Canyonlands NP에서 White Rim Road로 내려갈 수 있는 난이도 최상의 Trail들(ex. Lathrop Trail, Wilhite Trail, Murphy Loop Trail etc)을 하루에 한 개씩 걷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여행 초반에 여러 하이킹을 하면서 그 계획이 얼마나 황당한 계획이었는지를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올 해 9월 중반 날씨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웠고 그런 상황에서 하루에 고도 차이 400~500 m, 왕복 20 km 전후의 길을 매일 걷다가는 Canyonlands NP 어딘가에서 변사체로 발견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걷는 두 개의 Trail은 모두 Moab 현지에서 발견한 후 급조한 계획이었는데 결론적으로 두 선택 모두 저에게 100% 만족도를 선사해 준 고마운 Trail이었습니다.

오전에 걸은 길은 Grandstaff Canyon Trail이었습니다.

Grandstaff Canyon Trail
- 거리: 7.2 km
- 고도변화: 91 m
- 소요시간: 3시간
- Type: Out & Back
- 난이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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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Corona Arch Trailhead에서 Fisher Towers Trailhead로 가기 위해 128번 도로를 운전하던 중 Moab을 지나자 마자 도로 오른편에 Trailhead 안내판이 하나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마음 속으로 '어 여기에 Trailhead가 있네?'하고 위치를 기억해 놓았는데 Fisher Towers Trail을 함께 했던 Lendon이 본인이 어제 그 길을 실제로 걸어 봤는데 길도 아름답고 특히나 Trail 반환점에서 엄청나게 큰 아치도 볼 수 있으니 Moab에 있는 동안 시간을 내서 꼭 가서 걸어보라고 강력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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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경에 Trailhead에 도착해서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Trailhead에는 꽤 넓은 주차장, 화장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Trail 관련 자세한 설명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주차장에는 생각보다 꽤 많은 차량 및 사람이 있었습니다. 안내판 설명을 읽다 보니 Grandstaff라는 이름은 이 곳에 오래 전에 정착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인 William Grandstaff를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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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길은 Grandstaff Canyon의 바닥을 관통하고 있었으며 Canyon 바닥에는 일 년 내내 마르지 않고 흐르는 개울이 있는데 실제 하이킹을 하면서 이 개울을 여러 차례에 걸쳐 건너게 됩니다.

길 초반 모습입니다. 양쪽으로 높게 솟아 있는 절벽을 끼고 바닥에 흐르는 개울을 따라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들 옆으로 길이 나 있습니다. 이른 오전에 갈 경우 태양이 아직 절벽 뒤에 있어서 시원한 그늘에서 걸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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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대로 하이킹을 하면서 개울을 건너는 구간이 많이 나오는데 수량에 따라 그때그때 다를 수 있겠으나 평소 수량이라면 돌다리를 통해 쉽게 개울을 건널 수 있기 때문에 하이킹을 하면서 발을 적실 일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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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와 같이 돌다리가 없을 경우 물의 수심이 얕은 부분으로 건너면 되지만 수량이 많을 경우에 이런 구간에서는 별 수 없이 신발을 적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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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계속 개울을 따라가서 그런지 모래 바닥 구간도 제법 많고 뜬금없이 사람 키 높이의 풀밭을 그냥 헤치고 지나가야 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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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중간 정도에 이르면 아예 개울을 옆에 바짝 붙여 놓고 암벽 밑으로 걷게 됩니다. 어디로 가야 하나 헷갈릴 수도 있는데 자세히 보면 바위 암벽 상단에 Trail 표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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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 표시를 지나서도 한동안 개울과 길이 정확히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중간중간에 계속 개울을 건너게 됩니다. 개울을 건너는 횟수는 편도 기준 10번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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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길이 험하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Subway 하이킹과 흡사한 바위를 헤치고 가는 구간이 나와서 살짝 긴장했지만 그러한 구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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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공원 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이 길에서는 개와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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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길이 Y자로 갈라지는 곳이 보이는데 그 곳에서 오른쪽 방향의 협곡으로 들어가야 Morning Glory Natural Bridge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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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중간에 바위 틈을 비집고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 하나 있는데 여기를 지나고 나면 저 멀리 올라가야 하는 자연 돌 계단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참고로 이 길은 Trailhead에서 Morning Glory Natural Bridge까지 계속되는 오르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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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계단을 오르고 난 후 눈 앞에 나무가 우거진 부분을 뚫고 지나면 최종 목적지인 Morning Glory Natural Bridge를 만날 수 있습니다. 도착 시간은 10시 28분이었으니 편도 기준 1시간 30분 걸린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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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ing Glory Natural Bridge는 세계에서 9번째, 미국에서 3번째로 긴 아치(아래 List 참조)인데 그 폭은 74 m이고 지면에서의 높이는 23 m입니다. Morning Glory Natural Bridge가 정확히 Natural Bridge(흐르는 물로 인한 침식 작용으로 만들어진 경우)냐 아니면 Arch(비 또는 바람의 침식 작용으로 만들어진 경우)냐 논란이 많은데 혹자는 Morning Glory Arch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실 엄밀하게 따지면 Natural Bridge는 Arch의 Sub Category이기 때문에 뭐라 불리우건 큰 의미는 없어 보입니다. Morning Glory Natural Bridges는 바로 옆의 절벽에 딱 붙어 있는 Alcove Arch(그 간격이 불과 4.5 m)인지라 아주 가까이 가지 않으면 Arch의 구멍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제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처음에 본 Kolob Arch가 Alcove Arch였는데 Arch와 Viewpoint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치 구멍을 통해 하늘을 볼 수 없었는데 Morning Glory Natural Bridge에서 그 아쉬움을 마음껏 달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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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ing Glory Natural Bridge의 길이가 너무나 길어서 한 장의 사진으로는 Morning Glory Natural Bridge의 처음과 끝을 담을 방법이 없어서 별 수 없이 세 장의 사진으로 나눠 찍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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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ing Glory Natural Bridge에 도착했을 때 바로 아래서 레펠링을 준비하고 있던 사람들이 있어서 혹시 Morning Glory Natural Bridge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몇 사람이 위에서 하강 준비를 하고 있으니 조그만 기다려 보면 그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드문 기회를 직접 목격하고 싶어서 20분 정도를 기다렸는데 실제로 Morning Glory Natural Bridge 위에서 레펠 하강하는 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줄 하나에 대롱대롱 매달려 내려오는 모습을 아래에서 직접 보니 꽤나 흥미진진한 모습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Morning Glory Natural Bridge에서 직접 내려오는 것은 아니었고 바로 그 옆에 있는 절벽에서 내려오는 레펠링이었습니다. 남자 두 분이 레펠로 내려오는 모습을 지켜 봤는데 이 두 분의 관계가 부자 관계라는 것이 너무나 부러울 따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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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펠링 구경까지 포함해서 30분 휴식을 취한 후 11시에 Trailhead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앞에 보이는 Canyon 절벽을 끼고 왼쪽으로 돌아 나가는데 마침 지나가는 분이 있어서 이 곳에서도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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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올라갔던 바위 틈 계단 구간입니다. 위에서 찍은 사진보다는 밑에서 찍은 사진이 이 구간 느낌을 잘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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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 중간에 휴식 장소로 이용했던 길 중간 그늘진 조그만 Alcove입니다. 혼자 앉아서 쉬기에 딱 맞는 사이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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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yon을 옆에 끼고 걸어 나오니 12시 10분에 Trailhead에 도착했습니다. 나오는 길이 전체적으로 내리막 길인지라 들어가는 길에 비해 시간이 훨씬 덜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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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오전 하이킹을 마친 후 Moab 숙소로 복귀해서 식사 및 밀린 빨래를 하면서 정비 및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후에 걷고자 하는 Trail이 Arches NP에 위치하고 있는데 Entry Permit을 발급받지 않았기 때문에 어차피 오후 4시가 넘어야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에 숙소에서의 점심 식사 및 빨래를 하기에 딱 맞는 일정이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제가 Moab에서 머물렀던 Inca Inn and Motel 관련된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숙소 관련 꼭 알아야 할 것은 저처럼 며칠 간 머물 경우 침대 이불 및 시트를 머무는 기간 동안 한 번도 갈아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그런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 같은 경우에는 여기에서 6박을 했었고 그래서 3일째 되는 날 침대 이불 및 시트를 한 번 갈아달라고 매니저에게 부탁했었습니다. 인도계로 보이는 매니저가 앞에서는 알았다고 대답은 했지만 실제로 떠나는 날까지 숙소 측에서는 침대 이불 및 시트를 한 번도 교체해 주지 않았습니다. 머무는 기간 동안 이 곳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수건 교체 및 화장지 리필뿐이었고 심지어 방 바닥 먼지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머무는 기간 동안 기분이 아주 별로였습니다.

빨래를 위한 세탁 시설이 Inca Inn and Motel에는 없기 때문에 아침 식사와 마찬가지로 Adventure Inn Moab으로 가야 했습니다. 좀 귀찮기는 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큰 가방에 빨래더미를 담아서 Adventure Inn Moab 세탁실로 갔는데 세탁기 2대, 건조기 2대 가운데 건조기 한 대는 고장이 난 상태였습니다. 세탁기 이용을 위해 동전이 필요한데 다른 숙소의 경우 세탁실에 비치되어 있는 잔돈 교환기가 이 곳에는 없어서 호텔 데스크로 잔돈을 바꾸러 갔습니다. 그런데 이 곳 역시 데스크에 사람은 없고 화면을 통한 원격 조정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화면을 통해 직원 연결 후 세탁실 이용을 위해 잔돈을 교환하고 싶다고 했더니 지금은 데스크에 사람이 없으니 두 시간 뒤에 다시 오라는 이야기만 하고 뚝 끊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불쾌한 경험이었는데 한마디로 말해 투숙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는 제로였습니다.

오후 일정이 있는지라 마냥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할 수 없이 방을 청소하고 있던 직원을 겨우 붙잡고 동전 교환을 부탁했는데 방을 청소하는 직원은 영어를 한 마디로 할 줄 모르는 멕시코인이라서 간단한 동전 교환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아침 식사 때 직원을 통해서 미리 동전을 교환해 놓았을 터인데 다른 곳도 아닌 미국 Moab에서 이렇게 서비스가 엉망일 것이라고는 사실 상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세탁 및 건조까지 모두 끝마친 후 Entry Permit 없이도 출입이 가능한 오후 4시에 Arches NP로 향했습니다. Entry Permit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시간대라서 그런지 출입구에 꽤 많은 차량 및 오토바이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출입문을 통과하는데 대략 2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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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여행 계획을 수립할 때만 해도 이번 Moab 일정 가운데 Arches NP 방문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번 여행 주제가 No Repeat라고 이야기 드린 바 있었는데 Arches NP는 여러 번 방문을 했었고 걸어볼 수 있는 Trail 역시 모두 걸어봤기 때문에 올 해 굳이 다시 들어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oab까지 왔는데 Arches NP를 안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도 좀 꺼림직했는데 마침 걸어보지 않은 Trail이 있음을 Moab 현지에서 어제 발견한 후 오늘 오후 계획으로 급조해서 밀어 넣었습니다.

오늘 Arches NP에서 걸을 Trail은 Ring Arch Trail입니다.

Ring Arch Trail
- 거리: 4.7 km
- 고도변화: 52 m
- 소요시간: 2시간
- Type: Out & Back
- 난이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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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es NP에는 수많은 Arch가 있는데 Ring Arch는 많은 분들에게 좀 생소한 이름일 것입니다. 저 역시 어제까지 Ring Arch Trail의 존재 자체를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에 제가 사용한 AllTrails App을 사용하던 도중 우연히 현지에서 발견한 Trail이었습니다. 유료 멤버쉽을 구매할 경우 본인이 위치한 지역 근방에 있는 Trail List를 App에서 검색할 수 있는데 이 검색 과정에서 제 눈에 확 들어온 Trail이 바로 Ring Arch Trail이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는 Arches NP Entry Permit이 없었기 때문에 어차피 Arches NP 영내로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은 오후 4시 이후였고 만약 Trail을 걷게 된다면 하이킹 시간이 2시간 내외여야 했는데 Ring Arch Trail은 이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시켰습니다.

Ring Arch Trail은 Arches NP에서 공식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Trail이 아닌지라 지정된 Trailhead 및 주차장이 없습니다. 일단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은 Courthouse Wash 위로 설치된 조그만 다리를 건너 왼편에 위치한 Pullout 지점(38°38'57.4"N 109°35'53.9"W)입니다. Pullout 지점 바로 맞은 편에 지나가는 행인이 있을 수 있다는 노란색 경고 안내판이 하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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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 오후 4시 35분에 차를 세우고 왼편을 바라보니 관목들 사이로 나 있는 희미한 발자국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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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Wash 구간을 건너게 되고 Wash 구간 건너편에 사람이 오고 다닌 흔적이 역력한 길 입구를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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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입구에 들어서면 관목들 사이로 길이 제법 뚜렷하게 나 있어서 방향을 찾는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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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계속해서 Wash 구간을 통과하게 되는데 Wash 구간을 통과하고 나면 관목 및 미루나무가 우거진 구간을 걷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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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Trail의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가 길을 걸으면서 Park Avenue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인데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Main Road를 운전하면서 흔히 보게 되는 Park Avenue이 앞쪽이 아닌 뒤쪽의 모습을 낱낱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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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고도 변화가 크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을 뿐더러 주변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광을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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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중간 정도에 도착하면 아래와 같이 Y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결국 다시 만나기 때문에 갈 때는 오른편으로 갔고 나올 때 왼편 길을 이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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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딱 좋을 정도의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이 길은 정말 너무나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길입니다. 이 척박한 곳에 위치한 길 옆으로 선인장 군락 및 Cryptobiotic Soil이라고 불리는 구역이 도처에 있습니다. Cryptobiotic Soil은 건조한 지역 생태계의 토양 표면에 있는 살아있는 유기체의 공동체인데 하이킹 도중 절대로 발로 밟으면 안됩니다. 한 번 밟힐 경우 다시 Cryptobiotic Soil이 형성되는데 수십 년의 세월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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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끊임없이 계속되는데 Arch는 분명 눈 앞에 보이는 저 바위 벽에 위치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주변 암벽을 두리번거리면서 Arch처럼 생긴 곳이 어디인지 아무리 찾아봐도 Ring Arch는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걷다 보면 어디에선가 나오겠지 생각하면서 계속 관목 사이를 뚫고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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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앞 쪽에서는 멀어서 잘 보이지 않던 희한한 바위 암벽의 모습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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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Wash 구간을 지나니 갑자기 Slickrock 구간이 펼쳐지고 저 멀리 Ring Arch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역광에 걸려서 Ring Arch를 발견하기까지 좀 시간이 걸렸는데 아마도 오전에 오면 좀 더 쉽게 Ring Arch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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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Y 모양으로 갈라진 길이 다시 합쳐지는 지점을 지나 Slickrock 구간을 걷기 시작합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Cairn이 정식으로 설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국립 공원 Ranger들이 이 길을 어찌됐건 정식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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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ickrock 구간 통과 후 다시금 모래밭 Wash 구간을 지나게 되고 앞에 보이는 바위 절벽 가운데 대롱대롱 걸려 있는 Ring Arch에 근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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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g Arch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급경사의 Slickrock을 한 번에 확 치고 올라가야 합니다. 보통 이러한 구간에는 하이커들의 편의를 위해 발을 딛고 올라갈 수 있는 Moki Step이 있기 마련인데 여기에는 Moki Step이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올라갈 때 두 손 두 발을 모두 이용해서 그냥 요령껏 잘 기어올라가야 하는데 다행히 올라갈 때 왼편의 썩은 나무 뿌리가 꽤나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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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g Arch 도착 시간은 오후 5시 25분이었으니 Trailhead에서 50분만 걸으면 올 수 있는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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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g Arch의 길이는 약 14 m 정도인데 그 두께가 1 m도 채 되지 않아서 딱 보기에도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습니다. Delicate Arch가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Delicate라는 단어의 의미만 놓고 보면 오히려 Ring Arch가 훨씬 더 Delicate해 보였습니다. 2014년도에 부분적인 붕괴가 있었으며 Arch 아래 오른편을 보면 그 때 무너져 내린 바위의 파편들이 지금도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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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의 모양을 보니 위에서 흘러내린 빗물로 인해 생긴 Pothole Arch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본인이 원할 경우 1번 루트를 통해 Arch 바로 하단까지 올라간 이후에도 2번 루트로 표기된 급경사 Slickrock을 기어 올라 Arch 구멍 바로 아래까지도 갈 수 있는데 저는 굳이 거기까지는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Arch가 정말 언제 무너질지도 모르고 또한 올라가는 2번 구간이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너무나 가팔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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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깔려가는 늦은 오후 주변에 사람은커녕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는 이 외딴 곳에서 바라 보는 Ring Arch는 사실 굉장히 처연한 모습이었습니다. 당장 무너져 내려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연약하고 가느다란 모습도 그러하거니와 Arches NP에서 공식 소개해 주는 Arch가 아닌지라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곳에 홀로 버려진 고아처럼 느껴져서 그러한 감정이 더 들었던 것 같습니다. Delicate Arch나 Landscape Arch처럼 유명한 Arch들은 매일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많고 (천년만년 오래오래 버티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혹시라도 무너져 내린다면 그와 관련 온갖 기사 및 Tribute가 쏟아지겠지만 Ring Arch가 무너진다면 아마도 지역 신문 단칸 기사 하나로 마무리될 것입니다.

Ring Arch에서 뒤돌아 보니 지금까지 걸어온 모든 구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중앙 오른편에 바위 암벽 중간이 끊긴 부분이 보이는데 그 곳이 Trailhead가 위치한 Pullout 주차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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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g Arch에서 15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오후 5시 42분에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Slickrock 구간을 통과한 후 다시금 Y 교차로에 도착 이번에는 왔던 길이 아닌 오른편을 통해 걸어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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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로 들어가는 방향의 경치도 좋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다시 주차장으로 나가는 방향의 경치가 훨씬 더 다채롭고 멋졌습니다. 이와 관련 햇빛의 방향도 단단히 한 몫 한 것 같은데 늦은 오후에 주차장에서 Arch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빛을 앞에 두고 걸었기 때문에 앞 경치가 모두 역광에 들어가서 좀 컴컴했던 반면 주차장으로 나가는 길에서는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빛을 등지고 걸었기 때문에 눈 앞에 펼쳐지는 모든 경치가 햇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번쩍거렸기 때문입니다. 걸어 나가는 방향 앞으로는 La Sa Mountains를 계속 보면서 걸을 수 있었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서 관목 지대는 더욱 더 황금빛으로 변해갔습니다. 나오는 길 오른편에 Courthouse Towers, Tower of Babel, Sheep Rock 및 Three Gossips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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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모든 것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멋진 장소가 있어서 삼각대를 이용해서 사진 한 컷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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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바위 암벽 아래에 위치한 미루나무 군락 아래를 지날 무렵에는 바람에 서로 부딪히는 이파리 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가 너무 좋아서 나무 아래서 5분 정도 멍 때리고 서있던 기억도 지금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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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뒤에 서 있던 덩치 큰 바위 암벽도 정면이 아닌 측면 모습을 보니 완전히 다른 형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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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길에 보니 큰 바위 암벽에 Graffiti를 볼 수 있는데 처음에는 몇몇 지각 없는 사람들이 행한 Vandalism이라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찾아보니 꽤 오래 전에 Cowboy들이 새긴 Graffiti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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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길 끝나갈 무렵 360도로 한 바퀴 빙 돌면서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뒤로는 Ring Arch가 위치한 바위 암벽들, 옆으로는 Park Avenue, 비스듬히 앞쪽 방향에 Petrified Dunes 그리고 길 정면에는 La Sal Mountains가 멋지게 놓여 있는 명당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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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도착할 무렵에 찍은 사진인데 위에서 언급한 노란색 보행자 경고 안내판 모습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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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lout 주차장에 도착한 후 기념으로 V자를 그린 제 그림자 사진 한 장 남겼습니다. 도착 시간은 오후 6시 30분이었으니 나오는 길 역시 정확히 50분 걸렸습니다. Pullout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차량 3~4대 정도 주차하면 자리가 없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마침 이 곳을 지나가는 차량이 몇 대 있었는데 다들 여기에 주차하고 하이킹을 다녀 온 것이 분명해 보이는 저를 신기한 모습으로 쳐다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도 어디에도 이 곳에 Trail이 있다는 정보가 없으니 다들 '이 인간이 도대체 여기서 혼자서 뭘 했나?'하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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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es NP에서 왜 이렇게 멋진 Ring Arch Trail을 공식 안내 자료에서는 소개하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저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이유가 도출되었습니다. 하나는 주차장 문제입니다. 이 Trail의 접근성, 길의 난이도 및 완성도 그리고 Ring Arch의 아련한 아름다움을 감안할 때 만약 Arches NP에서 이 Trail을 공식 안내 자료에 안내하는 순간 꽤나 많은 방문객이 몰릴 것은 자명한데 그 방문객들의 차량을 현재 도로 옆에 있는 좁은 Pullout으로 소화하기에는 불가능합니다. 만약에라도 이 Trail을 걷기 위해 Main Road 옆으로 많은 사람들이 불법 개구리 주차라도 시작하게 되면 안전상 많은 문제가 발생될 것이고 그렇다고 매일 수많은 차량들이 오고 가는 Main Road 옆에서 갑작스레 건설 공사를 진행해서 주차장을 만들기도 어정쩡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주차장 이외의 다른 이유는 바로 Ring Arch인데 Arch의 현재 상태가 언제 무너져 내릴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방문객들을 끌어 들였다가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국립공원 측에서 Ring Arch Trail을 그냥 비공식 Trail로 내버려 두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국립공원 측에서 이 길을 꽁꽁 숨겨 놓고 있는 진짜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Ring Arch Trail은 Arches NP 내에 위치한 정말 보석 같은 길입니다. 어디를 가도 많은 사람들로 항상 북적대는 Arches NP에서 2시간 동안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 및 Ring Arch를 완벽하게 혼자서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길은 아마 여기 말고는 없을 것입니다.

Ring Arch Trail 하이킹을 마치고 Arches NP에서의 낙조를 보기 위해 The Windows Section으로 이동합니다. 과거 Arches NP 방문을 통해 낙조를 보기에 가장 완벽한 장소가 The Windows Section임을 알고 있었고 오늘 마침 시간 및 날씨도 딱 맞아 떨어진 마당에 주저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 날 해가 지는 시간이 공식적으로 저녁 7시 26분이었는데 The Windows Section 주차장에 7시 정도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낙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옆에 계신 미국분께 부탁해서 해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기 직전 낙조를 배경으로 한 컷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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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26분이 되자 태양은 예정대로 지평선 너머로 모습을 감췄고 그 이후 넘어간 태양에서 빛이 구름 뒤로 연하게 퍼지면서 볼 수 있는 Golden Hour Glow가 시작되었습니다. 마침 주차장에 엄청난 사진 장비를 들고 오신 전문 사진가 한 분이 계셔서 낙조를 바라보며 이런 저런 설명을 굉장히 많이 해 주셨는데 일몰 이후에 지평선에 위치한 구름 가장 자리에 금빛 테두리가 생기는데 사진 작가들은 이 순간 포착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금빛 테두리를 찍을 때는 가끔씩 비싼 카메라보다 오히려 아이폰 카메라가 더 낫다는 설명이 특히나 기억에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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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모든 요소가 잘 맞아 떨어져서인지 위에서 언급한 구름 가장 자리 금빛 테두리를 꽤 오랜 시간 감상할 수 있었는데 그 와중에 저 멀리 하늘 위에 떠있던 먹구름에서 비까지 쏟아지는 장관이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평생 많은 낙조를 봤지만 맑은 하늘과 폭우가 어우러진 광경은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이 없었고 더군다나 제가 서 있는 이 곳은 비 한 방울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대비 효과는 아주 극적이었습니다. 아담한 높이의 나무 펜스 뒤로 펼쳐지는 너른 관목 평원, 오른편에 위치한 Elephant Butte, 그 옆에 홀로 솟아 있는 Balanced Rock 그리고 그 뒤에서 퍼붓고 있는 폭우를 배경으로 보는 이 기묘한 낙조는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너무나도 완벽한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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