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여행지에서 전부 바로 올리고 싶었는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았고 일정도 빠듯해서 중후반부는 집에 도착해서 올립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시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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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18일

Portland - Paradise Inn at Mount Rainier

이동거리 155 mi.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은 눈으로 덮혀 있었다. 이날은 비인지, 눈인지,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 흐린 날씨가 이어졌다. 여행 중 날씨는 너무나 중요한데, 날씨 만큼 뜻대로 안 되는 게 없다.

포틀랜드에선 계속 흐리고 비가왔다. 날씨 탓인지 기분도 가라 앉았다. 여행을 하다 보면 날씨는 뜻대로 안 된다. 날씨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나는 애썼지만, 내 맘도 뜻대로 안 된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타이어를 바꾸러 갔다. 어제 자동차 수리점에서 "뒷바퀴가 마모됐다"는 말을 들은 게 찜찜했다. 먼 길을 가야 하는데 몇 백달러 아끼려다 큰 일 당할수 있겠다 싶었다. 토요일이어서 문 연 곳이 많진 않았다. 윤하가 찾아 놓은 타이어 가게에 전화를 하니 "바로 작업 할 수 있다"고 했다.

문 열 때쯤 갔는데 타이어 가게엔 손님이 세 명 있었다. 접수를 하고 담당 직원을 배정받았다. 이 직원은 타이어를 보더니, "장거리 운전을 하려면 교체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타이어 가게 직원으로선 당연한 말이었다. 선택지를 세 개줬다. 싼 것, 적당한 것, 비싼 것이었다. 잘 몰라 중간으로 하려고 했는데 이 직원은 "휠에 딱 맞는 모델은 아니어서 추천하지 않는다. 싼 것으로 하라"고 했다. 비싼 것을 추천하지 않는 게 이상했지만, 추천한 대로 했다. 타이어 교체는 한 시간 반쯤 걸렸다. 브레이크 부품을 갈고, 엔진오일을 채워 넣고, 타이어까지 바꾸니 든든했다.

우리는 어제 못 다한 쇼핑도 했다. 아내는 룰루레몬에서 레깅스를 샀고, 윤하는 파타고니아 패딩 점퍼를 샀다. 여행 중에 쇼핑은 잘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필요한 것이 계속 생긴다.

포틀랜드를 떠나려니 아쉬웠다. 날씨는 떠나는 날까지 흐리고 간간이 비가 왔다.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 시애틀 방향으로 가다가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레이니어산(Mount Rainier National Park)으로 갔다. 등산로가 워낙 좋다는 글을 많이 봤다. 그 중에서도 스카이 라인 트레일(SkyLine Trail)을 으뜸으로 치는 것 같았다.

숙소도 스카이 라인 트레일이 시작하는 파라다이스 인(Paradise Inn)으로 했다. 레이니어산 남부는 파라다이스 지역으로 불린다. 얼마나 낙원 같을 지 기대됐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데 날이 점점 흐려졌다. 비도 조금씩 내렸다. 파라다이스 지역에서 계속 위쪽으로 올라가니 구름이 산에 걸려 있었다. 산 중턱쯤 부터는 도로를 제외한 곳에 눈이 쌓여 있었다. 기온은 5도쯤 됐다. 비가 오는 것인지, 안개인지, 구름인지 분간이 안됐다.

오후 5시께 숙소에서 짐을 풀었다. 방은 작았다. 큰 침대 한 개, 작은 침대 한 개가 간신히 들어갈 수준이었다. 하루에 300달러나 하는 방 치곤 형편 없었다. 그래도 욕실이 있어 위안을 삼았다. 요새미티에서 욕실 없이 하루 잔 이후 우리는 욕실 있는 방에 늘 감사하다.

파라다이스 인은 방이 너무 작았다. 방에 머물기가 어려운지 많은 사람들이 로비에 나와 있었다.

방이 작아 머물 수 없었다. 로비로 나와보니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같은 맘으로 나온 듯했다. 로비는 분위기가 좋았다. 커다란 벽난로가 두 개 있었고, 그 주변에 의자들이 많았다. 홀 한 가운데 피아노도 놓여 있었다. 피아니스트가 때때로 연주를 하며 분위기를 돋았다. 창가 쪽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사람들은 그 곳에서 밥도 먹고 카드 놀이도 했다. 우리도 그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밥을 먹고, 일기를 썼다. 내가 잠시 방에 들어가 씻는 새 아이들이 피아노를 쳤다고 아내는 말했다. 여행 중 안 친 탓에 많이 틀렸다고 했다. 윤하는 속이 상해 울기까지 했다. 그래도 나는 배운게 있을 것이라고 위안 삼았다. 벽난로에 앉은 사람이 아이들에게 "연주 잘 들었다"고 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참 많다.

롯지 로비에서 아이들은 일기를 쓰고, 밥도 먹었다.

나는 속으로 내내 날씨가 걱정이었다.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파라다이스 지역 트레일 코스 전역이 눈으로 덮여 있다고 나왔다. 롯지 직원에게 "스카이라인 트레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방문자 센터에서 스노우슈(Snow shoe)를 빌리라"고 했다. 눈에서 그냥 걷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고 했다. 나는 근심이 더했다. 반면 아이들은 "눈에서 걸으면 너무 좋겠다"며 신나했다. 아내에게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했더니, "가 보고 안되면 내려오자"고 했다. 예보로는 내일은 눈, 비가 간간이 오는 것으로 돼 있다.

그나마 좋은 소식은 홍수 탓에 폐쇄된 옐로스톤이 6월 22일부터 일부 열린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7월 초에 들어갈 계획인데 남쪽 지역은 볼 수 있겠다 싶었다. 자동차 번호판 홀짝제를 한다는데, 일단 들어만 가면 어떻게 되겠지 싶었다. 여행 계획을 틀어야 해서 머리가 아팠다. 부디 날씨가 좋기를 나는 계속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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