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여행지에서 전부 바로 올리고 싶었는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았고 일정도 빠듯해서 중후반부는 집에 도착해서 올립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시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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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1일

Angeles Motel - The Oswego Hotel

저 멀리 빅토리아가 보였다. 미국서 배를 타고 캐나다를 간다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 빅토리아 항구에 다다랐을 때 캐나다 국기를 보고 '캐나다에 왔구나' 했다.

한 밤 중에 방이 찜통이었다. 라디에이터 처럼 생긴 히터가 있어서 켰는데 온도가 서서히 올라 사우나가 됐다. 땀에 흠뻑 젖은 채 내가 깨자 아내도 깼다. 새벽 두 시 쯤이었다. 뒤이어 방에서 윤하도 덥다며 나왔다. 창문을 열어도 좀처럼 온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밖은 쌀쌀하고 숙소는 찜통이었다. 우리는 창문을 열어 놓은 채 잠이 들었다가 또 깼다. 이번에는 추워서 깼다. 새벽 다섯시를 조금 넘겼다. 창문을 다시 닫고, 히터를 약하게 한 상태로 또 잠이 들었다.

8시가 다 돼서 일어났다. 부랴부랴 아침을 먹고 짐을 쌌다. 캐나다로 배를 타고 넘어가려면 빨리 이동해야 했다. 배 시간은 오후 12시 45분이었다. 90분 전에 도착하란 이메일이 페리 회사로부터 왔다. 우리는 10시 50분쯤 도착했다. 숙소에서 5분 거리였다.

포트 엔젤레스에서 캐나다 빅토리아까지 가는 배는 블랙볼 페리 라인(Black Ball Ferry Line)이다. 터미널에 도착한 뒤 페리에 차를 넣기 위해 차 줄을 섰다. 우리 앞에 7-8대의 차가 있었다. 체크인을 차에서 내려 사무실에 가서 했다. 예약할 때 11달러를 냈고, 체크인 할 때 나머지 129달러를 냈다. 직원은 여권과 백신 접종 증명, ArriveCAN 스마트폰 앱이 있는 지 확인했다. 체크인을 한 뒤에도 한 시간 넘게 배 시간이 남아 주변 커피숍에 가 있었다. 우리 처럼 페리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커피숍은 붐볐다. 출발 40여분 전에 차에 가서 페리에 차를 실었다. 일찍 간 덕분에 일찍 차를 넣었다. \

페리 안은 편했다. 크루즈 처럼 호화롭진 않았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사람들은 테이블이 있는 자리를 먼저 맡았다. 우리는 뭐가 있는 지 잘 몰라 일반 의자에 앉았다. 자리는 극장 의자처럼 생겼고 서로 마주봤다. 우리는 자리에 앉아 아내가 싼 김밥을 먹었다.

한 시간쯤 가니 빅토리아가 잘 보였다. 사람들은 갑판으로 나와 빅토리아 구경을 했다. 우리도 나와 빅토리아를 봤다. 배에서 본 빅토리아는 한가했다. 바닷가에 있는 집은 호화로웠다. 나는 아이들과 어떤 집이 더 예쁜 지 꼽아 봤다.

빅토리아에 배가 다다르자 차에 타란 안내 방송이 나왔다. 우리 차는 거의 맨 먼저 들어갔는데, 나갈 때 맨 먼저 나갔다. 들어온 곳은 배의 뒤쪽인데, 나가는 곳은 배의 앞쪽이었다. 아내는 "매우 합리적이다"고 만족해 했다. 차로 나가니 바로 입국심사대가 나왔다. 입국 심사는 드라이브 쓰루로 했다. 의외로 이것저것 물어봤다. 왜 캐나다에 왔는 지, 미국 내 주소지는 어디인 지, 여행지로 캐나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 지, 여행은 어디어디 갈 것인 지, 며칠 있다가 돌아갈 것인지, 차에 총기나 무기가 있는 지, 술은 얼마나 있는 지 등을 물었다. 아이들은 총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을 듣고 웃었다. 농담을 하는 줄 알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심사관도 전혀 웃지 않았다. 그 질문은 진지한 것이었다.

가장 먼저 입국심사를 받은 덕분에 빅토리아 땅에 오르니 오후 3시가 채 안 됐다. 호텔 체크인이 오후 4시라 장을 보러 갔다. 마트 물건은 싱싱하고 좋아 보였다. 캐나다는 Kg을 단위로 썼다. 파운드로만 보다가 Kg을 보니 오히려 어색했다. 우리는 베이컨, 계란, 우유, 과자, 탄산수, 아이스크림 등을 사서 호텔로 갔다.

호텔 직원은 "아직 방 준비가 안 됐다"고 했다. 아이스크림이 걱정이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호텔서 5분 거리의 해변 앞에 주차를 한 뒤 아이스크림을 퍼먹었다. 시윤이가 좋아하는 하겐다즈 스트로베리 맛이었다. 과자도 몇 개 집어먹었다.

오후 4시에 호텔로 갔으나 여전히 준비가 안 됐다고 했다. 나는 기분이 상했다. 오후 4시 체크인도 일반적이지 않은데, 그나마도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너무했다 싶었다. 호텔 직원은 "방을 업그레이드 하고, 음료 쿠폰 두 장을 주겠다"고 했다. 나는 마지못해 알았다고 했다.

방은 호텔의 가장 꼭대기 층인 10층이었다. 호텔 직원은 "펜트하우스라 좋다"고 했다. 좋긴 좋았다. 방 구조는 원래 예약한 것과 같은데, 테라스가 넓게 있는 것이 달랐다. 테라스로 나가니 전망이 좋았다. 빅토리아의 상징인 브리티시 컬럼비아 의회(Legislative Assembly of British Columbia)와 페어몬트 엠프레스 호텔(Hotel Fairmont Empress) 등이 보였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숙소에서 파스타를 차려 먹었다. 전망이 좋아 고급 레스토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호텔서 저녁을 해 먹었다. 크림 버섯 스파게티에 전소고기 안심을 구워 올렸다. 전망 좋은 호텔방에서 밥을 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방에서 나와 빅토리아 다운타운 구경을 했다. 다운타운은 한가했다. 유명한 여행지인데 길거리에 사람이 많진 않았다. 코로나 영향인 듯 싶었다. 우리는 페어몬트 엠프레스 호텔을 거쳐 해안가에 있는 '레드 피시 블루 피시'(Red Fish Blue Fish)에 갔다. 빅토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피시 앤 칩스 집이다. 오후 7시가 끝나는 시간이었는데 2분 정도 늦게 갔어도 주문을 받아줬다. 우리는 넙치(Halibut) 피시 앤 칩스와 참치 타콘(tacones)을 시켜서 먹었다. 피시 앤 칩스는 담백했고 많이 기름지지 않았다. 튀겨주는 감자도 짜지 않아 좋았다. 참치 타콘도 맛있었다. 참치를 겉만 굽고 속은 회처럼 날 것 이었다. 타콘은 브리또 처럼 밀가루 반죽에 싸 주는 것이었는데, 나는 타콘이 더 맛이 있었다.

캐나다에는 유명한 피시앤칩스 집이 많다. 빅토리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레드 피시 블루 피시는 이름값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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