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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여행지에서 전부 바로 올리고 싶었는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았고 일정도 빠듯해서 중후반부는 집에 도착해서 올립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시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블로그 주소 = https://blog.naver.com/jkahn98






2022년 7월 2일

Westwood Motel- Norris Geyser Basin -Virginia Cascade Dr -Canyon Visitor Education Center - Artist Point -Upper Falls View -Lookout Point -Grand View -Canyon Lodge & Cabins

사방에서 연기가 올랐다. 물이 끓어 수증기가 됐다. 물은 수증기만 내뿜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솟구쳐 올랐다. 분수처럼 올랐다 내렸다 했다. 난생 처음 보는 광경에 어안이 벙벙했다.

아내는 아침부터 부산했다. 국립공원에서 일주일 간 지내려면 주방이 있는 곳에서 반찬을 해야 했다. 어제 밤에도 늦게까지 지지고 볶았다. 우리는 아침으로 황태 미역국을 먹었다. 아내는 당분간 잘 못 먹을 것 같은지 든든히 먹였다.

웨스트 옐로스톤 마을에는 방문자 센터가 있었다. 센터로 들어가 지도를 얻고 공원 상황을 물었다. 이날부터 북쪽 루프가 열렸다고 했다. 와슈번 산(Mount Washburn)에 오를수 있는 지 레인저에게 조언을 구했다. 레인저는 "오늘부터 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상황이 어떤 지 자세히 모르겠다"고 했다. 와슈번 산과 가까운 캐년 방문자 교육 센터(Canyon Visitor Education Center)에서 다시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

옐로스톤은 지난달 큰 홍수가 나 공원 전체가 폐쇄 됐었다. 공원은 남쪽부터 서서히 복구 됐다. 지난 22일 남쪽 루프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이달 들어선 북쪽이 열렸다. 폐쇄된 곳은 많지만 최소한 옐로스톤 내 길 대부분은 뚫렸다. 와슈번 산은 이날부터 길이 열린 북쪽 루프에 해당한다.

웨스트 옐로스톤을 나가기 전 우리는 빵집에서 갓 구운 빵을 샀다. 마트에서 물도 샀다. 기름도 가득 채워갔다. 공원 서쪽 입구는 9시쯤 부터 붐볐다. 매표소가 네 곳이나 됐는데도 20여분 기다렸다. 이렇게 붐빈 곳은 아치스 이후 처음봤다. 옐로스톤의 홍수 피해 탓에 덜 붐빈것이 이정도인 것 같다.

첫 목적지는 노리스 간헐천 분지(Norris Geyser Basin)이었다. 이 곳에서 꽤 많은 간헐천을 볼 수 있다. 주차장은 넓었는데, 대부분 차 있었다. 주차장에서 맨 먼 곳에 주차를 했다. 이날은 아침부터 더웠다. 기온은 20도가 채 안 됐는데 햇볕이 세서 느낌은 30도쯤 되는 듯했다. 선크림을 잔뜩 바르고, 물도 여러병 가져갔다. 노리스 간철천 분지는 크게 두 지역으로 나뉘었다. 도자기 분지(porcelain Basin)과 백 분지(Back Basin)이다. 도자기 분지부터 갔다. 원형으로 한 바퀴 도는 데 0.7마일 쯤 했다. 빨리 걸으면 15분이면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40분쯤 걸렸다. 난생 처음 보는 간헐천이 신기했다.

간헐천은 샘에서 물이 솟아나는 것처럼 보였다. 샘은 작은 것은 지름이 1-2미터 정도였고, 큰 것은 수 십미터쯤 됐다. 샘에서 뿜어 나오는 물은 제각각이었다. 어떤 것은 물방울만 보글보글 올랐다. 그러다가 하늘로 확 솟구쳐 올라 깜짝 놀라게 했다. 어떤 것은 분수 처럼 주기적으로 물이 솟구쳤다. 모양과 색도 다 달랐다. 물 색은 하늘색인 것이 많았다. 그 색은 포카리스웨트의 하늘색 처럼 보였다. 하늘색 물의 가장자리에는 붉은 색과 초록색을 띈 돌들이 있었다. 설명을 읽어보니 그 뜨거운 물에 생명체(미생물)가 있어 다양한 색을 낸다고 한다. 이 색들이 조화를 이뤄 아름답게 보였다. 공기는 탁했고 유황 냄새가 강하게 났다. 바로 밑에 용암이 끓어 오르는 것 같았다.

노리스 간헐천 분지에는 간헐천이 지천으로 있었다. 형태와 모양이 제각각인데 걸으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백 분지는 도자기 분지 처럼 탁 트이지 않아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걸으면서 간헐천과 온천수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사람들은 도자기 분지에 더 많았다. 백 분지는 덜 붐벼 걷기 좋았다. 두 분지를 다 도는 데 한 시간 반쯤 걸렸다.

노리스 간헐천 분지를 나와 캐년 빌리지 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버지니아 케스케이드 도로(Virginia Cascade Dr)로 살짝 빠졌다. 공원 홈페이지에 길이 예쁘다고 추천을 해 놓았다. 이 도로는 일방 통행이서 노리스 간헐천에서 캐년 빌리지 쪽으로 갈 때 들어가는 게 좋았다. 도로는 공원 설명 처럼 대단한 광경이 있진 않았다.

우리는 이 도로 끝쯤에 있는 피크닉 테이블에서 도시락 점심을 먹었다. 초원이 펼쳐지고 들꽃들이 피어 있어 피크닉 장소로 제격이었다. 도시락은 소고기 김치볶음이었다. 계란 후라이를 거기에 올려서 김과 함께 먹었다. 밥이 많은 듯 싶었는데 금세 비웠다. 밥 먹고선 아이들과 풀밖에서 원반 던지기를 했다. 원반은 캐나다 빅토리아에 갔을 때 의회 건물에서 기념품으로 산 것이다. 원반은 생각보다 잘 던지기 어려웠다. 위쪽으로 던지면 가다 뚝 떨어지고, 옆으로 던지면 원반이 휙 돌아 밑으로 뚝 떨어진다. 조금 낮고 지면과 평행하게 던져야 똑바로 잘 나갔다.

버지니아 케스케이드 길을 따라가다가 피크닉 테이블에서 밥을 먹었다. 그 앞에 풀밭이 펼쳐져 있어 아이들과 원반 던지기 놀이를 했다.

캐년 빌리지에선 방문자 센터에 들어갔다. 레인저에거 와슈번 산 상황을 다시 물었다. 레인저는 어제 다녀왔다고 했다. 지금 오를수 있고 눈도 거의 없다고 했다. 다만 와슈번 산에 오를 때 던레이븐 길(Dunraven Pass)로 가지 말고, 치텐든 로드(Chittendon Rd)로 가라고 권했다. 체텐든 로드가 산을 오르기 더 쉽고 안전하다고 했다. 나는 내일 아침에 그렇게 오르겠다고 말하고 나왔다. 아이들은 이 곳에서 또 도장을 찍고 엽서를 샀다.

서둘러 캐년 빌리지 아래 쪽에 있는 명소들을 돌았다. 옐로스톤에는 그랜드캐년이란 이름을 가진 곳이 있다. 옐로스톤 강이 깍아서 만든 계곡이다. 이 계곡은 가파른 'V'자 형태인데, 경치가 꽤 좋았다. 우리는 폭포와 강이 한눈에 보이는 아티스트 포인트를 먼저 갔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다. 주차장에서 5분만 걸으면 볼 수 있었다. 듣던 대로 풍경이 좋았다. 이 계곡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아랫쪽 폭포(Lower Falls)'가 잘 보였다. 이 곳에선 사람이 많아 사진 찍기가 어려워 눈치껏 잘 섰다가 자리를 잡아야 했다. 사람들은 서로 찍어주고, 찍혀주고 했다.

이후에는 위쪽 폭포(Upper Falls View)를 보고, 전망대(Lookout Point)를 지났다. 같은 계곡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었다. 아티스트 포인트를 제외하곤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윤하는 아래 폭포 밑까지 내려가길 원했는데, 아쉽게도 트레일이 닫혀 있었다. 우리는 포인트 몇 개만 본 뒤 더 볼 필요가 없겠다 싶어서 숙소로 왔다.

캐년 빌리주 주변을 다니면서 중간중간 차가 섰다. 사람들은 동물이 나타나면 차를 세웠다. 차가 세워진 곳에 우리도 차를 세우고 동물을 찾아 나섰다. 처음에는 엘크를 봤고, 그 다음에는 곰을 봤다. 곰은 100미터 쯤 떨어져 있어 형태만 간신히 볼 수 있었다. 곰은 두 마리였는데, 한 놈은 검은색이고 다른 하나는 갈색이었다. 윤하는 갈색 곰이 그리즐리 베어인가 싶어 근처에 있는 레인저에게 물어봤다. 레인저는 "털이 갈색이어도 블랙 베어다"고 설명했다. 그리즐리 곰은 생긴게 다르다고 덧붙였다.

엘크는 뿔이 커서 눈에 잘 띄였다.

숙소인 캐년 빌리지는 주요 관광 포인트와 10분 안팎 거리에 있어 편했다. 우리는 캐년 빌리지의 기념품 점에 우선 들렀다. 아내는 옐로스톤 그림이 있는 에코백을 샀고, 아이들은 망원경을 샀다. 망원경은 전부터 사주고 싶었는데, 가격이 비싸서 주저했다. 이 곳 기념품 점에선 12배로 확대 되는 것을 59달러에 팔았다. 이 정도면 동물 보는 데 괜찮겠다 싶어 사줬다. 숙소에선 씻고 밥을 먹고 쉬었다.

나는 밤 8시쯤 다시 나가자고 했다. 날씨가 흐렸고, 해가 질 때가 되면 동물들이 활발해질 것 같았다. 이날 일몰 시간은 밤 9시 11분이었다. 우리는 동물을 찾아 나섰다. 헤이든 밸리(Hayden Valley)가 목적지였다. 공원 내에서 야생동물이 가장 많이 보이는 곳이다. 헤이든 밸리까지 차로 20-30분 걸렸다. 가늘 길에 또 차들이 줄을 서 있었다. 엘크였다. 엘크는 숲 속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아이들은 막 산 망원경을 서로 쓰겠다며 싸우다가 큰소리를 냈다. 나와 아내는 민망했다. 아내는 아이들에게 주의를 줬고, 아이들은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는 차를 몰아 더 남쪽으로 갔다. 차가 세워진 곳이 있으면 주변을 살폈다. 조금 가다 보니 200미터 쯤 떨어진 곳에 큰 동물 두 마리가 보였다. 곰 같기도 하고 베이슨 같기도 했다. 비가 갑자기 세차게 내려 보기가 어려웠다. 아이들은 그럼에도 신나서 우산을 쓰고 차에서 뛰처 나갔다. 베이슨은 이 지역에 지천으로 있어서 지나가다 보면 자주 보였다. 베이슨이 보여도 다른 사람들 대부분은 그냥 지나쳤다. 우리는 길 바로 옆에 있는 베이슨을 발견하곤 한참을 지켜봤다. 조금 돌아다니니 금세 밤이 깊어 더 이상 동물을 볼 수가 없었다. 서둘러 집으로 귀환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계속 동물 얘기를 했다.

해질녘 헤이든 밸리에는 동물들이 많았다. 아이들은 이날 사준 망원경을 보며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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