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 여행기를 올립니다. 여행지에서 전부 바로 올리고 싶었는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았고 일정도 빠듯해서 중후반부는 집에 도착해서 올립니다.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진까지 보시려면 제 블로그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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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3일

야생화가 온 산에 피어 있었다. 야생화는 키가 한 뻠 크기도 안 될 만큼 작었고, 크기도 손톱 만하게 작았다. 그 작은 야생화는 잘 봐야 꽃인 것을 알 정도였지만, 한 번 보이기 시작한 뒤너무나 예뻐서 계속 눈이 갔다. 나는 장미 처럼 화려한 꽃만 꽃이라고 생각했으나, 야생화 처럼 은근하고 볼 수록 매력 있는 꽃도 좋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아침 마다 스트레칭을 시켰다. 때론 하고 때론 안 했지만, 아이들이 죽죽 컸으면 하는 맘에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윽박 질러서라도 시키곤 했다.

옐로스톤에서 등산을 하기 위해 워시번 산에 올랐다. 전날 레인저의 조언 대로 치텐든 로드(Chittendon Rd) 경로를 택했다. 캐년 빌리지에서 던레이븐 길(Dunraven Pass)을 지나쳐 20분 정도 가면 주차장이 나왔다. 치텐든 로드 경로는 차로 산의 상당 부분을 올랐다. 비포장 길을 10분 넘게 가야 했다. 그만큼 걷는 거리가 줄어 덜 힘들다고 했다.

아침 10시께 주차장에는 차가 3-4대 밖에 없었다. 어제 길이 막 열려 사람이 적은가 했다. 산 위쪽에 올라가면 추울것이 걱정 돼 패딩을 챙겨갔다. 내가 가방 하나로 네 명의 패딩을 맸다. 시윤이에게 내 가방을 줬더니 거기에 망원경을 넣었다.

산은 비포장 도로 길을 오르는 것이었다. 폭이 넓어 걷기는 좋은데, 등산로 느낌이 적어 재미는 덜했다. 길은 완만한 경사가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시윤이는 10분도 안 돼 지쳐서 쳐졌다. 간신히 끌고 밀어서 오르게 했다. 길에 사람이 없어 곰이 나올까봐 걱정이 됐다. 아내도 걱정이 되는 지 경계를 잔뜩 하고 있었다. 뒤에 커플이 따라와서 그나마 안심이 됐다. 가는 데 곰 발다닥 자국이 많았다. 전날 밤 비가와서 발자국이 뚜렸했다. 이 곳은 그리즐리 곰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다.

둘째 시윤이는 트레일을 할 때 올라가는 길이 늘 힘들다. 그래도 늘 간신히 올라가곤 했다.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가는데 산 위로 산양 같은 게 있었다. 빅혼이었다. 빅혼은 무리 지어 있었다. 한 무리는 우리가 다가가자 산 위에 있는 눈쪽으로 도망갔다. 서너 마리는 남아 풀을 뜯었다. 우리는 신기하게 빅혼을 쳐다봤다.

계속 오르니 조금 전에 도망간 빅혼 무리가 길가 바로 옆에 있었다. 우리는 말소리를 낮추고 가까이 다가갔다. 빅혼은 조금 경계하는 가 싶더니 이내 풀만 뜯었다. 덕분에 우리는 바로 옆에서 빅혼을 볼 수 있었다. 빅혼은 색이 베이지였고, 뿔은 크지 않았고, 염소 처럼 생겼다. 한 놈은 목에 인식표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공원에서 관리하는 것 같았다.

워시번 산 정상 인근에는 눈이 쌓여 있었고, 그 눈 위로 산양 같은 것들이 무리지어 다녔다.

산 위쪽으로 올라가니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기온도 떨어져 추운 느낌이 확 왔다. 가져간 패딩이 제 역할을 했다. 올라 갈수록 호흡 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요즘 비염이 심해져 잘 때도 숨 쉬는 게 어렵다. 산에 오르니 더 그랬다.

아이들은 지쳐서 터벅터벅 느리기 걸었다. 그런 아이들을 끌고 간신히 정상까지 갔다. 정상에는 큰 건물이 있었다. 건물 외벽에는 통신사 중계기 같은 것들이 붙어 있었다. 그 안에 들어가니 전망대와 화장실이 있었다. 정상에선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쉽지 않았다. 전망대에서 우리는 사과를 나눠 먹었다. 아이들은 사과를 요즘 좋아한다. 이런 곳에서 먹는 사과는 늘 꿀맛이다.

와시번 산 정상에선 공원이 내려다 보였다. 그랜드캐년과 옐로스톤 호수, 저 멀리 티턴 국립공원까지 보였다. 아내는 옐로스톤이 정말 크다며 놀라 했다. 내려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우리는 오르고 내리는 데 4시간 가량 걸렸다. 아내는 "산 오르는 맛은 별로 없다"고 했다.

워시번 산 정상에서 본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광활했다. 저 밑에 보이는 분지 대부분은 땅 바로 밑에서 화산 활동이 지금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점심 도시락은 와시번 산 근처에 있는 피크닉 구역에서 먹었다. 취사가 금지된 곳인데, 사람들이 가스 버너로 불을 피웠다. 시윤이가 "불 피우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나는 대답하는 게 궁색해서 "그렇네" 했다. 시윤이는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규정을 어기는 것에 민감하다.

우리는 밥을 먹고 올드 페이스풀 쪽으로 갔다. 가는 길에 파운틴 페인트 팟 트레일,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을 들렀다. 둘 다 30분 정도면 돌 수 있는 트레일인데 안 들르면 후회할 정도로 예쁘고 신기한 스프링을 봤다. 페인트 팟 트레일은 지나가다 그냥 들렀는데 스프링의 모양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은 꼭 들르는 곳이어서 갔는데 잘 보이진 않았다. 스프링이 큰데 너무 가까이 가서 보면 전체가 보이지 않고 부분만 보였다.

숙소인 올드 페이스풀 인은 가격에 비해 방이 좋지 않았다. 방은 작고, 냉장고가 없고, 와이파이가 안 됐고, 짐 내리고 주차하는 게 멀었다. 트레일을 한 터라 피곤해서 숙소까지 가는 게 더 멀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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