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을 맞이해서 짧게 두 공원에 다녀왔는데, 하이킹을 주로 한 여행기라 많은 도움이 되진 않을 거 같습니다..만 사진 몇개 올려볼게요.

대략 덴버 - Black Canyon of Gunnison - Colorado National Monument - 덴버, 이렇게 700마일 정도 되는 거리를 2박3일동안 돌았습니다.


Black Canyon of Gunnison은 South와 North Rim으로 나뉘는데, 북쪽엔 비지터 센터도 없고, 접근성이 떨어져서 (South와 North 사이 이동시간이 2시간 이상) 대부분 South로 가게 되는 거 같습니다. 혹시 사진 찍으실 분들은 꼭 필터를 준비하셔서 저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워낙 조도차가 커서 사진이 잘 안 나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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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도착해서 일단 비지터 센터(생각보다 틀어주는 영상이 흥미로웠습니다. 옛날 이야기처럼 들을 수 있는 일화여서요)부터 방문해서 여러 정보를 얻고, 캠핑장 자리 잡고 (Outhouse가 있고, 공용 식용수 있지만, 전기 수도 훅업 전혀 안되는 사이트입니다), East Portal Road를 타고 강으로 내려가봤습니다. 여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있는 길인데, 상당히 경사가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길을 내려가지만, 차로 절벽 아래로 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 거 같습니다. 사진 끝자락에 아래로 내려 가는 경사가 보이시나요. 일정 크기 이상의 차는 아예 가지 말라고 하고, 보통의 차들도 저단 기어로 가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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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시엔 지난 몇십년간 중 가장 유량이 많은 때였다 하더라구요. 상류의 댐도 열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아래로 내려가면 캠핑장과 피크닉 사이트가 여러개 있고, 댐을 멀리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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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는 진짜 크게 들리는데 평화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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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동네에서 낙석주의는, 정말 낙석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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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엔 캠핑장에서 비지터센터까지 돌아보는 loop인 Rim Rock + Oak Flat + Uplands Trail을 돌았습니다. 이름대로 Rim Rock이 절벽을 따라 걸어서 계속 뷰포인트인 느낌이고, Oak Flat은 비교적 아랫쪽으로 내려가고, Uplands는 일반 산책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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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마칠 때가 대략 4:30 정도였는데, 이 때부터 차로 Viewpoint를 돌기 시작했습니다. 뷰포인트가 12개라고 하는데, 공식 홈페이지에 의하면, Gunnison Point, Chasm View, Painted Wall and Sunset View를 꼭 들러보라고 하네요. 뷰포인트까지 대략 300미터 내외를 걸어야 하니, 너무 붙어 있는 곳들을 생략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예를 들면 Painted Wall에서 보면 Dragon Point의 용이 제법 잘 보이는, 그런 식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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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사진으론 표현이 안되지만, 가장 고소 공포증을 잘 확인해볼 수 있을 거 같은 곳은 Devil's Outlook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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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벽이 아닐까 싶네요. Painted Wall인데, 대략 깊이가 엠파이어 스테잇 빌딩의 두배 정도 된다 하더라구요. (렌즈를 닦을 필요가 있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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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Juniper Tree와 Pinyon Pines가 많은데, 많은 수가 고사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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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질 무렵에 Sunset Point에 자리를 잡을까 하다가, 그냥 입구에서 가장 반대쪽에 있는 Warner Point로 갔는데, 결과적으로는 덕분에 멋있는 풍경을 본 거 같습니다. Sunset point에 비해 사람도 훨씬 적구요. 아, 그리고 이 부근이 공원 안에서 거의 유일하게 전화 제대로 연결되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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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만에 절벽 아닌 다른 것들을 보니 반갑기도 하더라구요. 아마도 Sawatch Range의 산들이 아닌가하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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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원은 International Dark Sky Park로 선정되어 있다고 하더라구요. 별 사진 찍는 재주는 없는 데다가 삼각대도 없지만, 지금까지 본 중 손 꼽히게 별이 많았던 거 같아서 몇장 찍어봤습니다. 육안으로 보는 거보다 은하수가 잘 보이네요. 그야말로 별이 너무 많아서 별자리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더라구요. 참고로, 별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Sky Guide라는 앱 좋습니다. 하늘을 향해서 가리키면 내가 보고 있는 별/행성이 어떤 별인지 등을 알려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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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Wilderness Permit을 발급받았습니다. 트레일이라기엔 제대로 유지 되지 않는 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내려가기 위해서인데요, South에 3개, North에 3개 루트가 있고, 각 루트별로 대략 하루 15명 정도로 입장을 제한합니다. 트레일을 걷다보면 종종 이런 표지판을 만나게 되는데, 이 지점을 지나서 다니기 위해서는 퍼밋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 주가 연휴가 있는 주라 치열했던 거 같은데, 보통 때는 하룻동안 퍼밋 모두 사용 안하기도 한다더라구요. 그 중 가장 쉬운 길로 알려져있는 Gunnison Route를 택했습니다. 아마 이 루트의 퍼밋을 받으시려면 일찍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날은 제가 올라온 시간인 12시 무렵엔 이미 가능 인원이 모두 내려왔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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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의 끔찍함은, 1마일도 안되는 거리동안 550M를 내려간다는 건데, 그보다 더 끔찍한 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거겠죠. 일단 대략 건너편 절벽 눈높이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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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길을 돕기 위해 이런 체인이 있습니다. 체인의 길이는 80피트라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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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을 여력이 안되더라구요. 길이 표시되어 있진 않은데, 길 아닌 곳으론 도저히 갈 수 없을 거 같아서, 길을 잃기가 쉽진 않아 보였습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강바닥에 도착해서 올려다보는 절벽은 멋있더라구요. 금강산 생각이 약간 나는 듯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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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합 시간은 밑에서 노닥거리고 쉰 것까지 4시간 정도였는데, 체력적으로 진짜 지치는 산행이었습니다. 경사도 상당해서, 대략 북한산 마지막 부분이 내내 지속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성취감과 풍경을 얻고, 차에서 아이고고 소리내지 않고 내리는 능력과 올바르게 걷는 능력을 하루 정도 잃었습니다;;


원래는 다음 목적지에 갈 때 약간 돌아서 Scenic Drive를 가려 했으나, 에너지와 시간의 고갈로 바로 목적지로 달렸습니다. Montrose까지 약 30분, 거기에서 주유 해주고, 한시간 반정도 걸린 듯 합니다.


Montrose 정도만 가면 풍경이 급격하게 사막으로 바뀝니다. 날씨도 간밤엔 화씨 30도 정도였건만, 갑자기 85도로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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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ado National Monument는 Fruita와 Grand Junction에 아주 가까워서 상대적으로 문명에 가까운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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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1910년대에 사람이 직접 뚫었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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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바로 앞이 트레일이라 위치가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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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붉은 돌은 해질 무렵이 되면 더 붉어보여서 멋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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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앞에서도 말했듯이 도시에 상대적으로 가까운데다가 화장실 등에 불도 켜 있어서 별은 덜 보였는데, 밤중에 잠시 깬 덕에 은하수를 좀더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전날에도 새벽에 깨긴 했지만 너무 추워서 침낭 밖으로 나갈 용기가 안생기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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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드라이브를 나섭니다. 아마도 이름이 가장 잘 알려진 돌들..자세한 내용은 snoopydec님의 글에서 확인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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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분은 오토바이로 그랜드서클, 콜로라도, 옐로스톤 등등을 거쳐서 퀘백까지 두달동안 캠핑여행을 하신다는데, 짐이 인상적으로 컴팩트해서 찍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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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죠. 뷰포인트들만 보고 가려고 했는데, 또 절벽 아래로 내려가봤습니다. 그래도 여긴 3.5마일동안 200미터정도밖에 안내려간다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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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사람이 쌓아 올린게 아니라, 돌이 분리되면서 생긴 일이라는데, 자세한 설명은 더위 속에서 잊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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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른 시간이었는지 트레일에 사람은 거의 없고, 도마뱀이 진짜 많았는데, 대부분 칙칙한 색이던 가운데 수컷으로 추정되는 녀석들은 화려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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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에서 보이는 풍경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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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도를 못읽고 생긴걸 식별을 잘 못하지만;; 아마도 왼쪽이 인디펜던스 모뉴먼트인듯합니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는데 안타깝게도 아무도 암벽등반하고 있진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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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엄청 어려운 등산로는 아닌데, 간과한 것이 이 사막의 기후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다리였던 거 같습니다. 올라오는 길에 만난 사람들이 대부분 어땠냐고 물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물 충분히 가져가라는 말을 할만큼, 진짜 덥고 건조하더라구요. Bryce Canyon의 퀸즈 트레일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물 1리터만 들고 갔다가 사람들이 왜 사막에서 죽는지 가상체험 했습니다. (차로 돌아와서 한시간 안에 2리터의 음료를 마셨습니다) 이 등산로의 끝은 아마 이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Independence Monument의 발밑까지 가는 건데, 반대로 공원 밖에서도 접근 가능하고, 그쪽이 조금 더 쉽다고 합니다. 아마 암벽등반 하는 사람들이 그쪽을 많이 이용하는 듯 합니다. 다만,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길이 풍경이 더 멋있다고 레인져분이 추천하시더라구요.

아무쪼록 이 공원은 콜로라도의 끝자락에서 손쉽게 유타를 느낄 수 있는 곳인 거 같습니다. 워낙 유타에 가깝기도 하구요.


한쪽엔 눈오고, 한쪽은 깍아지른 듯한 절벽 안에 엄청난 강이 흐르고, 또 한쪽은 완전 사막이고, 과연 Colorful Colorado 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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