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일기를 정리한 일기체이기 때문에 경어를 사용하지 않음을 양해바랍니다]






미국 서부여행기 (22-마지막회) 캐나디안 록키-밴프 (37일차)







밴프 남쪽의 작은 마을인 켄모어는 밴프지역의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가 모여있는 작은 마을이다.
켄모어의 작지만 아담한 모텔에서 편안한 하룻밤을 보내고 이제 캐나디안 록키의 마지막 일정,
밴프를 둘러보기 위해 아침을 대충 챙겨먹고 길을 나선다.
중간에 로스앤젤레스에서 엔진오일을 갈았기 때문에 집에 갈 때까지는 괜찮을 것 같았는데
아뿔사~여기서 경고등에 불이 들어온다.
정말 많이 다니긴 많이 다녔구나~타이어도 갈 때가 다 되었고~
경고등을 무시하고 먼 거리를 불안하게 달리느니 조금 비싸더라도 갈아주는게 나을 것 같다.
켄모어의 Lube shop을 갔더니 60달러 달란다.
월마트에서 그 절반이면 되는데! 미리 체크못한 내 잘못이지.
그래도 거금 60불을 주고 오일을 교환하니 마음이 괜히 편안해 진다.



로키산맥의 우람한 전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밴프는
연중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전 세계 여행자들이 북적이는 도시이다.

버밀리안 호수는 어제 저녁에 가 보았으므로 통과!
밴프 외곽에 자리잡은 미네완카 호수로 가자.
미네완카 호수로 가는 길 중간에 작고 아담한 호수가 있다.


[작고 아담한 호수라기 보다는 연못들이 모여있는 곳, Cascade Pond]

호수 뒷편으로는 밴프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케스케이드 산이 우뚝 솟아있다.
케스케이드 산은 해발 2,998m의 높은 산으로 산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진 암봉이어서
한번 비가 내리면 빗물이 흡수되지 않고 폭포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케스케이드 산을 배경으로 모델처럼 포즈 한번 잡아주고.....]

별로 기대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길에 들린 작은 호수공원......
하지만 눈을 돌려 보는 곳마다
카메라 렌즈에 초점을 맞추는 곳마다
어쩌면 하나같이 그림같은지.....
정말 자연풍경 하나만큼은 많은 복을 받은 곳, 바로 밴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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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디안 다람쥐 고퍼가 모델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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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완카 호수는 밴프 국립공원 내의 호수들 중 가장 많은 저수량을 보유하고 있는 호수로
원주민들의 전설에서 '죽은 자들의 영혼이 만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호수들은 자연보호를 위해 모터보트의 사용이 엄격히 금지되지만
미네완카 호수만큼은 가능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모터보트를 타고
미네완카 호수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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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완카 호수를 나서 보 강을 향하여 간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보강을 둘러보며 보 폭포에까지 이른다.
폭포라고 하기에는 너무 낮은 보 폭포는 밴프타운의 남쪽을 휘돌아 흐르는
보 강의 남단에 위치하고 있다. 마랄린 먼로 주연의 "돌아오지 않는 강"의 배경이었던 그 곳,
Bow, 이름 그대로 "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보 폭포는 원주민들이 이 강가에서 자라는
나무로 활을 만들었던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폭포가 너무 낮으니 그동안 숱하게 거대한 폭포를 만난 우리에게는
약간 시시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보 폭포 인근에는 그 유명한 밴프 스프링스 호텔이 있다.
재스퍼의 Jasper Park Lodge, 레이크 루이즈의 Chateou Lake Louise와 더불어
캐나디안 록키의 3대 호텔이라는 밴프 스프링스 호텔!
국립문화 보호지로 지정되어 1888년 문을 연 역사적인 호텔이라고 한다.



이 호텔에는 투숙객이 아니라도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 온천장이 있다는데
따뜻하게 몸 좀 데우고 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이제 밴프 시내로 향한다.



달력이나 엽서에서 보아온 밴프 시내의 사진은 도대체 어디에서 찍은걸까?
대부분의 사진은  케스케이드 가든에서 찍은 것이다.
케스케이드 가든이라니까 케스케이드 산과 붙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북쪽으로 다운타운 너머 케스케이드 산이 잘 보여서 케스케이드 가든이 아닐까?
작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내리니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로 꾸며진 정원이 우릴 반긴다.



정원에 있는 작은 건물은 무엇일까? 바로 밴프 국립공원 행정부 사무실이라고 한다.
건물 안에서는 캐나다에 관한 작은 홍보부스를 마련하여 전시하고 있었다.



물론 무료~들어가서 아이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전시관을 나와서 다운타운 방향으로 가니 와~달력에서, 엽서에서 보던
바로 그 밴프 다운타운과 케스케이드 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아름다운 풍경을 가족들과 함께 벤치에 앉아 감상한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1년후? 5년후? 아이들 시집보내고 둘만 올까?
아니면 환갑이나 칠순기념 여행?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그때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지금처럼 손을 잡고 한 곳을 바라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젠 가야 할 시간이다.
지난 여행기에도 언급한 것처럼 캐나다에 들어올 때 해프닝이 있어서
몬타나 워터톤-글래이셔를 거쳐 가려던 계획은 무산되고,
다시 밴쿠버로 가서 워싱턴주로 내려가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요호 국립공원 비지터센터 부근, 국립공원 내로 고속도로가 관통한다]

Kootenay 국립공원과 Yoho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광경을
자세히 들리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며 휙 둘러볼 수 밖에 없어서
마지막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밴프에서 고모댁엔 밴쿠버까지는 꼬박 10시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그리움만 남겨두고 떠나가는가~~~벌써 가야 하는가~~~~]

밤 늦게 도착했지만 여행을 좋아하시는 고모부와 함께 우리가 여행 중 찍은 사진들을 보며
고모부께서 다시 한번 부연설명을 해 주신다.
캐나디안 록키만 수십번을 가셨으니....다음에는 제대로 시간을 내서
고모부께 확실하게 구석구석 이름모를 곳을 다 배워서 가야지!

다음날 아침 이제 집으로 향하는 길에 나선다.
아쉬운 마음으로 작별인사를 드리고, 조카를 향한 사랑이 듬뿍 담긴 고모의 반찬과 먹거리를
한아름 받고 이제 그리운 집으로 간다.

집으로 가는 길은 그리 자세히 묘사할 것이 없다.
국경도 약간의 염려를 무색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사히 통과했고,
이후는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집까지의 거리는 2,300마일 정도!
이틀만에 도착하려고 했으나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장기간의 여행으로 몸과 마음이 많이 피곤한 상태에서 무리하지 않고
하루 700~800마일, 10~12시간 정도만 운전을 하기로 했다.
워싱턴에서 미시간까지 가는 길은 지루함의 연속이다.
와이오밍의 셰리던으로 접어들면서 작년에 그랜드서클 여행을 갈 때
떠났던 길을 반대로 가니 약간 기분도 묘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무사히 금요일 새벽에 집까지 도착!



이렇게 해서 39박 40일, 총 주행거리 1만 3천마일,
거쳐가는 주만 해도 미시간~일리노이~미주리~오클라호마~텍사스~뉴멕시코~애리조나~
캘리포니아~오레곤~워싱턴~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캐나다 앨버타~몬타나~
사우스 다코타~미네소타~위스콘신~일리노이~미시간에 이르는
미국 대륙의 2/3를 아우르는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다시금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오게 되었다.


나는 이런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
집사람의 표현처럼 가만히 집에 있으면 돈도 안쓰고 여러 고생 안해도 되는데
바쁜 학위논문 중에 굳이 많은 시간을 준비하고, 어려운 형편에도 돈을 들여
이렇게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긴 기간, 먼 길을 떠났을까?
항상 여행기를 연재하는 서너군데 사이트 중 한 곳에서 어떤 분께 쪽지를 받았다.
이 여행기를 보고 어린시절 아버님이 어린 형제들을 데리고 한달간
미국전역을 여행하시면서 느끼셨던 책임감, 즐거움 등이 다시 느껴지고....
성장하면서 아버님의 여행기를 다시금 되새기며 아버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내용의......
늦은 밤, 쪽지를 보며 잔잔한 감동에 휩싸였다.
(쪽지를 주신 분께 미리 양해를 못드린 점 죄송합니다)

결국은 내가 바라는 것도 이런 것 아닐까?
사랑하는 아내가, 아이들이....여행을 통해 더욱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아이들이 자라며 아빠, 엄마와 함께 했던 추억을 먹으며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나누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오늘도 우리 가족은 매일매일을 아웅다웅.....다투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보내지만
이러한 경험은 우리 가족에게 또다른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난 여행을 사랑한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배경을 얻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갖는 것이다."




## 다음 편은 플로리다 여행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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