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조심 하세요~~~
요즘 독감이 한참 창궐중(?)이라는데, 저도 한참 고생중입니다. 무지 독하네요.
좀 이상하다 싶으시면 초기에 잡으시기 바랍니다. 병원가서 주사가 최고!!!

그나저나 워낙 초보자의 여행기라 '프로'들이 보시기에 얼마나 어리숙해 보이실지...그래도 귀엽게 봐주시길...

-6일째-
오늘은 아울렛에 하루를 투자하는 날.
근데, 팜스프링스에 있다는 그'데저트 힐 프리미엄 아울렛'까지의 거리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매일 아침, 네비게이션으로 출발전에 도착지 정보를 몇번 두들기면, 정확히 계산 되더군요. 참...)
네비게이션 시스템에서 계산되어 나오는 시간보다는 항상 단축 도착이 가능하다는 자신감 때문인지...오후 3시경에는 쇼핑이 가능할것 같습니다. 저녁 8시에 문을 닫는다니, 시간은 충분...집사람과 어머님은 무지 들떠 있습니다.

정든 라스베가스를 뒤로하고...더군다나 온가족이 너무 사랑하게된 베네치안 호텔을 뒤로한체, 다시 기나긴 황무지 길로 접어듭니다.
참 한가지 빠졌네요. 아침 식사는 알라딘 호텔에 있는 일식뷔페 '토다이'에서 하기로 예정했었는데, 그만 온가족이 늦잠자느라고 10시 40분에 도착해보니, 아침장사 끝내고 정리중이더군요. 황당했습니다만, 그거 먹으려고 점심때까지 기다리긴 뭐해서 눈물을 머금고...

팜스프링스로 가는 길목에서 간단히 아침을 떼우기로 하고, '프림'으로 들어갔습니다. 주유도 할겸...
미국 맥도널드는 메뉴가 좀 다르다는 얘길 어디서 들었는지, 큰 애가 한번 들어가 보자고 합니다. 뭐 별반 차이도 없구만...
햄버거 하나씩에 감자튀김, 희망자는 아이스크림으로 요기를 하고 다시길을 나섭니다.
6일째쯤 되니까 바리바리 싸간 한국음식, 즉 마른반찬에 김치류도 지겹습니다. 아무리 여기가 미국이라도, 매끼니를 김치.깻잎.김.젓갈류등 똑같은 반찬으로만 식사를 하다보니 이젠 한국음식이 지겹습니다(?). 난데없이 자장면이 그립더군요.

꼬박 4시간을 달려 아울렛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아버님은 별도 행동...귀챦으시답니다.
어머님만 모시고, 저희 식구들만 쇼핑에 나섭니다.
가게도 많고, 가격도 꽤 싸다는데...막상 현장에 풀어노니, 집사람이 이것저것 재느라 진도가 더딥니다.
결국, 수혜자는 아이들이더군요. 아이들껀 좀 샀습니다만, 집사람은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그 와중에 저도 반바지에 면티를 한벌씩 쓱~
아, 참...무슨 접시를 저렴하게 세일한다고, 횡재했다며 집사람이 끙끙대며 들고 다니길래, 그거 얼마냐 물었더니, 5피스짜리가 $15-이라는데, 거의 '거저'라 합니다.
남은 여행기간이 닷새인데, 난감했습니다. 저걸 어떻게 들고다녀...그리고 한국까지는...
이 그릇들이 여행내내 두고두고 애를 먹였습니다. 깨질까봐 포장도 못뜯고...근데, 막상 집에 와서 집사람 좋아하는걸 보니 저도 기분 좋더군요.

여기서 잠깐, 여행내내 제 머리를 지배했던 생각들... (난데없이 웬...)
내게 주체못할 정도의 돈과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이렇게 타이트한 일정으로 고생(?)을 해가며 조금이라도 새로운 세계를 접하려 노력을 할수 있을까.
그나마 빠듯이 살아가는 생활속에서도 이런 조그마한 여유를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잠시나마 생업을 떠나,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는게 대단한 축복이라 생각하며,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정확히 오후 7시에 아버님 성화에 못이겨, 쇼핑을 마치고...LA쪽으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LA에 다가올수록 네비게이션과 실제 지형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됩니다.
약간의 방심도 허용치 않고,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역시나 엄한(?)길로 잘못 들어와 주행중입니다. 다른 길로 빠져나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두세차례...
가족들 눈초리가 심상치 않습니다.
겉으론 이해 해주는척 하지만, 속 마음은...

늦은 저녁식사는 LA 코리아타운에 있는 순두부를 먹기로 하고, 큰소리는 빵빵 쳤는데...
부모님들은 코리아타운이 무척 궁금하신 모양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미국에 와서 자리를 잡고...꽤 잘들 산다는데...
하이웨이에서 노르망디 에브뉴로 빠져나와 코리아타운으로 접어듭니다. 한남체인을 맞은편에 두고 순두부집에 들어갔더니, 순두부 메뉴도 무지 많더군요.
아버님은 식사를 하시는 내내, 옆에 앉은 교포분들과 얘기를 하시고 싶은 눈칩니다. 무척 반가우신듯...(물론, 모르는 분들과..)
아무래도 우리 세대보다는, 어르신들이 느끼는 민족적 감정이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결국 몇몇분과 얘기 물꼬가 트이셔서 30여분을 기다린끝에 식사를 마치고, 숙소를 찾아 나섰습니다.

누군가가 한국 호텔을 추천하는데, 가격이 장난 아닙니다. 결국 제힘으로 구해보기로 하고, 헤메던 끝에...
겉모습은 번지르르한 모텔로 입성.
가격 좋고, 겉모습 좋고...혹시 몰라서 방을 먼저 보면 안되겠냐 했더니, 머뭇...
O.K!!! 하고는 식구들과 짐을 들고, 객실로 올라가니, 이건 웬걸...냄새에 청소불량...시설 낙후...
모두가 원망입니다.
엊저녁에 잔 베네치안 호텔과 너무 비교되는...차라리 여길 먼저자고, 베네치안엘 나중에 들렸으면 좋았을텐데...말도 안되는 비교를 하며, 지친몸으로 잠을 청합니다.

-7일째-
시차적응이 거의 마무리되어서인지...아니면 이 불량한(?) 모텔에 조금이라도 더 머무르기 싫어서인지 아침일찍부터 식구들이 짐을싸고, 씻고 나갈준비에 부산합니다.
모텔에서 주는 간단한 머핀빵과 커피도 거부하고, 일찌감치 CHECK-OUT.
기념으로 모텔을 배경삼아 가족사진을 팡팡 찍고 출발합니다.

오늘은 코리아타운에 있는 한남체인에서 쌀과 부식을 좀 사고...PCH를 따라, 솔뱅까지입니다.
아이들은 한국 라면이나 과자가 미국에와서 팔리고 있는게 신기한 모양입니다.
마트던 아울렛이던 들어가기만 하면, 장타때립니다...이것저것 구경하는게, 저나 집사람 둘다 지치지도 않습니다.
적당히 구경을 마치고, 출발...잠시 주행후에 해변도로로 접어듭니다.
그간 요세미티 가는길, 그랜드캐년 가는길, 후버댐 가는길에서 멋진 경치를 많이 보았지만, PCH 에서 바라보는 주변경치가 아마 최고인것 같습니다.
너무나 파란 하늘에, 오른쪽은 멋진 사진첩에서나 볼수 있는 푸른 언덕과 평원, 왼쪽은 태평양 바닷가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모두가 멋지다를 연발했습니다.
정말이지, 그 하늘...너무나 파란 하늘을 잊을수가 없네요.

이런 경치좋은 넓은땅과 자원을 가진 미국을, 아버님은 한국과 비교해볼때 불공평하다 하십니다.
너무나 좋은것들을 처음부터 많이 가졌다고...
글쎄요. 실제 어느정도 불공평한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좁은땅에 빈약한 자원을 가진 우리에 비해서는 분명 이들이 하늘의 혜택을 입고 있는건 사실 같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솔뱅...
덴마크풍의 건물과 아기자기한 형태의 소도시란 얘기만 들었지...실제 어느정도 인지...
이국적 모습에 와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사람이 쵸코렛 전문점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예쁜 과자를 사고나니, $30-이 나왔다고 투덜 거립니다.
자기가 사놓고, 주인한테 투덜거릴 것이지...애꿎은 나한텐 왜...
이왕 샀으니, 맛있게는 먹어야지...생각보단 맛이 진합니다. 아니 좀 독합니다. 입맛이 많이 다른 탓이겠지요.

오늘 저녁식사는 오리지날 웨스턴식으로 고기를 썰어보기로 합니다.
사전 예비교육후에 주문...모두가 웰던입니다. 애들은 애들용 식사를 따로 주문하고...한국 같았으면 둘앞에 하나만 주문하는데...
식사가 나오고, 좋았던건 거기까지...모양은 좋았는데...도무지 고기가 약간의 기름기도 없이 질기기만 합니다.
어찌어찌 나눠 먹고, 사진까지 한방 한후에...기분좋게 숙소를 찾아 나섭니다.
오늘은 또 어디서 잘꺼나...목표는 샌루이스 오비스포 였는데...
(참고...솔뱅은 저녁 6시경 되니까 가게들 문닫을 준비를 하더군요. 이미 몇몇곳은 closed...돌아보시려며 좀 일찍 도착하셔야 할듯)

석양이 지는 태평양 해안을 천천히 드라이브하며, 며칠후면 생업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끔찍합니다.
여행이 반환점을 돌아서니, 뭔가에 쫒기는것 같고...현업에 복귀해서 접하게될 상황이 불안하기까지 하네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간을 쪼개 여행하는 대다수분들이 같은 심정이겠죠.

그나저나, 부모님은 미국의 자연경관에 푹 빠지셨습니다.
좋아하시는 모습을 뵈니, 제 맘도 편안하고...
오늘 저녁의 숙소는 제발 잘 걸려야(?) 할텐데 기도를 하며, 숙소를 찾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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