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서 단풍 시기를 고려하는 게 좋다는 조언을 듣고 10월로 잡아두었던 유타-콜로라도 여행 계획을 9월 중순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이번 여행은 계획이고 뭐고 그냥 제발 2주 동안 되는대로 막 돌아다니면서 아무거나 하기였는데요 계획대로 아주 잘 놀고 왔습니다 


처음엔 메사 베르데에서 첫 박을 시작하는 거였는데 출발 전날 아침에 이것저것 보다보니 듀랑고-실버튼 협궤열차가 검색에 걸리길래

그냥 지금 출발해서 여기부터 갈래? 하고 바로 티켓 끊고 운전해서 듀랑고에서 자고 아침에 열차를 타러 갔습니다 

기착지 (듀랑고, 실버튼 택1) 교통수단 (버스, 기차, 밴), 편도/왕복에 실버튼 체류 시간까지 옵션이 여러 가지였는데 

저는 듀랑고 기차-실버튼 밴 이렇게 예매했다가 실버튼에서 너무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게 아닌가 싶어서 

아침에 체크인 하기 전에 버스-4시간 체류-기차 코스로 변경했는데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버스 타고 가면서 기사님이 이것저것 이 지역 역사 풀어주고 실버튼에서 유유자적 시간 보내다가 기차 타고 오면서 각자 알아서 풍경 보는 게 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듀랑고, 실버튼 둘 다 백인 노인 대상의 관광 타운이라 그냥 그랬고 단풍이 아직 들지 않아서 풍경도 그럭저럭이었습니다 

일단 차로 30분 거리를 풍경 보라고 버스로는 1시간, 기차로는 3시간 넘게 가는데 너무너무 지루했어요… 


그래도 타실 생각이시면 실버튼 출발-듀랑고 도착 열차는 반드시 왼쪽에 타세요 (듀랑고 출발은 오른쪽) 오픈 칸이 많이 추우니 미리 든든하게 입으시고요 

겨울에 운영하는 스노우 협궤 열차에도 오픈 칸을 운행하는지 모르겠는데 겨울에는 절대로 오픈 칸 타지 마세요 고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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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고 가면서는 이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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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실버튼이고요 저 열차를 타고 듀랑고로 돌아가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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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이 나오는데 여기가 가장 스펙타클한 구간이고 이걸 5분 보기 위해 2시간 55분을 가셔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게다가 제가 탄 기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연착이 되어서 기차 출발 후 4시간 거의 다 되어서 듀랑고에 도착했어요

이 때 벌써 밤이라 서둘러 저녁을 먹고 메사 베르데 근처의 호텔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에 입장했습니다


메사 베르데는 큰 기대 없이 어차피 모압 가는 길목이니 발코니 하우스 투어나 찍고 가자는 생각이었는데

날씨가 너무 좋고 시기가 잘 맞아떨어져서 들국화가 가득 핀 구릉 사이로 드라이브 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발코니 하우스 투어도 재밌었고요 


(여긴 친구한테 사진을 못 받았네요 나중에 받아서 추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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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그 말로만 듣던 모압에 입성했습니다 여기는 4박이 아쉬울 정도로 할 게 넘치더라고요 

호틸 수영장에서 하염없이 물놀이만 해도 좋고 다운타운에서 실컷 먹고 (Pasta Jay’s 맛있었어요) 로컬 상점들 구경만 해도 시간이 술술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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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기 한 번 들르시길 추천합니다 전설적인 rock/fossil collector 가 평생을 걸쳐 일군 가게인데 볼 게 많아요 모압 다운타운에서 아치스 가는 길에 있습니다 


아치스에서는 밸런스 락, 더 윈도우즈, 델리케이트 아치, 더블 오 아치 + 다크 엔젤 포함 데빌스 가든에 있는 아치들 다 찍고 

윈도우즈에서 선셋 보고 파노라마 포인트 가서 별도 보고 다시 윈도우즈로 와서 별을 보았습니다 

저는 파노라마 포인트보다 윈도우즈에서 보는 별이 더 좋더라고요 


다크 엔젤까지는 굳이 안 가도 됐겠구나 싶었고 더블오에서 primitive trail 타고 돌아올 때 cairn이 잘 되어있지 않아서 길을 여러 번 잃었습니다 저희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던 독일인 부부가 미리 사둔 트레일 맵 없었으면 난감할 뻔 했어요 그리고 그 부부는 저희 아니었으면 바위 사이를 비집고 내려와야 하는 챌린지 구간을 통과 못 하고 오던 길을 돌아가야 할 뻔 했고요 하지만 그래서 더 재밌었습니다 


델리케이트 아치로 올라가다가도 길을 잃어서 어쩌다보니 아치 정면이 보이는 쪽으로 만들어둔 길이 아닌 아치 뒤쪽으로 사족보행 하는 형국이 되어버렸는데 

여기가 예전에는 트레일 길이었나봐요 박아둔 철봉을 제거한 흔적이 있더라고요 자칫 추락할까봐 벌벌 떨면서 가는 스릴은 있었는데 

모르고 한 행동이었지만 잘못된 행동이니 혹여 델리케이트 가시는 분들 이제 어디로 가지? 싶을 때 절대 오른쪽으로 꺾지 마세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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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락이니까 그 앞에서 밸런스를 좀 잡아줘야겠죠 

친구는 여행지마다 마그넷을 사모으는 취미가 있는데 저는 딱히 그런 게 없었거든요

근데 이번에 충동적으로 취한 이 포즈가 맘에 들어서 앞으로는 여행 어디 갈 때마다 이런 식으로 밸런스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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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배운 윈도우즈 선셋 명당 (똥꼬아빠 님이었나요? 정확히 어떤 분의 글인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ㅜ) 저도 찾아서 앉아보았습니다! 진짜 최고의 스팟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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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윈도우즈… 별도 별인데 짧은 거리였지만 밤에 걷는 트레일이 넘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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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년랜드도 갔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그랜드뷰 오버룩까지만 드라이브 하고 + 메사 아치 중간까지만 슬쩍 가서 보고 말았지만요

첨엔 캐피톨 리프도 찍어보자 했었는데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았어요 모압은 정말 할 게 너무 많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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