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미대륙 38일 텐트 캠핑 여행기5

2008.07.16 09:58

고개마루 조회 수:3544 추천:19

지금은 일기를 쓰고 있는 중.
콜로라도 록키 주봉을 바라보면서.....
여명이 밝아오무렵부터 앉아 있었는데 어제와는 달리 파란 하늘이 열린다.
만년설을 이고 있는 검은 주봉은 파란 하늘을 등에 지고 있으니 더욱 웅장하다.
3년전에 뉴질랜드에 갔을때 마운틱 쿡과 비슷한 분위기이지만 규모가 더 웅장하다. 물론 봉우리의 빼어남은 마운틴쿡을 따라갈 수 없다.
우린 어제 오후에 록키 내셔날 파크에 짐을 풀었다.
한동안 일기를 쓸 짬이 없어 록키에 뒤이어 지금은 메사버드의 캠핑장에서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다.
네브라스카의 시골 고덴버그에서 캠핑후 우린 록키로 향한다.
이미 록키의 내셔날 캠핑장에 이미 예약이 되있기 때문에 오늘의 여정은 확정적이다.
끝없는 들판을 지나 언제나 산이 나오나 이제나 저제나 우리 먼 하늘만 쳐다본다.록키에 들어가기전에 그동안 다 먹어치운 식료를 공급하기 위해 월마트에서 식료를 사고 가스등이 필요할것 같아 등도 장만했다.큰 고개를 하나 넘으니 머리에 흰눈을 이고 있는 록키가 보인다.한 여름에 눈이라 참 멋진 광경이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소나기가 억수같이 퍼붓는다. 입구의 레인져가 멋진 환영인사라며 농담을 한다.일단 텐트치는 것은 미루기로 하고 록키의 핵심 루트인 트레일 로드를 둘러보기로 하고 차를 돌린다.여긴 고도가 상당하여 긴 여정에 지친 우린 멋진 광경에도 불구하고 산소부족과 멀미로 컨디션이 악화되어 더 이상 진행을 미루고 다시 캠핑장으로 내려오니 비가 개인다.
캠핑장은 아기자기하게 캠핑사이트를 꾸며놓아 남편이 무척 맘에 들어했다.
다만 전기를 쓰지 못하므로 약간 불편함은 있지만 그대신 다른 원초적인 즐거움을 준다.
아이들은 주니어 레인져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책자를 받았는데 이브닝 프로그램을 해야만 레인져 뱃지를 받을 수 있다. 텐트 치고 지원이의 꿈인 머쉬멜로 구워먹는 행사를 위해 캠프파이어를 해야하는데 나무를 사와야한다.
나무 파는 스토아에가서 나무를 보니 자전거에 실을 수가 없어 먼저 지원이와 난 그냥 떠나고 철중이가 자전거 의자에 실고 나무를 운반하기로 하였다.
그런데,이때부터 사건 시작이다.난 먼저 얼른 와서 남편에게 도와주러 빨리 내려가보라고 했더니 철중이가 없단다. 그래서 당황하여 내가 내려가보니 철중이 없다.오던 길로 오지 않고 엉뚱한 길로 들어선게 틀림없다.길을 더듬어 가다보니 갑자기 번개에 천둥에 난리다.철중이가 겁 먹었을거라 생각하니 내마음이 급하다.
그런데,길바닥에 철중이 자전거가 내동댕이 쳐져있다.아마도 급한 김에 장작나무만 들고 간것이다.얼마 가지 않아 철중이를 발견하였는데 거의 반쯤은 얼이 빠져있다.아무리 가도 우리 텐트는 보이지 않지,사람들이 불쌍한 아이 보듯 바라보지,천둥 번개는 치지 날보자마자 화를 버럭 낸다.어쨋든 상황 종료다.그놈의 마시멜로를 구워먹는것 때문에 이 난리다.난 텐트에 돌아오니 지쳐서 밥 해먹을 기운도 없지만 차를 오래타서 그런지 속이 미식거려 시원한 국물이 그립다.그래서 얼른 감자 썰어넣고 북어국을 끓여 한그릇 먹었더니 이제야 정신이 든다.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구워먹는게 그렇게 즐거운가 보다.
저녁에 비가 오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이브닝 프로그램은 엠피티어터에서 하는데 국립공원의 의미와 조직과 유래에 대한 개괄적인 프리젠테이션이었다.우리 앞으로 주로 국립공원 위주로 여행을 할 거여서 더욱 흥미가 있었다.출신 지역을 물어보니 아주 다양한데 특히 우리가 가보았던 아프리카의 나미비아에서 온 사람들이 있어 더욱 반가웠다.
이 행사 후 아이들은 레인져 책자에 사인 받는 칸이 사인받고 집에 돌아오니 밤 10시다.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몇 마디 대화 후 우린 곧장 각자의 침실로 향한다.
미국 캠핑장은 밤 10시만 되어도 거의 사람소리를 들을 수 없다.
각자 사생활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여서 아이들도 어김없이 10시까지는 꼭 재운다.
우리나라에서 캠핑한 경험을 생각하면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잠못 이루던 것을 생각하면 여긴 천국이다.오로지 고요속에서 별빛만 총총히 빛나고 곰이 올것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으로 자리에 눕는다.
내일은 록키를 넘어 콜로라도스프링스로 향하는 날이다.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3699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938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287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487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20325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591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804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731 2
12323 2017-2018년 캘리포니아 1번 해안도로 공사정보 [12] file 아이리스 2017.03.06 382993 1
12322 ::::: 환영합니다. 처음 오셨다면 읽어보세요 ::::: [24] 아이리스 2015.11.19 246896 2
12321 미국에서의 자동차 운전에 대한 도움말 [13] 아이리스 2011.06.25 205946 3
12320 자동차 가장 싸게 렌트하는 방법 - 트래블 직소 [24] goldenbell 2012.04.22 164946 3
12319 홀스슈벤드(Horseshoe Bend) 유료주차로 전환 [9] file 아이리스 2019.01.30 164649 2
12318 사이트 이용 및 주요 기능 소개 [1] file victor 2011.06.06 108835 1
12317 ●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의 숙소정보 ● [8] file 아이리스 2013.04.22 103462 2
12316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께 드리는 글 & 질문 전에 반드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0] 아이리스 2012.12.07 94640 3
12315 [Update] 애리조나 Page 부근 US-89도로를 대체하는 US-89T 오픈정보 [12] file 아이리스 2013.03.16 87832 1
12314 [공지사항]댓글 열람은 회원 로그인 후 가능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 [1] 아이리스 2016.02.01 87758 1
12313 애리조나 앤텔롭캐년 Antelope Canyon 투어 정보 [24] file 아이리스 2015.04.01 87111 5
12312 애리조나 Page 부근 US-89 우회도로 정보와 사진들입니다 [4] file 아이리스 2014.05.13 78700 2
12311 ♣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께 드리는 글 ♣ [2] 아이리스 2011.07.19 78312 1
12310 모뉴먼트 밸리의 주요 숙소들 (Monument Valley Lodging Guide) ★ [1] baby 2004.09.03 77072 102
12309 그랜드캐년 노스림(North Rim)이냐 사우스림(South Rim)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18] 아이리스 2013.06.26 75688 5
12308 2016년 6월부터 라스베가스(Las Vegas) 일부 호텔의 주차비 징수 시작 [4] file 아이리스 2016.05.20 64666 0
12307 [여행정보] 미국 시간대(time zone) 참고자료 [4] file 아이리스 2011.07.11 59822 1
12306 글레이셔 국립공원 Glacier National Park 2021.07 중순 여행 숙소 위치 [2] schoi 2021.04.12 51111 0
12305 Antelope Canyon 등 나바호네이션 관광 재개가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6] 아이리스 2021.06.14 50458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