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4일째 - 대자연의 경이, 그랜드 캐년

2002.10.14 21:34

victor 조회 수:9685 추천:28


코스 Lasvegas(95E, H9E) → ① Kingman(40E) → ④  williams(64N) → Tusayan →③ GC → williams(64N)→ Flagstaff

  

주행거리 376마일 (602km) 

 

숙소  AmeriSutes Flagstaff Hotel  ($56)




스토라토스피어 호텔에서는 아침 식사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호텔에서 나와, 다운타운에 있는 주유소에서 주유한 후 바로 옆에 붙어있는 세븐 일레븐에서 햇반을 데워 차안에서 먹고, 그랜드캐년을 향해 출발.


g02.JPG


☞  동영상 클릭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을 감상하며 170-180km의 속도로 달리면서 비로소 풀 사이즈급 이상에만 있는 크루즈 기능을 사용해 보았다. 크루즈 기능이란 일정속도를 셋팅해 놓으면 브레이크를 밟기 전까지는 계속 그 속도를 유지하며 달릴 수 있는 매우 편리한 기능인데, 170-180km의 속도로 장시간 달려도 별로 피곤함을 못 느끼는 건 차량통행이 드문 곧게 뻗은 직선도로와 이 크루즈 기능 때문이다. Jamie O'Neil의 There's no Arizona를 들으며 킹만에서 아내와 운전교대.


사막길을 달리며 재밌게 보이는 풍경중의 하나, 오토바이를 탄 무리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같으면 고속도로에 오토바이 운행이 불법이라 거의 볼 수 없는 광경이지만, 이 나라에선 합법인 모양이다. 주위차량에 아랑곳하지 않고 10-20명씩 무리지어 150-160km의 속도로 달리는데, 특이한 오토바이 구조 때문에 달리는 그들의 자세가 우스꽝스럽고 재밌게 보인다. 한번은 일방통행 2차선 도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들 옆을 지나가는데 오토바이도 속력을 낸다. 경쟁하듯 내가 엑셀을 밟고 앞으로 나아가니 위협을 느꼈는지,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며 엿먹어 하는 표정을 지으며 뒤쳐진다. 내가 뭘 잘못했지??? 일반도로에서 보행자가 우선 보호받듯 고속도로에서 이들도 우선 보호를 받기 때문인가?


그랜드 캐년이 점점 가까워지는데 고속도로 왼편에 늑대(?) 3마리가 유유히 걸어가고 있었다. 진영이가 먼저 발견하고 "야, 늑대다!"라고 외친다. 백밀러로 다시보니 개처럼 보이는데 이 막막한 사막에 개가 있을리 없다. 아마도 미국에서 많이 서식하고 있는 코요테인 모양이다.

 




  그랜드 캐년   www.grandcanyonlodges.com               

         

그랜드캐년 입구마을인 투싸얀에 도착, 이곳에서 그랜드 캐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아이맥스 영화를 보고 가려고 했으나, 3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하여 바로 그랜드 캐년으로 차를 돌렸다. 64E를 타고 드디어 매표소를 거쳐 매더 포인트에 도착, 차에서 내리자 마자 우린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오랜 세월동안의 침식작용으로 평평하던 땅이 발아래로 푹 꺼져 형성된 거대한 협곡. 협곡위의 능선들은 마치 칼로 가지런히 다음어 놓은 듯 지평선을 이루고 있었고, 협곡 벽면은 붉은 색의 지층들이 각기 다른 줄무늬 모양으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비록 약간의 예비지식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실제 눈앞에 펼쳐진 장엄한 광경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데 진영인 "이건 진짜 신의 작품이야"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랜드 캐년이라고 불리는 이 대협곡은 아리조나 주 북부 460km에 걸쳐 있는데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그중에서도 극히 일부인 사우스 림의 한지점에 불과하다. 새삼 우리가 사는 땅이 너무 좁다는 걸 느끼며, 땅 넓고 이런 천혜의 관광자원이 풍부한 이 나라가 마냥 부럽게 다가온다.


다시 일출광경을 보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야바파이 포인트로 이동, 이곳에 있는 박물관에 들어가 입체 모형과 실제 경치를 비교해 가며 웅대한 대협곡을 관찰하는데 이전 뷰 포인트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협곡 사이로는 인디언 들이 말을타고 다니는 길이 가까이 내려다 보인다. 이곳에서 선물 몇가지를 구입.

g11.JPG
g36.JPG
g51.JPG 
g22.JPG
 

이곳을 나와 조그마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후 그랜드 캐년 빌리지로 이동, 이곳에 parking 후 Hermit Rest행 셔틀을 타고 버스투어에 참가했다. 셔틀버스를 타고가다 중간에 서쪽으로 시야가 트여있는 호피 포인트에 내려 잠시 구경을 하였다. 이곳에서 한국에 출장차 방문한 적이 두번있다는 미국인을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눴는데, 한국은 정말 좋은 곳이고 김치가 맛있단다. 사진을 함께 찍고 이메일로 보내 주겠노라고 하며 그의 명함을 받아 두었다.

 

다시 셔틀을 타고 끝지점인 Hermit Rest에 가서 잠시 휴식 후, 일몰 구경을 위해 돌아오는 셔틀을 타고 모하베 포인트에 내렸다. 이곳 뷰 포인트는 서쪽으로 향해 있기 때문에 일몰을 감상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일몰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람이 세차 잠바를 입었는데도 추웠다. 협곡 벽면의 줄무늬 모양의 지층들은 햇빛의 방향과 보는 위치에 따라 시시각각 다채롭게 변하고 있었고, 저 아래로는 콜로라도 강과 트레일 이동로가 뚜렷이 보인다.

g52.JPG
g33.JPG
g86.JPG
g82.JPG
 

일몰이 끝나자 금방 컴컴해 진다. 서둘러 내려오는데 저쪽 산위에 큰 보름달이 둥실 떠있다. 낯선 이국 땅, 인적이 전혀없는 곳에서 보름달을 보니 묘한 기분이 든다. 숙소인 플레그스탭까지는 거의 170-180km의 속도로 내달려 무사히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 AmeriSuites Flagstaff Hotel은 킹 스윗룸으로 인터넷으로 50%까지 싸게 예약했던 곳인데, 숙소중 가장 맘에 들었던 곳이다. 체크인하기 위해 로비에 들어서는데 수영복 차림의 가족과 아가씨들이 맨발로 돌아 다니고 있었고, 체크인 하는 아가씨들이 매우 친절하다.


키를 받아들고 방에 들어서니 조그마한 응접실과 소파, 식탁도 있었고 넓고 깨끗해 좋았는데, 베드가 하나밖에 없다. 프런트에 내려가 2베드가 필요하다고 했더니, 미안하다며 흔쾌히 다른 방으로 교체해 준다.


전자레인지에 햇반을 데워 편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 후에는 세탁기에 빨래넣고, 집에 전화하고 돌아와 먼저 곯아 떨어졌다. 시설이 좋아 수영하고 싶은 맘은 굴뚝같았으나, 몸이 천근 만근이다 

 

g99.JPG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3020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752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102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286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9266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489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706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631 2
1000 안녕하세요 내년 5월말에 미국서부 3주여행을 떠나는 일정에 대해 문의드립니다. [5] youn 2021.12.09 409 0
999 the Wave - 첫 도전에 permit 획득했어요! ㅎㅎ [12] file Pianiste 2021.12.09 462 1
998 미국 서부 여행을 계속 하려면 어떤 종류의 차를 구입해야 할까요? [8] 철수 2021.12.11 551 0
997 그랜드 서클과 피닉스, 투산 여행 일정 문의 드립니다. [4] 인민배우 2021.12.16 401 0
996 부모님과 글레이셔 국립공원 여행은 힘들까요? [4] 현삼 2021.12.16 359 0
995 RV 타고 그랜드써클 서부여행 일정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cis5811 2021.12.17 267 0
994 ★ 아치스(Arches) 국립공원 입장예약정보(2022년 4월3일-10월 3일) [9] file 아이리스 2021.12.19 4746 0
993 미국 서부 Grand Circle Tour 2018 - Bryce Canyon NP file 똥꼬아빠 2021.12.19 290 1
992 안녕하세요! 겨울 국립공원 7일or 5일 주어진다면 이중 어디가 좋을지요! [3] 희극지왕 2021.12.20 503 0
991 플로리다 여행 1.1 ~ 1.9 동행 구해요! Hello!! 2021.12.21 448 0
990 내년 5월말에서 6월말 서부 에서 동부까지 대륙 횡단 계획일정 문의 드립니다 [5] seattle 2021.12.25 334 0
989 2022 6월 세도나-옐로스톤 로드트립을 계획 중입니다 [6] 말년 2021.12.27 415 0
988 4월 그랜드 써클 일정 조언 부탁드립니다~~ [7] jjanett 2021.12.29 379 0
987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애틀까지 자동차 운전 어려울까요? [2] 나쵸러브 2021.12.30 910 0
986 2023년 여름 50일 간의 미북서부 여행 계획을 문의드립니다. [2] file 아리라 2021.12.30 350 0
985 만9세,2세와 RV렌트 1달 서부(SD-그랜드서클-옐로스톤-캘리-SD) 여행일정 조언 부탁드립니다. [8] file 쭈나파파 2021.12.30 1095 0
984 그레드써클, 3대 캐년 ,세도나, 포함 문의 드립니다. [6] 오올인 2021.12.31 376 0
983 행운의 아치스 컷 올려봅니다. [7] file VIV 2022.01.03 484 0
982 4월말 미국 서부여행 문의드립니다. [4] file Orc 2022.01.07 1142 0
981 하와이-캘리포니아-플로리다 3주 동선 한번 봐주세요! 카라멜팝콘 2022.01.08 7133 0
980 2월달 미 서부 일정 조언 부탁드립니다. [4] Gakki 2022.01.08 273 0
979 미서부여행 확정하려고 합니다. [1] file Orc 2022.01.10 326 0
978 2월 미 서부 일정 수정 후 질문드립니다. [4] Gakki 2022.01.11 369 0
977 샌프란/산호세에서 예약없이 갈 수 있는 캠핑장 문의드립니다. Naro 2022.01.14 348 0
976 2월 11일 부터 16일 그랜드 서틀 여행 일정 [5] ch1oek1m 2022.01.19 257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