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넷째날) - 자이언국립공원과 파월호수

왠일인지 오늘은 모두들 일찍 일어났다. 7시경에 기상을 하여 7시 30분에 아침식사를 하였다.
식당은 어제 설명하였듯이 가정집 처럼 아늑한 분위기이며 어제밤에 앙케이트대로 주문한 음식들이
차례로 나오기 시작하였다. 잘 익은 팬케익, 달걀 반숙요리, 맛있게 구어진 베이컨과 토스트, 베이걸,
머핀빵 그리고 우유, 오렌지쥬스, 커피 및 사과 등 과일 등등. 그야말로 유럽식의 'Continental
Breakfast'였다. 점수로 매기면 구수한 한국 김치찌개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이 정도면 99점정도...

시간이 여유가 생겨서 오늘 일정의 핵심인 'Lake Powell'만 보기에는 시간이 남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어제 스킵해서 못내 아쉬웠던 자이언국립공원을 가기로 결정하였다. 아이들은 다소 투덜거리고
다시 뒤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에 못마땅해 하였다. 그러나 일단 가보고 나니 결정은 잘한것 같다.
08:20분경에 다음에 또 오겠노라고 주인장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Check-out을 하였다. 그곳에서
자이언까지는 약 45마일인데 구경을 하면서 가다보면 1시간 30분도 걸린다고 주인장이 귀뜀해 주었다.

UT-9을 타고 자이언을 향하는 길목은 과연 결정을 잘하였다는 확신을 심어줄 만큼 아름다웠다.
빨간 산과 빨간 아스팔트 도로의 조화, 자이언 입구에서부터 펼쳐지는 거대한 바위산들의 광경은 황홀
그 자체였다. 우리나라 설악산의 울산바위도 아름답지만 규모가 단촐한데 이곳 바위산들은 형형색색
아름답기도 할 뿐만 아니라 그 규모면에서도 너무나 거대하고, 더구나 그러한 모습들이 가도가도
끝이 없이 펼쳐져 있다. 하나님의 경이로움에 고개숙이기도 했지만 우라니라에는 왜 이런 곳이 없으며
이곳 일부분이라도 우리나라에 갖다놓으면 안되나 하는 억지를 부리며 왜 이리 불공평한지 컴플래인도
해 보았다. 정말 안 와보고 그냥 지나쳤으면 평생 후회할뻔 했다.
      
여기는 공원입구 Visitor Center에 차를 주차해 놓고 모두 다 셔틀버스를 타고 관광하도록 되어있다.
버스는 무료로 약 10여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운행되며 왕복하기 때문에 중간에 구경하고 싶은 곳이 있으면
아무 정거장에서든 내려서 계곡을 Trail하고 사진도 찍은 다음 다시 돌아오는 버스를 타면 된다.
Trail코스는 안내서에 있는대로 한 5~6개가 있는데 마지막 정거장인 'Temple of Sinawava'에서 내려
'Narrows' 계곡을 따라 가는코스가 가장 도전적이고 그만이라고 한다. 그런데 약 12.5마일로 시간상
도저히 왕복할 수가 없어서 포기하고 그냥 다시 버스를 타고 공원입구로 복귀하였다.

거의 한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고 돌아보는 주마간산식 투어였지만 차창너머로 보이는 바깥 풍경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롭고 웅장하며 순간순간의 기암괴석들의 모습에서 너무도 부러운
마음이 절로 솟아났다. 아~ 이곳에서 호흡하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부럽다.  
시간이 부족하여 자이언의 거대한 품속에 폭 빠져보지 못해서 아쉽지만 일정상 11시 40분경 자꾸
뒤를 돌아다보며 Page를 향해 출발하였다. 다음에 다시 들리게 되면 1박 정도하면서 반드시 'Narrows'
계곡까지 트레일을 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일정을 잡아야 되겠다.
어제 본 브라이스가 마치 어머니와 같이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있었다면 오늘 본 자이언은
웅장하고 기백이 넘치는 아버지와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라서 서로 대조적이었다.

US-89번 도로를 따라 다시 Kanab을 지나쳐 경치가 아름답다는 89A를 따라 그랜드캐년 노스림 방향으로
향했다. 89A도로는 Jacob Lake를 지나 노스림 주변을 통과하면서부터 시작된 빽빽한 송림과 여러가지
관상목들로 또 다른 감동을 주었으며, 끝이 없는 광야를 지나면서 약 1시간이상 펼쳐지는 좌측의 웅장한
절벽의 향연은 왜 이곳도 국립공원이 아닌가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곳으로 오길 잘한것 같다.
병풍처럼 길게 펼쳐져 있는 기암절벽의 호위를 받으며 곧게 뻗은 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리다 보니
Marble Canyon이 나오고 좌측으로 말로만 듣던 Lee's Perry지역이 나왔다.
우리는 그곳을 찾아가 천애의 절벽사이로 흐르는 콜로라도 강의 빠른 물살에서 래프팅을 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 강물을 따라 계속해서 내려오면 그곳이 바로 'Navajo Bridge'와 만나게 된다.  
콜로라도 강으로 갈라진 두 절벽 사이를 철근을 이용한 아치형 다리로 연결하여 놓았는데 새로 하나를
더 증축하여 다리가 두개였다. 다리 아래로 바라다 보는 강물과 절벽의 모습은 정말 절경이다.
그런데 강물 색깔이 푸른색이 아니라 초록색이었다. 여기도 녹조현상인가?

다시 차를 몰아 콜로라도 강을 건너 길게 놓여 있는 좌측의 절벽을 휘감아 돌아 페이지를 향했다.
상당히 높은 이 절벽을 넘자마자 멀리 Lake Powell의 끝자락이 보인다. Page를 지나면서 우리가 오늘
머무를 곳이 저기구나 하고 힐끗 살펴보며 콜로라도강의 두번째 명물 댐인 'Glen Canyon Dam'을 관광
하였다. 1963년에 준공된 이 댐은 국립위락지역(National Recreation Area)으로 수상스키는 물론
보트 및 요트 여행 등 수상스포츠의 천국인 파월호수를 만든 장본인이며 이곳 사람들을 관광수입으로
먹여 살리고 있는 귀중한 은인이기도 하다.
말로만 듣던 파월 호수의 거대한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길이가 무려 200마일이 넘는다고 한다.
잘 상상이 안가시면 자이언캐년이 물속에 반쯤 잠겨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파월호수에서 크루즈를 하기 위해서 선착장이 있는 'Wahweep'쪽으로 갔다. 여기도 국립공원과
같이 입구에서 Pass체크를 하였다. 역시 국립공원 Annual패스면 O.K다. 요금은 차량당 $15 이었다.
Wafweep에 있는 Lake Powell Resort에서 'Antelope Canyon' Water Side 투어를 하는 크루즈를 테켓팅
하여(요금은 1인당 $32, 택스포함) 16:15분부터 약 한시간 반 동안 크루즈관광을 하였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 서서히 글랜캐년댐쪽으로 가서 댐 역사와 함께(이미 댐을 들려서 왔으니
내용은 다 아는 것) 공부를 시키더니만 좌측으로 선회하여 들어간 곳은 완전히 화성에 온듯한 기분이
들도록 신비하고 환상적인 광경이 전개되었다. 정말 의외였다. 이런 경우를 땡잡았다고 하나...?  

'Antelope Canyon'은 아직 들리지 않은 곳이라서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Navajo인디언들의 지역으로
협곡사이로 보이는 햇빛의 신비로움이 가득한 곳으로 알고 있는데 바로 그곳에 물이 가득차서 배로
구경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약 50여명의 승객을 실은 작지않은 보트는 양쪽으로 갈라져 있는
협곡 사이를 지나면서 연신 환상의 광경을 연출해 보였다. 모르긴 몰라도 내가 테어나서 가장 멋진
크루즈를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좁은 수로에서 보트가 더이상 전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턱수염을 적당히 멋지게 길은 배불뚜기 선장은 그 좁은 수로에서 여유있게 다시 보트를 유턴하여
돌아나오는 묘기를 펼쳐 보였다. 큰딸은 연신 카메라를 터트리며 동영상까지 여러개를 찍었다.
조물주의 위대하심에 다시한번 감탄한 시간이었다.

사실 오전에 자이언에서 시간을 보내서 이곳에서 지낼 시간이 부족하여 한시간 반짜리 투어를 택했는데
너무나 잘한 선택인것 같다. 지금까지 여행중 위기에 부탁칠 때마다 Contingency Plan을 결정하엿는데
그때마다 성공하여 왠지 모든일이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환상의 크루즈를 마치고 입구에서 출발할
때 찍어준 가족사진도 찾고 19:00가 다 되어서야 기분좋게 페이지로 향했다.
여기서 말하는 가족사진은 이곳 리조트 직원이 크루즈 입구에서 전체 승객들에게 찍어주는 사진인데
공짜가 아니라 $15입니다. 그러나 말만 잘하면 $10 에도 가능합니다. 요령은 각자가 생각해보시길...    

그런데 처음들린 호텔에(Best Western) 방이 없단다. 오늘부터는 일정이 변동될 가능성이 많아서
사전에 예약을 안하였다. 이러면 이거 문젠데... 다음 Day's Inn, Holyday Inn 등 모두 방이 없다네...
다행히 페이지를 두바뀌를 돌아서 도착한 곳이 'Super 8'모텔, 방이 있단다. 요금은 $86(AAA요금).
세탁실도 있고 내일 아침 식사도 준단다. 천만 다행이다.
페이지 지역은 파월호수가 있어서 여행자가 아주 많은(특히 유럽 사람들이 많았다) 곳인데 상대적으로
이 곳에 있는 숙박지는 그렇게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곳은 없었다. 모두다 중급 모텔 수준이었다.
문득 돈 있으면 이곳에다 고급 빌라나 호텔 하나 지으면 돈 벌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은 기분도 좋고 구경도 많이 해서 저녁 한끼만은 잘 먹기로 하고 페이지 시내 중앙에 위치한
'Glen Canyon Steak House'라는 식당에 가서 푸짐하고 맛있는 전통 미국식 식사를 하였다.
아이들은 모텔로 돌아와 풀장으로 직행하고 나는 또 하루 여행기를 써 내려갔다.

오늘 관광은 퍼펙드했다
- 덤으로 얻은 자이언의 웅장한과 아름다움
- US-89A 도로의 감동적인 여행길
- 'Lake Powell'에서 맛본 Antelope Canyon의 환상적인 크루즈
- 그리고 싫지 않은 미국식 식당의 요리 등등...

내일 다시 탐험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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