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근교서 맛보는 옛 서부시대

Rancho Oso Guest Ranch & Calico Ghost Town
‘토요명화’ 혹은 ‘일요극장’ 시간에 방영됐던 ‘오케이 목장의 결투’, ‘황야의 무법자’ 등과 같은 서부 영화가 기억에 생생할 것이다. 사실 서부영화는 1970년대를 끝으로 그 전성기가 끝났다. 하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옛 서부시대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난 듯, 최근 들어 각종 TV 매체나 레저 활동 등을 통해 서부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아이템들이 적잖게 눈길을 끌고 있다.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감독상은 물론 8개 부문의 후보에 올라  3개 부문의 오스카를 수상한 ‘브로크 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도 카우보이 영화로 분류할 수 있다. 서부시대의 느낌을 생생히 되살려 주는 LA에서 가까운 2곳을 소개한다.
 

● 랜초 오소 (Rancho Oso)  

: 이곳 랜초 오소는 샌타바바라를 둘러싼 로스 파드레스(Los Padres) 국유림 지역 내에 위치해 있다. LA에서 US-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상하다가 CA-154번 도로를 이용해 어렵지 않게 찾아 갈 수 있는데 US-101번에서 CA-154번으로 바꿔 탄 뒤 약 3마일을 지나면 길이 좁아져 편도 1차선이 된다. 차창 밖의 풍경이 마치 한 장의 그림엽서와 같이 보이기 시작하는 때도 여기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아름다운 산악지형과 함께 길 양옆으로 우거진 나무에서 풍기는 특유의 향기는 도시에서 스트레스에 찌들었던 뇌까지 정화시키는 느낌이다. 랜초 오소의 첫 인상은 바로 서부 시대 그 자체다. 이곳에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역마차 모양을 한 텐트 형 숙박시설과 19세기 서부개척시대 마을을 재현한 6개 동의 캐빈과 넓게 펼쳐진 목장이 있다.


목장에서 뛰노는 말들을 보노라면 100~200년 전 세상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역마차형 텐트 숙박시설은 원형 대형으로 배치돼 있다. 북미 인디언과 짐승의 습격에서부터 일행을 보호하기 위해 역마차를 이용해 일종의 원형 진을 이루고 그 중심부에 불을 피워 추위를 피하고 그 불 주위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던 서부시대 개척자들의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이곳 관계자는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6개의 역마차형 텐트를 원형으로 둘러싸고 그 중심에 캠프파이어를 할 수 있는 대형 돌화로가 준비돼 있었다. 반면 역마차 텐트 안에는 편의 시설이 전혀 없이 달랑 접이식 침대 4개만 준비되어 있었다. TV도 없고 전화조차 없다.

 

물론 한껏 옛 서부시대의 기분을 느끼라는 일종의 ‘배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현대 문명의 이기 없이 하루 혹은 이틀 카우보이가 된 듯한 기분으로 역마차에서 생활하고 준비해간 음식을 먹으며 모닥불 앞에 가족들이 모여 앉아 그 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서부 개척시대 마을을 재현한 캐빈은 내부에 퀸 사이즈 침대 한 개와 2층 침대가 있어 4인 가족의 잠자리로 충분하다. 역시 화장실이나 샤워실은 캐빈 앞에 있는 공동 시설을 이용해야 하지만 역마차텐트 보다는 더 안락한 시설에서 잠을 잘 수 있고 건물 뒤 창문으로 보이는 말들이 뛰어노는 목장의 풍경은 역마차텐트보다 30달러 비싼 가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랜초 오소에는 이밖에도 숙박시설로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개인 RV를 주차시키는 공간도 렌트가 된다. 2개의 수영장이 오후 10시까지 연중 오픈하고 2개의 수영장 중 한곳은 자동온도 조절장치를 이용해 언제나 수영을 즐기기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랜초 오소의 가장 큰 자랑은 바로 ‘트레일 라이드(Trail Ride)’라고 불리는 말 타기다. 잘 조련된 순한 말들을 엄선해 경험 많은 랭글러들이 가이드 하는 트래일 라이드는 남녀노소 모두가 쉽게 즐길 수 있고 적당한 운동도 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코스와 시간이 각각 다른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주말에는 메인게이트 옆에 위치한 척 웨건(Chuck Wagon)에서 점심시간에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등의 스낵을 판매한다. 간단한 생필품과 식음료는 작은 마켓이라고 할 수 있는 컨트리 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1박 이상을 할 경우에는 집에서 충분히 음식물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바비큐 시설은 완비되어 있지만 가스렌지가 없기 때문에 휴대용 가스렌지 역시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옥수수나 감자 고구마도 조금 준비해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캠프파이어를 하며 구워먹으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샌타바바라를 방문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랜초 오소로 가는 길에 샌타바바라 시내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샌타바바라 다운타운은 불과 20마일 거리에 위치해 있어 오고 가는 길에 시내 관광을 할 수 있다. 만약 샌타바버러가 초행이라면 시내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샌타바바라 트롤리(☞Santa Barbara Trolley)社의 자유이용권을 사면 시내 관광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다. 가격은 성인 기준 16달러이다. 물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카추마 호수(☞Cachuma Lake)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 호수는 5년 만에 처음으로 만수위를 기록한 요즘이 물놀이를 하기에 최적기이다. 호수 주변에 피어 있는 각종 야생화들과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와일드 라이프 크루즈(Wildlife Cruises)’도 권할 만 하다. 이왕 길을 나선다면 카추마 호수를 지나 솔뱅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다. ☞Rancho Oso Guest Ranch & Stables

 

● 캘리코 은광 : 골드러시 시절 많은 사람들이 금광과 은광을 찾아서 서부로 이주를 했다. 캘리코도 1881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어 주변에서 가장 큰 은광 마을 중에 한곳으로 각광을 받았다. 마을이 가장 흥했을 때는 약 1,200명의 주민이 살았고 마을에는 약 22개의 크고 작은 살롱들이 성업을 했었다. 하지만 1890년도에 은값이 폭락을 하자 마을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는 바람에 유령마을이 되었다. 오늘날 캘리코는 서부 지역에서 몇 안 되는 실재했던 은광 마을 중 하나이다. 비록 은을 캐고 있지는 않지만 유명한 놀이공원인 너츠 베리 팜(Knott’s Berry Farm)의 설립자인 월터 너츠(Walter M. Knott)가 1951년 샌버나디노(San Bernardino) 카운티로부터 마을을 구입하여 예전 지도를 참고 하여 마을의 모습을 일부 복원한 후 1966년 마을의 공사가 끝나자 다시 카운티에 기부하여 현재의 카운티 지역 공원이 되었다.

입장료를 내고 마을에 들어가면 오전 10시, 정오, 오후 2시에 약 45분간 무료 도보투어가 있다. 캘리코에서 가장 유명한 쇼라면 바로 서부시대 총잡이들이 출연하는 총격전이다. 서부시대 카우보이 복장을 완벽하게 재현한 스턴트맨들이 일정한 시나리오의 총격전을 재현하는 것인데 배우들이 전업배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주 리얼한 액션을 보여주어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준다. 이 마을에 가장 오래된 살롱이자 현재도 오픈하고 있는 ‘릴스 살롱(Lil’s Saloon)’에서는 간단한 음료와 식사를 팔고 있고, 살롱에 있는 오래된 피아노에서는 아직도 음악이 연주되고 있다. 만약 이곳에서 숙박을 원한다면 캘리코 내에 위치한 캠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 캘리코는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오픈한다. 입장료는 성인 한 명당 6달러를 받고 15세 이하 어린이는 3달러를 받는다. 히스토릭 투어나 총격전 쇼에 대한 비용은 전부 입장료에 포함되어 별도의 비용이 필요치 않다. 캠핑은 사이트에 따라 하루에 18달러에서 21달러이고 캐빈은 28달러이다. LA를 기준으로 할 때 I-15번 하이웨이로 갈아타고 북쪽으로 가면 도착할 수 있는데 라스베가스로 오고 가는 길에 들려도 된다. ☞Calico Ghost Town

- 미주 중앙일보 중에서 [편집] -


※ 2006년 4월 14일 게시된 글을 다시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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