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행기] #8 Salt Lake City, 몰몬의 발자취...




<일기 형식으로 쓴 글이므로 경어체가 사용되지 않은 점 널리 양해 바랍니다>



Grand Teton에서 아이다호의 Montpelier로 오는 길은 낮에 왔다면 아름다운 계곡을 보며 여유있게 왔겠지만

그랜드티턴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 이미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한 시간에 출발했으니

그랜드티턴 바로 아래 위치한 잭슨을 조금만 빠져 나오니 이미 사방이 깜깜해졌다.  

잭슨에서 Montpelier로 오는 길은 정말 시골 중의 시골길이고,

인적도 별로 없고 차도 없어 얼마나 으슥한지....절로 겁이 난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랜드티턴이나 잭슨에 숙박을 예약할 걸......

정해진 일정에 더 많은 걸 보기 위한 욕심이 무리한 야간운전을 하게 했으니.....

거리상으로는 120마일(192km) 정도밖에 안되는 거리라 고속도로로 오면 2시간이면 가는 거리인데,

국도로 가야 하기 때문에 조금만 갈만 하면 마을이 나타나 속도를 25마일까지 줄여야 하니

시간이 고무줄처럼 늘어난다.  마을을 좀 벗어나 한적한 길을 달리려 하니 이 길이 또 얼마나 인적이 드문 길인지.....

사방은 깜깜하고, 한국처럼 가로등이 군데군데 있는 것도 아니고,

한 30분 가야 차 한 대 지나치는 정말 무서운 길이다.  

갑자기 “지난 여름에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인가 뭔가 그 첫 장면이 생각날까?
  

지나가는 차도 별로 없는 으슥한 길에 사슴도 두 마리 칠 뻔 하고......

커브길을 돌아가는데 바로 차 옆 기슭에 고개를 내밀고 바라보는 사슴의 반사된 눈동자.....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철렁하다.
  
정말 밤길운전은 다시 하지 말아야지 결심하며 큰 고개길을 넘어가니

저 멀리서 보이는 반가운 커다란 노란색 KOA 간판!!!  Montpelier KOA에 도착하였다.
  

피곤한 몸을 곧장 침대에 누이니 잠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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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스톤에서의 원시캠핑을 이틀 보내고 난 후 캐빈에서 편하게 하루를 보내니 힘이 솟는다.  

인터넷으로 나흘치 숙소를 모두 예약했는데 모두 KOA 캐빈으로 했다.  

이젠 텐트 치는게 귀찮다.  

유타 국립공원들마다 모두 계획은 텐트...텐트...텐트였는데 맘이 약해진다.
  
많이 피곤했는지 늦잠을 잤다.  늦은 아침을 청하고 짐을 챙겨 여유있게 11시에 출발!  

Logan을 거쳐 Salt Lake City에 도착을 한다.  

그런데 보통은 유명 도시나 국립공원을 앞두고는 Rest area와 작은 안내책자 같은 것이 준비되어 있는데

Rest area도 없고 지도 같은 것도 구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는 이런 것 때문에 걱정을 안했는데....

아마도 브리검영에서 고속도로로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다.

그 이전에는 있었을텐데....Rest area가 없어서 Salt Lake City에 들어가

한적한 주택가에 들어가 차를 세워놓고 간단하게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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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퀘어 근처에 주차하고 길을 건너면서....]

Salt Lake City나 Utah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보다도

몰몬교(공식명칭은 말일성도 예수그리스도교회, The Latter Day Saints: LDS)일 것이다.  

몰몬교의 총 본부와 각종 전시물 및 유적지가 있는 Salt Lake City!  

가장 먼저 템플 스퀘어를 가야 한다.
  
템플 스퀘어를 가는데 비지터센터를 못찾겠다.  

시내 세부지도가 없으니 의존할만한 것은 네비게이션 뿐!

그런데 템플 스퀘어를 아무리 쳐도 안나와 옆의 뮤지엄을 치니 정보가 나온다.  

주차할 곳을 찾아 뮤지엄 근처를 한바퀴 돌고나니 뮤지엄 맞은편에 공공주차장이 제일 나은듯 싶다.  

12시간까지 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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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Visitor Center]

차를 주차하고 길을 건너 먼저 템플 스퀘어를 방문했다.  

들어가서 North Visitor Center를 들어갔더니 반갑게 미국인 선교사가 맞이해 주면서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그리고 한국 선교사에게 연락!  한 10분쯤 기다렸나?

한국인 여선교사 아가씨 둘이 나와서 반갑게 맞이해 준다.  

한국에서 온 아가씨와 어릴 때 미국에 와서 한국말이 서투른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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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센터를 들어가면 나타나는 로비]


이들의 인도를 따라 약 20분간 안내를 받았다.  

몰몬교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지하부터 2층까지 여러 전시물을 보며 기독교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부터

나중에는 그들의 특별한 교리에 이르기까지 친절한 설명(선교)을 해 준다.  

일부다처제에 대한 질문을 어렵게 꺼냈더니 웃으면서 오시는 한국분들, 다들 그 질문을 하신다나?

그러면서 일부다처제가 생겨난 이유, 폐지하게 된 입장까지 상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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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을 상세하게 묘사한 지형도]

오늘만 한국분들이 200명 다녀가셨고 한다.  총 5명의 한국인 선교사 아가씨들이 있는데,

300명의 한국방문객을 가이드해야 했으니 무척 피곤했을 것이다.  

진리 여부를 떠나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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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센터 안에 그려진 각종 성화들]


몰몬선교사들.....한국에서도 많이 봐왔지만 어릴 때부터 자기가 직접 저축하여

교단이나 다른 이의 서포트가 아닌 자신의 동기와 자신의 자금으로 선교를 나가는

그들의 자세 하나만큼은 높이 살만하다.  

그 아가씨들 역시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되면 선교사로 나가 봉사할 목적으로 저축을 해왔다고 한다.  
  

몰몬교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조셉 스미스가 구상했다는 Mormon Tebernacle!
  
마지막으로 그 예배당에 들어가 자세한 설명도 해주고 노래를 불러준다.

노래를 불러주는 동안 카드를 작성한다.  주소작성......물론 선교적 목적이지만....!!  
  
그리고 보너스로 매 15분마다 한다는 음향테스트까지....!

Mormon Tebernacle이 둥그런 돔 형태인데 그 이유는?

스포일러이므로 직접 가셔서 확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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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Mon Tebernacle의 음향테스트 장면 - 육성으로 성경을 읽는다]

템플스퀘어와 바로 붙어있는 LDS 컨퍼런스에 들어가려고 하니 문을 모두 닫아놨다.

예전에는 들어갔다고 하던데....아쉽지만 밖에서 촬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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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S 컨퍼런스, 몰몬 테버나클의 수용인원이 포화상태라 건축되었다고....]


팜플렛을 챙기려고 보니 다른 모든 언어권의 소책자는 다 있는데 한국어 소책자가 없다.  

그럴 리가 없는데....한국어 서비스를 안하나?

선교사에게 물어보니 이미 오늘 준비한 소책자가 다 동이 났다고 한다.
  

몰몬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가 “가족”이다.

비지터센터 2층에 가면 7-8개의 작은 방으로 이루어진 “가족”을 테마로 한 비디오상영이 있다.  

3대에 걸친 한 가족의 이야기를 거실, 침실, 뜰, 아기방 등으로 테마를 정해 방을 꾸미고

거기에 관련된 비디오를 상영해 주는데 오늘 방문한 모든 곳을 통틀어 가장 인상깊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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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소재로 한 비디오 프리젠테이션 룸, 짧은 비디오를 보면 다음 방으로 안내된다]

템플스퀘어를 나와 길 건너편 몰몬 역사박물관에 간다.  

정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정성을 다해 서비스한다.  

그들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안내데스크에서 씨디 플레이어에 씨디를 넣어주면서 박물관 관람을 하며

씨디를 듣도록 하게 해 주었는데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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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센터 지하에 있는, 세계 각국어로 된 몰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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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몬교 관련 투어를 중심으로 Salt Lake City를 관광하고,

시간이 늦었지만 빙엄캐니언 구리광산을 방문하기로 했다.  

Salt Lake City 다운타운을 벗어나와 서쪽으로 30분정도 가니 엄청나게 커다란 흙산이 나타난다.

바로 빙엄 캐니언 구리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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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큰 구리광산!
  
지구상에서 가장 값비싼 구멍!
  
인간이 만든 가장 큰 구멍!
  
인공위성에서 지구를 볼 때 볼 수 있는 인간이 만든 2개의 구조물 중 하나!
  
시카고 시어즈타워를 2개 집어넣고도 남는 깊이!

  
빙엄캐년 구리광산을 수식하는 말들이 참 많기도 하다.  
  
빙엄캐년 구리광산은 유타주 서쪽 외곽에 있는 세계에서 제일 큰 구리광산으로

수직갱구의 직경이 2.5마일이고, 현재까지 파내려간 깊이만 1마일이 넘는다.

1863년, 각종 광석이 많이 나온다는 풍문이 돌면서 일꾼들이 모여들어 소규모 채광을 시작하다가

1906년, 본격적으로 광산으로서의 시설을 갖추었다고 한다.
  
현재는 매년 31만톤의 구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광구 위의 전망대에서 광구 아래를 보면 나사못이 파고 들어가듯 뱅뱅 돌면서 자동차길이 나있는데,

이 길 제일 끝, 즉 제일 밑바닥에서 발파작업을 하는 사람을 물론이고 큰 트럭들도 개미같이 작게 보인다.

하지만 저렇게 개미만큼 보이는 트럭을 실제로 보면 360톤을 나를 수 있는 엄청난 트럭으로

타이어 바퀴 하나만 해도 사람 키 두배만한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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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저 트럭의 타이어! 타이어가 이정도면 트럭은 도대체....???]

조금 늦은 7시에 도착....정문에서 5달러(차 한 대당)를 내고

7시 15분 마지막 영화가 상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열심히 올라갔더니 7시 12분!  

조금만 늦었으면 이 먼 곳까지 와서 영화도 제대로 못 볼뻔 했다.  

비지터센터에서 짧은 영화를 보고 빙엄 캐니언 구리광산의 엄청난 넓이와 깊이를 맛보며 아찔함도 느껴본다.  

정말 엄청난 넓이와 깊이에 말문이 막힌다.  

내 키의 2배도 넘어보이는 타이어 앞에서 사진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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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빙엄캐년! 도대체 스펙타클한 경치도 카메라에 담으면 왜 덜 실감나는지....? 내공부족이지만...!]


빙엄 캐니언 구리광산을 뒤로하고 나와 숙소인 Lehi로 향한다.
  
시간관계상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파크시티 등을 둘러보지 못한 점이 무척 아쉽지만

아쉬움을 가지고 가야 다음을 기약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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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엄캐년을 내려가며 동쪽을 보니 솔트 레이크 시티 남쪽 외곽 교외주거지역이 보인다]


Salt Lake City 바로 아래 있는 Lehi의 모텔6에 체크인을 하고 늦었지만 아이들과 수영을.......!!!
  
대자연 속의 작품들 속에 빠져 있다가 간만에 문명(?) 속으로 들어오니 새삼 어색하다.
  
물론 그 속에서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지만.......
  
스모그 심한 Salt Lake City는 왠지 어수선해 보여서, 어서 다시 대자연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이제 내일......

문명은 커녕 가도 가도 끝없는 사막뿐인 길.......

Canyon Lands를 향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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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    트 : Montpelier(ID) - Salt Lake City (UT) - Bingham Canyon Mines - Lehi
* 주행거리 : 315mi
* 숙    소 : Motel6 (Lehi)
* 지    출 : $ 63.6
            (식빵 1.6, 주차비 5, 빙엄캐년 5, 숙박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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