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콜로라도 마운트 엘버트 등정기 II

2018.10.09 12:18

Misty 조회 수:96 추천:1

40522497_462297367593288_4452918527946399월의 중순이 다되어 가지만 마운트 엘버트의 정상에 오르는 사람들은 여전합니다.

아직 눈은 오지 않았고 날씨도 전형적인 화창한 가을날씨입니다.

날씨도 좋고 등산객들이 여전한걸 확인하니 맘이 좀 놓입니다.


길 떠나기로 한 토요일을 며칠 앞둔 어느날,  SNS에 올라온 사진 한장이 저의 계획에 혼선을 일으켰습니다. 

40522497_462297367593288_445291852794639(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마운트 엘버트의 남쪽 트레일 입구에 위치한 트윈레이크 호숫가에서 누군가가 찍은 사진입니다. 

이 사진을 보니 갑자기 제 맘에 변덕이 생기며 호숫가에서 캠핑을 해야 겠다고 급히 계획을 변경합니다.

호숫가에서 캠핑을 하게 되면 북쪽 트레일길 보다 좀 등반거리가 늘어나게 됩니다.   South Elbert trail: 5.8 miles


마침내 등산을 떠나는 당일날.


트윈 레이크에 도착할때까진 모든게 순조로왔습니다.

로컬공항에선 줄이 텅빈 TSA pre라인에 서서 검색대 무사통과, 비행기도 딜레이 없이 제시간 출발, 시카고에선 대기시간없이 막바로 연결편 탑승.

덴버공항에 도착해서 렌트카도 문제없이 업그레이드까지 받아 체크아웃하고,  2시간 반정도 운전해서핑장에 무사도착합니다.   오후 5시반쯤 되었습니다.  

비행기 타고 어디 다니면서 이렇게 순조로왔던 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 

 

당초 우려와는 달리 캠핑족들이 많이 있습니다. 덕분에 텐트 빈자리 찾느라 헤매었습니다.

방학아 끝나서 그런지 가족단위보다는 쌍쌍이 커플들이 많습니다.  ㅎㅎ

 

날이 어두워질거 같아서 잽싸게 텐트치고,  햇반에 3분카레 덥혀서 간단하게 저녁을 때웁니다.   9월이라고 벌써 해가 많이 짧아졌습니다. 산까지 높으니 금새 어두워집니다어두운데 할일도 없고 해서 텐트에 누워 가져간 책을 읽다가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월마트에서 산 싸구려 일인용 텐트인데 작습니다. (똑바로 누우면 머리와 발이 끝에 닿아서 대각선으로 누워야 합니다.),  추울까봐 내복까지 껴입고 잤는데 역시 추워서 자다깨다를 반복합니다.   몇번을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결국 4시반에 기상합니다.   

텐트바깥은 휘엉찬 보름달이 떠서 호수를 비추는데 달도 산너머로 금방 넘어가버려 완전 깜깜해졌습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부스럭 부스럭 거리며 햇반에 즉석 미역국으로 아침을 해결합니다.  텐트 사람들 깨울까 조심조심하며 텐트 걷고 깨끗이 자리 정리하고 캠핑장을 떠나니 그새 6시가 되었습니다..   

어둠이 걷히면서 주위 풍경이 슬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산정상까지 올라가는 South Elbert trailhead까지는 캠핑장에서 차로 20분정도 가야합니다.      

차가 다닐수 있게 허용된 길이지만 등산용 트레일과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한대가 겨우 지나갈수 있는 좁은 산길에 바닥은 완전 바위와 돌들이 울퉁불퉁 튀어나와있어서 4 구동이 아니면 못가는 길입니다.  

다행히 SUV 렌트 하긴 했는데 운전하는 동안은 완전히 급류에서 래프팅하는 기분입니다. 덜커덩 덜커덩..    올라가는 내내 반대편에서 차가 내려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입니다.   다행히 이른시간이라 내려오는들은 없었습니다.   얕은 개천까지 건너가며 말그대로 산넘고 물건너 가파른 산길을 겨우 겨우 올라 trailhead에 도착했습니다.

이른시간이지만 부지런한 등산객들도 이미 몇몇 보이고 제 뒤로 여러대의 차들이 연이어 도착합니다.   넓은 산속에 나혼자만이 아니라는 안도감을 느낌니다.

 

아침도 든든하게 먹었겠다, 초반엔 정말 쾌속의 진군을 했습니다.      주차장 부터 정상까지의 트레일 거리는 대략 9k에 고도상승 1400m 정도.   

12시전에 정상정복 하고 오후 3시까지 내려오면 덴버에 6시까지 갈수 있겠다라는 계산을 했습니다.

 

올라가면서 만난 사람중엔 제가 사는 동네 출신들이 있어서 반갑게 인사도 하고 심지어 연락처 까지 적어 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세시간 정도의 쾌속 산행이 지나면서 주위 풍경은 나무 하나없는 황량한 허허벌판이 나타납니다.   정상까진 계속 이런 황량한 지형이 계속됩니다.  

43379773430_95cca8b3cd_z.jpg


서서히 힘도들고 목도 마르면서 속도가 줄어 드는걸 느낍니다. 물을 한병밖에 안들고 올라온게 점점 마음에 걸립니다.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겁니다.  10시가 넘어가면서 숨이 차오르는 주기가 빨라지고 동시에 물병의 줄어드는 속도도 같이 빨라집니다.

언제들 올라갔는지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람들한테 염치 불구하고 남은거 있으면 달라고 해서 계속 올라가면서 물병을 채웁니다.

올라가는 길에 표지판이 없으니 정확한 나의 위치가 파악되진 않고 시계를 보니 거의 11시인데 앞으로 한시간 안에 올라 갈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이때부터 급격히 전신 피로감이 몰려오면서 덩달아 두통까지 동시에 급습을 합니다.   아뿔사..   등산 계획을 세우며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고산증세가 찾아온겁니다.

 

거의 다섯 걸음마다 한번씩 멈춰서서 휴식을 취하는데 앉았다가는 일어서지 못할거 같아 앉지도 못하고 선채로 하이킹 폴대에 기대서 휴식을 취합니다.

얼마나 더 올라갔을까.   경사가 아주 가파른 코스를 올라가는데 도저히 견딜수가 없어서 결국 바닥에 퍼져서 뻗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말을 걸어옵니다. 

오늘 무슨요일이니?    지금 대통령 이름이 뭐니 하며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산은 항상 여기 있을테니 오늘은 그만 내려가고 다음에 오라고 충고를 줍니다.     

시계를 보니 이미 12.   머리는 깨질듯 아파오고 속은 메시껍고 완전 탈진 상태입니다.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더가야 되냐 물으니 1k 정도는 가야 된답니다.  아 거의 다왔는데...       

여지껏 올라 온게 아까와 1k 정도는 어떻게 라도 가고 싶은데,  문제는 다시 내려가는것입니다.        

상태로는 만약 꼭대기까지 올라간다해도 산밑까지 다시 내려가려면 얼마나 더 걸릴지 알수 없습니다.  상태도 여기서 악화되면 그땐 정말 무슨일이 벌어 질지 없습니다.   퍼진 상태로 눈을 감고 생각 생각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 ….. .   포기해야 겠다.'     정말 울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살아서 내발로 내려가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그때 부터 내려가는 길은 하나의 고통스런 길입니다..   올라오는 사람들 중엔 애들까지 가족도 있고갓난아기를 등애 젊은 부부들도 있습니다. 다들 멀쩡해 보이는데 나만 퍼진건지 속상합니다    흑흑....

세시간을 어떻게 내려왔는지 모르게 결국 주차장까지 다 내려왔습니다. 시계를 보니  3시반.    다행히 아침에 짐을 챙겨와서 거기서 곧장 덴버로 출발을 하면 됩니다.    상태로 덴버까지 어떻게 운전을 해서 가나하는 걱정.    결국 덴버까지 어찌어찌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Lesson learned:

백두산은 커녕 한라산도 한번 못가본 내가 4,400m 높이의 산을 없이 하루에 올라가겠다고 했으니 비싼 수업료 톡톡히 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고산병에 대해 알아보니 역시나 산위에서 내가 느꼈던 증상 (호흡 곤란, 두통, 현기증, 식욕 부진, 탈진) 그대로 일치합니다.

적정한 등반 높이는 하루 해발 300m.   1000m 등반후엔 하루 휴식이랍니다. 근데 전 하루 그것도 5시간만에 1000m 올라갔으니 내 발로 걸어서 내려온게 다행입니다.

 

패잔병같이 집에 오면서 생각은 몇년전 보았던 영화에베레스트에서 에베레스트에 올라가는 등반가들도 베이스캠프 (5,600m) 에서 3주가량 머물며 고지 적응을 한다는데 그게 정말 이유가 있는거였습니다.

버킷리스트에 있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트레킹은 지워야 할것 같습니다.  


(해발 4000m 쯤에서 내려다 본 풍경)

해발 4000m에서 내려다본 풍경44470808834_830d04776a_b.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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