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 이곳에 여행 일정 조언을 구하며 계획했던 12살(초5) 아들과 아빠의 둘의 여행을 잘 마치고, 지난 일요일에 돌아왔네요

여행을 준비할 때 설레임과 두려움이 가득했는데, 다녀오고 나니 24일이 이렇게나 짧았나 하는 생각 뿐입니다.

(지난 질문글 http://usacartrip.com/xe/index.php?mid=usa_board&page=5&document_srl=2025069)


후기를 작성하기 전 최근의 질문글들 몇 개를 읽어보니 가보기 전에 다가오던 느낌과 가본 후의 느낌이 전혀 다르네요.

준비하시는 분들의 그랜드서클 일정 이나, 저처럼 초등학생 아이 같이 자연에 별 관심 없는 애들 강제로 끌고 가도 될까요? 이러한 생각들..

그런데, 제가 다녀와 보니... 여기서 답변 들어주시는 분들께서 그랜드 서클 일정을 줄이지 말고 다른 도시를 줄이고 대자연 속에서의 일정을 늘리라고 하는지

1000000% 공감하고 왔습니다.


저의 일정은, 질문글에 있던 일정에서 아이리스님의 조언을 받아, 대자연 일정을 조금 바꾸었지요.. 

도시 일정은 너무 뻔해서 대자연 일정 후기만 좀 적어볼게요.


샌프란시스코로 도착을 해서 이틀간의 도시 관광..

산호세로 가서 현지에 사는 친구네 집에서의 현지인처럼 주말 보내기 (아이는 이 때가 제일 재밌었다고 하네요, 역시 친구가 있어야....)

그리고 시작된 로드트립...

첫날은 산호세에서 몬터레이를 거쳐 1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다 프레즈노 최대한 가까이 가서 자겠다는 의도로 그날 호텔스닷컴 모니터링 해서 '르무어'라는 곳에서 숙박

(첫날 가장 인상적인 것은 1번 국도 Cambria 지역에서 르무어까지 이동하는 동안의 풍경이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겐 아무 의미 없는 산과 들판을 양쪽으로 두고 쭉쭉 뻗은 도로도 저는 좋더군요 ㅎㅎ)

둘째날은 전날 많이 이동한 덕분에 요세미티에는 점심에 맞춰서 도착했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NP 입구에 들어가서 annual pass 구매하는데까지 1시간의 긴 줄을 대기했습니다.. 엄청나게 큰 나무들 보니, 드디어 대자연의 시작이구나를 느꼈네요. 예약해둔 big trees lodge가 요세미티밸리 안 쪽이 아니어서 glacier 까지 갔다 온 길을 다음날 또 가려니 조금 지루하긴 했습니다. 다음에 가게 되면 무조건 밸리 안쪽의 숙소를 잡아야겠더군요.

셋째날은 밸리에 들어갔습니다. 올해는 눈이 많아서 폭포수 양이 제법 되더군요. 이날 데스밸리 초입까지 갈 계획이어서, 오전에 lower fall 바로 코앞까지 올라갔다 오는 정도만 하고, 점심 먹고 바로 tioga road로 이동하는데, 밸리 구석구석 못보긴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tioga road로 가다 중간중간의 포인트들이 너무너무 멋있었습니다. NP 빠져 나오고 나서 데스밸리까지 가는 길도 주변이 그림 같더군요. 이 날 파나민트 스프링스까지 결국 가서 텐트만 빌려주는 숙소에서 잤는데....여름에는 초강력 비추합니다. 더워서 새벽초입까지 잠을 못 이루었습니다 ㅠㅠ (다만, 밤하늘 별은 캬.....)

넷째날.. 아침엔 선선했고, 날도 흐린 덕분에 데스밸리 관광은 나름 시원하게 (40도 정도 ㅋㅋ) 재밌게 보고 라스베가스 잠깐 들러 늦은 점심 먹고 한인마트서 먹을거리 좀 사서 스프링데일까지.. 이날 엄청나게 이동을 했습니다. (400마일 한거 같아요)

다섯째날, 무리해서라도 자이언캐년 코앞까지 가길 정말 잘 했더군요. 9시 안되서 캐년 안에 주차했으나, 셔틀버스 타는데만 30분 넘게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이날 아이리스님이 추천해 주신 'narrow trail'을 두어시간 했는데, 초강추였네요. 그리고 브라이스 이동할 때도 운좋게 overlook 주차가 가능했구요. 그리곤 브라이스캐년 앞 루비스인까지 갔는데.. 고지대라 너무너무 시원하고 하늘도 예쁘고 좋았습니다.

여섯째날은 브라이스캐년.. 나바호-퀸즈가든트레일 콤보를 돌았습니다. 나바호쪽으로 먼저 내려가는 코스로 돌았는데, 이렇게 도는게 훨씬 덜 힘든 코스이긴 하더군요. 그 뒤 차로 구석구석 레인보우 포인트까지 다 돌아보니 넘 좋았네요. 다 돈 후에는 또 조금은 무리해서 다음 일정인 모뉴먼트밸리 근처(카이옌타)까지 이동을 합니다.. 엔텔로프 투어 예약이나 시간이 맞지 않아서 ㅠㅠ 페이지 지나면서 호스슈밴드만 돌아보곤 카이옌타라는 작은 도시로 가서 숙박했습니다.

일곱째날은 모뉴먼트 밸리를 가는데, 바로 밸리로 들어가지 않고 지나쳐서 좀 더 멕시칸 햇쪽으로 갔습니다.. 많이들 찍는 도로 가운데서 모뉴먼트밸리를 뒷 배경으로 찍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죠 ㅎㅎ 그리곤 모뉴먼트밸리는 차로 구석구석 훑었는데, 황무지에 그런 곳이 있는게 참 신기하더군요. 아침에 가서 돌고 나온거라 점심 시간이 되어 카이옌타로 다시 돌아와 점심을 먹고는 드디어 그랜드캐년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desert view 부터 보는 순간.. 왜 '그랜드'를 붙이는지 알겠더군요. 숙소도 아이리스님의 조언을 받아서 예약한 브라이트 엔젤 롯지.. 캐년뷰 방이었는데, 창문 앞 나무 때문에 ㅠㅠ 바로 보이는 건은 조금 아쉬웠지만, 걸어서 20걸음만 나가면 바로 캐년이 보이고.. 밤에 나가 보니 밤하늘이 예술이었습니다..

여덟째날은 전날 선셋을 레드 셔틀 타고 가서 보자고 했었으나, 거부한 아들램 때문에 못한 레드 셔틀을 타고 중간중간 내렸다가 걷다 타고 하며 오전을 보냈습니다. 포인트마다 보이는 캐년의 모습이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는게 참으로 장관이었습니다.. 오후에 다시 라스베가스로 가는 동안의 풍경도 너무 멋있더군요.. 이번에는 사우스림만 가 본 것이 참 아쉽다 생각하며 운전했고, 대자연 일정이 조슈아트리 밖에 남지 않아서 너무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 뒤 라스베가스에서 하루 자고, 조슈아트리로 이동을 하는데, 저는 모하비 국립 보호지역을 통과하며 운전한 길도 참으로 인상적이고 좋았습니다. 조슈아트리 국립 공원도 해질녁 도착해서 들어가니 선선해서 돌아다니기 좋았고, 중간 중간 차를 세워가며 돌 무더기 산을 올라보기도 하며 마지막 자연을 즐겼습니다.


그 뒤는.... 뭐 디즈니랜드 2일, 샌디에고 가서 사파리, 발보아파크, 씨월드, 레고랜드, 코로나도해변.. 도그비치.. LA로 가서 LA갈비 뜯기 ㅎㅎ, 그리피스천문대, 헐리우드거리, 유니버셜스튜디오.. 이런 일정 등을 소화했는데, 역시나 대자연의 추억을 넘어서긴 힘든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 후기 적어보니, 하루씩 NP를 갔던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역시 아이도 대자연과 함께 했던 일정들이 훨씬 기억에 많이 남고 또 하고 싶다고 합니다.. 자연을 싫어할 것이라 생각했던 저의 일정 계획이 완전히 빗나갔던 것이죠.. 다음에 오게 되면 NP에서 최소한 이틀씩 자야겠다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한국 돌아오니 아이 입에서 또 가고 싶다는 말이 나오네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돌아와서 정산하니, 3주간 이동한 거리가 3천마일 조금 넘더군요.. 저희 집 차 1년 주행거리가 6천키로 정도인데.. 3주만에 1년치 운전을 다 했지만, 캐년들 사이를 다니는 동안 운전은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운전해서 다닌 2개의 도시(LA, 샌디에고) 중에는 샌디에고가 훨씬 여유롭게 도시 자체의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너무 길게 썼네요.. 아직 기억이 생생할 때 써야겠다는 생각에..


아무튼, 아이리스님의 정성스런 조언 정말 감사드리고, 덕분에 즐거운 추억들을 쌓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긴 휴가를 얻게 되면 이제는 어디를 갈까 하는 고민이 많이 줄을 것 같습니다.. 저의 마음 속엔 다음에도 미국입니다.. 특히 옐로스톤을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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