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2월 아리조나주 여행기 20 - 11일차 : Tucson Kitt Peak National Observatory(키트 피크 천문대)

11일차(2월 21일) 일정

8시 15분 숙소출발 => Kitt Peak National Observatory (9시 40분 - 11시 30분) => Arizona-Sonora Desert Museum (13시 00분 - 16시 30분) => Saguaro National Park West (16시 45분 - 17시 30분) => Sunset @ Gates Pass

숙소: Baymont Inn & Suites Tucson Airport

키트피크 국립천문대(Kitt Peak National Observatory)는 투싼에서 남서쪽 55마일 떨어져 있고, 토호노 오오담 인디언 구역(Tohono O'ohdam Indian Nation)의 Arizona-Sonora 사막 내 Quinlan Mountains의 Kitt Peak 꼭대기(6,880ft)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키트 봉우리(Kitt Peak)에 있는 것입니다. 숙소인 Baymont Inn에서는 구글맵으로 1시간 7분 걸리는 것으로 나오는데, 산길을 올라가야 해서 역시나 더 오래 걸립니다. 

Kitt Peak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천문대인데, 크기 면에서도 크지만 또한 가장 다양한 종류의 망원경(telescope)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Kitt Peak에서는 Self-guided tour도 가능하지만 낮부터 밤까지 다양한 종류의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매일 오전 10시, 11시반, 오후 1시반에 Daytime Tour 프로그램이, 밤에는 별을 관찰할 수 있는 Night Observing Program(NOP)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V.I.P. 투어도 있으니 관심이 있으시면 Kitt Peak 홈페이지(https://www.noao.edu/outreach/kpvc/Hours.html)를 방문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후에 Desert Museum과 사와로 국립공원 서쪽을 방문해야 하여 오전 10시 투어에만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토요일이라 사람이 많을 거라고 예상하고 숙소에서 나섰는데 가는 내내 차가 거의 없어 엄청 한산합니다. 그래도 다와가면 차가 많겠지? 했는데 Kitt Peak으로 가는 차는 저밖에 없었습니다^^;

덕분에 여유롭게 경치 감상하며 산을 올라갔습니다.

산꼭대기에 있는 거대 망원경들이 조그맣게나마 보입니다. 여기서도 열심히 싸이클을 타고 올라가시는 분들이 계셔서 지나칠때마다 힘내라는 미소를 날려드렸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엄청나게 붑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는데 어제 갔던 Mt. Lemmon 만큼이나 바람이 많이 부네요. 여기 오실 때에도 따듯한 겉옷은 필수입니다. 주차장 바로 옆으로 도넛 모양의 비석(?)과 Welcome 싸인판이 보입니다. 이곳이 인디언 구역에 있어서 그런지 자연과 인디언, 또 우주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그림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비지터 센터도 센스있게 지었네요.

센터에 들어가기 전, 건물 벽면에 걸려있던 배너를 보고 빵터졌습니다. 저랑 비슷한 유머코드를 갖고 계신 분이라면 바로 눈치 채실 것 같습니다^^ 

"환영"은 그렇다 치는데 "참 잘 오셨소"는 당최 누가 번역한건지 산에 숨어있던 산신령이 나타나서 저를 반겨주는 느낌이었습니다ㅋㅋ

먼저 투어표를 구매하고 10시가 될때까지 비지터센터 내부와 기념품샵을 구경했습니다. 투어 비용은 Daytime Tour 3개를 다 하면 9.75달러, 하나만 하면 7.75달러입니다. 왜 이렇게 가격을 측정해놨는지 알 수 없으나, 이왕이 시간 내서 멀리까지(?) 왔으니 3개를 다 하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낮에 하는 3개의 투어는 Kitt Peak에 있는 망원경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지는데, 투어마다 각각 다른 망원경을 보게됩니다. 망원경 구경과 투어가이드의 설명 위주의 투어이나 평소 이쪽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엄청 큰 망원경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들뜨실 것 같습니다. 

기념품샵에서는 역시나 인형들이 제 발걸음을 붙잡았습니다. 태양계 행성을 본따 인형으로 만든 건데, 맨 오른쪽에 있는 아이가 목성(Jupiter)입니다. 이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사고 싶었는데 25.98불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고개를 내저으며 포기했습니다. 

비지터 센터 내부는 천문대에 있는 망원경 설명과 천문대의 역사가 입체적으로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10시가 넘어서도 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투어인원은 저 포함하여 6명이 다였습니다. 아무래도 오늘도 구름이 많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10시 투어는 McMath-Pierce Solar Telescope입니다. 이 태양망원경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망원경이라고 하고, 저명있는 태양과학자였던 McMath박사의 이름을 따서 McMath Solar Telescope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30째 주년을 맞는 해에 망원경 개발에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한 Pierce박사의 이름을 합쳐서 현재의 McMath-Pierce Solar Telescope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비지터 센터 내에 이 태양망원경의 모형이 있어서 투어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투어는 시작하였습니다. 

이론 설명이 끝나고 이제 직접 나가서 이 태양망원경을 볼 차례입니다. 밖으로 나오니 계속 바람이 많이 붑니다. 

천문대 내에 기숙사도 있네요. 최고급 시설은 아니나 과학자들이 묵기에는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농구대도 있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농구하는 사람이 없어서 빛바랜 상태로 있으나 초창기에는 과학자들이 농구를 종종 했었다고 합니다. 

관광객들은 유리창을 통해 McMath-Pierce 태양망원경 안을 볼 수 있습니다. 대신에 공간은 많이 좁습니다. 사진을 못찍은 관계로 위키백과에서 퍼왔습니다.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McMath%E2%80%93Pierce_solar_telescope>

지하로 들어가면 태양계에 관한 정보들이 진열되어 있고, 통로 맨 안쪽에 들어가면 망원경의 밑부분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도 들어가지는 못하고 유리를 통해서만 구경이 가능합니다. 이 안에서 실제로 과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있어서 시끄럽게 떠들면 안된다고 합니다.

투어가 끝나고 건물 밖으로 나오는데 고지대라 역시 풍경이 장난이 아닙니다. 11시 방향으로 엄지모양처럼 툭 튀어나온 것이 Baboquivari Peak인데 투어가이드 왈 토호노 오오담 인디언들이 가장 신성하다고(sacred) 여기는 산이라고 합니다. Kitt Peak은 예전 인디언들이 lolkam Du'ag라고 불렀다는데 Manzanita shrubs라는 뜻입니다. 어제 갔던 Mt. Lemmon에 있었던 뷰포인트 중에도 Manzanita Vista Point가 있었는데, 투싼에 manzatina가 많은가 봅니다. 하지만 끝까지 manzanita가 정확히 어떤 관목인지는 못알아냈습니다ㅜㅜ

2.1 meter telescope도 같이 찍은 파노라마입니다. 저는 이런 가슴 뻥뚤리는 풍경이 참 좋습니다. 이 순간만큼은 여기가 유명 국립공원인지 아닌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클릭하시면 이미지가 커집니다>

짧지만 신기했던 천문대 구경을 마치고 산을 내려오면서도 풍경을 파노라마로 찍어봤습니다. 

<클릭하시면 이미지가 커집니다>

Kitt Peak를 왔다갔다 할때 검문소가 있습니다. Tripadvisor 후기를 통해 미리 알고 여권을 준비해갔는데 Kitt Peak을 갈때에는 검사 없이 그냥 통과하였고, 나올때에는 검사는 했으나 여권보여달라는 말 없이 border patrol이 그냥 차만 한바퀴 휙 돌더니 통과시켜줬습니다. 혹시모르니 이 곳을 가실때에는 여권을 소지하시기 바랍니다.

Kitt Peak 국립천문대에 관한 정보를 정리해보면

1) Daytime Tour는 매일 10시, 11시반, 오후 1시반 이렇게 3번 있고, 3개 투어 모두 참여하는 비용은 9.75달러, 한개 투어에만 참여하는 비용은 7.75달러입니다. Daytime Tour는 망원경에 대한 이론적 설명과 망원경 구경이 주입니다.

2) 투어마다 비지터센터에서 망원경까지 걸어가야 하는데 생각보다 천문대가 넓어서 걷는 시간이 꽤 됩니다. 그렇다고 엄청 걷는건 아니나 산꼭대기에서 바람을 맞아야 하기때문에 겉옷이 필요합니다.

3) 오디오(mp3)를 다운받아 셀프투어를 할 수도 있습니다. 

4) 밤에는 달과 별을 직접 관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홈페이지(https://www.noao.edu/outreach/kpvc/Hours.html)에서 예약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