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zeman 공항 -> Grand Teton NP & Jackson -> Yellowstone NP -> (Three folks) -> Glacier NP -> Helena -> Bozeman 공항
지난 이야기(1편): https://usacartrip.com/xe/index.php?mid=usa_board&category=5319&document_srl=2158881
지난 이야기(2편): https://usacartrip.com/xe/index.php?mid=usa_board&category=5319&document_srl=2158899
[Day 7]
(Glacier Peaks) Three forks에서 한참을 달려서 글레이셔 국립공원 동쪽에 위치한 Glacier Peaks Hotel에 도착했습니다. 카지노 호텔이고,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괜찮았습니다. 3시쯤 도착했는데 아직 해가 뜨거울 때라 빨래를 돌리고 조금 쉬다가 나가기로 했습니다. 낮잠도 자고 밀린 빨래도 하고 났더니 5시. 드디어 기대가 많았던 글레이셔 국립공원으로 향합니다.
(Glacier NP - Two Medicine) Two Medicine 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5시가 넘어서 티켓 확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입구를 지나 running eagle falls 트레일이 보여 차를 멈췄습니다. 호텔 체크인할 때 종업원이 500미터도 안 되는 짧은 트레일이라 아이와 함께 같이 가기 좋다고 추천해 줬기 때문입니다. 트레일 시작 지점에서 중국에서 온 30대 초반의 남성이 혼자 왔는데 곰이 나올지도 모르니 우리 뒤를 따라서 조용히 같이 가도 괜찮겠냐고 물어보네요. 조용히 따라올 필요는 없고 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걸었는데, 그분은 아내도 같이 왔지만, 오랜 여행에 하이킹을 하도 많이 해서 차에 있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혼자 가는 것이라 합니다. 짧은 트레일 후에 나오는 폭포는 저희도 워낙 자주 봐서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쉽지만 크게 볼 것은 없는 트레일로 기억됩니다.
짧은 트레일을 마치고 two medicine visitor center로 갔습니다. 호수 앞에 멋지게 자리 잡고 있는 비지터 센터, 그 호숫가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는 지금까지 Olympic National Park의 Crescent 호수가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을 보니 여기가 가장 좋아하는 호수가 될 것 같다고 얘기하네요. 오후 6시가 넘어서 그런지, 글레이셔 동쪽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전혀 붐비지 않고 세상 평온한 곳이었습니다.
(Two Medicine 호수의 늦은 오후 풍경)
(Glacier NP - Paradise Trail) 호수에만 앉아 있다가 돌아가기가 아쉬워 파라다이스 포인트 트레일을 걸었습니다. Two Medicine 호수를 돌아 반대편 호숫가로 가는 숲길이었습니다. 왕복 1시간 정도 되는 길지 않은 트레일이지만 길이 좁고 다른 일행이 없어서 곰 벨을 열심히 울리며 걸어갔습니다. 곰을 만날까 걱정하고 모기에도 많이 물리며 걸었는데, 정작 풍경은 비지터 센터 앞 호수 풍경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걷는 길에 꽃도 예쁘게 피고 해서 가볼 만한 트레일이었습니다.
[Day 8]
(Glacier NP – Logan Pass Visitor Center) 아침에 일어나서 체크아웃하고 글레이셔 국립공원 동쪽의 St. Mary 호수 근처의 비지터 센터로 가서 주니어 레인저 책자를 얻었습니다. Logan Pass를 제일 먼저 가보고 싶었으나, 아침 8시만 넘어도 로건 패스 근처에 주차하기도 힘들고, going-to-the-sun road 입장권도 예약하지 않은 상태라 내일 서쪽 숙소에 머물 때 가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셔틀이 있네요? 셔틀을 타니 주차 걱정도 없고, 운전하지 않으니 going-to-the-sun road의 멋진 풍경을 더 잘 감상하며 Logan Pass 비지터 센터에 도착했습니다.
(Glacier NP – Hidden Lake Trail)
어제 Two Medicine을 볼 때는 사람이 왜 별로 없는지 의아했는데, 로건 패스에는 차와 사람이 가득합니다. 물론 풍광도 그럴 만하다고 생각되더군요. 그리고 이번 여행의 가장 하이라이트 트레일인 hidden lake trail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7월 말이었지만 중간중간 눈밭을 걸어야 했습니다. 아들은 샌들을 신어 발이 시리다고 하면서도 산양처럼 신나게 뛰어 올라갔습니다(여기 가시는 분들은 신발과 폴 등 하이킹 도구를 잘 챙겨서 가시길 바랍니다). 빙하 녹은 물에 손과 발도 담그고, 눈 위를 스케이트 타는 것처럼 걸어가며, 산양과 빅혼도 가까이에서 만났습니다. 그렇게 1시간 정도를 올라가다 보니, 트레일 이름처럼 숨겨진 호수가 나오는데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그곳에서 호수를 한참 바라보다 돌아내려 왔습니다.
(Glacier NP – Hidden Lake Trail)
(Glacier NP – Many Glacier Hotel) 눈 위에서 왕복 2시간 넘는 트레일을 하니 지쳐서, 셔틀을 타니 졸음이 쏟아집니다. 그 멋진 풍경도 피곤과 졸음 앞에서는 힘을 못 쓰네요. St. Mary 비지터 센터로 돌아와서 차를 가지고 오늘의 숙소인 Many Glacier hotel로 향합니다. 낡아서 냉장고도 없고 편의시설도 거의 없지만, 호수를 바로 앞에 끼고 있는 호텔의 풍경은 어마어마합니다. 10년 전에 이곳을 예약만 하고 going-to-the-sun road가 열리지 않아 오지 못했던 아쉬움이 이제 좀 풀립니다. 주차장이 조금 멀긴 하지만, 주차장에서 오는 길에 바라보는 호텔 풍경도 예술입니다. 호텔 앞에서 바라보는 호수에 비치는 석양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호텔 로비에서 하는 작은 공연도 너무나 좋았습니다. 이런 곳에서 하루라도 머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Many Glacier 호텔 안팎)
[Day 9]
(Glacier NP – Swiftcurrent Lake) 아침에 일어나니 Grinnell 산과 빙하가 햇빛을 받아 붉게 빛나고 있고, 호텔 앞의Swiftcurrent 호수에도 산의 반영이 아름답게 비치고 있었습니다.
Many Glacier 호텔 앞에서 배를 탈 수 있는데, 이 배를 타면 Swiftcurrent 호수와 Josephine 호수를 지나 Grinnell 호수까지 가는 트레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는 작고 타려는 사람은 많아서 예약을 미리 하거나 아침 7시부터줄을 서서 현장 표를 사야 한다고 하네요. 저희는 예약에도 실패하고, 뜨거운 태양 아래 아침 7시에 한 시간 줄을 서서 8시부터 티켓을 구매하는 것도 자신이 없어 반쯤 포기하였습니다. 그래도 아침 9시쯤 체크아웃 후에 티켓 부스에서 한 번 물어보니 11시에 웨이팅 리스트에 대기자가 한 명만 있어서 운이 좋으면 저희 셋이 탈 수도 있다고 하여일단 등록했습니다.
11시까지 Swiftcurrent trail을 살짝 맛만 보고, 호텔 앞 호수에서 카약을 빌려 탔습니다. 아내와 아들이 타고 싶어 해서 빌렸는데, 그늘 없는 땡볕에 카약을 타고 호수를 돌아다니는 것은 생각만큼 낭만적이지는 않았습니다.
(Many Glacier 호텔 앞 호수에서 카약킹)
(Glacier NP – Ginnell Lake Boat Tour) 11시 보트를 탈 시간이 되어 예약한 사람이 모두 탈 때까지 기다렸더니 다행히 우리 가족이 앉을 자리가 남아 함께 탈 수 있었습니다. Swiftcurrent 호수를 건너 다른 보트로 환승하여Josephine 호수를 다시 건넜습니다. 그러고 나서 걸어서 1시간 정도 들어가니 에메랄드색의 Grinnell 호수가 나왔습니다. 빙하 녹은 물이라 매우 차가워서 발을 살짝 담그기도 부담스러운 맑고 차가운 호수입니다. 산속에 숨겨 놓은이런 보석 같은 호수들이 얼마나 많을지…
(Grinnell 호수로 가기 위한 보트)
(정오의 Grinnell 호수)
(Glacier NP – Josephine Lake) Grinnell 호수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 후, 다시 Josephine 호수로 걸어 돌아와 보트를 타려고 30분을 기다렸는데, 우리 바로 앞에서 줄이 끊겨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차례로 줄 서는 라인이없기는 했지만, 암묵적으로 도착한 순서대로 앞에서부터 차례로 앉아 있었는데 보트가 오니 뒤에서 한 가족이 우르르 밀고 들어가는 바람에 놓쳤습니다ㅜㅜ 미국에서 잘 겪지 않는 일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호수의예쁜 풍경에도 불구하고 땡볕에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인상을 쓰고 있는데, 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무스가고개를 들어 인사해 줘서 마음이 풀렸습니다. 도착했을 때부터 있었던 무스가 무언가 먹고 있는지 얼굴은 안 보여주고 뿔만 보여주고 있다가 보트 타기 직전에 거의 2시간 만에 얼굴을 들고 서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니 사람들이 박수로 환호해 줬습니다. 되돌아오는 보트의 경치도 훌륭했지만, 피곤이 몰려와 졸면서 돌아왔습니다.
(Glacier NP – Going-to-the-Sun road) Many Glacier 호텔에 주차한 차를 타고 다음 숙소인 Lake McDonald로 가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Going-to-the-Sun 길을 지나야 합니다. 다음 숙소가서쪽에 있었기 때문에 예약증을 보여주면 패스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Going-to-the-Sun 길을 지날 수 있었지만, 오후 5시가 넘으니 표를 검사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Going-to-the-Sun road! 10년 전 여행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길 중의 하나였는데 6월 말까지 길이 다 녹지 않아 못갔던 곳입니다. 2022년에도 7월 중순에나 열렸다고 하니, 며칠 차이로 간신히 이 길을 지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좁은 왕복 2차선 길인데 높은 산을 돌고 돌아 넘어가는 아슬아슬한 길입니다. 미국의 여러 멋지다는 도로를 다녀봤지만 정말 손에 꼽을 만큼 멋진 곳입니다.
(Going-to-the-Sun road)
(Glacier NP – Lake McDonald Lodge) 해가 거의 저물어 갈 시간이 돼서야 Lake McDonald Lodge에 도착했습니다. 오래되었지만 잘 관리된 느낌이고, 포근하고 상냥한 느낌의 숙소입니다. Many Glacier 호텔보다 조금 더 넓고 시설도 좋았습니다. 저녁을 못 먹었으나 이미 식당은 닫았고, 캠프스토어 마감까지 10분 남은 상황이라 간신히 저녁거리를 구했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농심 컵라면! 뜨거운 물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컵라면에 물을 붓고, McDonald 호수 앞 피크닉 테이블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먹었습니다. 몬태나 브루어리에서 만든 허클베리 스파클링 캔 와인도같이 마셨는데, 웰치스랑 맛이 똑같았습니다. (맛있다는 뜻입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로비 앞 호수에서 산책하다가 숙소에 들어와서, 비지터 센터에서 샀던 국립공원 빙고를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Lake McDonald의 석양)
(Lake McDonald Lodge 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