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 애리조나 & 유타]  컬러풀 꽃 한 송이, 그랜드서클 여행기  No.4




3.10(): Bryce Canyon - <UT-12> - Capitol Reef - Goblin Valley - Moab


 


저도 그렇지만 여행기를 쓰다 보면 주로 여행 포인트별로만 사진들을 늘어놓게 됩니다. 그래서 읽을 때 마치 각 포인트들이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죠. 하지만 그랜드서클의 여행 포인트들은 한 장소를 보고 나면 최소 2~5시간은 자동차로 이동을 해야 다음 장소가 나타납니다. 그러니 인접해있지 않죠.


 


아니 상당히 떨어져있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7일간 운전한 거리가 대략 1400마일이 넘는데요. 7일로 나누고 Km로 환산하면 매일 평균 320Km씩은 운전한 것입니다. 서울(시청)에서 지리산 노고단(성삼재)까지 보다 먼 거리를 매일 운전한 셈이네요. 우리나라도 매일 운전해서 지리산 갔다가 설악산 갔다가 강화도 갔다가 목포갔다가 하면 매일 다른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문제는 이 포인트들이 몰려있어서 이동도 적고 많이 볼 수 있는 날이 있는 반면,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이동만 계속 하는 날도 있다는 점인데요. 바로 오늘이 300마일 즉, 480Km를 운전하는 날입니다. 대략 강원도 속초에서 전라도 광주 가는 거리 정도 될려나요..ㅎㅎ


 


물론 대부분 주요도로들은 고속도로 못지않게 곧게 뻗어있어서 비교적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산길이고 고도차가 크기 때문에 고속도로 보다는 시간이 더 걸릴 수 밖에 없어요. 특히 오늘은 이동만 총 7시간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일찍(일출을 생략한 관계로 지난 이틀보다는 늦게) 아침을 시작했는데요. 숙소였던 Best Western Plus Bryce Canyon Grand Hotel의 아침식사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드디어 출발. 우선 어제 다 못 본 브라이스캐년을 마저 둘러봅니다. 대부분의 포인트들이 동쪽으로 뻗어있어서 아침햇살을 받으니 쌓인 눈이 하얗게 빛나면서 더욱 예쁘네요. 전날 기념품 가게에서 보니 브라이스캐년의 눈 내린 모습을 담은 그림을 많이 팔고 있던데 바로 그 장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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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머니 많은 시간은 쓰지 못하고 또 다시 출발을 합니다. Visitor center를 잠깐 들렀지만 아쉽게도 주니어레인저를 할 만큼의 시간은 안되네요. 우리 아들은 3대 캐년의 주니어 레인저 뱃지를 다 모으지 못했다며 아직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 다시 오고자 합니다. 아이리스님은 저희가 미국 떠나기 전에 다시 들리게 될 것이라고 장담을 하셨는데, 그렇지 않아도 당장 이번 여름 70일 미대륙 일주여행 일정에 넣으려고 계획 짜고 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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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브라이스 캐년은 이번 그랜드서클 여행에서 우리 가족이 뽑은 가장 멋진 장소에 1위로 뽑혔습니다. 그리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 장소 1위로도 선정되었어요. 그 만큼 멋진 곳이고 트레일을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 그리고 대망의 UT-12번 도로가 시작됩니다. 제가 이번 여행의 제목을 <컬러풀 꽃 한 송이, 그랜드서클 여행기>로 정한 이유가 바로 이 도로 때문인데요. 방금 전까지 하얀 눈이 쌓인 초록 숲속에 있었는데 잠시 뒤에 커다락 회색의 바위 절벽이 옆에 나타나고, 좀 있다가 누런 황무지를 달리다가 어느 순간 높은 산을 올라가는데 온통 주변이 하얀 눈밭에 와 있는그래서 주변 풍경자체가 컬러풀 그 자체라는 것을 바로 이 도로를 달리면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다 아치스와 모뉴멘트 밸리까지 더하면 온통 붉은 바위산이 사방을 둘러싸는 압도적인 광경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말 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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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UT-12번 도로는 제가 개인적으로 뽑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멋진 장소 1위입니다. 그리고 다소 오고 싶은 장소 1위이기도 하구요. 물론 나머지 가족들은 동의하지 않지만, 그건 직접 운전을 해본 저만이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정말 UT-12번 도로를 달리고 나면 3시간 동안 서너 편의 스펙타클한 영화를 연달아 본 느낌이 들거든요.


 


예를 들어 광활한 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구요. 그 속으로 난 한 줄기 도로를 따라 내려갑니다. 어떤 곳은 높은 산의 능선을 따라 도로가 있는데 양쪽 다 절벽이 내려다 보이는 곳을 달리고 있구요. 어떻게 이런데다 도로를 깔았는지 혹시 도로가 무너지지는 않을지 심히 걱정되는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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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참 달리다 보면 높은 산을 넘어가는데 네비에 찍힌 고도가 9400ft를 넘어 놀라서 기념사진을 찍었더니 조금 더 올라가 SUMMIT 9600ft 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곳도 있었어요. (참고로 한국의 백두산은 2750m, 9022ft 입니다) , 그 높은 산의 도로를 아무렇지도 않게 뛰어 건너 다니는 사슴 가족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정말 UT-12도로는 그 자체가 훌륭한 관광지였습니다. 제가 몇번이나 생각했어요. 여긴 입장료나 통행료를 받아도 될거 같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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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가득히 손에 땀을 쥐며 운전한 끝에 어느새 Capitol Reef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 곳은 트레일을 해야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해요. 저희는 이번 여행에서는 식사 후 간단히 드라이브만 하고 통과했습니다. UT-12번 도로의 감동이 너무 강렬해서 이 날은 더 눈에 들어오는게 없었거든요. ㅎㅎ



그리고 현지시각 오후 4시반쯤 도착한 고블린밸리. 사실 이곳도 별로 기대를 안 한 곳이었습니다.  다행히 애들은 예쁘다 정도는 해주길래 다행이다 싶었는데, 아빠, 고블린이 뭐야하는 질문에는 참 대답하기가 애매했습니다. 전설의 요정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동화 속에 나오는 괴물이라고 하기에도 설명이 부족한 느낌이에요. 눈앞에 있는 귀여운 돌덩이들하고는 매치가 잘 안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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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번뜩 든 생각이 얘들아 겨울왕국 봤지? 거기에 트롤 나오잖아 ? 왜 낮에는 돌덩이처럼 굳어있다가 밤에는 엘사가 오니까 데굴 데굴 굴러와서는 쭉 펴지면서 사람처럼 말도 하는. 귀엽고 통통한 트롤들 기억나 ? 바로 그 겨울왕국에 나오는 트롤들이 고블린이랑 비슷한 개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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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 그랬더니 아이들이 이해합니다. 그러더니 여기가 바로 트롤마을이네.. 트롤들 엄청 많이모여있다면서 막 신나기 시작합니다. .. 다른 대한민국의 아이들처럼 얘네들도 겨울왕국 팬이거든요. 처음에 반신반의하며 들어선 이곳이 아이들이 엄청 좋아하는 곳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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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운전해서 해지기 전에 모압에 잘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I-70을 타게 되는데 시속 75마일로 대형트레일러랑 같이 달리는 장면도 상당한 위압감을 주더군요. 여하튼 앞으로 이틀은 계속 모압에 머물면서 아치스와 캐년랜즈를 둘러보게 됩니다.


 


장거리 운전에 지쳤는지 한 번 숙소에 들어서니 다시 나가기가 싫네요. 미국 와서 처음으로 피자배달을 시도하게 됩니다. 다행히 맛은 좋았고 18인치를 주문한 덕분에 다음날 간식까지 해결이네요. ㅎㅎ


 


참고로 Moab Super8 방값은 참 저렴합니다. 이틀 숙박에 토탈 135달러. 아침까지 제공이니 저렴하죠. 하지만 더블베드가 있는 방은 베드 이외의 공간은 참 작습니다, 이층인데 엘리베이터도 없구요. 방들은 다닥다닥 붙어있고 주차장은 차들로 가득합니다. 아침은 제공이지만 사실상 먹을게 거의 없습니다. 딱 가격만큼의 수준. 그러나 유명관광지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잠만 잘 곳이 필요한 여행객들에겐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은 됩니다.


 


우리 가족은 사실 방의 퀄리티는 잘 따지지 않습니다. 경험상 모든 숙소에는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는 게 저희 생각이거든요. 퀄리티가 낮은 방도 싸다면 이유가 됩니다. 참고로 Moab Super8은 방은 좁지만 이동식 길다란 테이블이 장점이었습니다. 두 침대 사이에 두고 식탁으로 이용하면 끝. 참고로 이번 여행의 모든 숙소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식탁이었어요. 그래서 이 날 피자파티와 다음날 치킨파티도 모두 성공할 수 있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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