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행기] #18 그 장엄함에 압도당했다. 블랙캐년 인 거니슨!





## 일기형식으로 쓴 글이라 경어체가 사용되지 않은 점 널리 양해바랍니다 ##









Black Canyon Motel은 여러모로 좋은 인상을 갖게 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Black Canyon 바로 앞에 있어서 접근성도 용이하고.....

뭐 컨티넨탈 블랙퍼스트가 다 비슷비슷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아침식사가 다른 곳에 비해 참 마음에 든다.

우리 식구들 한자리 차지하고 토스트와 베이글, 씨리얼, 도너츠 갖다놓고 아침부터 만찬을 벌인다.  

옆자리 백인 할아버지,할머니 부부는 우유만 드시고 가는데....ㅠㅠ

주인아줌마 식빵 리필하시면서 우리 먹는거 보고 속으로 욕하지는 않으셨는지 모르겠다.

아침만찬(?)을 먹고 정리해서 모텔을 나선 시간은 어김없이 8:30!
  
278.JPG

오늘오전은 Black Canyon이다.  

  
블랙캐년은 아직까진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국립공원이다.

콜로라도 강을 이루는 지류의 하나인 Gunnison River는 콜로라도 주의 가운데 지역을 관통하며 흐르다가

Montrose 근처에 와서 양쪽으로 깎아 세운 듯한 엄청난 검은 절벽 사이로 흐른다.

바로 이곳이 이름 그대로 온통 검정 바위 투성이의 계곡인 블랙캐년이다.

279.JPG

다른 대부분의 캐년들과는 달리 단단한 검은색 편마암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블랙캐년이라 불리운다.  

1933년에 처음 국정공원으로 지정된 이 블랙캐년은 최근 1999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어서 8년밖에 안된 새내기 국립공원이다.
  
캐년의 길이는 전장 53마일이지만 12마일 정도의 깊고 좁은 계곡부분이 공원의 중심에 해당한다.

280.JPG

가장 깊은 곳의 높이가 2,700피트이며 절벽사이로 강물이 흐르는 계곡 아랫부분의 경우엔

폭이 40피트밖에 안되는 좁은 곳도 있다.

281.JPG

날씨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흐릿흐릿한게 금방 비가 올 것 같은 분위기다.

Black Canyon의 Entrance에 도착을 하니 아무도 없다. Open 시간은 8시인데....

돈을 받는 사람이 없다. 이거 국립공원 맘만 먹으면 공짜구경하기 쉽겠네!
  
비지터센터에 가니 국립공원이 된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상대적으로 유명세가 덜해서인지.....

아니 우리가 너무 일찍 찾아와서겠지 사람이 별로 없다.  

주니어레인저 책자를 받고, 뮤지엄을 둘러보고 오리엔테이션 필름을 봤다.
  
그리고 나와서 군데군데 포인트를 찾아 나선다.  

282.JPG

Black Canyon은 다른 국립공원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그 장대함과 멋진 절경은 결코 그 어느 곳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아찔함으로 따진다면 그랜드캐년 그 이상이다.  

비지터센터 바로 옆에 있는 Gunnison Point에서부터 Overlook을 감상하기 시작한다. Gunnison Point에서

뒤를 돌아보니 비지터센터가 Black Canyon의 절벽 끝자락에 지어져 있어서 왠지 아슬아슬하게 보인다.

283.JPG
  
캐년들을 보면 보통 전망대와 절벽 사이에 한두단계 정도 턱도 있고 바위도 있고 해서 아찔함을 상쇄시켜주곤 했는데

이곳은 그게 아니다. 전망대 바로 밑이 천길 낭떠러지이다.

날도 구름이 잔뜩 낀 어두운 날씨에 블랙캐년의 검고 짙은 천길 낭떠러지 계곡, 까마득한 절벽 아래에서

좁지만 세차게 흐르는 Gunnison 강.......인적도 없는 곳.....분위기가 완전 공포, 서스펜스, 스릴러 분위기다.

284.JPG
  
포인트 포인트마다 View는 색다르고 아찔함은 동일하다.

Dragon Point가 특히 흥미로왔는데 거대한 갈색 절벽에 그려져 있는 너무나 분명한 Dragon!

285.JPG

그 녀석은 Gunnison 강에 살던 이무기가 하늘로 승천하다가

절벽에 부딪쳐 박제가 되어버린 디 워 였다는 전설이......썰렁!!!
  
주니어레인저 책자 중 제일 인상깊은 것을 그리라는게 있는데 아이들이 바로 절벽 위의 용을 그렸다.

286.JPG
  
Painted Wall은 바로 코앞에 있는 것처럼 가까웠지만

그 깊이는 2,300피트, 즉 해발 700미터의 엄청난 깊이를 자랑한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380미터)가 거의 2개 들어갈 정도의 엄청난 깊이.......

흐릿흐릿한 날씨에 검은색 절벽밑을 보니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오금이 저린다.

287.JPG
  
블랙캐년의 가장 폭이 좁은 오버룩 포인트에 선다.  

이곳 사우스림에서 노스림까지의 거리는 불과 40피트! 12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깊이는 700미터...!!!  
  
이 오버룩은 내게 많은 영감을 제공해 주었다.

288.JPG
  
그 영감이 너무 커 여행을 마친 후에도 이번 학기 프로젝트의 서론을 블랙캐년으로 시작했다.

사우스림과 노스림의 폭이 아무리 좁아도 노스림에 가기 위해서는 절벽을 점프해서 갈 수 없는 법!

비록 12미터 밖에 안되지만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꼬불꼬불한 멀고 먼 길을 돌아서 가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오랜 여행은 가는 길의 아름다운 블랙캐년의 전경처럼

우리 인생의 여행길에도 많은 유익을 줄 것이다.

마침 담당교수가 콜로라도 Grand Junction 출신이라 자기도 그곳에 가봤다며

아름다운 블랙캐년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나누며 적절한 비유라고 코멘트해 주어서

블랙캐년은 여러모로 내게 많은 인상과 영감을 준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289.JPG

.
.
.
.
.

290.JPG

  
아무튼 포인트를 다 돌고 다시 비지터센터로 와서 주니어레인저 책자를 완성하여

가져다주고 선서와 함께 뱃지와 증서를 받는다.  

291.JPG

이렇게 모은 주니어레인저가 벌써 몇 개째냐? 아이들 앨범에 잘 넣어주게 고이고이 모셔가야지!

  
여기까지 와서 East Portal을 안 갈 수 없다. East Portal로 해서 동쪽으로 빠져 나가야지....!!!
  
Entrance에서 출구로 향하지 않고 나가는 방향으로 왼편(Entrance에서 오른편)으로 꺾어지면 East Portal이다.

East Portal은 블랙캐년의 아래바닥 Gunnison 강까지 이어지는 도로이다.

굽이굽이 꺾어지는 도로를 브레이크를 계속 밟아가며 한없이 내려간다.

292.JPG

내려가면서 보는 블랙캐년의 모습 또한 장관이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고갯길이 끝나고 Gunnison 강이 눈앞에 보인다.

차를 세우고보니 앞바퀴에서 연기가 난다. 브레이크를 얼마나 많이 밟았나 라이닝에서 연기와 타는 냄새가 솔솔!!
  
그랜드캐년의 밑에서 올려다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지만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트레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에 비해 블랙캐년은 차를 타고 10분정도 내려가면 Gunnison 강물에 발을 담그고

깎아지른 절벽을 밑에서 올려다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293.JPG
  
이곳의 수질이 콜로라도에서도 알아주는 금메달수질!!! 송어낚시의 천국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물이 투명하고 맑다.

인적이 전혀 없는 이스트포탈의 거니슨강변에서 한가로이 플라이낚시를 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소녀처럼 할아버지의 낚시하는 장면을 강변에서 바라보고 있다.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같다.  
  
조금 더 동쪽으로 가니 Gunnison Dam(이라기 보다는 수중보)가 있고 조금 더 가니 Crystal Dam이 나타나는데

이게 왠일!!! Crystal Dam에서 도로가 통제되었다. 아차! 사전정보부족이었다.

비지터센터에서 한번 물어보는건데.....아니 지도라도 조금 더 자세하고 보고 가는 건데....
  
어차피 East Portal이야 보려고 했던 것이지만 괜히 길을 잘못 든 것 같은 느낌,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

다시 차를 Entrance로 향한다.  Entrance로 올라오니 12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가야 할 길이 많은데....오늘 가기로 한 Pikes Peak는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다.
  
294.JPG

차를 몰아 Royal Gorge Bridge가 있는 Canon City로 향한다.  가는 길에는 계속 비가 온다.

블랙캐년을 나서는 길부터 비가 왔는데....비가 오는 길을 조심스레 운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사하다.

비 때문에 일정에 차질을 얻은 적도 없었고, 오늘 불안했는데 블랙캐년을 다 본 후에야 비가 쏟아졌으니....
  
Gunnison을 지나 Salida를 향해 가는 산길에 계속 비가 퍼붓는다. 점심시간은 지나고....

한참을 올라가 어느덧 이름모를 산 정상에 이르니 스키 곤돌라가 운행을 하는 스키장이 보인다.

넓은 주차장도 있고....점심먹을 시간을 놓쳐 차에서 밥과 반찬을 꺼내 점심을 먹는다.

비상시에는 가끔 이렇게 식사를 했는데 처음엔 무척 어색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볼까봐 챙피했었는데

이젠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뭐 볼테면 보라지뭐!
  
밥을 다 먹고 나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활짝 개었다. 비가 갠 이후 뭉개구름 사이로 해가 비추고

도로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그곳....열심히 사진을 찍다가 지도를 보니 Monarch Peak 이다.

295.JPG

콜로라도가 스키의 천국인데 여기도 그중의 한 스키리조트가 있었다.

나중에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꼭 한번 오고 싶은 곳.......!

296.JPG

Salida를 거쳐 Canon City 인근까지 도착하는 길은 꽤 멀었다. 지금까지는 장거리를 운전하면서도

전혀 피곤하거나 졸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굉장히 피곤하고 졸리다. 가면서도 몇 번 졸고......
  
Royal Gorge Bridge에 도착하니 잠깐 둘러볼 요량으로 갔는데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

어른 18$, 어린이 15$, 다리를 중심으로 하나의 테마파크를 만들어 놓았고,

너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다리 한번 둘러보려 왔는데 한 사람 당 18불이라니...
  
그냥 먼발치에서만 보기로 했다. 다행히 매표소나 주차장에서는 다리가 전혀 안보이지만

발품을 팔면 먼 발치에서나마 다리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멀리서 다리보고 사진찍고 그냥 나왔다.

난 깎아지른 절벽과 그 아래 굽이굽이 흐르는 Arkansas 강과 아슬아슬한 다리를 보러 왔는데

거기서는 많은 돈을 내고 여러 가지 어트랙션을 즐기라고 가란다.

방문한 사람과 그곳에 있는 Park가 서로 코드가 안맞는 곳!!!

Royal Gorge는 기대가 큰만큼 여러모로 실망을 안겨다 준 곳이다.
  
297.JPG


그나저나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다. 몸도 많이 피곤하고....여행 막바지에 다다르니 이젠 몸도 한계가 오는 것 같다.

오늘은 그냥 일찍 모텔에 가서 쉬어야지.....은근히 신경쓰이는 것도 많은지라

머리감고나서 거울을 보면 머리카락도 푹푹 빠진 자국이...ㅠㅠ
  
Canon City를 거쳐 숙소인 Travelodge가 있는 Colorado Springs에 도착한 시간이 6시!

그전같으면 한참 여기저기 찾아다녀야 할 시간이지만 오늘은 지친 몸을 침대에 던지고 싶다.  



잊지못할 블랙캐년의 장엄한 광경을 되새기며........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2840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707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6044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234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8934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453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676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603 2
40 [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행기] #17 메사버드국립공원, 산후안스카이웨이 [10] file Chris 2007.10.19 14724 2725
39 콜로라도 로키의 알프스 마을 아유레이 (Ouray) ★ [7] baby 2005.09.16 9578 123
38 콜로라도 내셔널 모뉴먼트 (Colorado National Monument) ★ baby 2006.02.03 10637 101
37 Colorado 질문: Pikes peak와 Durango의 train [8] azeroman 2006.07.11 6120 101
36 여름에 떠나는 콜로라도 여행 (Colorado Road Trip) ★ baby 2004.03.07 29562 100
35 봄방학 콜로라도 여행기 - 콜로라도 스프링스(Colorado Springs)편 [8] alphonse 2006.05.03 7842 95
34 봄방학 콜로라도 여행기 - 블랙캐년/콜로라도 국정공원편 alphonse 2006.05.20 6742 94
33 San Juan Skyway (Million Dollar Highway / Ouray / Durango) 다녀 왔습니다. [3] yang 2006.05.20 4932 90
32 시애틀에서 일리노이까지 16일 여행기14 (록키 마운틴 국립공원/Rocky Mountain National Park) 최머시기 2006.04.25 5296 89
31 [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행기] #19 신들의 정원,공군사관학교,로키마운틴까지! [4] file Chris 2007.10.28 8841 86
30 봄방학 콜로라도 여행기 - 메사버드/유레이편(Mesa Verde / Ouray) ★ [5] alphonse 2006.05.13 7205 80
29 [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행기] #20 마지막회# 록키 마운틴 국립공원 [11] file Chris 2007.11.03 9853 75
» [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행기] #18 그 장엄함에 압도당했다. 블랙캐년 인 거니슨! [11] file Chris 2007.10.24 9549 71
27 콜로라도 단풍 현황 업데이트 (09/24-26) [17] file snoopydec 2022.09.27 468 3
26 5월 그랜드 서클 여행기 1 - 프롤로그 [15] file snoopydec 2015.05.17 7140 2
25 5월 그랜드 서클 여행기 4 - 여행 Summary [6] file snoopydec 2015.06.17 8732 2
24 5월 그랜드 서클 여행기 12 - Grand Mesa에서 Montrose까지(Grand Mesa/Cedaredge/Black Canyon) [6] file snoopydec 2015.07.22 5820 2
23 2022/23시즌 Epic Pass와 콜로라도 스키장 후기(Part 1) [6] file snoopydec 2023.06.06 719 2
22 Great Sand Dunes winter ver. [6] file snoopydec 2023.01.11 220 1
21 샴페인에서 뉴멕시코 여행기 9회(15 후반 - 18일차) 최종: 로키 [4] file white 2013.12.08 7265 1
20 5월 그랜드 서클 여행기 13 - Montrose에서 Great Sand Dunes 국립공원까지(Curecanti National Recretional Area/Silver Thread Scenic Byway/Great Sand Dunes NP) [11] file snoopydec 2015.07.27 7209 1
19 5월 그랜드 서클 여행기 14 - Great Sand Dunes 국립공원에서 Durango까지(Los Caminos Antiguos Scenic Byway) [6] file snoopydec 2015.10.13 7017 1
18 9월 콜로라도 여행 Recap 3 [17] file snoopydec 2016.10.04 6032 1
17 9월 콜로라도 여행기 2: 캠핑장 및 KOA 후기 [14] file snoopydec 2016.11.07 8580 1
16 콜로라도 단풍 현황 업데이트(10/1-2) [6] file snoopydec 2022.10.06 309 1
XE Login